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오는 길에 커피 한잔.
이 무슬림 국가에, 쓸데없이 거대 클스마스 장식 트리 해놓은 좀 있어보이는 (?) 동네의 트렌디한 카페라 그런지… 별 시덥잖은 카라멜 마끼아또 한잔에 서비스표까지 해서 여기 기준으로는 좀 쎈(…) EGP 50 ($2.77). 머 그러려니 합니다.
집동네에 오니 갈라비야 (주로 이집트 시골출신 - 스런 - 아자씨들이 입고 다니는 원피스형 드레스) 입은 씨커먼 옵빠가, 저녁 늦게까지 리어까에서 열씨미 부채질하며 옥수수 굽고 계심. 군고구마 아자씨일 때도 있고, 군옥수수 옵빠일때도 있고 한데, 왠지 오늘은 어릴적 생각이 나서….
aicha: 큰 놈으로 하나만 주시오. 얼마?
갈라비야 옵빠: 쉬느와, 쉬느와 (=차이니즈, 차이니즈) ~ 5 딸라.
아이샤 aicha 피식 웃으며, EGP 5 ($0.28) 노트 하나 줍니다.
근데 그냥 주면 될 것을, 그 씨거먼 손으로 구운 옥수수를 한번 쫘악 ~ 쫘악 ~ 쓰다듭습니다. 허걱….
온갖 거리 먼지와 버스 매연에 샤워하고 몸베린(?) 옥수수라 생각하고 마음을 가다듬습니다. -_-;;
바로 옆의, 평소 저를 많이 도와주는(?) 동네 가판대 편의점 옵빠에게 요쿠르트 하나 사러 들릅니다.
aicha: 옥수수 샀음. 맛있어 보임.
편의점 옵빠: 얼마 주었소?
aicha: (다섯 손가락 쫙 펴보임)
편의점 옵빠: 뭣이오 !!! - -+
aicha: ..,,,,.
갈라비야 옵빠에게 가드니만,
편의점 옵빠: (아랍어로) #(*%&$*(&#*$#())#*$)&#%&* !!!!
갈바이야 옵빠가 미안한 듯이, 3파운드 되돌려 줍디다. =.,=;;;
감동의 쓰나미로 밀려오는 이 이웃간의 정.
갈라비야 옵빠에게는 담에 옥수수 서너개 사주는 걸루다. ㅎ
그 옥수수는 어떻게 드셨나요? 물로 한 번 행구셨나요? 탄 건지 매연인지 햇갈리겄네요 ㅎ
완전 재미나요 ^^
옥수수장수의 운수좋을뻔했던날
편의점옵빠 멋있으시네요 <3
멋지고 쿨하게 사시는 아이샤님..님 글을 읽으면 중동에 한 번 가보고 싶다는...
근데 겁많은 울 남편은 말도 못꺼내게 해요. 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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