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원에 가는 날, 역에서 내려 잠시 앉고 서보라고 했다. 문득 그때 기억이 생각이 나서다.
이 자리에서 전차를 기다리며 1호와 장난 치던 처의 모습이 생각났다.
그때 1호는 엄마와 아빠가 이끄는 대로(2호는 엄마 뱃속에서) 구경을 다녀야 했다.
이번엔 1호가 지도를 들고 2호와 함께 갈 길을 잡았다.
이곳에서 꼭 사고 싶은 게 있었는데 그 사이 유행이 바뀌어 없었던 것,
이 곳에서 산 3호의 이름표(열쇠고리)가 필요했는데 아쉽게 더 이상 만들지 않는단다.
또 아쉬운 점이 있었다. 처음 처와 단둘이 갔던 포틀랜드
5년 후 같은 자리에서 1호와 같이 기념 사진을 찍었다.
둘이 셋이 되고 다섯이 돼 간 포틀랜드, 꼭 그 우산 쓰고 사진을 찍고 싶었는데 공사로 동상을 철거했다.
평생 사라지지 않을 것 같은 든든한 이 코끼리 앞에서 찍어 볼까 하는 생각도 잠시 했다.
그때는 세운지 얼마 안되어선지 이곳 사람들의관심도 꽤 받았던 것 같다.
그래도 아쉬움 보다는 기쁨이 많았다. 미국 최대 오프라인 서점이라는 책방에 1호를 데리고 갔다.
설마 그때 바랐던 것 처럼 아이들과 같이 이곳에서 책을 읽어 볼 줄은 생각도 못했다.
아이들의 관심이 나와 같다고 생각했을 때 뭔지 모르는 흐믓함.
나도 처음 왔던 그날 무엇보다 도로 표지가 참 인상적이라고 생각했다.
물 좋은 포틀랜드, 그 좋은 물이 거리마다 퐁퐁 솟아나지만 바라만 보던 1호.
1호는 어릴때 한이라도 쌓인듯 볼때 마다 제발로 다가가 마셔댔다.
"포틀랜드에 나이키 본사가 있대" 그럼 뭔가 다른가 싶어 굳이 이곳에서 쇼핑을 한 적도 있었다.
하지만 이번엔 아이들이 내가 사고 싶은 것 보고 싶은 것을 정해줬다.
아이들과 얽히지 않은 나만의 추억, 저 뒤에 저 식당(한인이 운영하는 듯)에서 식사를 한 적이 있었다.
이번엔 들어가지 않았지만 십수년을 지켜주고 있는게 반갑고 고마웠다.
비가 주룩주룩 내리는데도 기어이 데리고 갔던 철길이다.
그때는 1호 혼자 덩그마니 세워 놓고 찍었다.
그리고 나도 바로 이 철도에서 사진 여러장 찍었다.
나름 셀카다.
삼각대를 세우고 리모컨을 사용했다.
강가 철도라 그런지 주변 경치도 좋았다.
잠옷을 입고 꽤나 돌아 다녔다.
그렇게 나만의 포틀랜드를 기억에 담았다.
그 중 이 사진이 가장 마음에 들었다.
깨알 자랑. 이듬해 공모전에 출품, 선정돼 출판되는 행운도 있었다. 여러모로 남다른 포틀랜드.
*
여행을 다녀온지가 3주가 되가는데
그 때 생각을 이제서야 담아 내네요.
갈곳이 많아 갔던 곳은 가고 싶지 않은데
포틀랜드는 다음이 궁금해집니다.
그때는 또 뭐가 달라졌을까 하는.
물론 포틀랜드가 변하는 건 아니겠지요.
언제일지 모르는 그때가 기다려 집니다.
예, 포틀랜드는 저에겐 '아낌없이 주는 나무' 같네요. 포틀랜드를 통해서 변하는 제 모습을 보게됐네요. 술은 이전에 실컷 마시고, 요즘은 금주(현실은 절주) 중입니다. ^^
한편의 영화를 보는것 같았습니다. 저에게는 7살 딸이 있는데요. 딸과 함께 같던 여행지를 나중에 다시 가보고 싶은 마음이네요. 글 그리고 그림 잘 봤습니다.
저야 쓰면서 잠시 시간여행을 한듯 했습니다만 영화처럼 느끼시는 분이 계실 거라곤 생각 못했는데, 감사합니다!
아마 훗날 따님과 갔던 그곳을 가시면 저와 비슷하게 혹은 더 많은 감상이 일 것 같아요.
그 여행지를 찾는게 꼭 '그' 때문이 아니라 '나' 때문인 이유가 되더라고요.
밑에 날짜 넣으시니깐 훨씬 시간대 비교하기 좋은 것 같네요!
같은 장소를 시간이 지나고 다시 방문하는 느낌은 어떨는지 궁금하네요! :)
저도 시간이 지나면 언제가 언제였는지 모르는 때가 허다해서...
사람마다 경험이 다르니 느낌도 다르겠지만 대체로 비교를 하면서 할 말이 많아 지더라고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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