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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와 아들의 여행기_6 (Rapa Nui_이스터 섬)

Han | 2016.07.30 15:14:33 | 본문 건너뛰기 | 댓글 건너뛰기 쓰기

라파 누이, 이스터 섬에서의 첫 날 저녁은 어떻게 잔 줄도 모르게 자고 지나갔습니다.


배시시 눈을 반쯤 떴을 때, 어둑어둑한 방안의 낯섦보다 먼저 억수같은 빗 소리가 내 귀를 두드립니다.

몸을 일으켜 방문을 나서니 벌써 여사님께서는 일어나 계시네요.


라파 누이에서의 둘 째 날은 '비' 입니다.

아니, '억수 같은 비' 입니다.


한국 어머님의 여행 필수품 '커피 믹스'를 콕 땋아 팔팔 끓인 물 속으로 투척 시킵니다.


평소에는 달달한 커피는 입에도 대지 않지만,

이상하게 엄마와 여행을 하다보면,

달달한 한국 커피믹스가 싫지만은 않습니다.


시계는 이른 일곱시를 지나고 있고,

쏟아지는 비가 내리는 날,

세상은 어둑어둑하고,

달달한 커피,

라파 누니에 있는엄마와 나,

뭔가 하나도 조화가 되지 않지만 이상하리만큼 차분하고 조용한 아침입니다.

오늘의 일정은 라파 누이의 반을 둘러보는 그룹 투어입니다.


빵에 버터와 잼을 발라 입에 넣으면서 

엄마와 아들은 오늘 일정에 대해 심각하게 브리핑해 봅니다.


. 지금 비가 억수같이 내림 -> 우리는 우비가 없음 -> 이런 날씨에 우산은 택도 없음 -> 투어가 끝나면 분명히 비에 젖은 생쥐 꼴이 될 것임

. 그룹 투어는 영어로 진행 됨 -> 여사님은 그리 반가워하는 눈치가 아니심.

. 그룹으로 움직이기에 자유롭지 못함 -> 먹고 싶을 때, 쉬고 싶을 때 쉴 수 없음.


비오는 날 아침 상 에서의 토론 끝에 모자는 차를 빌리기로 브리핑의 마침표를 찍습니다.


우리가 머무르는 항가로아 숙소에서 5분 걸어가면 메인 스트릿이 나오고 차를 빌릴 수 있는 곳이 서너군데 있음을 어제 확인해 두었으므로 별다른 문제는 없습니다.


아침 9시 30분,

모자는 차를 어렵게 빌립니다.

우리는 스페인어를 할 줄 모르며, 차 대여 업체는 영어에 아주 서투릅니다.

아주 난감해하는 아들의 어깨를 잡으신 여사님,

또박또박 음절, 음절 정확히 발음하신 영어단어와 각종 한국말 단어(?)로 저보다 능숙하게 대화를 하십니다. 

'국제 면허증' 이야기가 나오자 마자 순간 아찔해짐을 느낍니다.

남미와 북미에서 운전을 할 것이라고는 생각도 하지 못한지라 '국제 면허증'은 챙기지 않았었는데,

'젠장' 젠장' 이 단어만 머릿속을 해집고 다닙니다.

여사님, 가방에서 후광이 찬란한 '국제 면허증'을 빼십니다.


오맛!

오마니!


'너 운전 많이 해서 피곤하면 좀 도와줄려고 챙겨왔는데, 호주에서 말고 이걸 여기서 쓰네 ^^ '

'늬네 동네 방향에서는 도저히 운전 못 하겠더라. 여기는 한국이랑 같은 방향이니까 엄마에게 맞겨라!'


이렇게 모자는 라파 누이를 스즈끼에 몸을 싣고 '쓍 쓍' 다니게 됩니다.


 1. ORONGO and RANO KAU

Orongo.jpg 


 Orongo는 라파 누이 국립공원에 속해 있는 큰 화산 분화구 옆 원주민 마을입니다.

국립공원인 만큼, 입장권이 필수 이구요

지난 글씀에서 언급했듯이 라파 누이 ( 이스터 섬) 공항에서 짐 찾기 전에 구입할 수 있습니다.


엄니와 저는

'드디어 왔다, 신비에 섬'에 취해 사진찍고 감격하느라 입장권 살 기회를 놓치는 바람에 국립공원 관리 사무실에 찾아가고서야 입장권을 구할 수 있었습니다.

다행히 첫 번째, 관광 포인트로 잡은 오롱고 가는 초입에 관리사무소가 있다는 것을 알아내고 마음을 쓸어 내립니다.

하지만 억수같이 쏟아지는 비와 타고난 길치의 DNA 보유의 모자는 두번이나 사무실 출입구를 지나치게 됩니다 ㅡ,ㅡ;;;;


오롱고를 오르는 길은, 여타 다른 산을 오르는 길과 별반 차이는 없습니다.

다만, 소때 들이 길을 막고 길을 터주지 않는 불상사가 생길 수 있습니다.

비는 내리고, 안개까지 끼어서 한치 앞도 보이지 않는 산 길에 '떡'하니 길을 막아서서는 텃새라고 부리는 냥, 당체 길을 터주지 않는 소 때들 덕에 20여분을 가만히 있어야 했지만,

우리는 보았습니다. 그 것을!


Rano Kau

thumb_IMG_0667_1024.jpg


사진으로는 설명이 되지 않지만,

저 아래 화산 분화구는 보이지 않고 안개가 자욱했습니다.

거짓말 처럼, 비가 개이고 안개가 걷히면서 거대한 웅덩이가 그 모습을 들어내는데,

이걸 뭐라고 설명을 할 수 있는 글재주는 저에게 없네요.

thumb_IMG_5104_1024.jpg


Orongo 


사람이 살았을 것 같지는 않지만 마을의 흔적이 남아있습니다. 

무엇보다 높은 지대에서 바라보는 바다를 보니, 정말 외딴 섬에 와 있다는 느낌이 확 와 닿더군요.


thumb_IMG_5107_1024.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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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이 새차게 불어왔지만, 

비가 잠시 멈춰준 것만으로도 하늘에 감사할 따름인 엄마와 아들이었습니다.


= 사족=

 RANO KAU에 대한 자세한 설명이 되어 있네요.


http://imaginaisladepascua.com/en/easter-island-sightseeing/easter-island-archaeology/oron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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