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게시판에 자동차 사고관련 질문들이 종종 보이던데 제가 이런 글을 쓰게 되지 않기를 바랬지만 앞 일을 알 수 없군요.
미국 병원 주차장에서 가벼운 접촉사고가 발생해서 클레임을 했는데 상대쪽 보험사(StateFarm)에서 황당한 메일을 보내 와서 조언을 구하고자 합니다.
사고는 한 달 전으로 거슬러 올라 갑니다. 당시 병원예약이 있어서 제 차가 병원주차장에 진입한 상태였습니다. 제 아내가 운전을 하였고 저와 아이 그리고 미국인 지인이 함께 타고 있었습니다. 앞에 병원 버스가 정차해 있어서 거의 정지한 상태였지요. 그런데 제 차를 기준으로 7시방향에 주차하고 있던 미니밴이 병원을 떠나려고 갑자기 후진을 하더니 제 차의 뒷범퍼에 접촉사고를 내고 말았습니다. 정지상태였는데 약간 충격이 있었습니다. 사고직후에 바로 내려서 범퍼를 보니 움푹 들어갔었는데 몇 초 후에 다시 원상복귀되더라구요. 어쨌든 병원 약속에 늦어서 제 아내와 아이 그리고 지인은 병원으로 가고 저만 남아서 사고 처리를 하게 되었습니다. 여기서부터 저의 미숙한 사고처리가 빛을 발합니다. ㅠ.ㅠ
상대방의 보험정보와 운전면허 정보를 교환하였지만 경찰에 리포트도 하지 않았고 사진을 찍긴 찍었으나 전체 상황을 담은 사진이 아닌 상대방 차량번호판과 제 차의 사고 부위만 찍었던 거예요. 증인을 확보하지도 않았구요. 선량해 보이는 미국인이어서 큰 문제는 없겠구나 생각했던걸까요? 경황이 없어서 그랬다고 스스로를 위로해 보지만...
사고후 일주일이 지나도 아무 연락이 없어서 제가 StateFarm에 전화로 클레임을 하면서 사고 상황을 설명하였지요. 제 보험회사(Geico)에도 클레임을 했었는데 Geico에서는 일단 저의 자차보험으로 수리를 하면 자기네가 상대 보험회사랑 처리를 하겠다고 하더라구요. 그래서 일단 Geico를 통한 사고처리는 홀드한 상태입니다. StateFarm에서 제 아내에게 전화가 왔었는데 Geico랑 연락하라고 하였습니다.
드디어 어제 StateFarm이 아래와 같은 황당한 메일을 보내 왔습니다.
"We have carefully considered the facts of this accident. Based on our investigation, we do not believe our insured was legally liable for your damages.
You failed to reduce your speed to avoid and accident.
In the absence of legal liability, we would not be justified in making settlement. Therefore, we must deny payment of this claim."
저희는 앞으로 진행하던 중 거의 정지한 상태였고 그 차는 뒤로 차를 빼던 중 제 뒷 범퍼를 받았는데 상식적으로 제 차가 스피드를 줄이지 않아서 사고를 피할 수 없었다니요? 상대측 운전자가 어떻게 소설을 썼는지 정확히는 모르지만 사건을 반대로 이야기한 것 같아요. 지금 생각하니 그 차는 사고 직후에 바로 주차해 있던 자리로 차를 주차하였어요. 이런...
증인이나 상황을 설명하는 사진 등등이 충분했다면 대처하기 쉬웠을텐데 그런 것들이 없는 상황에서 교훈을 얻었다고 생각하며 StateFarm의 결정을 받아들일 수 밖에 없을까요? 하지만, 메일만 보면 제가 과실이 있는 것 같아서 추후에 보험 갱신 등에 불이익을 당할 수도 있을것 같아서요. 상대 운전자가 정말 괴씸하게 생각됩니다.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을지 조언을 부탁드립니다. 마모님들께 부끄럽지만 저의 미숙한 처리를 100% 고백하였으니 앞으로 비슷한 일을 당했을 때 어떻게 하는 지도 가르쳐 주세요.
감사합니다.
안타까운 상황이네요. 이게 증인/증거/경찰 리포트가 없는 상황이니 양측이 서로 다른 주장만 하면 보상 받기 쉽지 않아보입니다. 상대 운전자가 적극적으로 거짓말을 한건지 아니면 적극적으로 잘못을 인정하지 않은 상황인진 모르지만 보험사에서는 돈을 선뜻 내주기 어려운 상황 같네요. 약간의 소설을 써본다면
상대운전자 : 보험사야, 나 사고났어. 후진하다가 뒤에있는 차를 쳤어.
보험사 : 부상자는? 경찰 리포트는? 증인은? 뒷차는 완전히 정지하고 있었음? 뒷차가 honk했음?
상대운전자 : 없음/없음/없음/아니/아니
보험사 : 쌍방과실이네. (혹은 니가 차 빼는데 뒤에서 와서 쳤네.)
증거가 없는 상황이고 geico로 본인 보험 이용해서 claim하시면 아무래도 기록에는 남게 될 겁니다. geico입장에서도 나서서 변호해 줄지 모르겠네요. 아마 "state farm이랑 알아서 합의 보든 우리 통해서 claim하든 그건 본인 선택입니다만 우리가 적극적으로 나서서 상대방 잘못을 증명해 주진 못해요"정도의 스탠스가 아닐까 싶네요. 상대적으로 작은 케이스이고 시간과 인력을 들여서 자기네가 얻는것 보다는 비용이 더 많이 든다고 판단 하면 내 보험사가 나를 적극적으로 변호해 주진 않는것 같아요. 즉, 보험사는 내편이 아닙니다. 자기네 이익 편이죠.
사고 후처리가 아쉬운데요. 증거든 증인이든 (합법적) 녹취든 경찰 기록이든 꼭 남기셔야 합니다. 사고 직후에 앞 차 운전자가 뭐라고 했든 그게 기록으로 남지 않으면 의미가 없으니까요. 안타까운 말씀 드려 죄송하지만 상대측에 제시할 수 있는게 너무 없네요. 다른 분들께도 조언 들어보시고 잘 해결하셨으면 좋겠네요. 상황이 억울하게 돌아가면 정말 정신이 축나는데, 마음 잘 추스리시고요.
작성해 주신 소설이 가슴에 와닿습니다. ^^ 큰 사고가 아니니 그냥 가시라고 쿨하게 해피엔딩으로 끝내지 못한 것이 지금은 좀 아쉬움으로 남습니다.
처음 StateFarm에서 메일을 받았을 때는 마음이 안좋았는데 지금은 편해졌습니다. 염려 감사합니다.
그런데 이런 주차장 사소한 범퍼 사고도 경찰 기록을 해주나요? 911에 전화하나요?
이런 주차장 사고는 경찰 불러도 잘 안옵니다. 그냥 상대방 진술, 녹음있으면 아무 문제 없구요. 이런경우 대비해서 대쉬캠 설치 하시길 추천드립니다.
지인이 얼마전 라운드바웃에서 스탑하고 있는데 뒤차가 와서 받아놓곤 앞차가 갑자기 정차했네...뒤로 밀렸네...등등 헛소릴 하며 자기 보험사에 클레임 오픈안한다길래 지인께서 '알았다' 하시고 보험 에이젼트한테 대쉬캠 영상 제공하니 상대방 보험에서 바로 클레임 처리했더라는...
private parking space에서 일어난 사고나 minor한 사고는 경찰이 안온다는 얘길 들은적이 있는데, 동네마다 좀 다르지 않을까요. 예전에 private parking lot에서 범퍼 긁은 경우에 911으로 경찰이 온 적도 있는데요. (local police번호를 몰라서..) 경찰이 한가한 시골 동네에 살아서 그런거 같기도 하고요.
저희 동네도 경찰이 올 지 모르겠어요.
정 억울하시면 small court claim 하시는 것도 한 방법입니다. 여러분들이 쓰셨듯이 주차장네 경미한 사고의 경우 911 전화하셨어도 경찰이 와줄지는 동네마다 다르니 이미 일어난 일에 자신을 blame 하시진 마시구요.
후진하는 차가 이마로님 차 뒷범퍼를 받았으면 'reduce your speed' 란 건 말이 안된다는 걸 운전자도 알겠죠. 코트가셔서 small court claim fee내면 상대방 운전자에게 (기억에 police가) 서류 딜리버리 해줍니다. 코트에 안나타나면 자동으로 지게 되는 경우니, 양심이 있으면/귀찮으면 보험회사에 자기 잘못이라 얘기 할수도 있지않을까요?
억울하긴 하지만, 제가 State Farm에서 받은 메일이 추후에 제 보험 등에 문제가 될 소지만 없다면 그냥 claim을 클로즈하고 싶은 마음입니다. 조언 감사합니다.
아마 저도 비슷한 케이스인거 같습니다. 저는 가능하면 차가 없는 넓찍한 곳에 주차하는 편인데 항상 그런 곳을 찾기가 쉽지 않아서요. 주차장 사고는 그러려니 하고 살아야 하나봐요^^
제가 몇년 전에 겪은 일인데요. 혹시 도움이 되실까 해서요.
맞은 편에서 서로 차를 빼다가 뒤를 보니 다른 차가 나오고 있길래 일단 브레이크를 밟았습니다.
그러나 뒤의 차는 속도를 줄이지 않고 빼더니 급기야 오른 쪽 뒷범퍼를 받았습니다.
다행히도 서로 범퍼만 받아 차체는 손상이 없어 보였습니다.
제 차는 그 당시 10년이 다 되어가던 어코드 2005 였고(이 차는 지금도 우리 애가 잘 타고 있습니다) 상대방도 제가 보기에는 10년도 넘은 bmw 3였습니다.
일단 정보를 주고 받고 양측 데미지 사진을 찍었습니다.
그 때 상대방 차의 범퍼에 이미 구멍이 나 있는 걸 보았습니다.
뽀족한 것에 충돌한 듯한. 게다가 이미 먼지도 잔뜩 묻어 있어 누가 봐도 이번 사고로 인한 건 아니었습니다.
상대방도 점쟎은 중국 신사분이었습니다. (나중에 이 사람이 중국 양아치로 변신하지요)
그 쪽에서 먼저 얘기하길 별 큰 데미지도 없으니 고치는 데 얼마나 될 지 알아보고 연락하자더군요.
나는 10년된 차 범퍼에 스크래치난 정도니 고칠 생각도 없었구요.
그렇게 웃으며 헤어졌습니다.
3일 후에 전화 오더니 고치는데 800불 정도 드는데 아는 데서 400불정도에 해준다니 캐시로 해결하자더군요.
이번 기회에 깨끗한 범퍼를 새로 달고 싶은 게죠.
하지만 제 차는 안 고칠 꺼고 나의 잘못이 아니라서 한 푼도 못 주겠으니 보험으로 처리하라고 했지요.
2-3일 간의 실갱이 끝에 300불까지 낮춰 주더군요.
결국은 보험으로 처리하기로 하고 내 보험(ameriprise-costco)에 연락했더니 접수만 받고는 별도의 서류를 제출할 필요가 없다네요.
자기네가 다 알아서 한다고요.
며칠 후에 다시 연락해서는 담당자 이름을 묻고 "억지로" 이메일로 사진과 설명을 보냈습니다.
그리고 절대로 저에게 연락없이 상대방 처리해 주지 말라고 노트를 해달라고도 했습니다.
그로부터 한 2주 후에 보험사에서 연락이 왔습니다.
저쪽(AAA)에서 연락이 왔는데 동의하냐고 묻더군요.
물론 안한다고 하고는 다시 상황 설명과 물리적으로 나의 좌측 뒷부분 범퍼가 상대편 차에 데미지를 입힐 방법이 있냐고 되물었더니
알았다고 하고는 더 문제가 발생하면 또 연락하겠다고 하더군요.
그러곤 끝.
결과 안 알려주더군요.
나중에 전화 걸어 물어 보니 decline 시켰는데 다시 요청이 없어 dismiss 됐다네요.
요점 : 영어가 안되도(이건 그냥 제 경우입니다) 최대한 논리적으로(물리적으로) 제 보험 담당자에게 설명해 주어야 합니다.
서류 사진 필요없다고 해도 억지로 이메일로 보내줘야 합니다.
그리고 화나도 진득하게 열받지 말고 다시 얘기해야 합니다.(저는 이게 진짜 힘들더군요)
자세한 설명 감사합니다. 어쨌거나 상대보험에서 말도 안되는 메일을 받았으니 전화는 한 번 해 볼 작정입니다. 꼬투리 잡히지 않게 그리고 최대한 차분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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