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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일모아 게시판   [잡담]
비전공자로서 미국에서 IT 업체에 일을 하기까지의 후기에요.

AndrewJin | 2019.01.03 22:22:25 | 본문 건너뛰기 | 댓글 건너뛰기 쓰기

안녕하세요.

 

늘 마일모아에서 신세만 지고 있어요. 덕분에 마일로 한국 여행도 잘 하고 있구요... 늘 감사합니다.

 

제가 워낙 정보량이 적다보니 나눌만한게 없지만, 이런 사람도 직장을 구하는구나 싶은 이야기가 있어 적어볼까 해요.

 

20대 중반에 한국에서 평범한 4년제 영문과를 졸업해 학원 영어선생님으로 일하다가 미국인 남편을 만나 몇년전 미국으로 오게 되었어요.

 

처음엔 간호학 공부를 하다가 남편 직장이 너무 이사가 잦아서 공부를 하다 중단하고 하다 중단하고... 결국은 너무 지쳐 다른 쪽으로 취업을 할 수 있는게 없을까 한참 고민하다가, 남편이 한국에 발령이 나 2년 정도 일하게 된 때에 국비지원으로 컴퓨터 학원을 다니게 되었어요.

 

국비지원을 받아 공부를 해도 자칫하면 제대로 배우지 못하고 취업에 실패할 수 있다는걸 인터넷에서 늘상 보았기에, 직접 국비지원 대상 학원들을 돌아다니며 실제 가르치는 선생님들을 만나 물어도 보고 선생님들의 실제 업무 이력을 따져 정말 개발자로 오래 일하셨던 선생님을 찾아 수업을 6개월 가량 들었어요.

 

프로그래밍의 기초가 너무 없어서 정말 힘들었어요. 수업은 아침 9시부터 밤 6시까지 점심빼고 8시간이었는데 학원에서 자습시간을 밤 10시까지로 잡아 하루에 못해도 12시간은 넘게 매일매일 한거 같아요. 공대를 나온 졸업생 분들은 확실히 뛰어나시더라구요... 모르는걸 발견할 때마다 공대 학생분들을 엄청 괴롭히고 물어보며 간신히 배웠어요. 주말에도 팀원들과 만나 계속 과제를 함께 하며 6개월 정도를 버티니... 취업이 되더라구요. 작은 인력업체였는데요... 그래도 커다란 기업들의 2~3개월 프로젝트성 개발 업무에 투입을 시켜줘서 많은 경험이 되었어요. 

 

그렇게 2년의 업무 기간이 끝나... 다시 미국으로 돌아오고 시민권을 바로 땄어요. 하지만 제가 미국의 대학교나 대학원을 나온 것도 아니고, 미국 학교에서 배운건 전부 다 간호학 pre requisite으로, IT 업체 취업엔 쓸모가 없었어요.

 

한참 고민하다가 일단 한국인 없이 오직 미국인만 일하는 가게에서 일이라도 해봐야겠다 싶어서 샌드위치 샵에 최초로 알바를 구했어요. 그 당시 남편도 저도 직장이 없이 미국으로 돌아와 돈도 없었고, 정말 힘들었어요.

 

Per scholas 라는 non profit organization이 IT 관련 무료 수업과 무료 자격증 reimbursement를 준다고 해서 면접을 봤는데, 놀랍게도 붙었어요. 거기서 3개월 가량 Comptia A+ certificate 수업을 들으며 자격증을 땄어요.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제가 간신히 배운 프로그래밍 지식들이 사라져간다고 느껴서 매우 무서웠어요. 하지만 미국 학위도 없고 미국에서 일한 경력도 고작 샌드위치 샵인 제가 돈도 없는 상태로 할 수 있는 선택의 폭이 너무 좁아 무서웠어요.

 

Indeed를 하염없이 뒤지다가 IT boot camp 를 검색하기 시작했어요. 대부분의 boot camp는 tuition이 매우 비싸지만 우연히 tuition과 기숙사비 모두 무료 그리고 최저임금 제공까지, 대신 캠프 졸업후 2년간 해당 회사에 소속되어 다른 회사로 파견나가는 조건을 가진 indian 회사를 찾게 되었어요. (만약 어기면 벌금을 엄청나게 물리는 계약서까지..)

 

그 회사에 이력서를 보내고 곧 화상면접 스케줄이 잡혔어요. 인터뷰어는 인디언이었고, 아주 기초적이고 준비된 질문을 주로 했어요. 솔직히 너무 떨리고 기대하지 않았는데, 놀랍게도 붙어서 해당 boot camp에 오라는 연락을 받았어요.

 

회사는 virginia에 있었고, 전 혼자 virginia로 가서 회사 기숙사에 들어가 3개월 가량의 boot camp를 참여했어요. 제가 속한 batch는 초기 인원이 32명이었는데, 첫번째 달의 4주 가량은 매주 월요일마다 전주에 배운 내용을 거의 4시간 넘게 시험 보고, 32명중 13명정도가 탈락했어요. 정말 가르치는 속도가 엄청났어요. 제가 한국에서 6개월이라도 죽어라 배워서 그나마 아는 내용이 많이 나와 간신히 통과할 수 있었어요. 이 부트캠프는 모르는 사람을 가르치려는 게 아니라 이미 어느 정도 아는 사람들 중 인터뷰 스킬이 부족하거나 실전능력이 떨어지는 사람들을 filtering하려는 목적이라는걸 깨달았어요. 결국 나중엔 19명정도만 남았고 제가 유일한 여자였어요. 한국에서 국비지원 수업을 들을 때처럼 거의 하루종일 주말까지 매일 공부한거 같아요. 

 

3개월가량의 부트캠프가 끝나고 그 다음부턴 회사가 자신들이 연계한 업체들중 포지션이 날 때마다 인터뷰어와 직접 연결해주었어요. 한 5~6개정도의 업체와 인터뷰를 계속 보다가 결국 지금의 회사에 오게 되었어요. 인터뷰 자체도 정말 힘들었어요. 대부분 1~3레벨로 나뉘어져있는데 1,2레벨 인터뷰어가 거의 인도인이었고 발음을 거의 알아들을 수가 없어 울고 싶을때가 많았어요. 하지만 최대한 정중하게 다시 한번 반복해달라 미안하다를 반복하니... 결국은 3차까지 총 5시간 가량 면접본 회사에 붙어 파견을 나가게 되었어요. 저의 batch중 2명 정도는 인터뷰에 실패하고 취업을 못했다고 들었어요. 이런 경우가 있기 때문에 혹시 camp를 졸업하고도 회사와 불편한 관계에 있게 될까봐 무서워 공부를 많이 했어요. (실제로 취업에 실패해 회사와 거의 sue에 간 여학생을 본 적이 있어요 ㅜㅜ... )

 

아마 시민권이 없었다면 여기까지 오는게 불가능했을 거에요. 그리고 제가 맡은 포지션이 그렇게 뛰어난 편도 아니에요. 하지만 일단은 먹고 살기 위해 어떤 능력을 키울 수 있을까 생각하며 간신히 여기까지 온거 같아요.

 

현재는 2년 노예계약 ;; 에 묶여서 지금 회사에서 파견나와 열심히 일하고 있구요... 그래도 이 회사가 아니었다면 이런 junior position은 언감생심 못 얻었을 거라는 생각이 들어요.

 

늘 마일모아에 정보를 얻기만 해서... 이렇게 취업하는 비전공자도 있다는 이야기를 나누고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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