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눈 뜨니 눈이 왔고 눈이 온다.
와플을 구워주기로 했다.
첫 판은 모양이 제대로 나오지 않았다.
와플기계 옆에선 커피가 졸졸졸. 언제부턴가 나는 '커피심'으로 산다.
마지막 판, 반죽이 조금 많은 줄 알면서도 괜찮을 거라고 다 부었다. 청소일만 늘었다.
차고 문을 열었다. 펼쳐진 눈.
전투화(?)를 신었다.
역시나 쓸고 간 자리를 돌아 보니 다시 눈에 덮혔다.
밥 다 먹은 아이들이 따라 나왔다.
눈을 뭉쳐 보는데 쉽게 부서진다.
에라 눕자, 3호가 누워 스노 앤젤을 만든다.
1호는 아예 눈 감고 누웠다. 그대로 잘 기세다.
2호는 겨우 만든 눈덩이 하나 지붕에 던져 놓고 좋단다.
이웃집 브레이든이 놀러 왔다.
옆집 바니와 스카티도 나왔다.
1, 2, 3호가 눈 덩이를 굴리기 시작했다.
잘 뭉쳐지지 않아 내가 얼굴 만한 눈덩이를 하나씩 만들어 주고 굴려보라고 했다.
3호가 제일 열심히 또 크게 만들어 나갔다.
굴려도 불어 나지 않자 붙여 보겠다는 1, 2호.
눈덩이 하나 굴리면서도 뭐가 그리 할말이 많은지, 수다 수다.
대충 감당할 만한 크기가 되서 눈 사람을 만들었다.
세 덩어리 세우니 1호 키보다 컸다.
마침 3호 반친구가 놀러와 대충 중간 정리하고 기념 촬영.
집으로 들어간 3호 없이 1, 2호가 만든 눈사람. 사람처럼 보이진 않는다.
1학년 3호의 친구지만 덩치만 보면 제일 큰 형이다.
1호가 1학년 때 만들었던 그림을 보면서 조언을 얻는 3호도 곧 같은 프로젝트를 한단다.
아이들이 노는 사이 처는 식사를 준비하고, 난 맥주 한병 들고 위문공연(?).
해질 무렵 외출에 앞서 완성된 눈사람 앞에서 1, 2, 3호 함께 기념 촬영.
눈 오는 하늘과 눈 덮힌 지붕이 맞닿았다.
외출 마치고 돌아온 저녁, 눈은 여전하고 기온은 내려갔다. 내일은 '닥치고 방콕'이다.
[추가]
토요일 내린 눈이 일요일 오전까지 이어졌습니다.
휴일이라 찻길 정리가 될지 걱정을 했는데
운전에 전혀 지장 없도록 잘 치워졌습니다.
아이들은 푹푹 잠기는 마당에서
눈 싸움을 위한 담장을 쌓기도 하고
이글루를 만든다고 부산을 떨기도 했습니다.
오늘 월요일,
주말 내내 내린 큰 눈에도 불구하고
세상이 하얗게 바뀐 것 말고는
달라진 것 없는 일상을 시작했습니다.
즐거운 한주 맞으시길 바랍니다.
오하이오 선생님 필름 그레인 느낌이 너무 좋습니다. 123호는 잘 크고 있네요.
오~ 사진들 느낌이 참 좋습니다. 특히 첫번째 사진 정말 좋아요. 여긴 겨울에 한,두번씩 눈이 오기도 하는데 올해는 전혀 눈소식이 없네요.
칭찬 말씀 고맙습니다. 한두번 오는 눈이면 귀하게 여겨지겠네요. 여기도 이전에 눈이 몇번 오긴 했는데 이번에 제대로 눈 다운 눈이 와서 아이들도 눈 가지고 하루 실컷 놀았네요.
지금 몰래 가서 눈사람 무너뜨리면 안 되겠죠? 혼나겠죠? ㅋㅋㅋ
혼 낼 사람은 없는데요. ㅎㅎ
사진 느낌이 너무 좋습니다. 항상 잘 보고 있어요~
감사합니다. 모처럼 큰 눈에 제 카메라도 신났던 것 같아요.
일꾼들이 많아서 좀 더 크면 치우는게 훨씬 수월하겠어요 ^^ 그래도 electric snow blower 살짝 추천해봅니다.
뉴욕은 아직 큰 눈이 안왔는데 오기를 바라면서도 오지 말았으면 하는 역설적인 맘이 드네요 ㅎㅎㅎ
눈 치울 때 쯤 되면 집을 다 떠나게 되지 않을까 싶은 우려가 먼저 드네요. ㅎㅎ
요즘은 낙엽도 레이크와 빗자루로 쓸어내는 터라 스노블로어는 생각해본적도 없는데 이런 추세라면 한번 고려해 봐야겠어요. 고맙습니다.
눈은 늘 애증이 교차하는 것 같아요. 그래도 저는 여기 살며서 '증' 보다는 '애'가 많이 늘게 되었네요^^
요새 오하이오님 덕분에 저희 가족도 와플 만들어 먹습니다 ㅎㅎ 제가 하니까 안 맛있는데, 와이프가 해주니 맛있네요.
역시 남이 해주는 요리가 제일 맛있는거 같습니다
하하 저흰 어쩌다 와플은 제 담당이 됐어요. 시중에 파는 믹스 가루를 이것 저것 사서 해보는데, 다 맛이 다르더라고요. 거기 넣는 기름이나 계란 양에 따라 달라서 별것 아닌 와플도 나름 골라 먹는 맛이 생겼어요. 드시다 이거 정말 좋다 싶은 가루 만나면 추천해 주세요. ^^
ㅋㅋㅋㅋㅋ 맞아요. 와플 항상 첫번째는 모잘르고 두번째는 넘치고 새번째는 좀 모잘르는 그래도 제일 이쁘게 잘나오죠.
저녁 메뉴가 뭔가요??? 부러운 가정이네요. 아이들은 사이좋게 놀고 음식하는 냄새는 솔솔,,,
늘 쓰던 컵이 없어져서 양 맞추는데 더 버벅 거렸습니다. ㅎㅎ. 그 컵이 그 컵 같은데 쓰던게 아니면 사소한 것 하나 불편해 져 갑니다. ㅠㅠ
저녁엔 식구들의 다 좋아하는 쇠고기국이었습니다. 어머님(장모님)이 끓여주시던 대구식 쇠고기국이라는데, 장모님이 오셨을 때 인증하고 가셨습니다. '내 거랑 다른데?" ㅎㅎ 맛은 상상인 듯 합니다.
눈사람 잘 보면 3호를 닮앗네요 ㅎㅎ
아 그런가요? ㅎㅎ 키도 그만큼 컸으면 좋겠어요. 막상 크면 서운하긴 할 것 같네요.
감사합니다. 훈훈한 snow day 아침이야기였네요. 언제부턴가 저는 ‘맥심’으로 삽니다. ㅋ
와 오하이오엔 눈이 벌써 많이 왔군요!
"눈 뜨니 눈이 왔고 눈이 온다." ㅎㅎ 재미있는 pun이네요ㅎ
보스턴은 11월 중순 동부 전역에 왔던 눈 사태 이후로 아직은 제대로된 눈은 안오고 있어요.
눈이 많이 오면 큰 일거리이기도 하지만 항상 설레임도 함께 오는 것 같아요 (최소한 첫 몇번까지는..^^)
즐거워하는 1,2,3호 모습 보면서 또 에너지 얻어갑니다! 감사합니다!
하하 그냥 '아재개그'죠.
딱히 바쁘게 움직일 일이 없는 일상이 되다 보니 눈 걱정이 많이 줄긴 했는데, 그래도 눈은 눈인지 어제 내내 사이렌 소리가 쉼 없이 들리긴 하더군요. 뉴스를 보니 큰 사고는 없었던 것 같긴 합니다만. 이 맘때면 동부 폭설 소식을 듣곤 했던 것 같은데 큰 눈이 없었다니 다행이네요.
위에 사진만보면 어느 한적한 마을 카페에서 간단하게 모닝커피하는것 같아보여요...와! 너무 운치있어보여요...거기에 눈까지 그림으론 환상입니다. 모든걸 다갖춘듯 말이죠, 하지만 현실은 ㅠㅠㅠ 그래도 아이들이 즐거우면됐죠뭘? 근데 오하이오님 동네 아이들은 놀러오고 싶으면 아무때나오나봐요, 마치 동네 도서관처럼요,너무 보기좋습니다...
현실은 복닥복닥 운치있는 카페 분위기하곤 많이 다르죠. 이젠 그 소란함이 익숙해져서 호젓한 카페에 앉아 있는게 어색할 것 같아요.
아이들이 밖에서 놀고 있으니 자연스레 와서 같이 놀기도 하고, 아주 친한 몇몇은 그냥 와서 벨을 눌러요. 어지간 하면 놀다 가게 하는데 부득이 다시 돌려 보낼때는 마음이 좀 찡하긴 하죠. 대개 집으로 오는 경우는 부모들 끼리 미리 시간 약속을 정해서 와요.
시간이 갈수록, 123호가 눈 잘 치울거 같네요. ㅋㅋ 눈치우기 은퇴도 머지 않았 ;;;
오하이오 가보고 싶네요. 동네분위기는 뉴저지랑 거의 90% 같은듯..
집 안일을 하면 달려 들어 하겠다는 애는 아직 막내 밖에 없어요. 보는 것 만으로도 흐믓해 '심'적으론 큰 도움이 되긴 하는데 실제 '신'적으론 거슬리기도 해요. ㅎㅎ. 그래도 말씀대로 은퇴할 날이 금방 오겠죠.
댓글 [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