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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일모아 게시판   [잡담]
사담(寫談), 자연이 그린 그림

오하이오 | 2017.01.12 16:52:37 | 본문 건너뛰기 | 댓글 건너뛰기 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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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 바람과 수증기가 밤새 어울려 차에 잔뜩 낙서를 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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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찬히 보니 솜씨가 대단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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잭슨 폴락도 감탄했겠다 싶은 생각이 들 때, 그때가 떠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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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에 여행 가서 자연이 만든, 혹은 자연스럽게 만들어진 질감이며 색을 찾아다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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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장 눈에 띄는 다양한 벽들이 중국을 대신해 줄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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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하면 또 나만의 기억이 담긴 그럴듯한 여행 기록이 될 것도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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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상 다양한 벽들을 대하니 이걸 다 찍을 수도 없고 뭐 하러 찍나 싶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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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시작은 즐거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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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다가 여행이라고 딱히 정해둔 일정도 없던 차에 걸으며 볼 것이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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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심이 조금씩 넓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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벽에 붙은 넝쿨을 보고 풀 보자고 땅을 내려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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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이파리도 모여 색깔을 바꾸고 질감도 만들어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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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글거리는 이파리를 손으로 스치면 도도독 소리가 날 것만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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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릇파릇 솟아난 잎새가 붉은 바닥에서 빛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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헝클어진 머리카락 같지만, 잎 하나하나 분명하게 뻗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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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죽박죽 엉킨 줄기가 참 푹신해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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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에 이리저리 휩쓸리다 모인 씨앗들이 뽀송뽀송. 큰바람 한번 불어 줘야 할 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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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말라 갈라진 땅에 자리 잡고 사는 풀. 색도 질감도 참 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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싹 틔운 풀 덕에 삭막한 블록이 화분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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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 보고 풀 보다 나무를 봤다. 고도 난징에 어울리는 고목들이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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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에 젖은 나무의 색은 진하고 맑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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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기했다. 한 나무인데도 군데군데 색이 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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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염 난 듯한 야자수. 헝클어진 건 마찬가진데 어째 이건 만지면 찔릴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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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점 욕심이 커져 담 타고 올라서 지붕도 노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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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가에서 물도 담아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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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 덮은 천막의 매끄러운 인공미도 느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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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 서로 놀라기는 마찬가지였다. 지금 보니 중국이 아니라 중국에 대한 내 편견을 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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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어제 아침, 저번과는 다른 그림을 그려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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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 벌려 "이번엔 멋진 꽃을 수 놓았구나"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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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돌변한 날씨. 눈 싹 녹인 비에 기온은 섭씨 17도. 좋다. 대신 내일은 그림 못 보겠다.

 

 

*

아침에 언 차 긁는 일이 매우 성가신데

보닛에 그려 놓은 그림 보는 일로 위안 삼았습니다.

그런데 춥던 날이 어제 오후부터 갑자기 올라가네요.

그려 놓은 그림 모아서 '개인전' 한번 해주려고 했더니

겨우 두 장 그리고 쉬는군요.

 

그 덕분에 2년 넘게 묵혀뒀던 사진을 들춰봤습니다.

이정표도 사람도 없는 사진이지만 

찍었던 곳이며 있었던 일 들이 떠 오릅니다.

그러니까 아직은 여행사진 맞는 것 같은데

언제까지 기억해 낼는지... 

요즘 노화 속도를 보니 

곧 그냥 정물 혹은 풍경 사진이 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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