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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일모아 게시판   [잡담]
미국 사립대학 수업료가 점점 비싸지는 이유에 대한 잡설 (Feat. Davidson college)

shine | 2024.03.15 10:26:24 | 본문 건너뛰기 | 댓글 건너뛰기 쓰기

곧 있으면 자녀분들 대학선택하실 마모회원을 적지 않을 듯 합니다. "업계"에서 일하는 1인으로 주변에서 제일 많이 듣는 이야기가 약간은 분노에 섞인 물음이죠. "아니 미국 대학 사립대학 등록금 그게 말이 되나? 근데 매년 4-5%씩 또 올려?"

 

질문자체는 매우 온당하구요 저도 그런 의문을 품었던 사람들 중에 하나였습니다. 처음에 미국 대학에서 공부하기 시작했을때 이런 의문은 역으로 "그럼 여기 있는 교수/연구원들은 떼돈을 버나?"라는 근거없는 판단으로 흘러가기도 했습니다. 오늘 이야기는 혹여라도 비슷한 의문, 아니 그놈의 자녀들 공부시키느라 등골이 휘는 미국의 (한인)부모들에게 왜 그럴까라는 저의 관찰을 공유하기 위해 씁니다. 미리 말씀드리지만 저는 미국 사립대학을 쉴드치거나 등록금이 안비싸다는 말을 하기 위함이 아닙니다. 물론 판단은 각자의 자유구요. 하지만 뭔가 판단을 하기 전에 왜 그런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아는게 더 중요하다는 생각입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대부분의 미국사립대학은 현재의 수업료"만"을 받아서는 대부분 문을 닫아야 합니다. 실제로 매주초에 오는 대학관련언론기관 weekly newsletter에 이번주판에 미주리주에 있는 사립대학이 근 2-3년간 4-5개가 문을 닫았다는 음울한  소식이 담겨져 있었습니다. 이유는 단 하나 돈이 없어서요.

 

현역 NBA슈퍼스타 커리가 졸업하고 이현중 선수도 잠시 있었던 Davidson College예를 들어볼께요. 이 학교는 참고로 Liberal Arts College (LAC)에서 tier1에 들어가도 손색이 없을정도의 좋은 학교입니다. acceptance rate이 16.9%이니 더이상 설명이 필요하지는 않을듯 하네요.  

 

아래 표는 이학교가 1년 revenue를 어떻게 조달하는지 1달러 단위까지 보여줍니다. 

Davidson Total Revenue.png

보시면 아시겠지만 1억6천만달러에 이르는 연간 레비뉴에서 학생들로부터 걷는 돈은 채 절반이 되지 않습니다. 76밀리언수준이죠. 이건 학생들이 내는 기숙사비+밥값까지를 모두 포함합니다. Davidson은 약 2천명의 학부생들이 다니는 곳으로 LAC의 "평균"적인 enrollment(약 2천여명 안팍)을 보이죠. 그럼 이 76밀리언은 어떻게 생기는지 다음표를 보시죠.

 

Davidson Tuition Revenue.png

76밀중 약 25밀이 룸앤보드(Room and Board)로 올리는 수익이구요. 그 말은 수업료로는 약 51밀리언을 걷어들인다는거죠. 이 표에서 주목할 건 만일 학생들이 홈페이지에 나온 소위 sticker price 수업료를 다 냈을시는 115밀리언을 걷을 수 있는데 실제로는 63밀리언을 financial aids로 준다는 사실이죠. 즉 우리가 어마무시하다는 미국 사립대학 등록금 "표시가격"에서 실제로 Davidson같은 탑티어 LAC도 55%정도를 깍아주지 않고는 학생들을 모을수 없다는 이야기입니다. 

 

그럼 이 학교 씀씀이를 한번 들여다볼까요?

Davidson expenses.png

 

교원(정규직 비정규직) 급료와 베네핏으로만 61밀리언이 들어가구요, General services and administration은 아마도 leadership에 있는 교수들과 staff들 연봉이겠죠, 요 두개만 합쳐도 학생들에게 걷어들인 돈 76밀리언을 가볍게 뛰어넘죠. 여튼 2023년 Davidson은 2밀리언의 "흑자"를 기록한걸로 회계장부는 보여주고 있는데 이게 진짜 흑자이기보다는 endowment로 투자장사를 잘 해서 남은 돈이라 봐야 할 겁니다. 

 

심지어 실제 표시금액인 년 6만달러의 수업료를 학생전원에게 다 받는다 해도 2천명이면 약 120밀리언이고 여기에 룸앤보드를 합쳐도 이 학교 1년예산을 커버하지 못합니다. 

 

결국 이런 이유때문에 대부분의 사립대학은 학생들 등록금수입이 채 50%도 안되는경우가 많구요 나머지를 기부를 통한 restricted and unrestricted funds로 채워야 하죠. 

 

즉, 학생 9명당 교수1명이라는 나름 괜찮은 학업환경을 만들기위해서는 아주 복잡한 셈법이 작용하는데, deep discount를 받고도 부모가 부담해야 하는 약 25,000달러/year의 net tuition과 여기에 더해지는 15,000달러의 룸앤보드 (학교바깥에서 산다고 이돈이 확줄지 않는다는건 여기계신 학부모님들이 더 잘 아실듯 합니다), 즉 연 4만, 4년 16만달러를 쏟아부어도 정작 대학은 이 돈으로 대학운영은 커녕 직원들 월급+베너핏 조차 주지 못합니다. 

 

대학원이 있는 R1 사립대학에서 이 현상은 더더욱 심해지구요. 하버드의 경우 학부생 등록금 수입은 전체 레비뉴의 10%가 채 안되는걸로 알아요. 

 

솔직히 말해서 "불가능한 모델"을 기부와 주식/채권/부동산 투자로 가능하게 하는게 미국 사립대학 교육인데 이 시스템이 과연 얼마나 sustainable할지 심히 의문이 들구요. 벌써 하단에 있는 약한 고리의 학교들이 연쇄적으로 폐교하고 있습니다. 

 

지극히 사견인데 돈 내는 부모들도 납득이 잘 안되는 이런 시스템, 그리고 그 돈 받아도 항상 적자를 걱정해야 하는 학교 입장이라면 적어도 학부교육만이라도 공공성이 강화된 공립대학의 확대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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