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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31(월)
Twentynine Palms에서 LA로 곧장 가려다가, 그래도 Joshua Tree National Park가 코앞인데 둘러나 보고 가자는 마음으로 차를 타고 휘 돌아봅니다.
Cholla Cactus Garden
정말 아무것도 없을 거 같은 황량한 벌판이 계속되다가 거짓말 처럼 선인장 군락지가 나오더라고요.
멀리서 볼때는 선인장 가시들이 솜털처럼 보이는데 가까이서 보면...
완전 삐죽빼죽 장난 없습니다. 이 곳에도 짧은 트레일이 있는데 트레일 입구에 선인장 함부러 만지면 위험하다고 경고가 붙어 있더라고요.
저희는 잠깐 들어가서 선인장 구경만 슬그머니 하고 나왔습니다.
돌아나오는 길에 있던 Skull Rock. 바위가 진짜 해골닮았어요 ㅎㅎㅎ
Joshua Tree 숲이 펼쳐져 있는 Joshua Tree National Park. 여긴 그냥 눈으로 훑고 지나가기 보다는 하이킹이나 캠핑, 암벽등반 같은 아웃도어 액티비티를 해야 더 진가를 알 수 있을 것 같더라고요. 아쉬웠지만 시간이 그다지 없는 관계로 조금만 구경하고 LA로 출발하였습니다.
LA에선 Getty Center를 제일 먼저 가려고 했는데요, 그 시간이 점심식사 시간이랑 딱 겹치는 거죠...;;;
잠시 고민하다가, 그냥 한인타운에서 배를 채우고 Getty Center로 향하기로 합니다.
LA에서 먹는 첫끼니는 무엇으로 할까 하다, 항아리칼국수로 갔습니다.
점심시간 대기 우습게 봤다가, 한 30분 정도 기다려서 자리에 앉을 수 있었습니다.
닭칼국수, 바지락칼국수, 굴국밥 시켜 먹었는데, 다 기대 이상이었어요. 부모님 평으론 한국 어줍잖은 식당들 보다 훨씬 괜찮다고 하시더라고요.
제 개인적 추천은 닭칼국수 였습니다 ㅎㅎ
배를 채우고 나니 벌써 2시가 넘어갔고... Getty Center 폐관이 4시인데 갈까말까를 고민하다, 그냥 가보는데 의의를 두기로 합니다.
Getty Center 도착했더니 2시 50분이더라고요... 3시부턴 주차료 $10이던데, 10분 차이로 주차비를 $5를 더 내니 왠지 아깝지만 그렇다고 10분간 밖을 빙글빙글 돌기도 뭐시기 하니 그냥 주차하고 들어갔습니다. 남들은 구경 다 하고 나오는데 저희만 들어가더라고요 ㅎㅎㅎㅎ
부랴부랴 트램을 타고 올라갔습니다.
게티 센터
당연히 센터 소장품들 구경은 시간이 없어서 제대로 못했고 ㅠㅠ 센터 건물도 멋지고 센터에서 보이는 LA 전경이 멋지구나 하고 돌아왔습니다 ㅎㅎ
부모님께서 너무 허겁지겁 보고 나왔다고 아쉬워 하셨어요 ㅠㅠ (그 놈의 밥이 웬수입니다?ㅋㅋ)
게티 센터 구경 후 Everly Hotel에 체크인했어요. 여전히 업글따위 없는 기본방이긴 한데, high floor 방을 받았더니 LA 시내 뷰가 좋더라고요. 체크인 할 때 미니바 $10 크레딧을 주긴 했는데, 딱히 쓰지는 않았습니다. 여기도 컨셉이 모던, 시크인거 같더라고요. 고급짐이 묻어 나오는 그런 호텔은 아니었는데, 전 갠적으로 만족스러웠습니다.
체크인 후에는 헐리우드 Blvd 구경을 나갔습니다.
매년 아카데미 시상식이 열리는 Dolby Theater 구경도 하고,
이병헌씨 핸드프린팅도 찾아보고
왁스박물관 앞에서 아부지는 마릴린과 사진도 한 컷 찍으시고 ㅎㅎㅎ
작년에 샌프란시스코에서 갔던 기라델리가 좋으셨는지, 기라델리에서 아이스크림 먹고 가자고 하시더라고요. 그래서 졸지에 저녁 먹기도 전에 디저트를 먼저 먹기도 하고 ㅎㅎㅎ 아부지 간식 하신다고 초콜렛도 잔뜩 사셨습니다 ㅎㅎㅎㅎ
헐리우드 산책하고 돌아오는 길에 Te'Kila 라는 멕시칸에서 화이타랑 타코로 저녁 떼웠습니다. 맛은 평균 정도 였어요. 근데 여기서 밥 다 먹고 계산하고 나오려는데, 바로 옆 가게에서 사람들이 시비가 붙었는지 엄청 요란스럽더라고요. 식당 바깥쪽에도 테이블이 있었는데, 거기 있던 사람들 다 소리 지르면서 가게 안쪽으로 도망쳐 들어오길래 누가 총 꺼낸 줄 알고 완전 저희도 ㅎㄷㄷ... 다행(?)히도 총은 아니었고, 누군가 칼을 꺼내서 휘둘렀더라고요(뭐가 다행이냐 뭐가!!) ㅇ_ㅇ Aㅏ...숙소... 돌아갈 수 있을까... 하는데 신속출동한 LAPD가 빠르게 사태 수습을 해서 저희도 무사히 숙소로 돌아갈 수 있었습니다. 근데 숙소 돌아가는 길에 LAPD가 현행범 체포하는 또 다른 현장을 목격했어요... LA 무서운 동네구나 라는 생각을 하며 숙소에 복귀했습니다 ㅎㄷㄷ
12월 31일, 한 해의 마지막날이었지만 그냥 호텔에서 티비 켜고 타임스퀘어 볼드랍 하는거 보면서 부모님이랑 같이 시간을 보냈어요(랄까... 이미 부모님은 10시 즈음부터 졸다가 주무셨어요 ㅋㅋㅋㅋ). 다사다난했던 2018년을 무사히 마친 서로를 축하하며 2018년의 마지막날을 보냈습니다.
1/1(화)
새해 첫해가 떴습니다!! (사실 전 자고 있었고, 이건 아부지가 방에서 찍으신거 ㅎㅎㅎ)
아침식사를 하러 선농단으로 갔습니다. 아침 8시 즈음이었는데도 대기가 있더군요......... 그래도 점심/저녁 같은 정도의 인파는 아니라 10여분을 기다려서 테이블에 앉을 수 있었습니다.
섞어설렁탕이랑 육개장, 떡만두국을 시켰는데, 명성대로 훌륭한 맛이었습니다. 여기 갈비찜이 그렇게 맛있다는데 못먹어봐서 아쉬울 뿐이에요 ㅠㅠ
아침식사 후 그리피스 천문대로 아침 산책을 갔습니다.
아부지가 꼭 보고 싶어 하셨던 LA의 헐리우드 사인과
LA 시내 전경이 멋졌습니다 :)
여행 막바지라 이제 만사가 귀찮아서 전날 저녁 야경 감상은 제꼈는데, 그래도 한 번 올라와 볼 걸 그랬어요. 야경이 듣던대로 아주 멋졌을 것 같았습니다.
그리피스 천문대 구경 후 다시 호텔로 돌아와서 체크아웃 시간(12시) 딱 맞춰 체크아웃을 하고 Hyatt Place El Segundo/LAX로 호텔을 옮겼어요. 체크인 시간보다 일찍 도착했는데도, 바로 방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여긴 체이스 연간 숙박권으로 예약했는데요, 원래 $15인가 주차비를 받는 호텔로 알고 있는데, "포인트로 숙박하는거네? 그러면 주차비도 안내도 돼"라고 하길래 그냥 넙죽 고맙다고 주차태그 받았습니다 ㅎㅎㅎ
호텔에 짐을 다 옮겨놓고, 베니스 비치로 향했어요.
1월 1일에 반팔입고 쪼리신고 돌아다니는 사람들을 볼 수 있는 알흠다운 날씨!!! 아주 인상적이었습니다 ㅠㅠ
베니스비치 스케이트보드 파크. 별거 아닌데도 보고 있으니 시간가는 줄 모르겠더라고요 ㅎㅎㅎ
햇빛이 부서지는 해변, 알흠다운 날씨, 이렇게 장장 17일에 걸친 여행이 마무리 되어 갑니다.
저녁식사는 온달2에 가서 해물찜을 먹고 싶었어요... 근데 날이 날인지라 이 날은 영업을 안 하시는 것 같더라고요 ㅠㅠ
어딜갈까 하다가, 다래옥에 가서 훈제오리 먹었습니다 ㅎㅎ
간만에 먹는 오리라 입이 즐거웠어요 ㅎㅎㅎㅎ (라고 하고보니 베가스에서 오리 먹긴 먹었군요. 그건 엄청 고급진 방식으로 ㅎㅎ)
이렇게 여행의 마지막 날 저녁이 저물어 갑니다.
1/3(수)
부모님 비행기가 오전 비행기라 렌트카 반납 후 공항에 가면 끝이었습니다.
부모님 비행기는 대한항공 10시 50분인가 그랬고, 제 비행기는 델타 2시 비행기였어요. 부모님은 International Terminal에서 체크인을 하시고, 저는 Terminal 2에서 체크인을 했어요. 체크인 하면서 Terminal 2에서 International Terminal로 갈 수 있냐고 물어봤는데, 직원분이 International terminal에서 보안검색 통과한 후에 Terminal 2로 돌아오라고 하시더라고요. Terminal 2에서 International Terminal로 갔다가 다시 돌아오는 것도 가능할 것 같던데... 여튼 그래서 International Terminal에서 보안 검색 받고, 부모님 비행기 타실 때 까지 같이 있을 수 있었어요.
작년엔 부모님이랑 헤어지자 마자 샌프란시스코 사는 친구 만나서 친구네 집으로 갔었기에 울적함을 느낄 겨를도 없었는데, 이번에는 부모님 비행기 타시고 나니 어찌나 속이 허 하던지요 ㅠㅠ 부모님 비행기가 이륙한 후에도 한참 그 자리에 멍하니 있다가 Terminal 2로 이동했고, 저도 무사히 뉴욕으로 돌아오며 여정이 끝이 났습니다. 부모님이랑 가고 싶었던 곳 하고 싶었던 것 거의 다 했다고 생각하는데도, 돌이켜보면 군데군데 아쉬운 부분이 좀 있어요. 다음이라는 기회가 있다면 더 잘 할 수 있을 텐데... 부디 그 '다음' 기회가 또다시 있기를 간절히 바라봅니다.
끝으로, 이번 여행도 마모 덕분에 여행 경비를 많이 절약할 수 있었어요. 쥔장님, 그리고 게시판에서 항상 좋은 정보 주시는 많은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부디 제가 또 다른 여행기를 들고 다시 돌아올 기회가 있기를 바라며...ㅎㅎㅎ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The End
읽으면서 저절로 입가에 미소가 지어지는 여행기였어요. 더 나은 "다음" 여행이 속히 오기를 바래봅니다. 여행기 쓰시느라 애 쓰셨어요.
끝까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마지막 후기 까지 잘 읽었습니다
저도 3여년 전 부모님 졸업식 참석하신다고
미국 오셨던게 기억 나네요
여행기 끝인가요. 재밌게 읽었습니다.
효녀시네요.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ㅎㅎㅎ 진짜 효녀는 아니고, 코스프레입니다 ㅋㅋㅋ (실상은 3x살까지 밥벌이 제대로 못하고 있는 진성 등골 브레이커 ㅋㅋㅋ ㅠㅠ)
정말 효녀시네요 - 부모님과 여행이 좋으면서도 쉽지? 않은데 ㅎㅎㅎ
다음에 또 여행하시고 여행기 올려주세요 - 여행기 따라? 다니며 재미나게 읽었습니다.
감사합니다.
잼있게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이 글을 이제 봤네요. 수고 많으셨습니다. 아마 부모님께서 많이 흡족해 하실것 같고 한국에서 딸 자랑 많이 하실것 같습니다.
저도 즐거운 시간이었습니다 ㅎㅎ
행복한 여행같네요^^
아버지 마릴린 먼로랑 사진찍으셨네요 ㅋㅋ (대박)
여행 중간엔 가끔 욱하는 순간들이 있긴 했는데 (아마 부모님도 마찬가지셨겠지만 ㅎㅎ), 다녀온지 한 달도 안되서 벌써 저 시간이 그리워요 ㅎㅎㅎ
글구 저희 아부지 저 사진 찍으면서 너무 좋아하셔서 어무이께서 코웃음 치셨다능요...ㅎㅎㅎ
부모님이 건강하셔서 이런 장거리 여행이 가능하신게 부럽네요! 다 아는 곳이라 그런지 같이 여행하는 기분이 들었어요. ㅎㅎ
부모님과 여행하다 보면 처음엔 좋고 중간엔 좀 힘들고 마지막에 너무 아쉽고 슬픈... ㅜ
맞아요 ㅎㅎ 처음엔 마냥 좋고, 중간엔 지치고, 끝날 즈음엔 아쉽고... 매 번 여행 끝나고 나면 아쉬울거 알면서도 중간엔 지쳐서 짜증도 내고 그러게 되더라고요 ㅠㅠ 담번엔 그러지 말아야지... 하는데, 담에 또 가게 되면 또 반복하겠죠? ㅎㅎ
진짜 효녀 맞으시네요! 부모님 모시고 이렇게 오래 다니는거 진짜 쉽지 않은데 (적어도 제 경험상-_-)... 여행기 너무 잘 읽었구요. 마지막에 "속이 허 하다" 라는 표현에서 주책맞게 눈물이 핑 돌았다는.. 가족과 떨어져 미국에 사시는 분들은 다 같은 마음이시겠지요. 부모님이 한국에서 두고두고 자랑하실듯! 고생많으셨어요!
근데 제가 효녀라기 보단 저희 부모님도 어디 다닐 때 별로 까다롭지 않으셔서 그런 거 같아요 ㅎㅎ 잼있게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정주행했어요 재밌게 잘 읽었습니다 섬님 ^^
감사합니다 토님 ㅎㅎ
대단한 여정이네요 저도 서부에서 학교를 다녀서 저는 살아봤지만 부모님 모시고 한번 가보고 싶게 만들어지네요
저도 그랜드캐년은 3년전에 한 번 가봤었는데, 그 때 너무 좋았어서 부모님이랑 같이 꼭 가보고 싶었거든요. 이번에 다녀올 수 있어서 넘 좋았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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