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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리, 양곤 스타일 (4) - [마지막회 확대 편성 특집] 싸이가 파자마 바람으로 내 앞에?

offtheglass | 2012.10.26 03:55:25 | 본문 건너뛰기 | 댓글 건너뛰기 쓰기

유리, 양곤 스타일 (1)  - 달라스 재부팅 대란

유리, 양곤 스타일 (2)  - JAL 787에서 네끼나 무리수

유리, 양곤 스타일 (3)  - 내가 한국에 간 이유

유리, 양곤 스타일 (4)  - [마지막회 특집] 싸이가 파자마 바람으로 내 앞에?
DC에 일이있어서 1주일 다녀오느라, 또 늦어져버렸습니다. 주의: 쓰다보니, 이게 사실 두편에 걸쳐서 올려야 될 분량인데, 이미 마지막회라고 공고해놓아서, 한번에 다 올립니다. 분량이 엄청 많으니, 커피도 좀 타오시고, 집도 좀 치우시고, 할일 다 마치시고 보시길 강력주천합니다. 폰으로 보신다면 말리진 않겠지만, 스크롤하다 화딱질 나실 가능성이 있으니, 그럴떈 그냥 폰을 집어 던지셔도 굳이 말리진 않겠습니다 (내폰도 아닌데?). 그럼 마지막회 갈까요?

-타이 비지니스: 인천-(홍콩)-방콕-

드디어 그날이 왔습니다. 동네공항에 US에어가 마지막으로 왔던 2000년대 초반이후로 계륵이 되어버린 UA마일을 쓰는날입니다. 남들은 완소 완소 UA라고하지만, 제가 사는 이글이글 공항에선 완전 유스리스. 한국말론 뭥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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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뭥미... 그것도 10키로짜리 대자.

아, 그러고보니, 지난편 줄거리를 빼먹었군요. 지난편 나온지도 오래되서, 줄거리가 나올타이밍이긴 하지만, 50분짜리 드라마 줄거리로 10분잡아먹으면 정말 울분터진다는 것을 잘 알기때문에, 굳이 제 발등에 도끼찍는 짓은 하지 않겠습니다. 이도끼가 네도끼냐, 아니면 이도끼가 네 도끼냐? 다 제껍니다. 아 발등의 도끼는 그도끼가 아니구나.

 

오늘 제가 타고갈 타이항공입니다. 비지니스, 이코노미만 있는 투 케빈입니다. 기왕 투케빈이니, 일등석이라고 부릅시다. 기분 좋자나요. 


 

제 자리인 12K입니다. 


 
비지니스석은 대략 20%정도 찼던것 같습니다. 제 옆자리에 아무도 없었고, 제가 앉은열에도 저만 있었습니다. 이코노미에서 이런경우엔 팔걸이를 다 올리고 누워갈수 있지만, 비지니스에선 아쉽게도 그게 불가능합니다. 정자세로 가야만하는 고통?


탑승동이라 그런지 외항공사들이 줄지어 있습니다. 외국 공항들은 참 복잡한데, 인천공항은 내부 시설뿐아니라, 파일럿들도 좋아하지 않을까 합니다. 주차를 잘 못하는 저에겐 일단 주차공간이 넓으면 대 환영입니다. (IQ공간 지각 능력과 주차 능력과는 별개인듯합니다 ^^) 맨날 제 자랑만 했으니 한번 정도는 이렇게 저의 단점을 어필해야 인간적으로 보이지 않겠습니까?


웰컴 드링크로 주스를 시킵니다. 알콜이 어느정도 이상들어가면 빨간 종족이 되는 저로썬, 굳이 아침부터 무리할필요가 없다는걸 제가 더 잘 알고있습니다.

JAL787에 비하면 당연히 스크린은 더 작지만, 앞 좌석과 거리는 더 넓은것 같습니다. 헤드폰과 넘쳐나는 매거진들. 타이항공의 넘쳐나는 사랑.

 
오래된 기종이라 리모컨도 오래됐습니다. 좌석등은 저렇게 제껴주면 일어납니다. '낮인데도 불이 상당히 밝더군요'라고 감탄하고 바로 닫아버렸습니다. 미안..


타이항공 헤드폰은 아주 좋았습니다. 소리도 잘 들리고, 영화 몰입도도 아주 좋았습니다. 

이건 아까 아시아나항공 라운지에서 기념품으로 간직하겠다고 가지고온 이용권. 눈앞에는 아직도 아시아나 라운지에서 베시시 미소를 짓던 직원문에 아른거려... 어이쿠.

 
타이항공 메뉴판 참 예쁩니다. 오늘 페낭까지 가지만, 지금 비행기는 홍콩을 들렸다 방콕으로 가는 돌아가는 비행기입니다. 일부러 두번이나 밥을 먹으려는 잔머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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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단 고음 가능한 아이유씨의 잔머리. 



우리의 유니콘씨도 한국을 떠나는 마음이 착찹한지 창밖을 보며 감상에 빠집니다. 저 머리위에 당근좀 매달고, 눈가리게하면 앞만보고 달릴래나...

한동안 아시아나도 못보겠군요.



오늘 탄 비행기는 777-200입니다. 셀폰 사용하지 말라고 나오는데, 이름들이 조금 이상합니다. 위노롤라, 크랙베리, 아이폰은 이름도 없군요. 스티브잡스의 미니멀리즘을 위한 애도.

 
대한항공의 꿀땅콩을 따라갈자가 없지만, AA도 웜넛을 주는데, 중량 14g으로 어떻게 떼워보려는 타이항공 비지니스... 실패인가요? 하지만, 샴페인 리스트에 보이는 로랑 페리? 어디서 많이 듣던 이름인데...


^___^ 이럴때 아니면 언제 마셔보겠습니까?

스타터입니다. 메뉴에는 Smoked Salmon이라고 되어있는데, 불고기에 무우 채썰기 절임, 김치, 또 크랙커와 치즈라는 오묘한 조합. 그리고 아까 다 안마신 샴페인까지. 음... 그래도 다시 먹고 싶습니다. 


메인코스로 나온,  Grilled Prawn. 일단 Grilled가 메뉴판에 적혀있다면 선택하고 봐야합니다. 맞은 한국에서 오만가지 음식을 먹고 떠난 직후라, 그다지 감동이 오진 않았습니다만  나쁘지도 않았습니다.

후식으로 나온, 블루베리 월넛케잌과 카푸치노. 제가 카푸치노를 참 좋아하는데, 이날 마신 카푸치노가 다른 항공사에서 마신 카푸치노에 비해 월등히 나았습니다. 나중에 A380카푸치노 사약에 대해선 다시 설명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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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항공 카푸치노 완전 장희빈급 사약이었음.

  

식사후 화장실을 잠깐 이용하는데, 장미 장식이 특이해서 찍어봤습니다. 낮비행기에 짧은 구간이어서, 아메니티 킷은 없었지만, 귀마개, 눈가리게 콜렉션에 넣기위해 요청합니다. 

 

 
홍콩까진 금방 도착합니다. 제 나이 20대초반 제대로(?) 빠져있었던 홍콩아가씨 April이 사는곳 홍콩이라 항상 뭔가 아련합니다. 처음 해외로갈때 김포공항에서 캐세이를 타고 내린곳이 홍콩이어서 이곳에 올때마다 참 기분이 남다릅니다. 그날 밤비행기로 홍콩에 내려, 런던가는 비행기를 기다리면서 밖을봤는데 비가 주르륵 내리고 있었던것까지 생생하게 기억나네요.  (굳이 April을 사월이라 번역하지 맙시다. 어감이 좀 이상하지 않습니까? 그리고 예로부터 남의 이름가지고 장난하는거 아니라고 했습니다. ^^)



홍콩 공항은 우리나라 인천 공항이 벤치마킹을 했을정도로 참 멋진 공항입니다. CX와 홍콩 뗄래야 뗄수 없는 관계죠.  금방이라도 관제탑을 뚫고 날아갈듯한  CX.


방콕행 비행기가 출발할때까진 약 30분정도 시간이 있어서 근처 타이 라운지로 향합니다. 

라운지 가는길은 이정표가 잘 되있어서 찾기 쉽습니다. 

CX의 The Pier명성은 자자하게 들어서 가보고 싶지만, 홍콩에 따로 올때를 위해 잠시 참도록 하겠습니다. UA 홍콩 직항이 있어서인지 UA Club도 보입니다. 

 
타이의 로얄 오키드 라운지 입니다. 빛도 환하게 들어오고 참 분위기 좋습니다. 타이항공 빨간 보라색도 은근히 잘 어울립니다. 게시판에 그 보라님도 생각나는군요. 자동차 무사히 찾으셨다니 정말 다행입니다. 유자님도 한국 재미있게 다녀오셨다니 다행입니다. 유자님 여행기 댓글 곧 달겠습니다. 남쪽님 직장구하는거 화이팅 입니다. 마모님은...싸이트 업데이트하시느라 수고가 많으십니다. (여행기 쓰면서 안부도 좀 물읍시다 ^^) 



 
전 비행기에서 먹고 내린지 얼마안되서 그냥 사진만 찍었습니다. 지금 보니 제가 제일 좋아하는 안성이가 있었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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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성이를 봉지만 들고도 어쩜 저렇게 행복할수가. 안성이 하나면 고부간의 갈등 안녕? 설마 하나가지고 둘이 나눠먹는것은 아니겠지?


 
타이라운지의 더 충격적인것은 메로나까지 냉동실에 있다는 것이죠. 물론 메로나는 역시 초록색이 최고구요. 오늘만큼은 안녕하겐다즈.



 
컴퓨터도 있어서 필요하신분은 쓰실수 있고, 특이한점은, 닌텐도 위도 있어서, 즐기실수 있습니다. 게임은 입구에서 대여해와야 하는것 같은데...


소파 색깔도 예쁘도, 전 여기 앉아서 스카입질을 좀 해줬습니다. 인터넷 속도는 그리 빠르지 않아서, 급기야 제 얼굴을 끄고 음성채팅만 해야했습니다. 제 얼굴을 꺼야만하다니, 실로 유감이 아닐수 없습니다. (상대에겐 호재?)


 
라운지가 2층 중간에 위치해서, 이렇게 지나가는 사람도 볼 수 있고, 비행기도 볼수 있습니다. 아시아나 라운지는 좋았긴하지만, 아무래도 타막뷰를 볼수있는 라운지가 저한테는 최고인것 같습니다.


-타이항공 홍콩-방콕-

 

보딩시간이 얼추 다되서 게이트로 갑니다. 


 
이제 곧 보딩을 시작한다고하여 줄을 서기위해 갔습니다. 타이항공 아가씨들 오늘 뭐가 재미있는 일이 많은지 꺄르르 웃고 난리도 아니었습니다. 뭔지는 모르겠지만, 그냥 남 웃는거 보면 괜히 저도 기분이 좋습니다. 단 제가 웃음거리가 아니라는 전제하에... ^^


이코노미 라인. 저처럼 잠시 내렸다 타시는 분들도 많고, 홍콩에서 새로 타시는 분들도 상당히 많습니다. 

양곤행 비지니스와 이코노미가 7500마일 차이인데, 그거 더주고 비지니스 타기를 참 잘한것 같습니다. 인천-홍콩-방콕-페낭-방콩-양곤, 이렇게 5번 비행기타는데 제대로 뽕을 뽑은것 같습니다. 

비행기 입구에서 선택한 신문. 오바마씨 얼굴이 별로 좋지 않습니다. 이때만해도 롬니씨에게 추격당할줄 알았겠습니까? 경제좀 살려달라고!


 
홍콩엔 산도 많고, 바다도 바로 옆에있어서 사진만 찍으면 다 잘나오는것 같습니다. 신기한것은 웬 유조선들이 왜 저렇게 많이 떠있는지 모르겠습니다. 골만삭스가 오일을 사재기해서 유조선에 넣고있다가, 오일 오르면 팔곤했는데, 그게 다시 복귀한건가요?

홍콩 떠나기전에 홍콩이야기좀 해볼까요? 제가 유럽 배낭여행을 저희 친척누나와 둘이 갔었고, 오는길에 홍콩에 스탑오버를 4박5일 했었습니다. 그날 가뜩이나 세계에서 긴 에스컬레이터를 탄다고 삽질도 하고 (폴대만 들었으면 완전 등산이었음), 너무 배가 고파서, 젊은이들이 왁자지껄한 엄청큰 분식점에 들어갔습니다. 전날 저녁에, 고무타이어가 둥둥떠다니는 쇠고기 누들에 실패해서, 이번엔 안전하게 치킨으로 가기로 했죠. 메뉴판을 읽어보니, 다 한자인데, 다행이 저희가 소고기, 돼지고기, 닭고기는 구분을 할수 있어서, 시켰습니다. 닭 한마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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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치킨의 완소였떤 페리카나 급을 상상하며 시켰죠. 그런데 점원이 약간 당황하더군요. 


점원: (검지손가락을 치켜세우며) 한마리요? 

저: 예. 빨리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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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있다가 음식이 나와보니, 점원이 그렇게 이야기했던 이유가 있었더군요. 거의 고양이가 다 먹고난 생선 시급 닭고기가 나왔었습니다. 저랑 친척누나는, 맥너겟을 사서 호텔로...

타이항공 스타터는 비쥬얼이 항상 그럴듯합니다. 오히려 메인코스보다도 더 먹음직스럽구요. 

 
마늘빵과 메인요리로 나왔던, 볶음밥. 건포도는 굳이 넣지 않아도 될텐데, 왜 굳이 돈써가면서 넣니, 타이항공사야. 


반전: 그럼에도 불구하고 먹음.



디저트 케잌은 상당히 훌륭! 그린티와의 절묘한 조합. 케잌 옆에 있는것은 파인애플은 자주 보던것이라 건들지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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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인애플 통조림의 갑은 도일산 파인애플이죠.


 
인천에서 방콕까지는 꽤 시간이 걸리는데도 한편씩 영화 두편보고 먹다보니 시간이 훌쩍 갔습니다. 영화 종류도 엄청많고, 음질 화질 다 좋아서 몰입하기도 좋았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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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손을 팔걸이에 올리고봐야 티비 몰입도가 배로 생기죠.

-방콕 공항-

전 페낭으로 가기때문에 트랜짓 표지판을 보고 따라갑니다. 태국공항 좀 어둡고 우중충하고, 리모델이 필요한것 같습니다. 

페낭은 저녁 7시25분 비행기이기때문에 타이 라운지로 향합니다. 로얄한 사람들만 받는다는 로얄 실크 라운지. 전 완전 로얄. 하기야 스타워즈의 악당도 로얄 엠퍼러인데... (죄송합니다, 오늘 헛소리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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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리 스타워즈 광팬이긴 하지만, 선그라스는 좀 아닌것 같은데...

 

 
공항에 타이항공 라운지가 여러가지인데, 제가 간곳은 좀 작은 곳이었습니다 (콘코스C). 트랜짓하는곳과 가까워서 왔는데, 크기는 작지만, 똑같은 음식이 제공되고, 오히려 더 한산했습니다. 저 위에 보이는 왕만두는 정말 강추니, 꼭 드셔보시기 바랍니다. 하지만 전 이곳을 바로 떠나야만 했습니다. 그 이유는 비지니스 탑승객에게 무료로 제공하는 안마를 받기위해서였습니다.


 
방콕 공항에 제일 큰 라운지(Concourse D) 바로 건너편에 Royal Orchid Spa라고 있으니 찾아가시면 됩니다. 비지니스 클래스 탑승권을 소지하고 계시면 30분 무료. 퍼스트클래스면 60분 무료로 안마를 받으실수 있습니다. 여러가지 종류중 선택할수 있는데, 발마사지를 고려했으나, 제 발바닥은 극도의 간지럼 세포들이 상주하고있어, 목과 어깨마사지로 선택합니다. 예약을 하고, 다시와야하는 경우도 있지만, 사람이 없으면 그냥 바로 입장하실수도 있습니다. 체크인을 하면, 기다릴수 있는곳으로 안내해줍니다. 그리고 달달한 Tea를 가져다 주는데, 무료니 굳이 물어보시지 마시고, 마음껏 마시기 바랍니다. 리필을 하실 용기가 있다면, 후기 부탁드립니다.


조금 기다리면, 마사지사가 등장합니다. 언뜻보기에도 가공할 파워를 지니신 덕후 아줌마가 등장하십니다. 사진 위에 보이는곳은 발 마사지를 선택하면 가는곳인데, 전 목, 어깨마사지라 그냥 의자만 덩그라니 있는곳으로 끌려갔습니다. 제가 마사지 받은곳도, 후다닥 사진도 찍었으나, 본인 외에는 식별이 불가능해 굳이 올릴수 없음을 양해바랍니다. ^^ 그렇다고 아무사진이나 올리고 '위 사진은 기사와 아무관련없습니다'라는 무개념 글을 쓸수는 없지 않습니까.


마사지는 사실 태어나서 처음이었습니다. 요번 여행 중에 비데 사용도 처음이고, 마사지도 처음이고,  참 여러가지 많이 합니다. 마수스 아줌마, 팔뚝이 거의 페더러, 조코비치 수준이라 이미 예상했지만, 이분의 힘은 정말 그동안 만나본(?) 아가씨중에서 단연 으뜸이었습니다 (발차기는 제 와이프가 아직도 으뜸. 응?). 특히 엄지 손가가락으로 제 어깨를 밀때, 까씨뼈 마른몸을 가진 저는 쭈욱 밀려서 벽에 쳐박힐뻔했습니다. 한번은 간신히 발로 지탱하고있었는데, 갑자기 엄지손가락을 빼니, 혼자 발로 밀던 힘에 빌려 뒤로 넘어갈뻔했습니다. 


그래도 마사지를 받으니 사람들이 왜 마사지를 받는지 알것 같습니다. 공짜였지만, 좋아서팁으로 $5를 드리고 나왔습니다. 


팁: 목/어깨마사지를 받으시려면 뚝심 제대로 잡고 계시기바람. 고무로된 신발이라면 뚝심잡기 유리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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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1위의 조코비치의 팔뚝 = 로얄 오키드 스파 마수스의 팔뚝. 내공은 조코비치보다 한수위. 테니스공도 엄시손가락으로 뚫을 가공할 파괴력.

마사지를 마치고 게이트와 가까운 제일 큰 타이 라운지로 왔습니다. 이곳은 규모도 크고, 자리도 많지만, 그만큼 사람도 많아서 오히려 자리잡기가 좀 애매했습니다. 특히 노트북 전원 연결좀 하려고했는데, 저와 비슷한 종족이 많은지, 결국 밀려밀려 비지니스 센터까지 왔습니다. 컴퓨터 안가지고 오신 분들은 자리 널널합니다. 방콕 공항에 무료 와이파이가 있는데, 혹시 thaiair와이파이가 잡히면 비번에 thaiair라고 치시면 더 빠른 인터넷을 무료로 사용하실수 있습니다.


-방콩-페낭-

 
이제 페낭으로 갈 시간이 되었군요. 뭐 별로 한것은 없는데, 바깥도 어두워지고, 시차도 한국과 미국의 중간쯤 되니 좀 피곤합니다. 페낭가는 게이트는 의외로 허접합니다. 워드 Landscape모드, 폰드 54정도로 대략 프린트해서 TG425치면 게이트가 만들어 집니다. 


아, 타이 공항에 좀 안좋은 점이 있는데, 위의 사진에서 보다시피 스모킹 룸이 게이트 옆에 바로 있습니다. 무슨 마가 꼈는지 모르겠지만, 나중에 양곤갈때도 D1a게이트를 이용했는데, 흡연실 문이 열릴때마다 담배연기가 많이 나와서 참 고생했습니다. 그 앞 의자가 한 40개정도 됐는데, 물론 아무도 앉는 사람이 없구요. 게이트와 조금 멀리 떨어뜨려놓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입니다.


보잉 737-400을 타고 갑니다. 이거 비행기를 타면탈수록 다운그레이드가 되고있습니다.

 
비지니스 클래스인데도 좌석이 좁아지고, 모니터는 난데없고, 안절벨트 착용메세지만 보입니다. 


 
그래도 아시아 항공사들은 참 개념이 있는게, 아무리 짧은 거리라도 음식을 줍니다. ^^ 패스할수 없죠!

편하게 가고있지만, 하루종일 비행기에, 라운지에, 음식이 그맛이 그맛입니다. 

-페낭 (말레이지아)-


 
페낭은 굳이 비자가 필요없기때문에 간단한 입국심사만 하면 바로 통과입니다. 특별히 무슨일로 왔냐고 물어보지 않습니다. 일착으로 나온것 까진 좋았으나, 헉, 입국장을 통해 나왔는데도 말레이지아 친구, 제이슨은 보이질 않습니다. 이 단어를 다시쓸줄 꿈에도 몰랐지만, 어쩔수 없이 또 나갑니다. 그래, 너 이름은 이제부터 Jason이 아니라 Jaegilson으로 바꿔주겠다 생각하며, 혼자 투덜투덜데며 기다리기 시작했습니다. 밤 10시가 넘어서, 혹시 무슨일 있어서 안나오면 내일 아침 양곤가는 8시까지 공항에서 버텨야하나, 주변 호텔이라도 알아봐야하나 갈등되기 시작합니다. 이 공항은 와이파이도 안잡히고, 갑자기 엄마가 보고싶어 집니다.  첫 외박이라고 좋아했는데, 갑자기 막상 집나오니 바로 집에가고 싶어지는 그 기분, 아시죠?


대략 30분을 이러고 있는데, 제길슨 아니 제이슨 드디어 나타납니다. 2005년이후로 7년만에 봤는데, 서로 하나도 안변해서 놀랐습니다. 저보고 동안이라고 해주니, 늦게 나온거 용서해주기로 했습니다. 허허, 자네도 동안일세라고 해주니, 아주 신이 납니다 (내가 생각해도 내가 참 단순하군....) 하지만 전 뒤끝있는 A형. 너가 늦은 사실은 페북, 트위터, 마일모아등 온갖곳에 소문을 퍼뜨려주마! 이렇게 여행기에 쓰니 좀 기분이 풀리는군...



 
페낭공항은 현제 대대적 리모델 중입니다. 바깥은 어느정도 끝나서, 꽤 멋있습니다.


제이슨이 간단히 먹거리를 사서 먹으면서 이야기를 하자고 해서 어디론가 저를 데리고 갑니다. 전, 이시간에 시원한 고기 육수의 라면이면 좋겠군 생각하는데, 어디 음침한데로 데리고 가더니, 샤타 (정감있는 발음)를 올리고 안으로 들어갑니다. 가게 주인몰래 뭘 뽀려(?)오려는건가 갑자기 불안해집니다. 저기 책상위에Justart라고 쓰여있는걸로 봐선, 타르트 가게 같은데, 이거 가게도 좀 허접합니다. 내가 알기론 이친구 엔지니어인데... 가만, 다시 생각해보니 친구가 '사서'먹자고 하지않고, '가져와서'먹으면서 이야길 했던것 같자나! 그래, 함정이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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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디아나 존스처럼 이 위기를 빠져나가야할텐데....


가게 외형과는 다르게(?) 예쁜박스를 들고 나옵니다. 뭔지는 모르겠지만, 친구야, 우리 빨리 샤따 내리고 튀자라고 해야할것 같습니다. 주변 분위기는 당장 '너 친구 신장이라도 내놔라'할것같은 사람이 나올것 같은데, 간신히 포커페이스를 유지하고 친구가 차를 몰고 가기를 기다립니다.


 
다행이 친구가 운전해 간곳은 꽤 럭셔리 해 보이는 곳이었습니다. 지금은 오밤중이라 보이지는 않지만, 바닷가 옆에 맥주와 음식점들이 즐비한 곳이었습니다. 미국에선 테이블로 알아서 주문을 받으러 오는데, 이곳은 한국과 비슷하게 불러야 옵니다. 어쩜 호칭도 그리 똑같은지...


'이모! 여기요.'

제이슨이 알고보니, SSD만드는 회사의 엔지니어로 일하고 있지만, 부업으로 타르트 디저트 점포를 두개나 운영하고 있는겁니다. 아까 셔터 올리고 갔던곳에서 타르트를 만들고, 파는곳은 따로 있구요. 야간사진이라 아주 개판인데, 아래 링크에 들어가시면 제법 그럴듯한 사진들이 많이 있습니다. https://www.facebook.com/pages/Justart/156576621068757


전 먹기전에 물어봤습니다. '이거 너가 만든거니? 너가 직접 손으로 만졌다면, 먹기가 좀 꺼려진다, 친구야.' ^^ 맥주와 타르트 안어울릴것 같은데, 은근히 괜찮았습니다. 친구말로는 페낭은 말레이지아 제2의 도시인데, 북미, 유럽의 유명한 테크 회사 공장들이 이곳에 많이 있어서, 엔지니어들이 많이 오고가고, 한국 유럽에 지사있는 회사의 경우는 중간지점인 이곳 지사에서 회의도 하고 그렇다고합니다. 뭐 서울도 그렇지만, 빈부격차가 굉장히 심한곳인데, 4-5밀리언이 넘는 집들이 수두룩하고, 콘도만해도 방두개인데도 5억정도 넘는다고 합니다. 

 

-제이슨네 집-


맥주를 마시고나니 어느새 1시가 넘었군요. 저도 아침 8시 비행기고, 친구도 일찍 일어나야할텐데, 그동안 밀린 이야기하다보니 정말 시간 가는줄 몰랐습니다. 
  
제이슨이 얼마전 리모델링을한 아파트입니다. 저도 집지으면서 와이프와 유비-조조이상으로 세력다툼을 벌여왔는데, 제이슨도 역시나 말도 말라고, 자기 여자친구랑 엄청났다고... ㅎㅎ 사람써서 리모델링 해보신분은 다 공감하실듯합니다. 굉장히 모던하고, 심플하게 잘 했습니다. 참, 말씀 안들였군요, 말레이지아 9월초인데도 불구하고 더위 죽음이었습니다. 오랜만에 찜통더위. 샤워하고 누우면 시원해진다고하니, 믿고 얼른씻고 눕습니다.


 

제가 머문방입니다. 말레이지아에서 주무실땐 선풍기 직빵해주시기 바랍니다.

-양곤으로-

 
온지 얼마안됐는데, 벌써 아침이군요. 여자친구는 제가 도착했었을때 이미 자고있었고, 일찍나와서 인사도 못했는데, 아무래도 다음을 기약해야할것 같습니다. 말레이지아 콘도는 신기하게 입구 앞쪽에 저렇게 따로 철문이 있습니다. 신발장이 밖에 있는 셈이네요. 


 
아침시간인데도 공항엔 꽤 사람이 많았습니다. 미국에서는 없는 도요타 코롤라급 차를 타고 저를 데려다준 제이슨 (사진자세히 보시면 제이슨이 손을 흔들고 있습니다). 코롤라가 말레이지아에선 거의 3만 달러정도 한다고합니다. 그러고보니 말레이지아는 운전대가 오른쪽에 있네요. 짧은 시간이었지만, 대학교때도 항상 열심히했고, 지금도 열심히 하는모습을 보니, 그냥 뭔가 현실에 안주하려는 제 모습이 부끄러워집니다. 이 친구 옛날에도 팟 럭 파티같은거하면 신기한 요리를 선보이곤 했었는데, 자긴 타르트 만드는데 그렇게 즐거울수가 없다고 합니다. 고맙다 친구야, 언제 볼지 모르겠지만, 다음번에 내가 제대로 쏘마. 


 
페낭 공항 안에는, 리모델 중이어서 그런지 그리 많이 볼게 없습니다. 기억나는건 맥도날드. 거의 강남역 뉴욕제과 앞 처럼 만남의 광장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마침 말레이지아 국기도 보여서, 어설픈 인증. ^^



말레이지아 국내선 들어가는곳입니다. 국제선에 비해 줄이 상당히 기니, 미리 가셔야할것 같습니다. 



국제선 체크인은 오히려 그리 길지 않습니다. 비행기가 작은것들이라서 그런가요. 비지니스 클래스는 물론 줄이 하나도 없구요. 체크인을 하니, 라운지 이용권과 보딩패스를 줍니다. 아, 여기서도 양곤행 비자는 철저하게 검사했습니다. 여권을 열어놓고, 무슨 택을 막 찾아서 비자가 있어야만 태워주는가 하는 자료를 찾아본것 같습니다.



출국심사를 받으러 가는길에, 수트케이스 무게를 달아보았더니 헉 9.7키로. 뭐야. 돌덩이? 세상에 미스테리가 많은데 그 중하나가 세탁기를 거쳐나오면 사라지는 양말 한짝, 여행에서 돌아올땐 짐의 무게가 두배, 월마트만 다녀오면 산것도 없는데 $100+. 아, 또하나 미스테리가 있군요, 결혼후 180도 바뀌는 배우자. 이건 진짜 생명의 위협을 받는 무리수.


 
입국심사처럼 출국심사는 아주 간단합니다. 그냥 여권주고 서서 기다리시면 됩니다. ^^ 통과하면 라운지로 가셔야하는데, 공사판때문에 좀 애매합니다. 사람의 직감은 이럴떄 쓰라고 있는것이니 알아서 찾아가시길 바랍니다. ^^ 제가 이시점에서 할수 있는말은,


'그럼, 행운을 비네. May the force be with you.' 



 

잘 찾아 오셨습니까? 라운지 시설은 꽤 좋습니다. 인터넷도 잘 되구요. 신기한것은 음식 옆에 서빙하는 사람 5명이 1열로 줄서있는데, 음식을 뭐 하나 퍼담기만하면, 바로 가서 새로 채우고 정리하고 합니다. 정리하고나면, 정리한 사람은 줄 뒷쪽으로 가서 다시 자기차례 기다리고 계속 순서대로 와서 끊임없이 정리합니다. 제 생각엔 한사람이면 될것 같은데, 5명이나 있는게 좀 이상합니다. 그리고 뭐 하나 퍼담자마자 바로 정리하러오니, 부담스러워서 먹기도 미안합니다. ^^ 제가 실수로 물을 엎질렀는데, 5명이서 우다다 달려오니, 미안한 정도가 아니라 무서웠습니다. 

우다다 재탕 ^^

  
공항이 크지 않고, 게이트도 많이 없습니다. 

 
한국 친구가 페낭에 간다고해서, 저도 우연치 않게 이리로 오게되었고, 나중에 언제 따로 올지는 모르겠지만, 오랜만에 친구도보고, 참 재미있었던것 같습니다. 이게 다 바야마 양곤이 표때문인가 봅니다. DOT에게도 심심치 않게 감사를... 아 그리고 양곤이 정보를 올려주신 마적단님께도.


사실 진짜 감사는 혼자 집에서 아이를 돌보고있는 아내해게 해야죠. 다만 돌아와서 물어보니 퀸싸이즈 베드 혼자 편하게 쓰고있어서 오히려 좋다고 했던게 함정. 헉. 이제 킹사이즈로 가야할때가 왔나...


비교적 조촐한 기내식이었습니다. 아침시간이라 많이 먹지는 못했지만, 동네 차이니스 부페 수준이었습니다. 

방콕에 도착하니 비가 오고 있군요.

    

양곤으로 가기전에 다시 라운지에 들려서, 당분가나 못먹을 만두도 먹고, 아침에 일찍 나오느라 못한 샤워도 합니다. 라운지샤워를 안하던 시절에는 뭐 귀찮게 필요한가 했는데, 하고나면 피로도 풀리고 너무너무 개운한게, 지금은 라운지 샤워 마니아가 되버렸습니다. 생각해보니 이떄 밑도 끝도 없이 출석률 제로의 회동을 요청했군요. 


 
양곤으로 가는 시간이 다되서 게이트로 내려갑니다. 역시나 흡연실 바로 옆 D1a게이트. 


-방콕-양곤-
 
방콕과 양곤은 정말 가깝습니다. 비행기는 에어버스 A300-600으로 완전 천민 강등입니다. 양곤과 방콕은 시차가 30분있으니 시계 조절하는거 잊지 마시구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개념 여행사인 타이항공은 웰컴 드링크도 주고, 음식도 줍니다. 그런데 단점이 하나 있습니다. 너무 비행시간이 짧아서 굉장히 빨리 드셔야합니다. 안그러면 접시 돌려주면서 계속 입속으로 집어 넣으셔야 할지도 모릅니다. 주스 다 마시지도 않았는데 이륙해야한다고 가져가버립니다. 


 
이 음식 어떻게 발음하는지 아시는분~  찬따부리 누들이라고 저는 읽겠습니다. 맛은 팟타이랑 비슷비슷합니다. 제가 아는 유일한 부리는 제주도 삼굼부리. 이런 씨알도 안먹히는 농담을. 여행후반부로 가니 아이디어 고갈이니 이해해 주시기 바랍니다. 미얀마 입국카드도 열심히 작성합니다. 미얀마 비자때문에 골치에 리서치하고, 또 받느라 고생한것 생각하면 어후...


왼쪽의 디저트는 해외에 나가실때마다 아버지께서 사오시던 국화빵과 맛이 비슷하여 조금 맛보곤 손 대지 않았습니다. 저희 아버지 신기하게도, 미국으로 출장을 가셔도, 동남아로 출장을 가셔도, 심지어 중동으로 가셔도, 그 나라에서 산거라고 사오신게 똑같은 국화빵이었습니다 (아예 한국에서 출발하기전에 수트케이스에 넣어가시는게 아닌가 의심까지...).  또 언제 한번은 출장가셔서 인형을 사오셨는데, 메이드인 코리아. ^^ 알고보니 국화빵이고 인형이고 모고 다 면세점에서 사오셨어...

-미얀마-
 
하늘에서 내려다본 미얀마 은근히 친숙합니다. 70-80년대 한국 같다고 희손님이 말씀해주셨는데, 진짜 그런것 같습니다. 아니 그런데 저 사진은 희손님이 버디 풍년을 낚으셨다는 그 골프장?


 
미얀마 국제 공항은 조촐합니다. 시골 할머니댁에 비행기 타고 가는 그런 기분이라고나 할까요?

 
비행기에서 나오니 갑자기 제 앞에서 플레쉬가 터지고 경찰들이 모여있고 아주 웅성웅성 합니다. 그리고 인터뷰도 하는데, 뒷사람들은 나가지도 못하고 그냥 구경모드로 돌입합니다. 한 5분쯤 있다가 겨우 빠져나올수 있었습니다. (나중에 알고보니 중국에 높으신분이 오셨다고 하는데... 이 높으신분이 마모에서 쓰는 높으신과는 다른거 맞죠? ^^)


저는 미얀마비자가 있어서 Arrival로 가려고하는데, 어, 저 바로옆에 Transfer라는 표지판이 보입니다. 어차피 오후 7시비행기 타려면, 달랑 나갈수 있는시간은 3+시간. 게다가 3주후에 어차피 양곤발 ANA 비지니스타러 3일정도오는데, 괜히 또 비자 받느니, 이번엔 트랜스퍼하고 다음번에 비자를 써야겠군 하는 잔머리가 굴러갑니다. 물론 함정이라면, 미얀마는 트랜스퍼가 공식적으로 안된다는것... 하지만 전 잃을게 없었습니다. 트랜스퍼 안되면 비자 쓰고 나갔다가, 다시 들어오고, 만약되면 FT에서 몇분이 해봤다는것처럼 비자값 절약할수도 있으니까요. 내가 생각해도 난 참 쿨한것 같아.


고로 전 일단 트랜스퍼 간판을 따라갔습니다. 혹시 며칠사이에 트랜스퍼 제도가 생긴것일까? 하지만 제 눈앞에 나타난것은 굳게 잠겨있는문. 그리고 그 앞에는 잡담을 나누고 계신 공항 경찰에게 말을 걸었습니다.


'와쓰업 베이비'


요건 농담이고 ^^ (아무도 걸렸습니까?) 


(저녁7시 양곤발 타이항공 프린트 해간것을 보이며, 공손하게) '저, 혹시 트랜스퍼 안되나요?'

(저와 종이를 번갈아보며) '쏼라 쏼라 쏼라 쏼쏼라.'


그러더니 갑자기 무전기를 치기시작합니다. 



(AMEX PRG 5만포인트 만불 프로모션처럼 잊을만하면 돌아오는... 딱 이 타이밍이죠?)

To be continued....




하지만 광고를 드라마 중간중간에 집어넣는 개념없는 미국 방송사도 마지막회는 2시간을 해주니 그냥 계속해서 갑니다. 


'지금 사람 불렀으니 잠깐만 기다려요'


곧이어 타이항공 직원으로 보이는 젊은 아가씨가 나타납니다. 제가 상황 설명을 하자 약간 당황하시는데, 아, 그냥 괜히 일을 크게 만들었나 그런생각이 들어서 여차하면 그냥 비자도 있으니 나가려고했는데, 이분이 어디론가 또 무전을 치십니다. 보스가 오고 있으니 조금 기다리라고 합니다. 그런데데 참 신기한게, 아까 공항 경찰도 그랬고, 이 여직원도 그렇고, 자기들이 잘못한것도 없는데 빨리 못도와줘서 미안해 하는 마음이 보이더라구요. 미국 같았으면, 상상도 못했죠. 조금 있으니 푸짐하신 언뜻보기에도 보스인듯한 아주머니가 나타나셔서, 다시 제 항공 스케줄을 보시고, 비자도 있고, 7시비행기면 나갔다 오셔도 괜찮을텐데하고 묻습니다. 그래서 전, 3주후에 미얀마오면 그때 비자 썼으면 좋겠다고 말씀드렸더니, 아 그럼 지금 타고 오신 비행기로 나가실수 있는데, 그건 어떻겠냐고 하십니다. 그것도 괜찮은것 같은데, 혹시나 예약된 비행기편 안타서 no show라도 처리되는 날엔 A380도 못타고, 방콕에서 눈물을 머금고 마일을 써야하기때문에 차마 위험을 감수할수 없어서, 그냥 7시비행기 타고싶다고 했습니다. 그런데 이 보스분, 방콕에 가면 면세점도 많다고, 갑자기 방콕 자랑을 하십니다. ^^ 생각보다 집요하시네...


사실 몸도 너무 피곤하고 그냥 의자에서 쉬면 될것 같다고했더니, 젊은 여직원에게 쏼라쏘라하십니다. 여직원은 절 따라 오라고하고, 출국장 비행기 게이트를 열쇄로 열더니 거꾸로 저를 데리고 타이항공 라운지로 데려다줍니다. 오, 양곤발 타이는 이코노미인데, 라운지라니 감사합니다. 조금있다가 티케팅 시간되면 자기가 여권을 잠시 가져갔다가 보딩패스를 끊어서 줄테니 그때까진 쉬고 있으랍니다. 


한줄요약: 미얀마에서 트랜스퍼가능하니, 경찰에게 트랜스퍼 하고 싶다고하면됨. 



 

타이 라운지는 나쁘지 않았습니다. 헌데 문제는 이 라운지에는 와이파이가 없다는게 함정입니다. 옆에 CIP에서 강한 와이파이 시그널이 잡히는데도 불구하고 말입니다. 위 사진 창가쪽에 보면 노트북이 하나보이시죠? 여기 라운지 문지기가 앉아서 열심히 가지고 놀던데, 와이파이도 없이 뭘 가지고 놀고있었는지 지금도 궁금합니다.  지뢰찾기 있는거 이제서야 알았나? 전 여기서 노트북에 저장해놓은 공포영화를 하나 보다가, 저도 모르게 잠이 들었습니다. 자는중에 뭔가 무슨일이 일어났던것 같은데, 자고 일어나보니 제 손에는 보딩패스가 들려있었습니다. 타이항공 여직원 거의 산타클로스급으로 왔다가 사라진듯합니다.


-양곤발 대한항공표 시작-

 
전 사실 저녁 비행기라 사람이 그리 많지 않을줄 알았는데, 웬걸 사람이 빠글빠글합니다. 고등학생들이 단체로 어디 가는지 학생들만 한 100명되는것 같았구요. 사람이 너무 많은데다, 어제 잠을 제대로 못잔 후휴증에 정신이 하나도 없었습니다. 그리고 제 사진실력도 혼미해집니다.


 
타이항공을 타면 승무원들이 합장자세로 카푼카라고 종종이야기하는데, 나중에 이게 뭔가했더니 감사합니다였네요. 아주 귀여웠습니다.


역시나 이코노미 클래스에도 차별없이 식사가 나옵니다. 전 사진만 찍고 꾸벅꾸벅 졸기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하필이면 제 의자, 가만히 기대있으면 스르륵 뒤로 넘어가는 이상한 의자였습니다. 분명히 착륙전에 끝까지 올렸는데도 불구하고, 승무원이 좌석을 올리라고 지적하는겁니다. 그 말듣고 제 좌석보니, 어느새 완전 제껴저있음. 그래 오늘은 내가 참자. 

-대한항공 1등석 체크인-

방콕 공항에 트랜스퍼 표지판을 따라가면, 항공사 별로 어디로 가라고 잘 나와있습니다. 그때야 몰랐으니가 가라는데로 갔지, 지금 생각하면 대한항공 체크인카운터 정말정말 멀리 있습니다. 한 1킬로는 걸은것 같습니다. 미리 마음의 준비를 단단히 하시기 바랍니다. 체력안배도 적절히 하시구요. 과연 1등석 체크인은 어떨까요?


 
의외로 허접합니다. 앞에 사람도 몇 없었는데, 한 30분은 서 있었습니다. 그리고 뭐 일등석이라고 대우가 달라지고 뭐 그런거 하나도 없습니다. 아, 하나 다른게 있긴했군요.


달랑 이거 받자고 대한항공 1등석 T T 

-대한항공 1등석 라운지-
 
대한항공 1등석 라운지는 루이브테번 CIP와 계약해서 공동사용중입니다. 아시는분은 아시겠지만, 여기가 priority pass로 들어갈수 있어서, 사람이 정말 바글바글합니다. 게다가 크기도 그렇게 크지 않은데다, 방콕-인천행 비행기 게이트와 가까워서 70-80%정도는 자리가 차 있었습니다. 한국말도 많이 들립니다. 


 

 
음식은 꽤 맛있어 보였는데, 전 대략 사진만 찍고, 그냥 좀 넓고 조용한곳으로 가고 싶어서 비지니스 라운지로 갔습니다. (1등석 기내식을 위한 세심한 배려 ^^)


 
보딩패스를 보여주니, 저기 일등석 라운지 가지 이곳에 왔냐고해서, 좀 시끄러운것 같아서 왔다고하니, 별 문제 없이 들여보내줍니다. 자리도 넓고 너무 조용하네요. 앞에 한국에서 오신 과장님들이 담소를 나누고 계시는군요.


 
비지니스 라운지이지만, 음식도, 주류도 종류가 꽤 많습니다.


인천행 대한항공을 기다리는 대합실(?)입니다. 사람이 정말 너무 많더라구요. 앉을 공간도 없어서, 그냥 서 있었습니다. 피곤하니 진짜 더 정신이 없는것 같구요. 곧이어 보딩이 시작되는데, 대한항공은 어린아이가 있는 가족을 먼저 입장 시키는것 같습니다. 그리고 굳이 일등석이라고 먼저 들어가는거 없이, 비지니스석, 모닝캄 다 같이 들어갑니다. 훈훈합니다?

   

좌석 배치는 1-2-1인데, 저는 중간좌석 왼쪽에 앉았습니다. 창가에 앉고 싶었는데, 이미 동이나서이렇게 됐습니다. 밤 11시인데 뭐 보일리도 없고, 중간에 오랜만에 한번 앉는것도 나쁘지 않겠죠? 제 좌석은 180도 코스모 슬리퍼시트인데 공간도 넓고 상당히 편합니다. 그런데 제 생각엔 요즘 비지니스 클래스도 워낙 풀 플랫이 많아서, 굳이 일등석 탈필요는 없는것 같습니다. 



마케데미아 넛과 오렌지주스.  조금 있으니, 사무장님이 오셔서 인사를 하시는데, 저보다 나이가 20세는 더 많으신분이 저한테 허리굽혀 인사하시길래 너무 어색해서, 저도 일어나서 맞 인사를 ^^ 전 다리 꼬고 앉아서 그냥 인사를 받기만 할정도로 까칠하진 않습니다. 잊어버리셨을까봐 노파심에서 다시한번 강조합니다. 전 예의 바른 청년이거든요. ^^ 


 
밤늦은 시간인데 아침식사를 제공해서 좀 이상했지만, 한국시간으로 아침에 도착해서 그런가 봅니다. 전 죽을 먹고 싶었으나, 새우 알러지가 있어서, 새우죽은 못시키고 국수를 시킵니다. 승무원이 비지니스에 흰죽이 있다고해서, 땡기기도 했으나, 굳이 일등석타서 비지니스클래스의 음식을 시키는 무리수는 할필요가 없지 않겠습니까? 


 
대한항공 좌석주변을 이리저리 둘러보는데, 수납공간은 확실히 JAL, 타이 비지니스클래스에 비해서 많은것 같습니다. 공간은 당연히 넓고, 엔터네인먼트 시스템 화면도 당연히 크구요. 대한항공 시스템은 참 볼거리가 너무 많더라구요. 최신 영화, 예능, 드라마, 뉴스도 역시 한국 항공사라 그런지 취향에 맞는것도 너무 많이 있구요. 어후, 그리고 이건 제가 보고싶었던 프로메테우스까지. 영화보며 먹기 신공을 해야죠. 당장 헤드폰 차고 삼매경으로 들어갑니다. 다행이 회사에서처럼 Alt+Tab을 누를 준비를 하지 않아도되니, 멀티테스킹하기가 아주 용이합니다. (직장인 마적단님들 공감하십니까? ^^) 


 
칠리소스와 닭고기. 크로와상, 요거트. 이정도면 나도 일등석 팔아먹겠는데?


 
오늘의 주 요리인 오징어 국수. 이런 국수는 정말 오랜만이라, 색달랐지만, 글쎄요, 다음번에 먹으라면 다른거 먹을것 같습니다. 후식은 그냥 무난한 수준이었구요.


프로메테우스를 보다, 오랜만에 두다리뻗고 누우니 졸음이 몰려옵니다 (에일리언은 역시 시고니 위버씨가 나와야...). 1등석이라 그런지 역시 180도와 angled flat은 차원이 다른것 같습니다. 진짜 혼현일체가 됐고, 비행기 탄 이래로 도착할때 다 됐다고 일어나라고해서 일어난적은 이떄가 처음인것 같습니다. 이 비행기는 1등석이 네좌석인데, 제 옆자리에 앉으사람 이야기는 안했지만, 분명 FT종족임에 틀림없었습니다. (역시나 나중에 A380에도 같이 나타났습니다.)


내리면서 승무원과 조금 이야길 해보았는데 (제 유니콘에 난대없이 관심을 가져주셔서), 저희 친척누나 두명이 예전에 승무원이어서 고생많이 하신다고하니 좋아하십니다. 친척누나들 결혼하고선 다들 그만뒀지만, 지금도 일하고 있었으면, 새우죽이 문제가 아니라, 삼계탕도 인삼도 아주 듬뿍듬뿍 넣어서 만들어 왔을텐데. ^^ 아 ,이건 좀 아니군. 


-인천 대한항공 1등석 라운지-
 

한 6시간정도가 있긴했는데, 조금 시간이 애매해서 그냥 대한항공 1등석 라운지에 죽치기로하고 그리로 향합니다. 대한항공라운지는 워낙 큼지막하게 표지판도 있고, 방콩에서 체크인했을때 준 찌라시에 워낙 자세하게 나와있어서 쉽게 찾으실수 있을겁니다.

 
대한항공 1등석 라운지, 사실 시내로 안나가고 그냥 이리로 온이유가, 제가 이런곳 언제 이용해보겠습니까. AA에 몰빵하고 있는 저로썬, 아무리 UR이 있다지만, 그걸 대한항공으로 넘겨서 유류할증료까지 내가며 쓸일은 거의 없을것 같구요. 한국분이시면 다 그러시겠지만,  저도 대한항공 1등석에 대한 기대가 나름데로 참 컸습니다. 방콕-인천행 비행기는 특별히 일등석이라기보단, 그냥 무난한 비지니스 클래스 수준의 소프트, 하드 프러덕트였던것 같구요.

대한항공 라운지는 그냥 보딩패스 보여주면 끝입니다. 의자를 박차고 일어나시는 분들도 없고... 뭐 1등석 보딩패스를 하루에 수백장 보시면 그럴꺼라 이해하고 넘어가겠습니다. 

 
일단 대한항공 1등석 라운지 정말 큽니다. 1등석 좌석 한비행기에 얼마나 된다고 이렇게 크게 만들어 놓았는지 사실 좀 이해가 안되지만, 오늘은 널직해서 좋라고 생각하겠습니다. 

 
2층에서 내려다보는 뷰가 꽤 멋집니다. 와이파이 SSID도 Koreanair First...라고 뜨니 그럴듯한데요?

 

 

 

 

다른것 보다 정말 마음에 들었던것은 라운지 음식들이 정말정말 종류가 다양하고, 입맛에 맛는것들이 너무 많아서 정말 끊임없이 셔틀을 했습니다. 시작은 연어와 만두로. 지금 사진으로 보니 만두가 간장에 쩐것같은데, 그렇게 짜지 않았습니다. ^^ 음식은 정말 수시로 채워넣는것만이 아니라, 시간별로 새로운 음식들이 나오고해서, 이번엔 어떤 새로운게 나올까 하는 재미도 쏠쏠했습니다.

 

제가 작업을 했던 책상입니다. 6시간이 긴시간이면 긴시간인데, 좀 먹고, 작업좀 하다보니 정말 시간이 후딱 가버렸습니다.

-A380 인천-LA-

시간이 다되서 게이트로 가니, 두둥. 저게 바로 A380이군요. (뭐 게이트까지 인도해준다거나 그런거 없었습니다. 그냥 시간되면 알아서... )


 
게이트 앞에 사람이 많긴했지만, 인천공항은 워낙 앉을수 있는 자리도 넓고, 서있을 공간도 많아서 A380승객이 많은데도 불구하고, 복잡하지는 않았습니다. 그런데 직원들이 이상하게 너무너무 분주하더라구요. 보딩시간이 왔는데도, 뭐가 준비가 안됐는지, 그냥 뭔가 정렬이 안된느낌이었습니다. JAL787은 보딩도 참 깔끔했었는데... 그냥 기대가 높아서 그런지 더 실망이 큰게 아닌가 합니다. JAL의 삼정씨 그리워 집니다. 


 

A380의 내부는 환하고 아늑합니다. 그런데 이게 제 취향인지는 모르겠는데, 전 대한항공의 의자만 보면, 치과 의자가 생각나서 심리적으로 100%편한것 같지는 않습니다. 총 3줄에 1-2-1배치입니다. 제 자리는 첫줄 중간의 왼쪽. (역시나 창가자리는 없다고 해서 TT)


dt.jpeg 

파란의자에 앉아서 저 불이 켜지는 순간, 텍사스 체인쏘 시작됩니다. 치과에서 살아남는 팁을 드리자면, 일단 눈을 뜨시면 절대 안됩니다. 어떤 기계가 들어가는지 눈으로 본다면, 공포감은 10배로 1000배로 뜁니다. 

역시나 넛과 오렌지 주스로 시작합니다.



 
대한항공의 아메니티킷. 그리고 파자마. 라지사이즈로 주문했는데, 이거 좀 짧습니다. 제가 미국에서 미디움입는데, 대한항공 파자마는 XL로 주문하시기 바랍니다. 그래도 파자마 재질은 참 좋고, 아주 편안합니다. 요즘 집에서 매일 같이 입으며 유용하게 쓰고있는데, 한가지 단점이 있습니다. 주머니가 없어서, 아이폰과 공생을 하는 저에겐 아주 불편합니다. 아이폰 휴대를 위해 파자마를 입고, 달리기할떄 쓰는 암밴드를 따로 해야할것 같습니다. 8/10점 주겠습니다.


이렇게 주스도 마시면서 어떤 사람들이 타나 둘러보는데, 아줌마 한분, 20대 아가씨, 그리고 아까 방콕까지 같이 날아왔던 마일리지 종족... 마지막으로 30대 남자가 하나 탑니다. 미국에서 항상 그러다시피 눈 마주치면 그냥 간단히 미소 한번 보내고, 고개를 돌려서 신문을 읽는데, 순간, '어디서 많이 보던 사람인데...'라는 생각이 듭니다. 신의 계시인지는 모르겠으나, 때마침 신문기사에 이게... (여행기 쓰려고 오려왔습니다. ^^)

이 기사의 사진을 보고 다시 옆자리를 보는데, 진짜 이 사람이 저 사람이었습니다. 제가 워낙 눈썰미가 없어서, 사람 알아보는것은 진짜 못하는데, 저 사람 PSY가 확실합니다! 미국에 온 이래로 연예인 본적 한번도 없는데, 미국에서도 유명세를 타고있는 싸이라니, 오래 살고 볼일입니다가 아니라 일등석은 타고 볼일입니다? 그냥 혼자 좀 신나하는데, 사무장님이 인사를 하러 오십니다. 역시나 맞절을 하고, 같은 열에서 싸이씨가 뭐하나 관찰을 하고 싶긴했지만, 창가자리에 대한 끓는 욕망을 주체할수 없어서, 창가 자리가 있으면 옴겨달라고 부탁 드렸습니다. 다행이 우측열 제일 뒷짜리에 자리가있으니 그쪽으로 옴겨도 좋다고 하십니다.


 

 
싸이씨는 싸이씨고, A380 1등석 구경좀 해야줘. 뭐가 다른가 주섬주섬 꺼네보고, 열어도보고 사진을 찍습니다. 좌석 조절 버튼 갯수만!!!!

 




결국 12좌석에 중간은 다 비운 6명만 탑승하게 됐습니다. 이코미에선 창문 하나만 차지하고 낑겨가는데, 1등석은 창문 4-5개가 다 내꺼라니... 일등석을 운좋게 좋은가격에 타지만, 평소 싼 좌석에 앉아서 가는 저로썬, 좀 씁쓸한 기분이 듭니다. 

 
1등석 둘러보느라 하도 정신이 없어서 메뉴판 사진도 못찍었네요. 한국 항공사들은 이상하게 메뉴판을 먹을때만 줬다가 먹고나면 빼앗아 갑니다. 스타터로 나온 조개 관자는 나름데로 괜찮았는데, 송아지(?)의 간은 별로 제 취향에 맞지 않았습니다. 순대도 간은 별로 못먹는 체질이라 (뻑뻑하자나요). 아, 그래도 순대 간은 떡뽁기 소스가 있으면 같이라도 먹지... 인정하긴 싫지만 제 입맛이 상당히 저렴합니다?


 
이름이 기억안나는 nut이 들어간 스프였는데, 꽤 괜찮았습니다. 샐러드는 그냥 무난한 편이었구요.


 
전 당분간 먹지 못할 비빔밥을 시켰습니다. 소문자자한 대한항공 비빔밥도 궁급했구요. 맛은 상당히 좋았지만, 그렇다고 특별한것은 따로 없었던것 같습니다. 저에겐 오히려 비빔밥보단 밑반찬으로 나온 생선구이가 정말 맛있었습니다. 사는곳이 미드웨스트라 생선에 목말라하고 있었는지는 모르겠지만, 바삭하게 구워졌고, 안은 아직도 수분이 풍성하고, 양념도 딱 맞게 잘 되어있었구요. 




 
디저트 녹차 아이스크림과 케잌도 일품이었습니다. 녹차 아이스크림, 20대 초반에 데이트하면서 많이 먹었었는데, 오랜만에 먹으니 참 맛있네요. 그리고, 저거 바로 문제의 사약 아니 카푸치노였습니다. 항상 마지막엔 커피나 티 주문을 받자나요? 그래서 전 카푸치노되냐고 여쭤봤더니, 약간 당황하시던 승무원 누님, 잠시 물어보고 오겠답니다. 곧 나타나셔서, 기계 예열을 하고 있으니 조금만 기다려 달라고 하시구요. (아후 이게 진짜 복선이었는데....)

잠시 싸이소식: 싸이씨가 제 새로옴긴 좌석의 앞앞 이었는데, 승무원분 쉴사이이없이 와인을 나르시더라구요. 제 생각엔 식사하시면서 한 10잔이상은 마신것 같습니다. 싸이씨 술좋아하시는것은 이미 알고있긴했는데, 정말 좋아하시나 봅니다. 그런데 한편으론 연예인이타니 승무원들도 약간 동요를 하는지, 다른사람들 서비스가 좀 상대적으로 뒤쳐지지 않나라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크게 눈에 띄지는 않지만, 그냥 느낌상 1%가 부족한 그런 느낌이요. 


곧이어 카푸치노가 왔고, 모양은 그럴듯합니다. 그리고 한입 마시는데... 푸 헉. 초등학교때 억지로 마시던 한약이 머릿속에 떠오르고, 그보다 만배는 더 강한 커피맛이 느껴집니다. 

ilg.jpeg

제 자신에게 물어봤습니다.


'이걸 다 마실까요?'

'난 반댈세'

결국 카푸치노는 커품만 예의상 마셔주고 돌려보냈는데, 승무원이 이런말을 합니다. 


'좀 쓰죠?'


뭐야, 알고있었자나!!!

 

식사를 다 마치고 테이블을 다 접으니 불이 꺼집니다. 일등석은 좌석이 넓어서 테이블도 여러개 접어야하고, 좌석도 식사모드로 올렸다 내렸다, 또 맞는 세팅 찾기도 애매하고, 좀 귀찮은게, 전 그냥 비지니스석이 딱 체질인것 같습니다. 그럼 저도 이제 파자마로 갈아 입으로 갈까하고 일어났는데, 헉, 눈앞에 싸이씨가 막 화장실에서 대한항공 파자마로 갈아입고 나오시는데, 저랑 눈이 딱 마주칩니다. 대략 2초정도 서로 부동자세. ㅋㅋ 싸이씨 파자마 입은거 볼줄 누가 알았겠습니까? 


사실 이날 싸이씨에대해 좀 놀랐었습니다. 연예인이면 그냥 스케줄에 피곤하고 자거나 그럴줄 알았는데, 화장실 오고 가면서, 짐 정리하면서 얼핏 얼핏봤는데, 노트북으로 계속 자기 공연한것 보시면서 노트에 막 뭔가 적으시더라구요. 연예인이 그렇게 돈을 많이 벌어야하는가에 대한 회의도 들지만, 성공하는 사람은 뭔가 다르구나라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불이 꺼지길래 승무원보이면 턴다운 서비스 요청해야지 하는데, 웬걸 대한항공 승무원 얼굴이 안보입니다. JAL은 그냥 주위를 둘러보기만해도, 뭐 필요한거 없는데 말이에요. 그래서 일어나서 갤리로가서 턴다운 서비스 부탁드릴께요 했더니, 승무원께서 '예, 턴다운이요?'라며 '턴다운이 뭥미'하는 눈치를 보이시며 약간 당황하십니다. 대한항공은 잠자리 세팅같은거 안해주나라는 생각이 순간 듭니다. 째든 그렇게 말씀드리고 화장실가서 파자마로 갈아입고 오는데, 헉, 달랑 좌석만 풀 플랫으로 바뀌어져있고, 이불도 접혀진채로 그냥 좌석에 올려져있습니다. 뭐 비행기도 큰데, 바쁘실테니, 그냥 주섬주섬 직접깔고 눕습니다. 차리는 참 편안하지만, 뒷쪽이 갤리라 천정이 생각보다 아주 환합니다 (눈가리개 필수). 싸이씨가 제일 앞자리로 한데는 이유가 있었어!

 


제가 상상한 턴다운 서비스 (싱가폴항공사). 


비행기를 너무 연속으로 타서 피곤했는지 (수학여행 마치고 돌아오는 버스에선 다들 꾸벅꾸벅 졸듯이), 승무원이 도착 2시간전에 깨워서 일어났습니다. 마지막 기내식인데 먹어야죠. 일어나서 다시 옷을 갈아입고 오는데, 흘끔 싸이씨 좌석을 봤더니, 완전 대자. ^^ 피곤하시겠지. 역시나 좌석도 제가 다시 원래대로 되돌리고, 이불도 접습니다. 음... 대한항공...

  



 
아침은 무난했습니다. 갈비탕도 깊에 우러나왔구요. 후식으로 뭘 드릴까요 묻길래, 하마터면 카푸치노 할뻔했지만 다해이 정신차리고 티로 깔끔하게 마무리합니다. 대한항공 1등석 기내식은 전체적으로 나쁘진 않았지만, 글쎄요 기대를 많이 해서인지, 오히려 좀 너무 씸플하나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한국 음식의 특성이 상다리 부러지도록 올라오는 수만가지 반찬들인데, 차라리 그냥 동네 국밥, 백반집이 더 정겹고 맛도 있지 않나 그런생각이 듭니다. 너무 서구화된 한식이라고 해야하나요?

여기서 또 한번 대한항공에 서비스에 궁금증을 자아내는 일이 벌어집니다. 차까지 다 마시고, 한 15분정도가 지났는데도 안치워주셔서 결국 지나가는 승무원 불러서 치워달라고했습니다. JAL이나 타이는 바로바로 치워주고, 계속해서 더 필요한것 없나 물어봐주는데, 잘 모르겠습니다, 그냥 대한항공의 특성인지...

 

사용해보진 않았지만, 얼굴에 뿌리는 미스트도 줍니다. 

 
엔터테인먼트 시스템은 콘텐츠는 훌륭했지만, 가끔가다가 알아서 초기화되는 바람에, 몇번이나 보던 영화를 FF해서 다시 찾아서 봐야했습니다. 좀 의문입니다. 

-인증-
 
상당히 장거리인데도 불구하고, 어느덧 LA에 내릴시간이 되었습니다. 착륙을 위해, 막 안전벨트 등이 켜졌고, 순간 지금이다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영화아버지 박근형씨에게 싸인받은이후론 처음인데, 싸인 받아야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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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사실 좀 망설여졌습니다. 비행기이긴하지만, 싸이씨 프라이버시도 있고, 어떻게보면 이렇게 쉴수 있는 시간이 많지도 않아서, 귀찮게 하고 싶지는 않았는데, 싸이에 빠져있는 아이들한테 증거없는 구라쟁이로 몰릴수 없지 않습니까? (아, 핑계좀 뎁시다^^)


전 어디다 싸인을 받을까 생각했는데, 아까 자른 그 신문쪼가리도 생각해봤지만, 아무래도 좀 너무 허접하고. 따로 노트같은게 있는것도 아니고하다 생각해낸것이, '그래 1등석 탄것도 기념인데 보딩패스 뒤에 받는거야'! 일단 안전벨트 등이켜져서, 속전속결로 처리해야했기떄문에, 짐정리를 마치고 바로 앉은 싸이씨 좌석으로 가서, 보딩패스 뒤를 보이며...


'저, 싸이씨 맞으시죠? 싸인 한장만 부탁드려도 될까요?'

'아, 예...'


헉, 그런데 보딩패스 뒷장에 웬 광고가 그렇게 많은지, 순간 번개속도로 스캔을 해봤지만, 도저히 공간이 없어서, 재빨리 앞장으로 돌렸습니다. 


'같이 탄 기념으로 1등석 보딩패스에 부탁드릴께요...'


그런데 갑자기 싸이씨도 약간 당황하십니다. 1등석 보딩패스 앞장이 뒷장보다 조금 낫긴한데, 도진개진이었거든요. 이미 말은 내뱉었고. 멈칫멈칫하시다 싸이씨 겨우 공간찾아서 싸인해주십니다. 혹시 사진은 안될까하고 요청했지만, 싸이씨 사진은 정중하게 거절하십니다. 사실 제가봐도 술거하게 마시고 쓰러져자다 방금일어난 백수의 모습이었기때문에, 별로 찍고 싶지 않았습니다 라고하고 넘어가겠습니다. ^^ 


photo.JPG


-진짜 인증-



그런데 이렇게 제가 말만하면 누가 믿으시겠습니까? 증거가 있어야죠. 마모에서도 뭐 회동을 했다, 모임을 가졌다고들 하는데, 이거 다들 사진이 없으니 말이에요. 


사실 싸이씨 큰대자로 주무시는거 찍고 싶긴했는데, 그건 아무래도 아니고, 내리기전에 살짝 찍었습니다.













그동안 긴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런 다음번에 더 좋은 여행기로 여러분을 찾아 뵙겠습니다. 


(강퇴로 가는길)






























알겠습니다. 이대로 끝낼순 없죠. 하지만 반전이 있습니다. (그건 진짜로 강퇴로 가는길이 될지도 모릅니다.)






















준비 되셨습니까?























 

뒷모습만. ^^


압니다. 그렇게 대대적 광고를 떄려놓고, 정작 나온사진은 뒷모습이라니. 원래 세상살이 다 반전이 있어야 재미있지 않습니까? ^^ 근데 저거 진짜 싸이 맞습니다. 


 

9/5일 인천공항 패션. 저옷 그대로 입고 LA에 도착! (제가 찍은 사진이랑 비교해보세요)


비행기에서 빠져나와 싸이씨는 엄청 빠르게 매니져 두분과 걸어가시더군요. 컨베이어 벨트도 안타시고 엄청 빨리 걸어가셔서 안녕인가 했는데, 제가 누굽니까. 공항에 왔으면 꼭 컨베이어 벨트를 이용하는 착한 여행객 아니겠습니까. 컨베이어벨트 타고 걸어가면서 싸이씨와 일행을 역전했습니다. 저도 1등하는거 좋아합니다. ^^


아, 그리고 오늘이 글로벌 엔트리 처음 이용하는 날이죠! LAX글로벌 엔트리 키오스크는 제일 끄트머리에 있네요. 어차피 1등석으로 나오면, 글로벌 엔트리도 필요없이 따로 기다리지않고 바로 입국심사인데, 웬걸 사서 고생한것 같습니다. 글로벌엔트리는 역시 명성대로 빛을 발했습니다. 달랑 30초만에 통과했고, 프린트나온 영수증들고, 세관도 다른 라인 다 뚫고 1분만에 통과했습니다. 세관 영수증 받으시는 분이 오히려 어디갔다왔냐, 음식있냐 한번 확인하는 정도. 글로벌 엔트리 강추입니다. 아멕스 플레티넘으로 받는 신공은 다 아시죠?



 
 LAX 톰 브레들리 국제공항 터미널과 AA 터미널은 바로 옆이라 그냥 걸어가시면 됩니다. 그런데 LAX 시큐러티 체크인 정말 너무너무 길고, 느리네요. 분명히 TSA pre-check한것 같은데, 아무리 보딩패스를 스캔해도 안된다고떠서, 할수없이 기다리는데, 이건 priority access라인도 참 느리네요. 지금까지 비지니스, 퍼스트로 호강했으니, 이젠 다시 평민입니다. 이코노미타고 DFW로 가는 AA비행기에 탑승합니다.



이글공항에 내려서 찍은 사진의 이번 여행기의 마지막 사진이네요.


-마치며...-


8/28일 화요일에 떠나서 9/5일 수요일에 도착한 1주일남짓의 여행. 총 14번의 비행기를 타고, 이코노미, 비지니스, 퍼스트클래스를 4개항공사를 두루거쳐섭렵. 마적단이 된이래로, 다른분들 여행기 읽으면서 막연히 나도 비지니스, 일등석 원없이 타고, 기내식도 정말 원없이 먹었으면 좋겠다 생각했던 한을 풀수 있었던 여행. 죽마고우와 잊을수 없는 추억들.  열심히 일하는 제이슨을 보고, 현실에 안주하는 내가 부끄러워졌던 여행. 가족이 매일밤 스카입/페이스타임을 하며 응원해줘서 더 마음편히 다녀왔던 여행. 그리고 다른 회원님들과 여행기를 통해 같이 웃을수 있어서 더 좋았던 여행. 


양곤 스타일인데 정작 양곤은 공항이야기가 다였던 여행기. 싸이 나온다고 주구장창 광고만해놓고, 달랑 뒷모습만 올라온 퐝당한 여행기. 광고가 다였어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행은 계속하고, 여행기도 계속 올리렵니다. 항상 그렇지만, 다음 여행은 생각했던것 보다 더 빨리 찾아온다는 것을 잘 알고있습니다.  그렇기떄문에 '유리 양곤스타일' 여행기는 이번편이 마지막 이지만 The End가 아닌 다음 여행을 위한 To Be Continued라고 마무리를 하겠습니다. 그동안 빠짐없이 읽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에필로그-


예전 벨기에 로동여행기에 비해 이번 여행기는 쓰는데 상당히 오래 걸렸네요. 중간에 난데없이 출장도 1주일 가고말이에요. 특히 마지막 편은 스크롤 하시는데, 아주 고생하셨습니다. 길다보니 좀 몰입도 염려가 되서 자를까 했으나, 이해해주십사하고 그냥 올렸습니다. 


이번 여행이 기간도 길어지긴했지만, 이곳이 항공, 호텔정보가 많고, 저만해도 비지니스석, 일등석은 어떨까 정말 궁금했었기 때문에, 다른분들을 위해 최대한 사진을 많이 찍고 올리려고 하다보니 많이 길어졌습니다. 여행기를 통해 마적단님과 이야기할수 있어서 너무너무 좋았고, 앞으로도 계속 그랬으면 좋겠습니다. 거슬리는 부분도 꽤 많았을텐데, 아량으로 넘어가주시며 매글마다 댓글 달아주셔서 너무 감사드리구요. 어떤글을 올리던 댓글이 많으면 일단 힘이 많이 나는것 같습니다. 


참, 9월말에 양곤 가려던것은 개인적 사정으로 취소했습니다. ANA비지니스석은 바로 환불되었고, 대한항공 티켓은 일단 여정이 시작되었기때문에, 대한항공으로 전화해서 2월로 돌려놓았구요. 그때쯤에 양곤을 갈지 안갈지는 모르겠지만, 제가 양곤이에게 빚을 지고 있기때문에 구경하러 한번은 꼭 가도록 하겠습니다 (양곤아 기다려라!). 그떈 '진짜 양곤 여행기'가 되겠네요. ^^ 그리고A380좀 아쉬움이 많이 남았습니다. 서비스이런것보다, 여행초반 팔팔할때 탔으면 사진도 많이 찍고 그랬을텐데 말이에요. 그래도 아직 LA-ICN-BKK-RGN표가 남아있으니까 그때  A380타면 이번에 못찍었던 위층 비지니스석도 가보고,  못한것들 많이 해보겠습니다. 대한항공 라면도 시켜먹어봐야겠죠?


그동안 여행기떄문에 다른분들 글도 다 못일고, 댓글도 소흘했는데, 전 그럼 다시 마적단 본연의 임무로 돌아가도록 하겠습니다. 


See you on the other side... (아, 이건 이럴떄 쓰는게 아닌가? ^^)


PS 웹 에디터가 업그레이드되서, 자동으로 저장도되고, 너무 좋아졌네요. 마모님 땡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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