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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일모아 게시판   [여행기]
제주에서 3

사리 | 2015.05.14 06:18:45 | 본문 건너뛰기 | 댓글 건너뛰기 쓰기

어제 김포에서 제주로 왔습니다. 

인천에서 김포로 트랜짓하는 시간 동안 세브란스에 가서 

검사도 받고 (피를 다섯병이나 뺐습니다!) 우리 마모 회원의 병문안도 다녀왔습니다. 

사실 작년말(? or 올초)에 마모 회원 중의 하나인,

제 학교 선배이자 친구인... (맘 내킬 땐 형이라 부르고 평상시에는 너,야하고... 기분 나쁘면 새끼라 부르느...)

그 "횽아"(보고있냐? 기분좋냐?)가 전신 마비가 와서 쓰러졌는데... 

다행히 급한 건 미국서 수습하고

재활치료로 한국에 와 있습니다. 

사고 소식을 듣고는 미쿡으로 달려가서 똥귀저귀 갈아줘야하지 않나 걱정했는데,

이제 제법 지 손으로 밥도 먹고,

걷는 것은 칼루이스 양싸다구 후려칠 정도로 잘 걷길래,

다행이다 생각하고 제주로 왔습니다. 

마적단의 한 양반이니, 여러분들도 그 회원의 빠른 재활을 기원해주세요. 

병원에서 할 일이 하도 없어서 마모 게시판 글 다 눈팅하고 있으니,

즐거워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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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씀드렸듯, 지금은 제주에 와 있습니다. 

바닷가 바로 옆 친구의 돌담집에 기생하고 있어요. 

오늘은 정말로 몇주만에 처음으로 11시까지 늘어져라 푹잤습니다. 

날씨도 너무 좋고 바람도 잘 불어서 

빨래가 잘 마르게 생겼길래

가방에서 옷 다 꺼내서 일부러 빨래 했습니다 ㅡ.ㅡ...


이번에 올 때 이 돌담집 마당에 꽂을 요량으로,

태양광 정원등을 무려 18개나 사왔는데 

마당에 꽂았더니 아주 근사하네요.. 

덕분에 이민가방을 들고 왔지만 그 고단함이 싹 달아날정도로 예뻤습니다. 


낮에 일어나 서귀포에 가서 짬뽕을 먹고,

작업을 한 다음에..

내일이 스승의 날이니 스승에게 오늘 쓴 글을 보내주었습니다. 

스승의 날 선물로요. 


집으로 돌아와 농협 하나로 마트에서 장을 보았습니다. 

전복이 싱싱하길래 네 마리를 사다가,

그 전복을 갖고 무려 "부대찌개"를 끓였습니다. 

마당에서 김치랑 깻잎절임을 놓고 맛있게 밥 한공기 뚝딱 했습니다. 

전 맛집 돌아다니는 게 여행에서 별로 중요하지 않아서,

주방이 있으면 시장 봐다가 밥 해 먹는 걸 훨씬 좋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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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 원래 혼자 와서 원고 작업 하려고 했었는데,

체류하는 내내 친구들도 함께 있게 됐네요. 

저기 문앞에서 나오는 친구놈은

지난 번 사리SPN에 여권 두고 와서 여자친구한테 엄청 쿠사리 먹은 녀석입니다. 

제주에서 핫한 박물관 중 하나를 설계하기 위해서

1년 가까이 제주에서 있었던 녀석인데,

제가 제주로 간다고 하니 자기도 간다며

일정 취소하더니 같이 내려왔습니다. 

요샌 건축일 때려치고 

키덜트들을 위한 장난감 디자인 일을 하고 있지요.

그 놈한테 니가 설계 참여했던 그 박물관 한 번 보고 싶냐니

절대로 가고 싶지 않다고 하네요.. 

저도 절대로 가고 싶지 않았던 박물관이어서 꽤 다행이었어요 ㅎㅎ


내일 이 녀석 보내고 나면 

딴 놈이 퇴근하고 바로 오고

밥도 굶고 온다니,

도착하면 마당에서 돼지 굽고 된장찌개에 밥 먹자고 해서

쌀 씻어서 불려 놓고 있습니다 ㅡ.ㅡ...

텃밭에서 뽑아서 당근도 씻어 놨는데

당근 샐러드도 만들 생각이고요.. 

전복 또 사다가 된장찌개 끓일 생각입니다. 



원래 온천하는 걸 좋아해서...

물이 젤 좋기로는 해미안이라는 곳이 해수 온천으로 좋다지만

저는 별로 좋아하지 않는 곳이기도 하고..

사람도 없고 노천탕도 멋진 라온 프라이빗 타운의 목욕탕을 제일 좋아했는데

거기에 살던 선배가 (입주민 및 호텔 투숙자만 가능) 이사 갔다고 해서

어떻게 이사를 갔냐고 진심을 다해 버럭버럭 화를 냈네요. 

그 노천탕 좋아하고 입주민 손님의 경우 두명에 이천원인가 삼천원밖에 내지 않아서

매일 같이 갔던 곳인데... 심지어 네시간 가까이 있었던 적도 ㅠ.ㅠ...

선배가 이사한 곳이 제주에서 젤 비싸다는 프라이빗 타운이고

김희애도 산다는 곳이라대요... 

거기 온천과 노천탕이 훨씬 좋으니 거기 언제든 사용할 수 있게

전화해둔다고 해서 지금 많이 신났어요... 엄청 기대 중 ㅎㅎ



밑에 글 보니 제주 맛집들이 인기인데..

저는 맛집을 막 찾아가는 편은 아니지만,

그래도 제주 짬이 어느 정도 쌓여 그런지

1/4 정도는 다녀온 것 같습니다. 


제 경험에 의한, 제 입맛에 좋았던 집들도 좀 정리해 드리려구요... 

제주공항을 Y축의 꼭대기로 놓고

반시계방향으로 2사분면, 3사분면, 4사분면, 1사분면식으로 가겠습니다. 



1. 물메골. 

사찰 음식 전문점. 주인 어른 얼굴 보면 딱 사찰 음식 하시게 생겼어요. 

정말 장난 아니게 하십니다. 서울서 사찰음식의 탈을 뒤집어 쓴 짝퉁과는 체급 비교가 안돼요. 

이영돈 프로그램에서 무슨 착한 식당인가 선정하려고 했는데

주인장이 그런 거 난 하기 싫다고 엣지 보여주신 곳이라네요.. 

맛집들이 보통 걸쭉하고 진한 양념들을 자랑해서 저는 별로 안좋아하는데..

여기는 정말 담백하고 풀때기로 할 수 있는 오만 내공을 보여주는 곳입니다. 

애월 해안도로 가는 근처에 있는데 자세한 위치는 검색 해보시구요... 

애월 해안도로도 정말 좋죠... 


2. 제주 슬로비. 

제 친구가 하는 곳이어서 그런 게 아니라...

제 친구라도 음식 맛이 별로면 아예 말을 안하는데...

이곳 음식은 정말 훌륭해요.나름 철학도 있구요. 

내일 퇴근하고 오는 녀석은 이곳 비빔밥 먹고 싶어서 오는 겁니다 사실.

단품 메뉴로 나오는 것에 비하면 비쌀 수도 있는데

안전하고 믿을 수 있는 식재료를 사용해서 만들어요. 

특히 위기 청소년들을 위한 요리 학교를 무료로 운영해서

그 학교 졸업한 영쉐프들이 직접 요리하는 사회적 기업이기도 합니다. 

애월비빔밥, 홍대카레, 이번달 특선 메뉴인 가지요리 파스타도 훌륭해요. 

어제 저녁으로 세 개를 다 먹어봤네요 ㅎㅎ


3. 협재 삼일식당 해장국

협재 사시는 분들은 다 아는 해장국인데요...

의외로 제주에 아침이 되는 곳이 없는데

이 해장국집은 아침이 돼요. 

아직 많이 알려지지 않아서

보통 아침에 일하러 가시는 현지분들이 대부분이에요. 


4. 모슬포 게짬뽕 홍성방

원래 중문쪽에 게짬뽕으로 2000년대 초중반 유명했던 집이 있었는데

그 집의 아성을 물리친 집이에요. 

오늘 점심 거기서 먹고 왔네요. 

저는 짬뽕이라는 어감을 싫어해서 (왠지 음식물 쓰래기 넣고 만들었을 것 같은 느낌...)

짬뽕 먹는 걸 별로 좋아하진 않는데

이집 짬뽕은 그 조미료 가득하고 "맛집" 스러운 맛 때문에 

가끔 생각이 나긴 하더군요. 

탕수육도 맛있었는데

오늘 탕수육은 돼지비계가 많아서 별로 였습니다. 


5. 모슬포 물꾸럭 식당

홍성방 바로 앞에 있습니다. 

저는 해물탕을 엄청 싫어하는데.. 그 걸쭉한 맛 떄문에...

제주에 자주 오는 또 다른 친구도 있는데

여기 매운탕은 예외라고 하더군요. 

부모님 모시고도 꼭 간다고.. 

우럭 매운탕이 가장 맛있다는 것 같아요. 

토요일 저녁에 시도할 생각입니다. 

근데 그 친구 "입"을 믿을 수 있는 거여서

저는 신뢰해요. 


6. 대평리 사소한 골목

홍대 초창기에 있었던 힙스터들은

제주도에서는 대평리쪽으로 많이 가는 추세인데요.. 

거기에 사소한 골목이라는 가정식 백반집이 있습니다. 

하루 30인분만 판매해요. 

오후에 가면 못먹죠. 아침 11시부터 시작할 거에요 아마. 

날씨가 좋은 날에는 날 구경하러 사장이 가게 닫고 나가버리니...

미리 전화해보셔야 해요. 

예약도 안받습니다. 


7. 산방산 지역 산방식당 밀면. 

부산에서 밀면 먹고 별로 안좋아했는데

제주로 와서 살고 있었던 사촌 동생이 먹어 보고 욕하라고 협박해서,

마지못해 먹었는데 맛있었습니다. 


8. 서귀포 시내 소반

깔끔하게 밥상이 나와요. 

소박한 한정식?정도 개념입니다. 

값도 얼마 안비싸고요..

제주에선 보통 여행객 장사라서

일요일에 안쉬고 보통 월요일이나 화요일에 쉬는데

이집은 일요일에 쉬는 걸로 알고 있어요. 


9. 서귀포 안거리밖거리

거의 10년전즈음 이중섭 갤러리에 갔다가 

하도 배가 고파서 밥 먹으려면 어디 가야하냐고 물었더니

길건너서 가라고 한 식당이었어요. 

제주 전통음식이었는데 싸고 맛이 정말 훌륭했습니다. 


4사분면쪽에서 맛있게 먹은 기억이 아리까리하네요.. 

김영갑 갤러리 카페에서 뭔가를 맛있게 먹었던 거 같은데...

하도 오래 돼서..

그냥 4사분면쪽은 먹을 게 없다고 생각해서 그런지..

그쪽에서 먹은 적이 별로 없네요. 

4사분면쪽에서는 어느 식당에 가지 말아야 한다는 몇개가 생각 나는데..

그 식당 이름들이 기억이 안나서...


10. 성산 일출봉쪽 맛나식당

갈치조림 레젼드죠.. 토요일 아침 먹으러 갑니다. 

여기도 그날 팔 거 떨어지면 끝나는데

보통 아침 11시 이전에 끝납니다. 


11. 1사분면 평대리... 힙스터들 식당. 

1사분면은 뭐라고 딱 꼬집기 그런데..

명진전복이라는 식당이 그렇게 유명하지만

저는 한번도 가보지 못했어요. 

우선 월정리쪽에서는 먹을 데가 없다고 보시는 게 맞고요... 

힙스터들은 평대리쪽에서 기거하고 있는데

거기 피난 힙스터들이 하는 몇몇의 괜찮은 식당이 있어요. 

일본식 카레집부터 해서.. 

하지만 힙스터답게 영업시간들도 들쭉날쭉,

영업날짜도 들쭉날쭉..

가게도 갑자기 사라지고 그래서 어디를 딱 꼽아서 말씀드리기 그렇습니다.

하지만 힙스터의 분위기를 잘 캐치하시는 분들은

그 골목골목 차를 몰고 다니시면

잘 캐치할 수 있는 식당들이 3-4개는 있습니다.

해변가에 해물라면 이런 집은 가지 마세요. 

별로고 엄청 비싸기만 합니다. 


11. 중점쪽 영실 매표소 앞 휴게소

한라산 등반 코스의 하나이자, 가을 단풍이 가장 좋은 코스인 영실 매표소쪽에 가시면

그 앞에 휴게소가 하나 있는데..

너무 배가 고파서 기대도 안하고 갔었지만

들깨로 만든 수제비인가(?) 뭔가가 굉장히 맛있었습니다. 



그외. 


애월 해안도로에 엉클 토니 카페 커피가 그나마 괜찮고

신비의 사랑이라는 카페에서는 직접 로스팅을 하는데

마니아들이 든든하게 있더군요. 

제주시내에 가까운 시장에

사랑분식이라는 곳에 김밥 떡볶이가 참 유명하고요. 



가지말아야 할 식당 리스트도 만들고 싶지만

그곳들은 이름을 까먹어서... 


하여간 제 입에는 이 곳들이 꽤 괜찮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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