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베이역. 숙소가 있는 타오유엔에서 시외버스를 타고 타이베이에 왔다.
첫번째 목적지로 가기위해 지하철역으로 내려갔다.
롱산쓰(龍山寺). 타이베이에서 처음으로 간 곳이다.
관광객보다 소원을 비는 사람들이 더 많았다. 제단에 올라온 감자칩이며 사탕이 인상적이었다.
소원을 비는 낯선 의식에 눈의 휘둥그래진 1, 2, 3호.
한참을 구경하고 갈때는 처가 부처님께 잘 봤다고 인사하고 가자고 한다.
절을 나와 총통의 관저에 가보기로 했다.
가는 길 애완동물 가게가 늘어섰다.
아이들은 흡사 동물원에라도 온 듯 정신이 팔렸다.
예쁜(?)죄로 철창에 갇힌 동물들을 보니 착잡하기도 하다.
걷고 걷는데 생각했던 번화가는 사라지고 뒤로 초록 숲이 보인다.
아이들의 눈이 흘린 빵조각을 물고 가는 개미를 따라간다.
역시나 엉뚱한 길로 왔다. 식물원이다.
인생도 여행도 늘 뜻대로 가지지는 않는다.
사진가들이 다닥붙어 열심히 찍어댄다.
렌즈가 향향곳을 따라가 보니 부엉이다.
계획하진 않았지만 차라리 잘 됐다. 초록에 묻혀 걷고 쉬기 좋았다.
그중 가장 마음에 들었던 연꽃 연못.
한참을 머물렀다.
알찬 느낌의 식물원 그러나 그리 크진 않아 오히려 편안했다.
몇개의 문을 두고 그나마 지하철 역과 가까운 작은 문으로 나왔다.
타이베이 시내를 걸었다. 타오유엔과 달리 그나마 인도을 구분한 거리.
전철을 타고 두번째 목적지로 옮겼다.
식당 딘타이펑. 중국에서도 종종 갔던 가게인데 본점에 한번 가보고 싶었다.
하지만 긴 줄에 포기했다. 날도 덥고 따로 기다리는 자리도 없었다.
와중에 3호는 스폰지밥 열쇠고리가 달린 가방앞에서 포즈를 취했다. 가려던 아저씨가 잠시 멈춰서줬다.
계획했던 식당도 포기하고 새로 먹을 거리를 찾아 나섰다.
그래서 들어간 곳이 일본식 라면집니다.
나는 시원한 버블티 하나를 사서 들고 왔다.
타이완 와서 일식이라니 기가 좀 막혔지만 아이들은 잘 먹었다.
식사가 끝날 무렵 갑자기 엄청난 비가 왔다. 점심 후 문닫는 식당에서 더 버틸 수 없었다.
골목에서 조금 큰 거리로 나와 간신히 택시를 잡았다.
아무래도 다니는 건 무리다. 타이베이역으로 갔다.
혹시 비가 그칠까 잠시 역사를 둘러 보며 시간을 때웠다.
도저히 그칠것 같지 않은 비다.
비를 피해 지하로 이동. 꽤 큰 지하 상가가 있었다.
박물관과 야시장을 가려고 했다. 다시 호텔로 돌아가야 했다.
그나마 다행이다. 타오유엔에 도착하자 비가 그쳤다.
비는 그쳤지만 많이 왔었나 보다. 전날까지 이렇게 흐르던 개천이었다.
호텔서 내려보니 개천물이 확 불었다. 하루 뜻대로 된게 없던 여행, 그것도 추억이다.
*
어제 시카고에서 오하이오 집에 왔습니다.
여러분들이 염려해주신 덕분에
가족 모두 건강하게 여행을 잘 마쳤습니다.
여행지에서가 아닌 첫번째 여행기록이 됐습니다.
이번 여행에서 타이베이는 인연이 없었나 보다 했습니다.
숙소를 잡을 때 부터 여러모로 어긋나더니 결국
마음에만 담아두고 왔습니다.
비 오는 중 대문 앞에서의 사진은 꼭 영화 포스터 같아요
고맙습니다. 찍고 나서 보니 분위기가 좋아서 보정에 신경을 좀 썼네요. 그럼 포스터는 됐으니 이제 영화만 찍으면... ㅎㅎ
좋아요
고맙습니다
저렇게 걷고 또 걸어도 아이들이 짜증내는 얼굴이 아닌듯하네요.
사진 찍는 아빠도 보통 고역이 아닐텐데...덕분에 전 안방에서 세계일주 하는 기분입니다^^
애 짜증을 안냈겠어요. 특히 막내가 이번 여행에서 택시맛(?)을 들여서 택시가 안보이는 외진 곳으로 자주 걸었습니다. ㅎㅎ
헉....또 여행을...부럽습니다ㅎㅎ
날씨가 많이 안 좋았던 모양이네요ㅠㅠ대만 제가 인생 여행지 중 한곳인데 날씨가 좋았다면 좋았을텐데ㅠㅠ
날씨는 좋다고 생각했습니다. 살짝 흐려서 오히려 무더위를 피할수 있었던 것 같은데.... 하필 타이베이 간 날 하루 비가 그렇게 오더라고요.
예, 이번 여행은 경유지가 많아서 길게 느껴진다 했는데, 막상 오니 두달이 휙 지나간 것 같아요.
어제 집에 들어와서 보니 할일이 쌓여있네요. 그중 가장 급한게 인터넷 까는 거였는데 (이 사진을 올린건 인터넷 회사 검색 신청하려고 동네 대학가서 동냥) 이제 막 연결이 되니 세상이 환해진것 같습니다. 그 기분으로 나머지 여행(사진)도 환하게 정리하겠습니다. 늘 격려 말씀 주셔서 고맙습니다.
태국 버블티 맛있다고 들었는데, 마시고싶네요~ 아~
사진 정말로 멋있어요 오하이오님!!!
감사합니다!
오하이오님 여행기 읽으면 책 한권 읽은 느낌입니다.
늘 감사합니다.
우리? 3호 더 많이 컸네요 ^^*
감사는요. 제가 유익하게 봐주시니 오히려 고맙습니다. 예 막내가 다음주에 학교(킨더) 갑니다^^
책 만큼 얻는 것도 감동도 없었을 텐데... 고맙습니다.
사진을 스크롤하며 보다가 갑자기 오하이오님 가족들이 저에게 인사하는 줄 알고 맞절 할 뻔 했다는...ㅋㅋ
그림 같은 사진이 대만을 더욱 몽환적으로 보이게 해주네요. 내년에는 꼭 한 번 들려봐야겠어요.. 키티 뱅기 타고 고고고~~
아이들에겐 인사만 잘해도 밥은 얻어 먹는다고 말하는데, 부처님께 공양은 안하고 밥까지 빼앗아 먹을 기세네요. ㅎㅎ. 꼭 키티뱅기 당점 되길 빌어요^^
드디어 여행을 마치셨군요. 온 가족 챙겨가며 하시기 쉽지 않으셨을텐데 무사히 잘 오셔서 다행입니다. 오하이오님의 여행기는 일상과 너무 동떨어져 있지만은 안은 가끔은 소소함이 담겨있는 여행기라 그 맛이 좋네요. 사진/여행기 감사합니다~
궁금한게 있는데, 중국/대만은 말이 안통하는 사람이 여행하기에 어떤지요?
감사합니다. 아무래도 중국보다 대만이 많이 편합니다. 일상에서도 영어가 통하는 곳이 대만이 훨씬 많습니다. 그리고 어지간한 안내나 홍보물은 한글로도 잘 되어 있어서 언어때문에 큰 불편함은 느낀적은 없습니다. 중국(제가 가본 곳은 큰 도시 몇군데지만) 은 중국어 못하면 힘들 때가 있습니다만 인터넷을 통해 원하는 정보를 미리 얻어가서 현지인과의 접촉을 최대한 줄이고 여행 편의가 제공되는 관광지를 다니면 큰 낭패를 볼 일은 없을 것 같아요. 단지 중국어를 못하거나 혹은 현지인 친구가 없다면 관광지가 아닌 중국의 '속살' 구경은 쉽지 않을 것 같아요.
오하이오님 사진은 생동감이 넘치네요. 6월에 대만여행 계획하면서 여행기 검색중인데 오하이오님 여행기 보면서 "아, 사진이 살아있다!" 감동하면서 읽고 있습니다. 여행기 올리기 쉽지 않은데 정성스런 사진과 글들 항상 감사해요~~
딱히 정보랄게 없어서 여행을 계획하는데 도움이 되지는 않을 듯 한데도 칭찬해주시니 저도 감사드립니다. 사진을 보면서 작년 여름이었나 싶은데 벌써 2년이 되어가네요. 모쪼록 계획 잘 하시고 가서도 즐거운 일이 많길 바랍니다.
그러게요. 세월 참 빠르네요. 오하이오님 아이들 사진을 보니 제 아들 어린시절 마냥 예쁘기만 하고 사이좋았던 그시절이 눈물나게 그리워지네요. 질풍노도의 사춘기와 갱년기 엄마의 지리한 투쟁이 끝나고 이제 대학생이되서 집떠날 시간이 다가오는 아이를 보면서 좋은 사이로 마무리하고자 잔소리하는 입은 닫고, 맛있는 저녁으로 열심히 땜질중입니다. 그래도 노력이 통했던지 여름에 대만으로 여행간다니까 입꼬리가 살짝 올라가네요.
댓글도 달아주시고 아이 어릴적 추억 여행하게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말씀을 들으니 대만 여행이 제법 특별하게 느껴지네요. 아마도 아이가 크면서 집안이 좀 어수선(?)했었나 봅니다. 저도 사춘기를 순탄하게 보낸 것 만은 아니어서 아이들의 사춘기를 수시로 대비하곤 하는데 아마도 그때과 와서 직접 대하면 지금 제가 마음 먹은대로 행동하긴 쉽진 않겠지요.
노력하시는 모습을 보면서는 제가 조금 숙연해지기도 하네요. 주변에 그런 노력이 쉽지 않은지 포기하고 버려두는 경우도 많이 봤거든요. 모쪼록 그런 노력이 보탬이 되어 아이가 먼저 손 내밀고 다가오는 날도 금세 오지 않을까 하는 기대와 기원을 합니다!
지나고 나니까 제가 성숙하게 풀어나가지 못하고 감정적으로 대응해서 아들을 힘들게 한 거 같아요. 게임, 단점에 촛점을 두지말고 자기할일을 알아서 하면 잘한다고 해주고 눈에 거슬려도 눈 질끈 감아주는게 팁인거 같아요. 남편은 같은 남자라고 저보다는 아이와 대화도 많이하면서 독립된 개체로 인정을 해줘서 그런지 사춘기 지나면서 엄마 껌딱지가 아빠와는 친구가 되고 엄마와는 데면데면한 사이가 되네요. 이렇게 남자 어른이 되나봅니다.^^*
좋은 말씀을 주셨네요. "단점에 촛점을 두지말고 자기할일을 알아서 하면 잘한다고 해주고 눈에 거슬려도 눈 질끈 감아주는" 팁 명심하고 있겠습니다. 감사합니다.
회원 가입하기 전부터 오하이오님 글을 자주 읽었는데 1호 2호 3호 다 자꾸 정이드는 와중에 3호가 유독 눈에 띄여서 왜일까 했는데
얼마전에 발견한 사진속 제 늦둥이 막내 동생 어릴때랑 엄청 닮았더라고요
귀여웠던 저희집 3호는 어디갔을까요 ㅜㅜ 30년 세월이 야속해라 ㅜㅜ
(1호 2호가 이렇게 어렸나? 했더니 몇년 전 글이었네요 ㅎㅎ)
먼저 관심 가져주셔서 감사하다는 말씀 부터 드립니다.
댓글 보고 막내 동생을 많이 아끼시는구나 싶었습니다. 동생의 어릴적 모습을 그리워하거나 되돌아 본 적이 없는, 이젠 가까운 이웃보다 멀게 느껴지는 형제로 지내게 된 저로선 남다른 우애가 느껴져 부럽기도 하네요. 늦둥이라서 눈에 더 밟혔을지도 모르겠어요. 야속한 지난 30년을 되돌리고 보상 받을 만큼 앞으로 30년 튼튼한 우애를 다지시리라 믿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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