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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일모아 게시판   [잡담]
제 마일 공부 기록

Maxwell | 2017.07.27 00:33:19 | 본문 건너뛰기 | 댓글 건너뛰기 쓰기

마일모아에 들락날락 한지도 벌써 2년을 넘어 3년을 향해 가네요. 여기 오래 계신 분들께는 완전 신참으로 보이겠지만 아직 어리다 보니 3년 하면 사실 까마득히 멀게 느껴집니다 ㅋㅋ


글재주가 모자라서 게시판에는 웬만해선 정보 글로 기여를 하려 하는데 (후기는 정말 못 쓰겠더라구요 ㅠㅠ), 오늘은 제가 게시판에서 어떻게 정보를 배워 왔는지 쭉 정리하는 글을 써 보고 싶어져서... 이런 글은 아무래도 마모 게시판에 남기는 게 맞지 않나 싶어 적습니다. 제 마일모아 일기인 셈이네요!



1. 가입 전


2015년 2월 고등학교를 졸업했습니다. 날짜에서 예상 가능하시겠지만 고등학교까지를 한국에서 다녔어요. 그리고 졸업한 주 주말에 OZ 214 (ICN-SFO)를 타고 미국에 입국했습니다. 고3 때 이민이 결정이 나서 저는 한국에서 마저 졸업을 하고 합류하기로 했던 거죠.


웃기게도 한국에서 고등학교를 다녔으면서 지원한 대학교는 전부 미국과 영국이었는데(...) 미국 대학 발표는 끝나지 않은 상황이었습니다. 반면 영국 대학은 꽤 괜찮은 학교들 합격 통지서를 받아뒀던지라 학교를 영국까지 가야 하나 고민하고 있었죠. 그래서 SFO-LON 항공권 가격을 (요즘은 SJC나 OAK에서도 연결이 되죠?) 알아보는데 가격이 거의 $1,500 정도더라구요. SFO-ICN 왕복을 $800 이상 주고 해 본 적이 없는 저로선 너무 비싼 가격이었습니다 ㅠㅠ 그래서 싸게 항공권 찾을 수 있는 법이 인터넷에 있지 않을까 싶어! 열심히 검색을 했죠. 


그러다 알게 된 곳이 마일모아 게시판입니다.


사실 처음 왔을 땐 아예 이해가 안 되는 곳이었어요 여기는 ㅋㅋ... 몇 마일로 어디를 다닌다 이 정도는 원래 이용하던 아시아나 규정을 바탕으로 대충 이해하고 있었지만, 대문 글의 발권 관련 글들은 단위가 너무 컸거든요. 이코노미 왕복에 7만 마일이 든다고 하는데, 제가 ICN-SFO 마일을 100% 받아도 겨우 1만 마일 주잖아요? 한마디로 왕복 일곱 번을 타야 무료 항공권이 하나 나온다는 건데, 제가 평생 모은 마일이 대충 4만 조금 넘더라구요. 어떻게 계산을 해도 불가능한 장사입니다 ㅠㅠ


그래서 여기는 1년에 네다섯 번쯤 한국이나 유럽 출장 다니는 분들이 이용하는 사이트인가 싶었죠. 그 정도는 돼야 마일을 좀 잘 쓸만큼 모을 수 있을 테니까요. 한 동안 반쯤 포기하고 있다가... 왠지 모르게 카드 관련 글들을 한둘 읽으면서 (그땐 잘 이해가 안 됐습니다 ㅋㅋ) 정말 인상 깊은 문구를 읽었어요. 정확한 인용은 아니지만 '마일은 하늘에서 모으는 게 아니라 땅에서 모으는 거다.' 그제서야 마일 게임의 실체가 조금 보이더라구요. 사족이지만 마일 (혹은 포인트) 게임이라는 표현은 정말 좋아해요. 모으는것과 쓰는 것을 꾸준히 관리하는 게임이죠 이건.


결국 전 런던 대신 포틀랜드로 학교를 갔고... 가끔 샌디에이고를 갔어야 하는 게 아닌가 심각하게 우울해집니다만 ㅠㅠ 본래의 취지인 영국 왕복 항공권 싸게 사는 비법은 매일 검색하는 것 말고는 딱히 못 찾은 대신, 친구들 만나러 자주 한국이나 가기 위해 마일 게임에 발을 디뎠습니다. 2015년 8월, Bank of America의 한도 $300짜리 secured card가 제 신용 기록에 올라온 첫 카드입니다. SSN은커녕 ITIN도 없었던 시절이에요.


티모 님의 크레딧 만들기 필독 가이드를 읽고 6개월 동안 밸런스 관리하며 신용기록 쌓이기만 기다렸습니다. 밸런스 관리라고 하기에는 그냥 안 쓰고 내버려뒀던 것 같네요 ㅋㅋ


2. 발권 공부


6개월 동안 카드를 못 만드니 마일을 벌 방법은 없었고, 마일을 쓸 방법을 공부해야 했습니다. 가족이 주로 아시아나 및 스타 얼라이언스 항공사를 이용했던지라 가족 합산으로 20만 마일쯤 갖고 있었어요. 그때 마일모아 님 대문글 웬만한 건 쭉 읽어봤던 것 같네요.


개인적으로 가장 충격적이었던 발견은 이원 구간을 통한 성수기 피하기였습니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는 여름과 겨울 성수기에 자사 마일을 쓰기 위해선 50%를 더 내야 하는데, 학생인 제가 저 기간을 피해 움직이는 건 엄청나게 불편한 일이었거든요. 그래서 처음에는 국적기 타는 건 포기하고 외항사 경유편을 타고 가야 하나 싶었어요. 그런데 일본/대만/홍콩 등의 편도 표를 구할 수 있으면 이원 구간을 통해 선택의 폭이 확 넓어진다는 걸 깨달은 거죠. 저때 확실하게 깨우친 사실이 '마일은 골고루 모은다'라는 것입니다. 상황에 따라 마일, 포인트의 가치는 급격하게 바뀔 수 있다는 걸 안 거죠. 저는 그래서 아예 4:5로 넘어가는 SPG 포인트 정도 아니면 마일 가치는 거의 같게 보는 편입니다. 추가 포인트 프로모션은 항상 주시하구요 (모르는 프로그램이면 그때부터 공부합니다 ㅋㅋ). 델타 스카이페소는 좀 너무하다 싶긴 한데 한일 노선 잇는 데 쓰든지 유럽 갈 때 델타 원 스위트나 타든지 해 볼 생각입니다 ㅠㅠ


집은 베이 지역이고 학교는 포틀랜드다 보니 정말 수시로 왕복했는데요, 자주 탄 게 알래스카 항공입니다. 요즘은 사우스웨스트가 더 쌀 때가 많아서 이것도 종종 타는데 그래도 알래스카가 좀 더 정이 가요. 15년 당시에는 Bay Area - PDX가 아주 단거리 노선이라 BA 4,500으로 발권이 가능했기 때문에 BA 10만 오퍼 나오면 정말 좋겠다! 생각하고 있었는데 그 오퍼가 돌아오기도 전에 디밸류에이션 되어 버리더군요 ㅠㅠ 어차피 항공권 가격이 비싸지 않아서 보통 돈 주고 샀겠지만 그래도 아쉽기는 했습니다.


한 번은 편도 표가 $150을 넘어가는데 BA 7,500으로 발권이 가능한 날이 있었습니다. 저한테는 카드가 없었지만 아버지는 사파이어 프리퍼드를 한장 가지고 계셔서 저 정도 쓸만한 포인트는 있었어요. 그래서 '오 2 cpm이면 괜찮게 쓰는 게 아닌가!' 하고 냉큼 발권을 해 보려 했는데, 알래스카 항공권은 BA 사이트에서는 검색도 발권도 안 되죠. 이때 처음으로 전화 발권을 공부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면서 배운 사실이 '파트너 항공사에 푸는 마일리지 항공권 좌석은 (대부분) 동일하다'라는 이론입니다. 발권 연습하면서 상당히 도움이 많이 된 이론이에요. 저는 운이 좋았는지 아직까지 전화 발권을 실패한 적은 없었네요.


하여튼 이런 저런 시행착오를 거치며 왕초보 딱지를 떼어 가는 기분이 들었습니다. 카드 만들기 이전에 먼저 마일 쓰는 법을 배워서 제가 어떤 카드를 갖고 싶고 필요한지 확실히 계획할 수 있어 알짜배기는 웬만큼 건진 게 아닌가 싶네요.


아 참, 게시판에 가입한 게 2015년 8월이네요. 그때는 Elliotcho라는 닉네임이었는데, 지칭하기 불편한 것 같아서 재작년 연말쯤 Maxwell로 바꿨어요.


3. 카드


마일 쓰는 법은 조금씩 배워 가는데 정작 운용 가능한 마일이 없었다는 점에서 그야말로 반쪽짜리 마모인으로 반 년 가량을 보냈습니다. 좋은 카드 딜은 계속 생기는 것 같고 신청은 못하고 꽤 초조했던 것 같아요 생각해보면 ㅋㅋ


그러다 마일모아 님이 언젠가 SSN/ITIN 없이 (여권 정보만으로) 아멕스 카드가 승인된 DP를 공유하는 게시글을 여셨을 거예요. 저한테 정말 필요한 게시글이었죠. 마침 SPG 35k 딜까지 뜬 상황이었던지라 안 되면 말지라는 생각으로 과감하게 도전했습니다. 물론 100-00-0000을 집어 넣었기 때문에(...) 시스템 승인은 안 났지만 전화해서 여권 정보로 심사 받고 싶다고 하니 그렇게 진행해 주더라구요. 운 좋게도 발급을 받을 수 있었고 저의 첫 사인업 카드는 AMEX SPG가 되었습니다. 애착이 많이 가는 카드예요. 이게 2016년 3월이네요.


같은 해 5월 플랫 10만 오퍼가 풀렸습니다. 10만은 마일 잘 모르는 제가 봐도 엄청 커 보이더라구요. 그때 한창 ANA로 스타 얼라이언스 비즈니스 타는 거 공부하던 시점이라 특히 가치가 높아 보였어요. 두 달만에 신청하는 건 좀 급한 것 같기도 했지만 뭐 안 되면 마는 거고(...) 신청해서 다행히 승인 받았습니다. 이때는 아주 예전에 만들어 뒀던 ITIN을 찾아서 ITIN으로 발급 받았어요. 정작 ANA로는 MR을 1 마일도 안 옮겼네요 근데(...)


그러다 여름에 작년을 후끈 달군 사파이어 리저브 카드의 루머가 들리기 시작했고... 반드시 승인 받겠다는 일념에 낮던 카드들의 한도도 최대한 올려 보고 만반의 준비를 갖췄습니다. 체이스가 제 ITIN을 인식하는 과정에서 팩스를 요구하는 바람에 엄청나게 심사가 길어지긴 했는데, 8월 말에 신청한 카드를 9월 중순인가 승인 받을 수 있었습니다.


한 동안 웬만큼 만들었으니 좀 쉬자 싶어 기다리고, 한 장을 더 채우면 5/24가 되니 올해 2월에 사파이어 프리퍼드를 아버지 링크로 받아서 총 6.5만에 열었습니다. 8월이 되면 4/24로 줄어드니 다방치기를 준비하는 차원에서 동굴로 들어갈까 생각했으나, 여름에 스펜딩이 꽤 생길 예정이었어서 6월에 델타 골드 비즈니스 카드를 열어 버렸네요. 최근 이사하기도 했고 연말까지는 쉬면서 어떤 카드를 열까 생각 중입니다. 그때는 또 오퍼들이 많이 바뀌어 있겠지만요.


4. 실전


저는 발권에 있어서 게시판에 계신 다른 분들보다 꽤 유리한 점이 있었습니다. 하나는 서부에 거주한다는 것이었고 다른 하나는 개인 여행자였다는 거죠. SFO보다 태평양 노선망에 앞서는 공항은 LAX 정도일 거라 자부하고 LAX에는 없는 노선도 몇 있어서 사실상 투톱이라 봐야겠죠. 그래서 그만큼 고를 수 있는 노선이 많았고 그에 따라 발권 옵션도 엄청나게 많았습니다. 이를 정리하기 위해 쓴 글이 Bay/LA 지역에서 한국 가기였어요. 아주 입만 가지고 쓴 가이드죠(...) 지금 보면 상당히 미숙한 글이라 고칠 부분이 많이 보이는데 엄두가 안 나네요;


개인 여행자라는 건 두 가지 이유에서 2인 이상 여행하는 분들에 비해 발권이 유리합니다. 하나는 제가 쓸 마일만 벌면 된다는 거죠. 저는 플랫 100k와 CSR 100k로 포인트 200k를 꽤 쉽게 모은 편이긴 하지만 1년에 50k쯤 주는 카드를 넷 정도만 꾸준히 열어도 연 200k는 어렵지 않게 모을 수 있습니다. 태평양 노선 비즈니스를 왕복 기준으로 대충 100~160k 선에서 탈 수 있으니 혼자서는 비즈니스 타고도 마일이 남는 거죠. 어차피 놔둬 봤자 언제 가치 하락이 올지도 모르는 포인트인데, 모으는 rate와 쓰는 rate를 대충 비슷하게 잡고 비즈니스/퍼스트 발권을 최우선 순위로 뒀습니다. 딱히 국적기를 선호하지는 않았기 때문에 마일 소모가 UR-대한항공에 편중되지 않아 제법 균형 잡힌 포인트 소비가 가능했던 게 좋게 작용했습니다.


또 발권 시도해 보신 분들은 모두 아시겠지만 인원 수가 두 배가 되면 발권 난이도는 두 배가 아니라 네 배씩 증가하기 때문에(...) 일정이 같아야 하는 한 쓸 수 있는 노선과 프로그램에 엄청난 제약이 생기죠. 대한항공 마일의 가치가 왜 높은지 새삼 깨닫게 됩니다. 저는 그런 제약이 없어서 비교적 자유롭게 노선을 구상해 볼 수 있었구요.


그리고 대망의 2016년 12월, 대한항공 80k와 뜬금없는 (탑승으로 모은 ㅋㅋ) 아시아나 80k로 ANA+KE 퍼스트 발권에 성공했습니다. 일본 여행도 겸해서 SFO-NRT를 NH 퍼스트로 갔고 이원구간으로 한국 스톱오버로 돌아왔죠. 공부한 거에 비해선 아주 표준적인 차감으로 썼지만 그래도 첫 국제선 발권인지라 나름대로 뿌듯했습니다. 언제부턴가 비행이 설렘이 아니라 피곤함으로 바뀌어 버렸었는데 다시 비행에서의 설렘을 찾게 되니 이게 참 반갑더라구요.


나름 혼자서 발권도 성공적으로 마쳤겠다, 이때부터 좀 자신감이 생긴 것 같습니다. 제 발권 연습도 겸하여 마일 발권 질문 글들에 부족하지만 답글을 달기 시작했어요. 제 머릿속에 어느 정도 발권의 알고리즘은 잡혀 있었고 그 후부터는 실제 상황에 맞춰 검색해 보며 응용하는 게 경험치를 쌓는 가장 빠른 길이었으니까요.


이전에는 늘푸르게 님, 두다멜 님, 사리 님 등이 남겨 주신 게시판의 프로그램 소개 글들을 중점으로 읽었는데, 최근에는 발권 후기 및 항공 노선 관련 정보 글들도 찾아 읽고있어요. 전화 발권만 가능한 항공사들은 특히 발권 후기에서 배울 수 있는 것들이 정말 많았습니다. TYP를 에티하드로 넘겨서 잘 써 보겠다고 에티하드 후기 정말 많이 읽었는데 정작 프레스티지 신청은 거절이 나서 아직 써 보지를 못했네요 ㅋㅋ 아시아 및 미주 항공사의 신규 취항 및 증편 소식도 꾸준히 체크해요. AA가 LAX-ICN을 취항해 줬으면 좋겠는데 기사 난 뒤로 별 소식이 없네요... 기돌 님의 금요일 여행기는 읽을 때마다 감탄합니다. 같은 SFO 이용하는데 저는 언제쯤이나 저렇게 다녀볼 수 있을까 상상하게 돼요 ㅋㅋ


최근에는 이슬꿈 님께서 올려주신 Virgin Atlantic 소개글을 읽고 ANA 퍼스트 왕복 발권에 성공해 보람을 느꼈어요. 매일 같이 마일모아 들락날락거리며 얻는 게 참 많은데 제 후기도 DP로써 다른 분들께서 잘 써주셨으면 그만큼 즐거운 일이 없을 것 같아요.


5. 마치며


2년을 돌아보고 스스로를 평가하자면, 항공권에 한하여 간신히 중수까진 올라온 것 같습니다. 아직 카드 회사 규정들은 머리에 남은 게 없어서 신청할 때마다 검색하고 호텔 쪽 정보는 왕초보 중의 왕초보구요. 다만 어차피 제가 신청할 수 있는 카드 개수에는 한계가 있으니 무리하지 않은 선에서, 가늘고 길게 마일/포인트 게임을 지속하려고 합니다. 사실 마일모아 게시판이 가장 편안하게 느껴지는 이유가 '가늘고 길게'라는 underlying idea 하에서의 마일 게임을 추구하고 있어서 그런 것 같아요. 경쟁적이지 않고 배타적이지 않고 과시적이지 않은. 이런 게시판을 꾸준히 운영해 주시는 @마일모아 님께는 항상 감사와 존경의 마음을 갖고 있습니다.


앞으로의 목표는... 초보에서 중수로 넘어 오는 과정이 꾸준히 반복하지 않는 한 제법 어려운 것 같은데, 이런 분들께 도움이 될만한 글들이 뭐가 있을까 생각하고 있어요. 전 나름 마모 모범생처럼 ㅋㅋ 글 다 읽어 가며 공부했지만 모두가 이렇게 시간을 내실 수는 없을 테니까요. 어떤 글들이 유용할까 이것저것 고민 중입니다.


또 어느새 넓은 의미에서의 항공 자체가 하나의 취미가 되어 버린 듯한데, 단순히 마일 게이머로써가 아니라 비행 자체를 더 즐길 수 있기 위해 항공기나 항공사 등을 더 공부해 보려고도 생각하고 있습니다. 아직은 위키피디아 하이퍼링크 따라가며 읽는 정도인데 언제 레벨업이 가능할지는 모르겠네요 ㅋㅋ


글 읽어주셔서 감사하고 모두들 좋은 한 주 되셨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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