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문글

MileMoa

검색
×

마일모아 게시판   [후기]
포인트 나눔

urii | 2015.11.24 10:12:05 | 본문 건너뛰기 | 댓글 건너뛰기 쓰기

계속 캘리포니아에서만 지내다가 동부로 와서 지내는 첫 해인데, 계절의 변화를 시시각각으로 체험하는 새로운 재미가 있네요. 

좀 추워지니 이제야 holiday spirit이 샘솟는 듯한 기분입니다. 매일 거의 정해진 자리에서 정해진 시간에 스쳐오던 노숙인들인데, 바깥 공기가 차가워 질수록 이 사람들에게 애써 눈길을 안 주는 것이 힘들어지고요. 내 고향 따뜻한 서쪽 나라 남가주의 노숙인들을 떠올리며 누구 하나 잡고 거기 가는 티켓이라도 끊어줄까 하는 생각마저 접었다 폈다 합니다.

 

민망하지만, 저는 그다지 노숙인들이나 길에서 도움을 요청하는 낯선 이들에게 경계심부터 앞서는 사람이라, 실제로 돈을 쥐어준 경험이 평생 손에 꼽는 정도인데요. 그런데 어떻게 하다 면식을 트고 지내게 된 노숙인 할아버지 한 분은 포인트로 좀 도움을 드린 경험이 예전에 있어서, 감사절 연휴도 다가오고 나눔의 계절에 마일모아에 공유하기 좋은 후기인 것 같아서 글을 씁니다.

 

이 분은 70 초반 정도 되는 것으로 생각되는 veteran 할아버지입니다. 일주일에 한번씩 제가 관여하는, 그리고 점심이 무료로 제공되는!, 정기 행사가 있었는데 이 분이 어떻게 알고 전혀 쌩뚱맞게 와서 앉아있다가 점심먹고 가시는 멤버였습니다.  어떤 사람만 참석해야 한다는 hard-rule이 있는 모임도 아닌데다가, 이 분이 붙임성도 있으시고 비교적 말끔하게 와서 졸다가 돌아가시는 거라 그냥 그러려니 하고 거의 매주 보는 것이 1년이 넘었던 듯 합니다. 그러다 이 분이 고령에 거처도 없이 지내다보니 건강이 많이 악화되는 것을 알게되었습니다. Veteran이라 의료혜택이 주어진다지만 한계가 분명 있는 듯 하더군요. 쓰러져서 응급실에도 실려 갔다는데 하룻밤 병원에서 재워줘서 좋았다고 하는 게 마음에 아프더라구요. 

 

건강이 너무 안좋아서 어디 머무를 곳을 구하는 것이 기도 제목이라고 하시는데, 불현듯 그 전날밤 공개되었던 IHG point break list가 떠올랐습니다. 제가 사는 곳 광역권 내에 모처럼 하나가 떴길래 보니까, 새로 오픈한 HI여서 눈여겨 봐놨었거든요. 조용히 그 분을 따로 부르니 긴장된 표정으로 계시더라구요. 물어보니 신용카드는 max out하셨어도 VA에서 매 달 돈이 조금씩 들어오는 계좌가 있고 데빗카드도 있다시길래, 내가 포인트로 예약을 해놓으면 여기 찾아가서 데빗카드로 체크인하실 수 있겠냐고 했습니다. 돈이 들어오는 날이 xx 일이라 그 날 이후면 deposit이 커버될 거 같다고 해서, 그 자리에서 셀폰으로 3박을 예약하고 호텔에 이 분 full name을 추가한 다음에 호텔 주소랑 전화번호를 적어드렸습니다. 공교롭게도 IHG 포인트를 거의 다 소진한 상태여서 3박도 가까스로 만들었네요.

 

대중교통도 잘 안되어 있고 이 분이 셀폰도 없는지라 잘 찾아갔으려나 걱정이 되어 체크인 날 당일 호텔 데스크에 체크인 여부를 알고 싶다고 물어보니 제 이름을 먼저 대면서 맞냐고 물어보더군요. 괜히 순간 뜨끔했는데 체크인했다고 확인해줍니다. 나중에 만나서 들어보니 원래 근처에 가는 버스 노선이 주말에 운행을 안해서 2시간을 그 더운 날에 걸어서 갔다고 하더군요. 너무 잘 있었다고 호텔이 어떻게 어떻게 좋았는지 설명해주는 통에, 안그래도 노숙인 중엔 말끔한 편이셨는데 3박 숙소에서 묵었다고 훨씬더깨끗해져서 온 행색을 보니 포인트라도 넘겨서 며칠 더 드릴걸 하는 생각이 절로 들었더랍니다. 그 이후로 볼 때마다 고마워하셔서 저를 무안하게 만들고 했는데 지금은 제가 대륙 반대편에 있는지라 어찌 지내시는지 모르겠네요.

 

살짝 반전이 있었다면,,

 

15,000포인트 그렇게 쓰고 끝난 것이 아니라, 그 중 10000포인트는 돌려 받았습니다. 새 property라 시스템이 완전히 준비된 것이 아닌지 실제 요금을 주고 revenue booking을 한 것처럼 간주가 되어서 그 3박의 요금에 대한 포인트도 받았구요. 덕분에 Share Forever인가? promo의 숙박 건수에도 카운트가 되어서 이래 저래 다 합치니, 막상 나눔의 결과로 제게 발생한 포인트 지출은 결과적으로 완전 조금이더라구요. 평소에는 잘 생기지 않는 운이 좋은 일해서 생기나보다 생각했습니다. 

 

-이상 후기 끝! 모두 Happy Thanksgiving 되세요!

 

 

댓글 [41]

목록 스크랩

마일모아 게시판 [114,336] 분류

쓰기
1 / 5717
마일모아 사이트 맞춤 구글 검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