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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일모아 게시판   [잡담]
순례길 이틀 잘 마쳤습니다!

바다사랑 | 2014.05.25 18:35:05 | 본문 건너뛰기 | 댓글 건너뛰기 쓰기

순례길 이틀 무사히 마치고 인사드립니다.  이틀 연속 6시간정도 길을 걸었는데, 발바닥과 발가락에서 불이 확확나서 오후 1, 2시면 더 이상 길을 갈 수가 없네요..  어제는 24킬로정도 걸었는데, 오늘은 길을 잃는 바람에 완전 산을 하나 넘게 되어서 16 킬로정도 걷고 포기했어요..


첫날밤 텐트에서의 야영은 제게 아주 잊지못할 기억으로 남을거에요^^  알베르게에서 매트리스를 줘서 생각보다는 편안하게 잠을 잤는데 귀마개를 꼈는데도 사람들 코고는 소리, 개 짖는 소리, 닭 우는 소리, 새소리, 거기에 비오는 소리 등등, 새벽 3:40 부터 깨서 6시에 사람들 일어나길래 얼른 짐챙겨서 6시 반쯤 길을 나섰어요.  근데, 어디로 가야하는지 모르겠는거에요 ㅋㅋ  다행히 전날 저녁때 캐나다에서 오신 한국 부부를 만났는데 그분들이 오시더라구요, 그래서 슬쩍 동행을 시작했지요.  한 두시간쯤 가서 마을이 나왔는데 거기 잠깐 들려서 커피한잔 마시고, 그분들은 장보러 가신다고 먼저 일어나셔서 전날 텐트에서 만났던 미국 사람들이랑 동행을 시작해서 다음 마을까지 와서는 점심을 먹었어요.  두번째 마을에서 행선지까지는 7 킬로미터였는데, 한 한시간 가고나서 도저히 못 가겠더라구요, 그래서 그 분들 먼저 가시게 하고 저는 한 15 분쯤 쉬고 혼자 걷기 시작했는데, 남은 길이 완전히 바닷가를 낀 동물 농장 길이더라구요.  가다보면 울타리/담이 쳐 있어서 그걸 열고 가야하기도 하고, 들어가보면 염소, 소, 말, 양들이 막 있고 (똥을 피해가는게 정말 고역이었어요 ㅠㅠ, 정말 지뢰밭같았다는!) , 우여곡절끝에 마을에 도착해서 알베르게를 찾아가니, 그 한국인 부부는 벌써 한시간 전에 오셨다고 하고, 다음 그룹사람들도 다 와 있더라구요.  다들 수고했다고 환영해주는데 반갑더라구요.  다행히 침대가 남아 있어서 (일찍 온 순서대로 가장 밑의 침대, 중간, 꼭대기에 묵게 되는데 전 다행히 중간것!) 무사히 잘 잤구요, 저녁먹으러 타운에 나갔는데 10명 정도가 모여서 거의 파티 분위기였어요.


오늘 아침 6시쯤 잘 일어났는데 오늘 신으려고 꺼내 놓은 양말이 없어진거에요. 얇은것 한겹위에 두꺼운걸 신는데, 두꺼운건 바닥에 떨어져 있어서 찾았는데 얇은건 아무리 찾아도 없어서 기분이 나빳어요.  그런대다가 출발 하고 15분쯤 옷 말려놓은걸 잊고 온게 생각이 나서 도로 알베르게로 돌아갔지요.. 그러는 바람에 동행들은 다 먼저 떠났고, 오늘은 완전 혼자 걷게 되어버렸어요. 나름 지름길을 찾는다고 물어물어 가다가 완전 산을 하나 넘게 되는 바람에 너무 지쳐서 오늘의 행선지까지 못 가고 중간 알베르게로 들어왔어요.  그새 정 들었는지 동행들이 너무 보고싶고, 그 분들도 제 걱정 하실것 같아서 마음이 그래요.  내일은 버스를 좀 타고 그 다음 행선지에서 동행들을 만나고 싶은데 어떻게 될지 모르겠어요.


북쪽길이 산/바다를 끼고 걷는거라 예쁘기도 하지만 힘들기도 하다더니 정말 그런것 같아요.  혼자보기 아까울정도로 풍경들이 아름답고 공기도 맑고, 정말 좋아요.  근데 알베르게가 자주 없어서 하루에 20-30 킬로씩 걸어야 하는게 저한테는 좀 무리인것 같아서 이틀만 북쪽길 더 걷고 버스로 부르고스로 가서 거기부터는 프랑스길을 걸으려고요.  아무래도 처음 카미노이고 하니까 그냥 좀 수월하게 하려구요.


며칠 더 걷고 또 업데이트 할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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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겐하임 뮤지엄에서 너무 좋은 시간을 보내고, narsha님께서 알려주신 집에서 점심 맛있게 먹고, 기차타고 버스타고 다음 타운인 Pronena라는 동네에 저녁 6시쯤 도착을 했는데 침대가(22개) 이미 다 찬거에요! 결국 알베르게 뒷마당 텐트에서 자게 되었어요>_<

화장실, 목욕실도 다 남녀 공용이고 완전 멘붕상태에요. 샤워는 겨우 했는데 정신이 혼미해서 옷도 오늘 입었던것 그냥 다 입고, 빨리 내일이 오기만 기다립니다. 모기도 왕창 물릴것 같아요 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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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바오에 온 가장 큰 이유는 구겐하임 뮤지엄을 보기 위해서인데, 제가 정신이 없이 월요일에 문 닫는걸 잊고 일정을 짰어요 ㅜㅜ 하는 수 없이 내일 뮤지엄 보고 메트로 타고 다음 도시로 가려구요. 본의 아니게 순례길 첫날부터 cheating 을 하게 되었네요.. 그래도 오늘 빌바오 안에 있는 순례길 두번이나 왔다갔다 했어요. 세상에 성당들도 시에스타땜에 닫았다가 5시에 열더라구요.. Basilica가 산 위에 있어서 전용 엘리베이터가 있어서 그걸 돈까지내고 타고 갔는데 성당은 닫혀있고 시간은 한시간 반이나 남아서 할 수 없이 포기하고 층계로 내려와서(한 1000계단도 더 되는듯) 시간 보내다가 산 밑에 있는 Cathedral에 5시에 가니 열려있더라구요. 성당 안 돌아보고 옆에 있는 방에 가서 수녀님께 순례자 여권에 도장받고는 갑자기 의욕이 살아나서 다시 Badilica를 향해 오르기 시작해서 미사 잠깐 드리고 또 도장받고 흐믓하게 내려왔어요. 그놈의 도장이 뭐길래 ㅋㅋ
빌바오는 날씨가 흐렸다 맑았다 비왔다 개었다 를 반복하며 섭씨 22도 정도라 긴팔 잠바를 입었는데도 춥네요. 남쪽의 햇볕이 벌써 그립습니다..
아이폰으로 사진 올리려니 파일 크기가 너무 크다면서 안 올려져요. 아이폰 사진 용량을 작게 찍는방법이나, 작게해서 올리는 방법 아시는 분 도움 요청이요!
다음엔 진짜 순례길 걷고 글 올릴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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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흘간의 여행 즐겁게 잘 마치고 이제 빌바오로 날아가 내일부터 순례길 시작입니다. 지금은 공항라운지인데 좋으네요. 아멕스플랫 캔슬해야하는데 고민입니다^^
형편닿는대로 간간이 소식 또 전할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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