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문글

MileMoa

검색
×

마일모아 게시판   [후기-발권-예약]
사라질 US Air를 생각하며.

겨우살이 | 2015.01.22 10:13:06 | 본문 건너뛰기 | 댓글 건너뛰기 쓰기


Barclay발 US Air와 관련된 글들이 많이 올라오네요. 여전히 간보며 보너스가 더 오르지 않을까 미련하게 고민하는 제 모습을 보다가 문득 이제 곧 역사속으로 사라질 US Air를 생각해봅니다.

특별히 한국-유럽 비즈니스 8만 마일 w/ 어디에서나 스탑오버 라는 아름다운 공제율을 자랑했던 시절, 여행을 시작하면 절대로 변경 불가라는 이상한 규정에도 불구하고 이것은 충분히 매력적이었습니다. 


이년전, 한국에 계신 어머니께서 '터키가 좋다던데'라는 말을 시작으로 5월을 목표로 여행 계획을 세웠습니다. 문제는 급하게 계획을 세운지라 (거의 3주전, 급행료를 내기 직전이었던것으로 기억합니다) 한국에서 출발하는 표를 구하기가 어려웠습니다. 당시 스타얼라이언스였기때문에 터키항공이 가장 좋은 옵션으로 보였지만, 아쉽게도 인천에서 이스탄불로가는 터키항공은 5월이나 6월 초까지 표를 찾아보기 어려웠습니다. 


당시 터키항공은 (아마 지금도 그럴것으로 생각됩니다만) 아시아 지역에서 출발하는 이스탄불행 비행기의 스케쥴이 좋았습니다. 무슨말이냐하면 보통 밤에 출발해서 새벽 5시에 내리기 때문에 체력만 받쳐준다면 호텔 1박을 이스탄불에서 아낄 수 있는 스케쥴이 된다는 것이죠. 또한 터키항공 비즈니스는 타보지 못했었기에.. 루프트한자보다 더 끌렸던것도 사실이었구요. 아마 루프트한자도 좌석을 찾기 어려웠었다고 기억됩니다.. 아무래도 여름이 시작되는 시즌, 특별히 임박해서 구하는 표는 찾기가 쉽지 않지요.


그래서 한국 근처 지역으로 눈을 돌리게 되었습니다. 먼저 일본을 생각했습니다. 찾아보니 동경뿐만 아니라 오사카에서도 이스탄불로 가는 비행기가 있었습니다. 하지만 문제는 한국에서 동경으로 가는 비행기와 연결편 터키항공간의 시간이 맞지 않았습니다. 굳이 맞추려면 김포에서 하네다로, 그리고 하네다에서 나리타로 이동한 후에 (그것도 밤중에) 나리타에서 다시 나와야 하는 복잡한 스케쥴이었습니다. 무엇보다도 2자리를 함께 구하는 것은 저에게 고역이었고, 곧 포기를 하게 되었습니다.


다음은 중국이었습니다. 북경뿐만 아니라 상해에서도 이스탄불로 가는 터키항공이 있었습니다. 이때부터 놀라기 시작했습니다. 약간 이들(터키항공)이 노리고 작정했다고 생각했습니다. 생각해보니 아침에 이스탄불로 실어와서 유럽으로 3-4시간안에 쏘는게 매력적으로 다가왔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문제는 터키항공의 항공편이 좌석이 정말 없었고, 6월초가 되면 좌석이 간간히 보이긴 했는데 왠만하면 5월에 가는것을 목표로 했기 때문에...(6월에 다녀오면 다시 미국 들어오는 일정에 차질이 생겨서...) 일단 2순위로 내려놓고 다른 곳을 찾아보았습니다.


여기까지 오니까 사실 조금 많이 지쳤습니다. 좌석 조회를 누르면 모니터를 파란화면으로 가득 채우는 유나이티드 홈페이지때문에 눈까지 시렸습니다. 정말 수 없이 '그냥 이럴바엔 ... ' 이라고 생각했지만 포기하기가 싫었습니다. 


그래서 조금 더 눈을 돌렸습니다. 주변 아시아 나라에서 스타얼라이언스에 속한 장사를 크게하는 항공사를 생각해 봤습니다. 싱가폴에어가 가장 먼저 떠올랐지만 비즈니스로는 좌석을 많이 풀지 않기때문에 제외했습니다. 또한 싱가폴까지 비행시간도 길고, 거기에서 이스탄불로 가는게 조금 내키지 않았습니다. 그 다음은 타이항공이었습니다. 꽤 괜찮을거라 생각했는데, 여전히 좌석이 없습니다. 역시 마일게임의 최종 보스는 좌석 찾기라는것을 다시 한번 더 절실히 느끼며 ... 그냥 2순위 중국 경유 6월 출발을 해야하는건가... 라고 거의 생각을 굳힐 때쯤,


'터키 항공의 취항지나 보자' 라는 생각으로 터키항공 홈페이지에 들어갔습니다. 정말 꽤 많은 아시아 지역에서 비행기를 띄우고 있었습니다. 그 때! 방콕 밑에 있는.. 평소 생각도 나지 않던.. 아직도 이름이 헤깔리는 말레이시아의 쿠알라룸푸르가 눈에 들어왔습니다. 그래. 여기라면 일단 스타얼라이언스 허브도 아니고 (맞나요?) 왠지 좌석상황이 좋을 것 같았습니다. 그런데 아니나 다를까, KUL-IST를 치는 순간 비즈니스 좌석이 쏟아져 나왔습니다. 밤 11시 15분 출발 아침 5시 35분 도착이라는 아름다운 스케쥴의 터키항공 비즈니스 좌석이 3개, 4개, 6개.. 원하는 날짜 프레임 안에 무수하게 쏟아졌습니다. 그래서 정했습니다. 쿠알라룸푸르에서 이스탄불로 가자!


그럼 이제 한국에서 쿠알라룸푸르까지 가는것을 고민해야합니다. 가만 생각해보니 이왕 이럴거면 US Air의 24시간 layover 룰을 최대한 사용해서 방콕에서 똠양꿍도 먹자는 생각까지 미칩니다. 23:59 안에만 다음 비행기를 갈아타면 되기 때문에 방콕에서 1박하는 스케쥴로 찾아보았습니다. 아쉽게도 한국에서 일찍 출발하는것은 어려웠지만,  밤에 도착해서 방콕 1박 후, 오후 4시에 쿠알라룸프루 (이것봐요 이름이 자꾸 헤깔리죠?)로 연결할 수 있었습니다. 이정도면 똠양꿍 먹고 망고주스 갈아마시고 올 수 있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렇게 해서 이스탄불까지는..

인천 - 방콕 - 쿠알라룸푸르 - 이스탄불로 계획했습니다. MPM을 조금 넘을 것 같았지만... agent들이 아시아 지역을 잘 모를 수 있다는 가정하에.. (그런 이야기를 들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이제 돌아오는것을 고민합니다.


그러다가 문득 저는 비행기를 좋아해서 여러번 타는건 괜찮지만 어머니의 건강/성향이 걱정되었습니다. 혹시 터키까지 가는데 비행기를 여러번 갈아타고 여러 나라에 들려도 되는지.. 다행히도 오히려 그게 더 좋다고 하십니다! 그럼 계속 가야죠.


이제 돌아오는것을 고민합니다. 그러다가, 아껴둔 스탑오버 1회 기회가 생각납니다. 이왕 그렇다면 돌아올땐 친척이 있는 북경에서 스탑오버를 하며 북경 오리와 만두를 먹고 몇일 지내야 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즉 스탑오버를 이스탄불에서 돌아올 때 하는 것이죠. 그 계획을 이야기 했더니 꽤 좋아하셨는데 '독일이 어떤지 궁금하기도 한데.. 아니 오래있고 싶지는 않고 한 이틀정도만 독일 보면 좋겠다'는 또 다른 스페셜 오더를 받았습니다.


이미 스탑오버는 중국에서 쓰기로 결정했습니다. 그러면 24시간 layover룰 밖에 남지 않았네요.. 일단 그럼 먼저 독일에서 중국으로 가는 표를 검색했습니다. 뮌휀, 프랑크푸르트, 베를린을 위주로 검색했는데, 제가 원하는 날짜에 민휀에서 북경가는 자리가 있었습니다. 


그렇다면 이제는 이스탄불에서 뮌휀을 가야할 차례입니다. 그리고 독일에서는 하루 체류가 아니라 이틀 체류.... 그렇게 하려면 민휀을 바로 가면 안되겠죠? 왜냐하면 24시간 이내에 민휀을 떠야하니깐요 (24시간 layover 룰 때문에). 그렇다면 프랑크푸르트 1일, 민휀 1일 총 이틀을 보자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즉 이스탄불에서 프랑크푸르트로 아침 일찍 가서 프랑크푸르트를 보고, 밤늦게 민휀으로 가서 1박 후 민휀을 보다가 밤에 민휀에서 북경으로 나오는.. 다시 말하자면,


이스탄불 - 민휀 - 프랑크푸르트 - 북경 - (스탑오버) - 인천 


의 계획을 세웠습니다.


이제 마음씨 좋은 agent를 만날 차례입니다. 신호음이 가고 만난 agent는 segment들이 너무 많다며 검색이 잘 안된다고 합니다. flyertalk에서는 화내지 말고 impolite하게도 하지 말고 고맙다고 하고 끊고 다음 agent를 만나라고 조언합니다. 역시 그 조언을 따릅니다. 알겠다, 고맙다. 내가봐도 너무 많다. 좀 더 바로 갈 수 있는걸 알아보겠다. 그리고 바로 다시 전화를 겁니다. 이번에는 숨쉬는 목소리를 제 귓가까지 전해주는 여자 agent였는데, 뭔가 귀찮은 말투에... 조짐이 좋지 않습니다... 왠지 또 빠꾸당할 것 같았습니다. 먼저 목적지인 서울과 이스탄불, 왕복 2장 비즈니스를 이야기합니다. 10분을 홀드합니다. 어차피 없는 표를 찾고 있습니다. 표를 찾을 수 없으니 다음에 마일리지를 써라고 합니다. 내가 그럴 것 같아서 너를 위해 찾아놨다고 했더니 진작 말하지 그랬냐며 저에게 되려 화를 냅니다. 약간 혈압이 올랐지만 미안하다고 했습니다. 역시 아니나 다를까 MPM을 넘을 것 같다, 세그먼트가 너무 많다 등등 투덜거리더니.... 한참을 숨을 내쉬며 키보드를 두들깁니다. 홀드한다며 들려주는 음악도 안들려주고 숨소리만 10분 넘게 들었습니다. 어차피 안될건데 시간낭비 하는게 아닐까 걱정되었습니다. 내 전화기의 미닛을 그냥 허공에 날리는 기분이라 그냥 시그널 핑계대고 끊을까.. 고민하는데... 



카드번호가 뭐야? 아니면 지금 홀드만 할거야?


라고 물어봅니다.  응? 된거야? 했더니 맞다며 자꾸 어떡할거냐고 물어봅니다. 맘 바뀌기전에 카드번호를 불러주고 1시간 뒤에 결국 아래의 티켓을 받았었습니다.


ticketed.PNG






표를 모아둔다고 모아두었는데 다 어디로 갔는지 모르겠습니다. 찾아보니 일부만.. 중요한 터키항공 구간이 없네요. 



IMG_2795.JPG 



아, 첫번째 표가 TG693이지요? 원래 탑승해야하는 TG657이 4-5시간 지연될 것 같다며 그 앞의 비행기로 넣어주었습니다 - 공항에 조금 일찍 도착한 덕에 그 앞의 비행기를 탈 수 있었습니다. 물론 이 비행기를 예약하고 싶었지만 좌석이 없었어요. 알고보니 저 비행기가 로스엔젤레스에서 오는 비행기더라구요. 덕분에 몇 시간 더 태국에서 머무를 수 있었습니다.




막상 여행사진을 찾아보니까 많이 없네요.. 죄송합니다. (글도 재미없는데..) 어딘가에 있을 것 같은데.. 사진 관리하는 좋은 프로그램 없나요? 어딘가 잘 쓰지 않는 외장하드안에 있을 것 같습니다.

핸드폰으로 찍은 비행기안의 사진뿐이라 죄송합니다. ::


IMG_0629.JPG


LA - 인천 - 방콕 운항중이(었던) 터키항공 777 기내입니다. 아시아나의 쿼드라 스마티움..(맞나요?)와 유사합니다. 


IMG_0643.JPG


다른건 기억안나고 이 빵이 나름 나쁘지 않았습니다. 혹시 인천에서 케이터링 하나요? 아님 미국빵인지.. 



IMG_0667.JPG


타이항공 방콕 - 쿠알라 구간입니다. 1시간 30분인지..기억이 가물가물한데 여튼 단거리 비행이었습니다.





IMG_0681.JPG


쿠알라룸푸르에서 탄 터키항공입니다. 주방장 모자를 쓴 사람이 이렇게 주문을 받습니다. 아침메뉴까지 체크해 두면 옵니다. 


당시에 4시간 정도 여유가 있었습니다. 커넥션 센터에 가니 분명 터키항공 로고가 있었습니다. 그런데 직원이 없습니다. 다른 항공사 직원에게 물어보니 곧 나오지 않을까..라는 애매한 대답을 합니다. 믿고 면세점 구경을 좀 했습니다. 라운지에는 들어갈 수가 없었습니다. 태국에서 쿠알라룸푸르에 가서 터키항공 표를 받으라고 했는데 표가 없었으니깐요..


그런데 결국!!! 쿠알라룸푸르 커넥션 센터에 터키항공이 나오지 않았습니다!!! 게이트로 갈까 하다가 시간이 없을 것 같아 (정확히 얘기하면 게이트에 가니 사람이 안나왔더군요.. 물어볼 수가 없었습니다) 덕분에 말레이시아에 입국 (뛰어서) 했습니다. 나와서 다시 윗층으로 올라가 체크인 카운터에 갔습니다. 갔더니 아. 우린 시스템이 거기로 안되서 안가. 라고 하더군요...... 아.. 비행기를 못탈 뻔 했습니다. 결국 출발 40분전에 표를 받았고 인천에서 스루보딩으로 보낸 짐도 (태국에서 찾기 귀찮아서 바로 이스탄불에서 찾겠다고 했습니다) 다행히 쿠알라룸프르에 있다고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다시 뛰어서 출국도장받고.. 결국 비행기 문 닫히기 5분전에 탔습니다.


IMG_0685.JPG


IMG_0686.JPG



기내식은 주방장이 탄다고 하더니 (물론 그 주방장이 처음부터 요리하는건 아니겠지만요...) 나쁘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터키하면 뭔가요? 케밥이죠? 메인디쉬는 케밥을 시켰습니다.



이날, AVOD 시스템이 전부 다운이었습니다. 덕분에 흰 바탕의 터키항공 로고만 계속 나왔습니다. 물론 밤 비행편이라 잠을 자기 때문에 별 개의치 않았습니다.



IMG_1178.JPG


글쎄요.. 라운지 음식을 올릴 줄은 몰랐습니다...만은 프랑크푸르트 공항의 루프트한자 라운지 소시지입니다. 사진을 올릴만큼 맛있습니다. 아니 맛이 없진 않은데 엄청 맛있는건 아니지만 그래도 독일 소시지 느낄 수 있습니다. 빵도 있어서 핫덕도 해먹었습니다.






IMG_1187.JPG


뮌휀 - 북경 구간에서 먹은 스케이크 & 흰아스파라거스입니다. 사실 아스파라거스 요리에 사이드로 스테이크가 올라간 것 같습니다. 스테이크에 사이드로 아스파라거스를 기대한 제 탓을 했습니다.


사진들이 넘 부실하네요.. ;;



마지막으로, 마일 세상은 점점 더 각박(?) 해지고 있다고 하는데 (물론 간혹 좋은 소식들도 있지만요) 무엇보다도 중요한건 소중한 사람과 함께하고 싶다는 마음과 기쁘게 해 주고 싶다는 소망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그러한 소중한 기억들을 많이 많이 나눠주시는분들께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오늘은 한국에 전화 한 통 해야겠네요. 





첨부 [10]

댓글 [9]

목록 스크랩

마일모아 게시판 [114,788] 분류

쓰기
1 / 5740
마일모아 사이트 맞춤 구글 검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