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일 아침 후두둑 유리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들렸다.
간밤에 틀어 놓은 빗소리와 다른. 현관 젖히니 실제로 비가 내린다.
전기장판 깔고 거실에서 자던 1호가 눈 뜨며 그대로 이불속에서 책을 들었다.
순식간에 비에 덮혔다, 이제서야 이 즈음 우리 마을 풍경이 만들어졌다.
온도도 영상으로 올랐다. 날씨 탓에 정신 없던 한주였다.
비교적 따뜻한 추수감사절 연휴 끝, 이번 한주는 눈으로 시작했다.
이전 눈을 스쳐 보긴 했지만 사실상 첫 눈이었다.
"저기봐! 아빠, 사진 찍는다." 첫눈에 등교하는 아이들을 기념했다.
"그래, 여기 한번 봐봐!"
현관에서 머리만 내밀고 보다, 아예 신 신고 배웅 나왔다.
손 넣고 뛰지마고, 땅만 보지 말고... 잔소리 좀 하고 보냈다.
점점 작아지는 아이들을 지켜 보고 길을 돌려 집으로 향했다.
눈 쌓인 집 주변 둘러 보다 2호가 이름 쓰고 간 쓰레기통을 봤다.
그치는 듯 하던 하늘에서 후두둑 싸리눈이 내렸다.
학교 갔던 아이들이 눈을 맞으며 돌아왔다.
하루 종일 눈이 그치다 내리다를 반복했다.
눈이 완전히 그친 수요일, 2호가 큰 새를 가리킨다. 보니 매다.
산책길, 지난 아이스스톰에 무너진 나무가 겨우 길만 내고 아직 쓰러져 있다.
어제 금요일, 안개가 자욱했다.
이 맘때 두세번 씩은 짙은 안개가 깔렸다.
이번엔 아이들 등교길을 조금 따라나서기로했다.
짙은 안개에 시야가 가린 차가 위험 하다는 핑계였지만,
나 없이 학교 다니는 아이들에게 서운함이 들어서 이기도 했다.
서운함을 접고 반쯤 같이 걷다 보냈다. 안개 속으로 서서히 묻히는 아이들.
잠시후, 사라졌던 아이들이 불쑥 큰 모습으로 안개를 뚫고 나타날 것 같았다.
감사합니다.행복 바이러스 받아갑니다.♡♡♡☆☆☆☆☆
행복하게 보셨다니 다행입니다. 고맙습니다.
오늘 콜럼버스에도 하루종일 주룩주룩 비내리네요. 이게 눈이었으면 엄청났겠어요.
근데 오하이오님 하씨셨군요 ^^
에고.. 기특함 반 서운함 반이시겠어요.. 앞으로 그 서운함은 부모의 가슴에 그냥 묻어야 겠지요.. C'est la vie 네요..
그래도 삼형제가 서로 지켜주듯 나란히 같이 등하교하는 모습 보면 참 든든하시겠어요. ^^
예, 그래야 겠지요. 이제 곧 사춘 맞을 큰 애를 위해서 마음 한구석에 자리를 많이 비워두고 있습니다. 물론 모자를 것 같긴 한데요.
여기도 비가 옵니다. .올 가을은 유독 비가 적게 왔는데 겨울은 어쩔지 모르겟네요
셋이 같이 다니니 참 든든해 보입니다... ^^
예, 그래서 막내까지 붙여 다니는게 좀 안심이 됩니다.
그러게요.... 애들이 알아서 학교가면 왠지 서운해 질 듯 싶기도 하네요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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