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문글

MileMoa

검색
×

마일모아 게시판   [여행기]
9월에 다녀온 Arches National Park 여행기(+Canyonlands National Park 살짝 여행기)

동쪽기러기 | 2015.12.24 16:01:29 | 본문 건너뛰기 | 댓글 건너뛰기 쓰기
올해 미제노동절 연휴 때 3박 4일로 행성 모압에 다녀왔는데요 저희한테는 아주 인상깊게 남은 곳이어서 다른 분들께 추천드리고자 요렇게 글을 씁니다. 운이 좋게도 저희가 갔을 때에 날이 너무 좋았어서 좋은 구경을 하고 왔습니다. (저희가 가면 그랜드캐년, 호스슈벤드, 브라이스캐년, 옐로스톤, 심지어 데스벨리에도 비가 오더군요.)

저희는 금요일 밤 비행기를 타서 출발한지라 금요일날 밤은 Salt Lake City와 모압 사이에 있는 Price라는 곳에 있는 Holiday Inn에서 하루밤 자고 갔습니다. (건물이 꽤 새 것 같더라고요. 산길 넘어 갑자기 나오는 동네에서 쉬어 간거라 전혀 기대를 안했는데 꽤 괜찮았던 기억입니다.)
덕분에 실제로 모압에 도착한 시간은 대략 토요일 정오쯤이었습니다. 아무래도 대도시에서 먼 곳이라 Bryce Canyon근처의 Panguitch만한 곳이겠거니....라고 생각을 했는데 생각보다 꽤 큰 규모에 또 살짝 놀랐습니다.

저희가 방문한 순서와 상관없이 Arches National Park의 모압쪽 입구 부분에서부터 말씀드리면...

비지터센터를 지나 바로 이어지는 구불구불한 길을 타고 올라기시면 바로 Park Avenue가 나타납니다.
주차장에 내리시면 동쪽과 서쪽으로 큰 암벽이 있고, 남쪽에 서서 북쪽을 향해 바라보는 곳인데요.
덕분에 저희가 처음에 오후 네시에 갔을 때에는 이런 모습이지만...
00.jpg
1시쯤에 해가 잘 들 때 가시면 이런 모습입니다.
01.jpg

원하시면 여기에서 양바위까지 하이킹도 하실 수 있으신데요 (트레일 양쪽 끝이 차로 통하거든요) 저희는 둘이 여행을 갔어서 한 명은 걷고 한 명은 차 몰고 하기 싫어서 이 구간 하이킹은 건너 띄었습니다.

더 들어가시면
양바위 및 여러 유명한 바위...
02.jpg

Balanced Rock이라는 이름이 있지만 저희 마음대로 돈까쓰선인장 바위... (캐년랜즈 돈까스선인장도 찬조출연...)
03.jpg04.jpg05.jpg

그리고 갈림길에 서시게 됩니다.
이때 남동쪽으로 꺾어서 쭉 가시면 나오는 곳을 저희는 마지막 날 갔는데요. 그 전까지는 아치스가 좋은건 알겠는데 아치가 많이 없네?라고 생각했거든요. 여기가면 다 있더군요.
07.jpg08.jpg

갈림길에서 남동쪽이 아니라 동쪽으로 가시면 Delicate Arch가 있는 곳으로 가실 수 있습니다. 저희는 전망대에는 안가봐서 그쪽에서 보는 풍경이 어떤지는 잘 모르겠는데요. 날씨(와 체력)만 된다면 무조건 직접 가보시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물론 가는 길이 좀 산길이긴 합니다.)
부엌을 습격하는 개미떼마냥 넓은 바위산에 우르르 메달려 20~30분 오르시고,
09.jpg

그 산을 오르면 끝인 줄 알고 올랐더니 아직도 남은 길을 20분 정도 가시다가, 심적으로는 폭 2미터 이하로 보이는 좁은 길을 100미터 가량 마지막으로 가시면...
11.jpg
개구리 뒷다리가 나옵니다. (개구리 뒷다리 뒤로는 그 아래에 있는 이름 모를 "fin"이 보이네요)
저희는 일몰 시간을 인터넷에서 찾아보고, 그 시간보다 한시간 가량 먼저 도착하는 정도로 계획을 세워서 갔습니다.
우선 남들 다하는 줄 서서 사진찍기를 하고... (오동통한 개구리 허벅지가 보입니다)
12.jpg
줄 서서 기다리는데 프로포즈하는 사람들 구경도 하고...
13.jpg
자리잡고 앉아 일몰을 기다립니다.
아치 북쪽에 앉아 아치를 바라보는 방향으로 자리를 잡고, 오른쪽 뒷방향 (즉, 서쪽)으로 해가 지기를 기다리시면...
14.jpg
14_1.jpg

14_2.jpg

14_3.jpg

붉은 해도 넘어가고 저희처럼 한 10분 정도 앉아있다가 내려오면, 완전히 어두워지기 전에 주차장에 도착합니다.


다시 갈림길 부분을 기준으로, 이제 북쪽으로 쭉 가시면 (중간에 다른 부분도 많은데 저희는 시간 관계상 가보지를 못했네요.) Devil's Garden Trail이 나옵니다.
저희가 처음 계획을 세울 때에는 조금 주저 했던 곳이었습니다. 유명한 Landscape Arch가 있는건 알겠는데, 대체 그 너머에 있다는 아치들은 사진을 봐도 큰 감흥은 없고, Landscape Arch이후 trail들에 대한 설명을 보면 떡하니 "difficult"라고 안내가 되어 있더라고요. (나중에 보니 Delicate Arch Trail도 difficult로 분류가 되어 있는데요, 거기는 아마 한여름에 해를 전혀 못 피하면서 돌산 오를 때 진정 difficult일 것 같고요, 여기는 저희처럼 평소에 많이 걷지 않는 사람들한테는 그냥 언제나 difficult할 것 같더라고요. 물론 두 곳 모두 물은 많이 들고 가세요.)이 곳을 저희가 갔을 때에는 이미 오후 4시가 넘은 시간이었어서, 저희는 Landscape Arch이후 갈라지는 갈림길에서 더 무시무시한 "primitive trail"이라고 되어 있는 위쪽 트레일이 아닌, 그것보다는 아래쪽에 있는 trail만을 통해 Double O Arch까지만 다녀오기로 했습니다.
저희가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부분은 Devil's Garden이 전체적으로 남동쪽에서 북서쪽으로 뻗어있고, 전체적으로 트레일 남서쪽 방향은 높은 암벽이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구글맵의 주장과는 달리 저 구간은 저희와 비슷한 체력을 가지신 분들이시라면 절대 49분에 주파 못하십니다.)
15.jpg
이렇게 될 경우 저희처럼 오후 늦게 가시면
16.jpg
Landscape Arch에는 이미 해가 넘어갔죠 ^^;
그래도 여기까지 오는 길은 포장도 잘 되있고 괜찮습니다. Landscape Arch앞이 조금 모랫길이긴 하지만 길지 않고요. 그래서 시계를 보고 괜찮겠다 싶어서 원래 계획대로 갑니다.
그런데 시작부터 뭔가 이상합니다. 저 방향으로 가라고 되어 있는데, 분명 저기서 사람들이 내려오고 있기도 한데, 그다지 길처럼 보이지 않습니다.
17.jpg
저처럼 Angel's Landing사진만 봐도 심박수가 올라가는 고소공포증 환자가 보면 길이 좁고 높습니다. 떨어지면 죽지는 않겠지만 그렇다고 반창고와 빨간약으로 끝날 것 같지도 않습니다.
그래도 그 구간이 길지는 않으니까 올라갑니다. 올라가니까 길이 평평하더군요.
18.jpg
잠시동안요.
바닥에 돌 무더기로 되어 있는 길 표시가 갑자기 fin위로 갑니다. 깎이고 깎이고 깎여서 구멍 뚤리면 개구리 뒷다리가 되고 Landscape Arch가 된다는 그 fin이요. 여기까지 온게 아까워서 고소공포증 환자는 fin을 탑니다. 여기도 떨어지면 죽지는 않을것 같아요. 그래도 내려오니 안심은 되더군요. 그런데 그러고 또 가니 또 fin이 나옵니다. 여기도 마찬가지로 죽지는 않아요. 무서울뿐이죠.
하지만 그럼에도 제가 이 글을 쓰는 이유는 바로 이 구간(그리고 개구리 뒷다리) 때문이었습니다. 저희가 갔을 때에는 해가 거의 져 가는 때였고, 이 시간에 길의 남서쪽방향 (즉, 가는 방향의 왼쪽)은 높지는 않지만 암벽이 가까운 쪽에 있어서 별 감흥은 없습니다. 하지만 오른쪽으로 고개를 돌리면 저희 일정에서는 공원 내 다른 곳에서는 잘 못보던 풍경, 즉 fin들이 겹겹이 달리고 있는 모습이 보입니다. 해가 낮게 뜨면서 fin들이 색이 변하고 여기저기 그림자도 지니 너무 멋지더라고요.
19.jpg
20.jpg
사실 이때까지도 "출발하기 전에 길이 이럴 줄 알았으면 다시 생각해봤을텐데..."라고 생각했습니다.
여기도 옆으로 떨어지면 죽지는 않겠지만 다리는 부러질만한 곳이거든요.
하지만 왼쪽을 보니 목적지에 다 왔더군요.
21.jpg
사실 개인적으로는 이 더블오아치보다는 가는 길 풍경이 훨씬 더 좋았습니다. 해가 완전히 지기 전에 돌아와야 한다는 조급함에 해가 조금 더 높이 있을 때 사진을 많이 못남겼고, 그나마 찍은 사진들도 노출도 안맞거나 사진기 줄이 사진 안에 보이거나 하는 식이지만, 그래도 제 기억 속에 생생히 남아있는 멋진 곳이었습니다.
22.jpg
23.jpg
24.jpg
돌아가는 길에는 살짝 길도 잃었어서, 이러다가 길 잘못들어 엉뚱한 fin으로 가다가 Landscape Arch를 올라타면 어떻하나하는 고소공포증 환자다운 걱정도 하면서 돌아왔습니다.
다시 Landscape Arch를 지나 주차장으로 가는 길에는 뒤를 돌아보며 아쉬움도 달랩니다.
25.jpg

괜한 아쉬움에 숙소 가다 아무 뷰포인트 주차장 바닥에 드러누워 별 구경도 합니다.
26.jpg
27.jpg

똑딱이 사진기에 40불짜리 삼각대와 25불짜리 편광필터 하나 들고 가서 저런 풍경들이 담아지면, 사진 좋아하시는 분들께서는 날씨만 맞는다면 작품이 나오지 않을까 싶습니다. 역시 자연구경은 날씨가 좋아야 하는구나라는 생각에 그 전에 갔던 날씨 안좋았던 곳들(뭐.... 거의 전부 다네요)을 언젠가는 다시 한 번 가보게 싶게 만들었고요.

아 그리고 Canyonlands National Park는 아치스 바로 옆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그 옆에 주립공원인데 캐년랜즈랑 입장료도 똑같이 받는 Dead Horse Point라는 곳도 있고요.
저희 처럼 북동쪽 입구에서 들어가시면 고질라 발자국 찍힌 것 같은 곳도 있고요,
30.jpg
윈도우즈 자연환경 바탕화면 모음에 있는 Mesa Arch도 있어요. (여기도 고소공포증 환자는 소심하게 앉아있지 절대 아치를 타지 않습니다. 뒤에 사람들 서 있는 곳에서는 떨어지면 확실히 죽어요.)
31.jpg
저희는 바탕화면의 거기인지도 모르고 다녀와서야 누가 말해줘서 알았죠. 그리고 운석충돌 흔적으로 추정되는 크레이터도 하나 있고요. 캐년랜즈가 모압 바로 옆이라 시간 얼마 안걸릴줄 알았는데 살짝 산길타고 가는데 의외로 모압까지 30분 넘게 걸려서 시간 배분을 잘 하시지 못하시면 저희 처럼 가고 싶은 곳 못 가시는 경우가 생길 수도 있습니다. (아니면 저희처럼 Dead Horse Point 비지터 센터에 차 세우고 삼십분 넘게 걷다가, 뷰포인트 다 와서야 그 앞에도 차가 오는 길이 있다는걸 깨달으시는 경우에도 시간이 모자르지요 ㅜㅜ) 거기에 오프로드 운전을 좋아하신다거나, 시간을 더 투자하셔서 다른 쪽 입구로 간다면 더 많은 모습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지만, 저희는 시간 관계상 해보지는 못했습니다.

어쨌든 저희한테는 기막힌 날씨 덕분에 아주 좋은 기억으로 남아있는 곳이었습니다. 다녀온 이후로는 주변분들에게 추천도 많이 하는 편이고요.
그 근처에 더 갈만한 곳이 애매하다는 것이 단점이지만, 3박4일 일정에 많이 걸으실 계획이시면 그 시간도 저희한테는 모자르더라고요.
그리고 공원 내에 미리 예약을 통해 ranger와 함께만 갈 수 있는 곳이 있더라고요. 예약이 꽤 빨리 차는 것 같으니 미리 알아보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긴 글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첨부 [31]

댓글 [4]

목록 스크랩

마일모아 게시판 [114,917] 분류

쓰기
1 / 5746
마일모아 사이트 맞춤 구글 검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