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문글

MileMoa

검색
×

마일모아 게시판   [잡담]
사회 초년생, 원래 통장 잔고는 이렇게 텅 비는걸까요?

바닷길도토리 | 2019.02.17 02:24:22 | 본문 건너뛰기 | 댓글 건너뛰기 쓰기

안녕하세요,

 

얼마전에 교통사고를 당해서 급하게 차를 사야하는데, 버짓에 맞는 차를 찾다보니 갑갑해서 야밤에 막걸리 한 잔 마시고 끄적끄적 해봅니다.

 

저는 아직 20대 중반이고, 어리다면 어린 나이에 결혼해서 동갑내기 남편이 있습니다. 저희 모두 대학생 때 미국에 와서 졸업을 하고 OPT 로 시작을 했는데, 특히 저는 답없는 문과여서ㅠㅠ;; (한때 한국에서 문송합니다 라는 말이 유행했죠ㅠㅠ 문과라서 죄송합니다라는...) 잡 구하는게 쉽지 않았던 터라, 첫 인터뷰를 보고 합격한 곳 오퍼를 덥석 물고 캘리포니아로 이주를 했습니다. 대학때 살던 곳이랑 다르게 LA 는 렌트도 미친듯이 비싸고 크레딧도 요구를 해서, 저희 부부는 방 구하는 것도 참 쉽지가 않았어요. 아는 사람 하나 없는 여기서 렌트 구한다고, 폭우가 쏟아지던 날 남편이랑 물에 빠진 생쥐꼴을 하고선 미친듯이 걸어다니면서 아파트 30 여곳 정도를 돌아다니던 날도 있었네요ㅎㅎ 면허도, 차도 없었던 때라...

 

여차저차해서 렌트도 구하고, 남편도 직장을 잡고 직장생활을 한 지도 2년이 흘렀습니다. 회사 일도 재밌고, 부모님한테 더 이상 손을 안 벌려도 된다는 사실이 너무 기뻐서 정말 열심히 일했고 회사에서도 절 많이 이뻐해주셔서 급여도 처음보다 많이 올랐지만 초봉이 워낙 적었다보니 지금도 인컴이 적습니다. 그래도 남편이랑 둘이 벌고 있고, 아직 애도 없어서 다른 집들에 비하면 고정 지출이 많지 않은데 돈을 조금 모았다 하면 비자 비용으로 빠져나가고... 조금 모았다 하면 한국행 티켓을 레비뉴로 산다고 빠져나가고 (BM 시절ㅎㅎ), 제일 최근에도 급하게 한국을 나가봐야하는데 극성수기라 마일은 커녕 레비뉴로도 남은 좌석이 몇개 없어서 무려 $5,000 에 육박하는 돈을 주고 티켓을 샀던 적이 있네요...ㅠㅠ;; 시간도 촉박했던 터라 무조건 직항으로 가야했는데, 자리가 정말 없더라구요.

 

저희 둘 다 소비 습관도 나쁘지 않고, 특히 저는 쇼핑도 손을 덜덜 떨면서 할 정도로 돈 쓰는걸 조금 무서워하는 편인데 (식비에는 안 떠는게 함정) 돈이 모이질 않으니 걱정이 됩니다. 참고로, 저희 회사는 401K 가 없구요. 남편 회사는 401K 를 들어주는데, 이직을 한 지 얼마 안돼서 저번달부터 가입이 되었어요 (이전 직장은 401K 가 없었고 착취만 당했...). 시부모님, 저희 부모님 다 한국에 계신데 저희집은 도와주실 형편까진 안되고 시부모님은 여유로우셔서 항상 사람이 여유 자금 없이 살면 생활이 팍팍해진다, 돈 필요하면 언제든지 말해라 라고 하시지만, 이때까지 도움을 너무 많이 받기도 했고 죄송해서 남편도 저도 이제는 우리 둘 힘으로 해결해보자, 라는 주의입니다.

 

지금 이대로 살게 되면 하루하루 어찌 먹고 살기는 문제가 없겠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자녀도 생기고, 목돈 들어갈 일이 꽤 많아질텐데 미래가 보이질 않더라구요.

이렇게는 안되겠다 싶어서, 남편은 회사 다니면서 자격증 공부를 할 예정이구요. 저는 지금 경력이 조금 애매해서 공부를 해야할 것 같은데, 캘리포니아 주에는 제가 원하는 코스 (HR) 를 제공하는 대학원이 없어서 아쉽지만 UCLA Extension (certificate program) 코스라도 듣고 다른 분야로 이직을 도전해보려고 합니다.

 

둘 다 아직 어리고 당분간은 2세 계획도 없으니 지금 뭔가 노력을 해두면 2~3년 후에는 상황이 조금 나아지겠지, 라고 낙관적으로 보고 있습니다만 당장 여유 자금이 많이 없다보니 생활이 팍팍한 것만 같은 느낌적인 느낌?! 저희 회사 동료분은 원래 미국 생활이 그런거라고, 돈 좀 모였다 하면 목돈이 한꺼번에 나간다고 하는데...

사회 초년생 때 힘들더라도 나중엔 꽃 피는 봄날이 올까요? 통장 잔고를 보고있자니ㅋㅋㅠㅠ 갑갑해서 하소연 겸 넋두리 글을 작성해봅니다ㅎ

내일 아침 이불킥할 지도 모르겠네요...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댓글 [188]

‹ 이전 2 / 2
목록 스크랩

마일모아 게시판 [114,590] 분류

쓰기
1 / 5730
마일모아 사이트 맞춤 구글 검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