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나들이를 마친 뒤 점심을 해먹고 스파로 갔다.

쌀쌀한 날씨에 피로는 푸는데는 이곳 만한데 없다.

1호를 따라 찬물 수건을 머리에 얹은 3호.

벌건 얼굴 사이로 흐믓한 표정이 보인다.

탕에서 나온 3호, 수건을 손잡에 걸고 물을 짠다. 저건 언제 배웠나?

오후 나들이에 나섰다. 테네시 주도인 내쉬빌에 있는 주의사당이다.

언덕 위 높은 자리 의사당이 꽤 권위적이란 인상을 준다.

문 닫힌 의사당 앞에서 기념 사진 찍자니 1, 2, 3호 이런 자세로 흩어 앉았다.

안되겠다 싶어 다시 모여 앉으라 했다.

의사당 주변, 산책하기도 좋고 자잘한 볼거리도 있었다.

'자유의 종' 모조품, 종의 깨진 흔적은 페인트로 그려넣었다. 종소리를 매우 쟁쟁했다.

빈 종이컵으로 '팩차기'를 한다. 나도 팩좀 찼는데... 실제로 이런 놀이가 있다니까 더 재밌어 한다.

해가 저문다. 발 아래 조명등이 켜졌다. 

석양빛에 아이들 얼굴도 풍경도 해사하다.

결국 해가 넘어갔다.

밤 돼 숙소에 도착했다. 1, 2, 3호 차에 내리자 제집이라고 쏜살 같이 달려갔다.

씻고 잠옷 입은 2, 3 호는 뭔가 그리고 쓴다.

뭐가 저리 신나는지 혼자 키득거린다. 여행전 일지를 쓰라고 노트 한권씩 나눠줬다.

3호는 글 대신 그림을 그리기로 했는데, 다작으로 노트가 거의 바닥을 보였다.

1호는 흐느적 흐느적.  식구 저마다 제 가길 가는 저녁이다.

아침이다. 전날에 이어 여전히 붐비는 호텔 아침 식사 시간. 

카드키로 문여는 경쟁은 1호가 4학년이 된 이 순간도 여전하다.

짐을 쌌다. 방을 떠나기전 기념 사진.

차에 올라 다음 여행지로 이동한다.

가는 길에 새로 채워넣었다. 그 사이 1, 2, 3호 착착 화장실로 향했다.

'브이 파워' 가 뭐냐고 묻는다. 만화 속 뭔가를 상상했나 보다.

내쉬빌에서 4시간을 달려 애틀란타에 도착했다. 숙소가 코 앞인데 꽉 막혔다. 

하필이면 블랙프라이데이 였고, 하필이면 호텔 옆 유명한 몰이 있었다.

미국와서 한곳에 모여있는 이렇게 많은 차와 사람을 처음 봤을 정도다.

몰을 거쳐 호텔 입구 도착했다. 비싼 호텔 주차장에 피해 간 5분 거리 유료 주차장은 50분 거리가 됐다.

*

내쉬빌에서 한적함을 기대하진 않았지만

이렇게 붐비는 곳에 묵게 될 것이라고 생각을 못했습니다.

도착해선 아무데도 나가고 싶지가 않더라고요.

정말 이젠 시골사람 다 된 것 같습니다.

애틀란타에서의 숙박은 

하얏트 무료 2박과, 인터컨 주말 1+1박 무료 숙박권 둘을 저울질 하다가

숙박권을 쓰기로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