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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차 서부여행 #5] 개골개골님 따라가는 요세미티(Yosemite) Panorama Trail Hiking

봉다루 | 2014.06.16 20:22:48 | 본문 건너뛰기 | 댓글 건너뛰기 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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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다루의 2차 서부여행 #5] 개골개골님 따라가는 요세미티(Yosemite) Panorama Trail Hiking


이번 서부 여행의 두 번째 주요 목적인 요세미티 트레일 하이킹을 나섰습니다. 개골개골님께서 자세히 적어 주신 파노라마 트레일을 따라갔는데요, 오우~ 멋진 트레일과 경치 구경의 대가로 종아리 알통을 얻어왔습니다. :-)

- 개골개골님의 파노라마 트레일 소개글: https://www.milemoa.com/bbs/board/1556619


* 경로: 호텔 --> 요세미티 계곡(Yosemite Valley) --> 호텔

* 호텔: Hampton Inn


준비가 부족한 여행이 어떤 결과를 가져오는지 잘 말해주는 여정이었습니다. 요세미티 여행을 준비하면서 두 가지 큰 실수를 하였는데요, 하나는 숙박지역이었고, 두번째는 버스 예약이었습니다.


일단, 개골개골님의 자세한 트레일 설명을 간단히 요약해 보자면,

이 Panorama Trail 하이킹은 먼저 Yosemite Lodge at the Fall에서 출발하는데요, Yosemite National Park 안에 위치한 lodge까지는 자가 차량으로 가고 (lodge에 숙박을 하셔도 되죠.), Lodge에서 출발하여 공원 내 Glacier Point라는 곳까지 공원 투어 버스를 타고 올라간 후에, (one way 표를 사는데, 이 버스는 하루에 세번 있습니다. 개골님 글에 자세히 적혀 있습니다. 어른 $25, 아이 $15 입니다.), Glacier Point의 경치를 구경한 후에 본격적으로 Glacier Point를 출발해서 트레일 하이킹을 시작하게 됩니다. 한 구간을 제외하고는 내리막길로 구성되어 있고, 폭포 3개를 구경하면서 하이킹을 하게 되는데요, 7세 남아를 동반하고 갔더니 이번에 약 7시간 반 정도 걸렸습니다. 최종적으로 내려와서 도착하는 곳은 Happy Isles 이라는 곳으로 이곳에 요세미티 공원의 무료셔틀버스 정류장이 있습니다. 무료 셔틀 버스를 타고 다시 Yosemite Lodge로 오셔서, 자가 차량을 이용해서 숙박지로 돌아가시면 됩니다. 


중요한 부분은, 하이킹 끝에 내려오는 곳이 Glacier Point가 아니므로, 반드시 (자가 차량이 아닌) 투어 버스를 이용해서 Glacier Point 올라가셔야 합니다. 그리고 이 버스가 하루에 세번 뿐이고, 사람 꽉꽉 차서 올라가는 버스 입니다. 다른 이동 수단은 없습니다. :-)

두번째 중요한 부분은 위에 적었지만, 하이킹 시간이 꽤 길어서요, 개골님께서 권장하시는 바와 같이 되도록이면 아침 8시30분에 출발하는 버스를 타시는 것이 좋습니다. 하이킹이 끝난 후에 어두운 산길을 운전하는 것은 과히 좋은 선택이 아닌 것이 확실해 보입니다.

만일 Yosemite Lodge에 숙박을 하신다면, 또는 어른들만 같이 가는 하이킹이면 마지막 버스인 오후 1시30분 버스도 그럭저럭 가능해 보입니다.


결정적인 실수는 우선 호텔 선정에서 시작되었습니다. 파노라마 트레일 하이킹을 계획하기 전에 호텔을 잡으면서 요세미티까지 2시간 거리에 있는 호텔을 선불로 예약했거든요. 8시30분 버스를 타려면 아이를 깨워서 늦어도 6시에는 출발해야 하는 상황이었습니다.

두번째 큰 실수는, Glacier Point 올라가는 버스 예약하는 것을 까맣게 잊은 것입니다. 전날 밤에 생각이 났으나 이미 예약받는 곳이 문을 닫아서(현장 또는 전화로만 예약 가능) 예약 불가 ㅠ.ㅠ


전날 밤에 많은 고민과 가족회의(?)를 거친 끝에 일단 8시30분 버스 시간에 맞추어 새벽에 아이를 깨우고 호텔을 나서 보기로 합니다. 아침 7시부터 매표 하는 곳이 문을 열기 때문에 가는 길 중간에 전화로 예약을 시도해 보기로 합니다.

하지만, 차 안에서 아침 7시부터 계속 전화 했으나 통화는 되지 않고, 설상가상으로 요세미티 공원 매표소(차량당 $20)에서 차가 밀려 있고, 중간에 일방통행 도로에서 15분 대기.... 

결국 예약도 못하고, 8시30분 까지 도착하지도 못했습니다. ㅠ.ㅠ 

아... 이때는 정말 눈 앞이 깜깜했습니다. 요세미티 구경 일정이 완전 제대로 꼬이는 순간이었죠.

Lodge 안에 있는 매표소는 이렇게 생겼습니다.

Yosemite_24.jpg


매표소 직원 세명이 있는데 두명은 완전 불친절...-_-; 아침 10시 출발 버스도 이미 표가 다 팔렸다고 하네요. 다행히 다른 친절한 곱슬머리 아가씨 직원이 알려주기를, 10시 버스의 경우,  아침 9시30분에 Standby 목록에 이름 올리고 빈 자리 생기면 탈 수 있다고 합니다.

잠시 마누님과 이야기를 해 보고, 일단, 기다려 보기로 했습니다. 9시 30분 땡하고 바로 standby list에 이름 올리고 조마조마한 마음으로 기다립니다.

두둥~ 

마지막에 5자리 비었습니다. 아!!!! 저희와 함께 기다리던 다른 2명과 함께 버스 문 닫고 탔습니다!!! 정말 극적으로 10시 버스를 타게 되었습니다.


< Yosemite Lodge --> Glacier Point >

버스 2대가 출발했고, 저희가 탄 버스의 기사가 약 40~50분 가는 내내 계속 설명을 해 주네요. 같은 버스에 탄 승객 중 2/3 정도가 일본인 단체 관광객들이라서 기사 아저씨가 농담을 계속 했지만, 완전 썰렁한 분위기였습니다;;;

드디어 극적으로 탄 버스가 Glacier Point에 도착합니다. 사진 몇 장 투척해 봐야겠죠? :-)

와우~ 경치가 정말 끝내주는 군요. 입이 딱 벌어집니다. 정면에 하프돔도 보이고 말이죠. 약간 비 현실적인 분위기의 경치였습니다. 멋집니다. 


Yosemite_01.jpg


아래 사진속 인물은 전혀 모르는 유럽쪽 관광객이라서 가렸습니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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떡두꺼비님은 이미 여기서부터 뭔가 기분이 좋지 않습니다. -_-;;

Yosemite_04.jpg


좀 구경을 한 후에 이정표를 따라서, Glacier Point 바로 옆에서 시작하는 Panorama Trail 하이킹을 시작했습니다. 이 때까지도 떡두꺼비님은 아직 상황 파악이 안되어 있는 상태였습니다. 알았다면 안 간다고 엄청나게 난리쳤을 것이 뻔합니다. 멋도 모르고 그냥 폭포 보러 간다는 말만 듣고 따라간 떡두꺼비님. 과연 트레일을 잘 마칠 수 있을지 저도 심히 걱정이었습니다.

상세한 트레일 구간 설명은 개골개골,님 글을 보시면 더 좋습니다.


< Glacier Point --> Illilloutte Fall >

꼬부랑 꼬부랑 내리막 길을 이후에 완만한 내리막길이 이어집니다. 조금은 천천히 걷는다고 생각했는데도, 지금 생각해 보면 아이에게는 조금 빠른 걸음걸이였던 것 같기도 합니다. 가는 길에 멀리 네바다 폭로가 보이네요. 

보면서도 설마 오늘 저기까지 가는 것이 맞는 것인지 ....설마설마 했습니다. 

Yosemite_05.jpg


걸어가는데 느낌이 마치 한증막에 와 있는 것 같았습니다. 당일에 낮 최고기온은 화씨 100 도를 넘겼고, 주변에 나무 내음이 정말이지 한증막이었습니다. 

약 2시간을 걸어서야 첫번째 목적지인 Illilloutte Fall에 도착했습니다.

이미 완전히 녹초가 되어서 폭포 도착한 다음에 맨발로 폭포 상단 물에 발 담그고 주저 앉았습니다.

눈이 녹은 물이라서 그런지 물이 정말 차갑습니다. 그래도 이렇게 발 담그고 있으니 걸어오면서 열 나고 있는 발이 시원해 지면서 살것 같았습니다.

오면서 점심으로 싸온 샌드위치도 먹으면서 30분 동안 쉬었습니다. 왜냐하면... 다음 구간이 오르막 길로 제일 어렵다고 개골개골님께서 적어 주셨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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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llilloutte Fall --> Nevada Fall >

물에 발 담그고 쉬었더니 좀 살만해 졌습니다. 그래서 다시 출발합니다. 자, 이제부터는 오르막길입니다. 경사가 심하다보니 길이 꼬부랑 꼬부랑 합니다. 상황을 먼저 파악해 두었기 때문에 정말 천천히 천천히 걸어갔습니다. 오르막 길이 끝나기 까지 중간에 적어도 6번 정도는 쉬었던 것 같습니다. 다시 돌아가자는 떡두꺼비님을, 또 폭포 보러 간다는 것과, 뒤 돌아가면 오르막길로 돌아가는 것이라서 완전히 힘들다는 것으로 겨우겨우 설득하면서 앞으로 나아갔습니다. 오르막길 가기를 약 1시간 정도, 드디어 오르막 길이 끝납니다. 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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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르막 길로 가다가 평지를 걸어가니, 정말이지 날아갈 것 같습니다. 주변 구경도 하면서 열심히 또 걸어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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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평지와 내리막길로 또 1시간 정도 더 가서야 네바다 폭포에 도착했습니다.

이 시점에서는 마누님도 완전 지쳐서 경치고 뭐고 만사 귀찮은 지경이 되었습니다. 계속 업어 달라는 아이를 간신히 달래서 계속 걷게 했습니다. ㅠ.ㅠ

네바다 폭포에 도착하자 마자 그냥 또 맨발을 폭포 상단 물 속에 담그고 주저 앉았습니다. 폭포는 참 멋지네요. 상단에 폭포를 가로 지르는 다리가 있어서 그 위에서 폭포를 구경할 수 있게 되어 있습니다. 

Yosemite_14.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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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 또 실수한 부분이 있었습니다. 개골개골님 글에 보면 여름에 이 트레일을 갈 때는 3리터 정도 물을 준비해야 한다고 적어 주셨는데, 저는 설마설마 하면서 그냥 2리터만 준비해 왔거든요. 어차피 다 제가 짊어지고 가야 하는 것이라서 조금이라도 짐을 줄이고 싶기도 했었죠. 그런데, 이 2리터의 물이 네바다 폭포에 도착할 때 즈음 되어서 바닥나고 말았습니다. ㅠ.ㅠ

혹시나 싶어서 Illilloutte 폭포에서 빈 통에 폭포 물을 담아오기는 했는데요, 이걸 마셔도 되는 것인지 확신이 없더군요. 그래도 이제는 내려가는 길이니 금방 내려가서 물 사 먹으면 되겠지 싶었습니다..... 오산이었습니다. -_-;;


이 때부터 마누님 머릿속에는 오로지 조선갈비에서 먹은 냉면만 떠오릅니다;;;;


30여분을 여기서 쉬고, 다시 돌 계단을 통해서 내려가기 시작합니다.


< Nevada Fall --> Vernal Fall >

실은 이 시점에서부터는 개골개골님께서 별도로 알려 주신, 좀 더 쉬운 코스가 있었지만, '여기까지 왔는데, 원래 계획데로 끝장을 보자!'는 객기로 그냥 경사가 가파른 돌계단 트레일로 향했습니다.

물론, 내려오면서 멋지게 떨어지는 Nevada Fall의 하단부도 볼 수 있었고, Vernal Fall도 볼 수 있었지만....  와우, 여기 정말 가파른 돌 계단 입니다.  그것도 울퉁불퉁 얼기설기 만들어진 돌계단이어서 여간 힘든 구간이 아니더군요. 아이 손 잡아주면서 내려오는데, 가파른 돌계단이 정말이지 계속 이어집니다. 

이미 경치/폭포 구경은 다른 가족들 마음속에서 사라진지 오래였습니다. 오로지 빨리 내려가서 쉬어야 겠다는 일념으로 내려가고 있는 상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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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ernal Fall에 도착했지만, 다들 쉬었다가 가기를 거부하고 빨리 내려가자고 하시네요.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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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Vernal Fall --> Happy Isles >

Vernal Fall 하단을 구경하면서(실은 구경할 여유는 별로 없었습니다. ㅠ.ㅠ) 돌계단을 또 한참 내려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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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아주머지는 저희와는 반대 루트로 해서 올라가시는 군요.

개골개골님처럼 아이를 업고 이 가파른 돌계단을 오르고 계시네요. -_-;; 

어떤 백인 아주머니는 끝내 내려오시다가 힘들어서 울음을 떠트리시더라구요. 

Yosemite_20.jpg


나중에 생각한 것이지만, 차라리 쉽다고 알려주신 다른 루트로 내려오는 것이 나았을 것 같다고 후회 했습니다. 

이 돌계단 길은 제 기억속의 지리산 중산리 길(지리산 천왕봉 올라가는 길)을 생각나게 하는군요.


Nevada Fall에서부터 1시간 30분 정도 돌계단을 내려왔더니, 드디어 돌계단이 끝났습니다. 휴~

이 시점에서 떡두꺼비님 발목이 아프다고 못 걷겠다고 하십니다. 그래도 여기까지 잘 와 준것이 대견하고 고마워서, 한 20분 정도 7세 남아를 제가 업고 계속 내려갑니다. ㅠ.ㅠ 

다행히 20분 정도 더 내려가니 식수가 나오는 fountain 이 있습니다.  


그리고 이제는 돌계단이 아닌 포장된 내리막 산길을 또 약 30분 정도 내려가서야 드디어 목적지인 Happy Isles에 도착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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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로 옆 길로 해서 셔틀 버스 정류장으로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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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 바래 마지않던 셔틀버스가 드디어 옵니다. 이제 집, 아니 호텔에 갈 수 있습니다.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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셔틀버스를 타고 Lodge로 돌아오니 저녁 7시40분 정도 되었던 것 같습니다. 

지금 생각해 보면, (어디서 읽었는지 기억이 안나는...)티모님의 하프돔 정복기(?)만큼은 아니어도, 예전에 초코바 2개 달랑 들고 지리산 종주를 했던 것에 비견할 수 있는 준비 안된 하이킹이지 않았나 싶습니다. ㅠ.ㅠ


그 상태로 도저히 2시간 다시 차를 몰고 갈 수가 없어서, lodge 식당에서 저녁을 사 먹고, 물도 충분히 마신후에 출발했습니다.

그랬더니, 호텔로 돌아오는 길은 어두운 밤길이 되고 말았네요.

다행히 야생동물과 접촉사고(?)를 당하거나 하지는 않았지만, 운전하고 돌아오는 내내 긴장을 늦출 수가 없어서 쉽지 않았습니다.


* 총평

마누님은 발에 물집 생기고, 떡두꺼비님은 발목 아프다고 하고, 저는 종아리에 이따시만한 알통이 생겼습니다. 

요기는 정말 일반인이 할 수 있는 제대로 된 하이킹 코스였다는 생각입니다. ㅎㅎ 저는 힘든 것 보다 좋았다는 생각이 많지만, 다른 가족은 아닌 것 같더군요;;

그래도 하나 확실한 것은, 요세미티의 멋진 풍경을 장시간(!!) 만끽(?)할 수 있는 좋은 경험이었습니다.

떡두꺼비님은 이제 다시는 요세미티 트레일 안 갈 것 같은 분위기 입니다만. ㅎㅎ 역시 이분은 물/바다를 좋아하셔서...

그래도 그 장시간 하이킹을 잘 따라와 주었고, 다음날도 앓아 눕지 않고 잘 버텨 준 것이 너무 대견하고 감사하네요. 

트레일 걷는 동안 혼자 걷는 사람 중에서, 떡두꺼비님보다 어린 아이는 못 봤습니다;;

저는 나중에 마음 맞는 다른 어른 사람들과 준비 잘 해서 다시 한번 와 보고 싶습니다. 


* 다음에 온다면 꼭 준비 할 것들

 - 등산화, 등산 지팡이, 물 최소 1인당 1리터, 오이

 - 버스 표 예약, 적어도 하루는 lodge 또는 lodge 에서 30분 이내 거리에서 숙박


[ 봉다루의 2차 서부 여행 #6: 기돌님과 알미안님 따라가는 요세미티 Tioga Pass 그리고 Mono Lake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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