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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일모아 게시판   [잡담]
사담(寫談), 영정

오하이오 | 2018.11.03 21:07:27 | 본문 건너뛰기 | 댓글 건너뛰기 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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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웃집 한 벽에 부부의 양가 가족 사진들이 가득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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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의 할머니. 한창 예쁠 때 흑백 사진에 색 입혀 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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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아버지 모습도  가장 멋진 시절의 모습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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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적집 벽에 걸렸던 할아버지 할머니 사진들은 무서워 보이기까지도 했던 노년의 모습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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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년 전 지역 한인 어르신들 영정 사진을 찍을 기회가 있었다. 친척집 벽에 걸린 영정 사진을 떠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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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까지 싸온 고운 한복을 차려 입으셨지만 세월의 흔적을 지울 순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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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 인물에 더해지는 '뽀샵질'을 거부해왔지만 이 때만은 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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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름을 펴고, 떠지지 않을 만큼 줄어든 눈꺼풀을 들어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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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복을 입지 않아도 곱게 보이게 열심히 다듬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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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이렇게 예뻐요?" 수줍게 웃으신다. 훨씬 예뻤을 20대를 담아드리지 못해 죄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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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원본 사진을 감추고 내민 사진이 지금 모습이라며 거짓말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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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달여 걸쳐 만든 30 여 어르신의 사진을 드리는 자리가 마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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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시일반 모았다며 돈 봉투를 내미신다. 돈 받지 않는 걸 알면서도 치레는 해야하는, 영락 없는 한국 어르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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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르신들 양해를 얻어 (어르신들은 보시기 힘든 먼) 전시장에 걸었다. 모아 만든 터라 꽤 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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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례식에 쓸 사진을 제 손으로 찍고, 게다가 받아들고 환하게들 웃으며 죽음을 준비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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찾은 미국 사람들은 그런 한국 문화가 작품 크기 못지 않게 크게 인상적이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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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그런데 정작 내 일은. 몇년 전 큰 비로 상한 아버님 영정 사진을 거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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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고작 양복 한벌 해드렸는다. 체면 치레에 남 일엔 열성이던 아버님 성격을 나도 닮았나. 정말 싫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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