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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일모아 게시판   [잡담]
야심한 밤 토요 문예(?) 한 번 해봤습니다. 장르는 에세이 입니다.

똥칠이 | 2014.10.18 21:27:24 | 본문 건너뛰기 | 댓글 건너뛰기 쓰기

반말 죄송합니다. 일기는 일기장에만 적어야 하는데 ㅎ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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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갑과 서랍안에 기프트 카드를 꽤나 많이 모아놓았다. 

취미생활(?)의 연장선으로 기프트카드 딜(?)이 있으면 자주 사용하는 쇼핑몰의 기프트카드를 쟁겨놓기 때문이다. 너무 많은 금액을 사두기엔 애매한 쇼핑몰도 있기는 하나, 없는것 빼고 다 있다는 아마존 같은데는 약간이라도 싸게 살 수 있다면 사력(?, 재력?)을 다해 쟁겨놓을 수 있는 한 쟁긴다. 다년간의 경험(?) 덕분으로 이제는 어떤 기프트카드를 얼마 정도 할인율에 구하면 굳딜! 이라는 감도 체득하였다.

할인된 기프트 카드를 구입하는 아름다운 명분 중 하나는 결혼, 출산 등 지인의 경조사 선물용으로 사용하기 좋아서인데, 같은 돈을 들이더라도 받는 사람에게 더 높은 가치를 선물할 수 있기 때문에, 선물하는 손이 훨씬 더 자랑스럽다. 세일상품이나 떨이상품을 선물로 주기엔 눈치가 보일 수 있지만, 할인된 기프트카드는 할인해서 사더라도 티가 안나니 얼마나 좋은가. ^_^

이 고민의 시작은, 최근에 시작된 아멕스 협찬 기프트카드 20% 할인 딜에서 비롯된다. 11월 광란의 쇼핑 시즌을 앞둔 지금, 분명 한 두 달이면 다 쓰고 없어질만큼 요긴하게 잘 쓸 수 있는 기프트카드를 20%나 할인된 가격에 살 수 있게 되었으니 기프트카드 좀 만진다 하는 사람들에게 must-buy chance가 맞긴 하다. 하여, 나도 열심히 기프트카드를 쟁기고 있었는데, 문득, 이 일이 "잘하고 있는 짓"이라는 확신이 들게 해 줄 가시적인 보상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현재 내가 쓰는 가계부의 형식으로는 내가 할인된 기프트카드를 사용함으로써 얼마나 절약이 되고 있는지 정확히 계산할 방법이 없다. 게다가 할인된 기프트카드를 사용한다는 생각 때문에 과소비 하지 않는지 (할인기카 효과) 100% 자신은 없다. (할인 기카를 사용할 때 늘 이렇게 다짐은 하고 있다. "이건 현금이야!" 라고)

할인기카 효과에 대해 방어할 수 있는 논리가 나름대로 몇 가지 있긴 하다. 우선, 할인기카 효과를 최소화하기 위해 가계부를 적을 때 기프트카드 구매시 할인된 부분은 배제한다. 80불주고 구입한 기카로 100불짜리 물건을 구입하더라도 가계부에는 100불 이라고 적는다는 것. (바로 이것 때문에 쇼핑에서 할인기카로 얼마나 절약을 했는지 계산이 안된다 ㅠㅠ)
두번째 논리는 반대에서 접근한 것인데, 만약에 내가 예전 같으면 비싸다고 안/못 샀을 물건을 할인기카 효과 때문에 구입하게 되었다고 치자. 그렇다면, 할인기카 덕분에 내 삶이 더 윤택해 진 것 아닌가? 할인 기카를 몰랐다면 세일과 클리어런스 랙을 전전했을 내 신세가, 신상 물건 사이즈 빠지기 전에 구입하여 남들보다 한발 먼저 착용할 수 있게 되었으니 말이다. 이건 마치, 현금으로 제 값을 다 내고는 안탔을 비즈니스석을 마일리지를 모아서 타는 것과 약간 일맥상통한(다고 우긴)다.

할인된 기프트카드를 너무 많이 쌓아놓고 있을 때는, '현금을 너무 다 써버린게 아닌가?' 하는 자괴감과 '집에 도둑이라도 들면 어쩌지?' 하는 불안감이 뒤섞여 약간 찝찝하다. 그러다가 꼭 필요한 구매를 해야하는데 할인기카가 똑 떨어졌다던지, 지인의 경조사가 있는데 마땅하게 쟁겨둔 할인기카가 없어서 제 돈 다 주고 기프트카드를 사야 할 때, 나는 할인기카에 더더욱 애착하게 된다. 앞으론 더 과감하게 쟁기리라 다짐도 하면서 말이다.


결론은,
이 짓이 "잘하고 있는 짓"이라는 확신이 들게 해 줄 가시적인 보상은 없다.
자기 만족으로 하는 취미생활일 뿐, "뭐하는 짓인가"란 생각이 들 때엔 관두면 그뿐이다.

쌓아둔 기프트카드 잃어버리지나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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