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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일모아 게시판   [정보-기타]
(첫) 집 살때 고려해야할 것들

복숭아 | 2019.03.01 11:53:23 | 본문 건너뛰기 | 댓글 건너뛰기 쓰기

안녕하세요,

요즘 너무 징징거리기만 해서 죄송해서 마지막 남은 밑천을 한국가서 잠수타기 전에 털고자 온 복숭아입니다.

이제 글 쓸 밑천이 없어요...

한국가서도 숙제해야해서 가기전에 준비좀 하고 가야하는데 원래 숙제할땐 딴짓이 제일 하고싶은거잖아요?

 

집 사는 과정을 다 적기엔 너무 방대하고, 이해 못하는 법적 용어도 너무 많고, 그냥 변호사랑 모기지 직원이 하라는대로만 했기에;; 

과정은 스킵하고 제가 배우고 느낀 점들을 섞어서 두서없이 공유해볼까 합니다.

 

언제나 그렇듯 시작은 마모의 옛 글이죠. 

집에 관해선 이 글에 달린 댓글들이 정말 많이 도움되었습니다.  상당히 오래된 글이고 잘 안보이는 닉네임들이셔서 굳이 태그하기가 좀 그래서.. 이 자리를 빌어 감사드립니다.

 

1. 본인, 필요, 이유

 

본인이 집을 사려는 이유, 혹은 사야하는 필요를 명확히 정하세요.

 

제 얘기를 간추려 쓰자면, 저는 겁이 많아서 집에 혼자 사는게 무서웠어요.

근데 미국에 정착하기로 마음먹고, 아파트 렌트를 한달에 $1,000 이상씩 내다보니 아깝더라고요.

그 와중에 만나게 된 남친 부모님은 은퇴를 명목으로 사실은 남친 렌트비 아끼게 하시려고 저희동네에 2-family home을 사셔서 윗층엔 남친이 무료로 살고 밑층엔 남친 친구들이 삽니다.

그걸 보니 저도 집을 일단 사고 나중에 나가게 되면 다른사람에게 렌트주면 되겠구나 싶더라고요.

반려동물도 많아 앞으로 아파트로 이사하기도 어렵고 해서 그냥 이 김에 집을 사자 라고 생각합니다.  

이것도 긴 얘기지만 줄여서, 저도 2-family home을 사려했는데 보통 투자용 목적이라 그런지 관리는 너무 안되어있는데 비싼 집들만 많아서 결국 싱글패밀리로 샀습니다.

 

2. 집, 조건

 

본인이 필요한 집, 그리고 원하는 조건을 명확히 정하세요.

 

위 링크된 글 및 여러 글들을 참조해 통해 일단 기본 조건을 정했습니다.

  • 남향 (어찌됐든 서향/북향은 피할것)
  • Main street에 있진 않아도 main street에 가까운
  • Rotary도 피하고
  • 화장실은 2개 이상 (렌트 줄때 대비)
  • 안전한 동네
  • 최대한 동네 대학교에 가까운 (렌트 줄때 대비)
  • 전봇대 없는 
  • 반려동물이 많으니 카펫 없는 

그리고 전 혼자, 반려동물들과 살거니까

  • 앞마당, 뒷마당 둘다 작은 집 - 저 혼자 관리하기 귀찮으니까
  • 나무가 최대한 없는 집 - gutter 청소도 그렇고, 관리 못할거니까
  • 당장 urgently 고쳐야할게 없이, 바로 들어가 살아도 되는 집

이런 조건을 정했고요.

인테리어는 전혀 신경안썼습니다.

제가 워낙 인테리어에 관심 없기도 하고 (남친님 벌써부터 저희집 들어오면 자기가 다 꾸민다고 설레발중) 고칠 돈도 없어요..ㅋㅋㅋ

지금도 벽에 걸려있는거 하나도 없고 장식도 하나도 없습니다;;;

 

인테리어는 개인의 취향이고 나중에 고쳐도 전혀 지장 없으니, 정말 중요한, 당장 고쳐야하는 것들을 보세요.

 

근데 살다보니 느낀건데.. 집이 튼튼한것도 정말 복불복인거 같아요.

결국 살아봐야 이 집이 얼마나 튼튼한지 아는거지.. ㅠㅠ 인스펙터는 foundational한거나 눈에 보이지 않는건 책임 안져요.

결국 모든건 복불복인걸로..ㅠㅠ

그러니까 그 모든걸 감당할 정도로 돈이 많아야

근데 전 텅장

 

3. Financial 요건, initial 검색

 

대략적으로 Zillow, RedFin 이런 사이트들을 보며 원하는 집들의 가격대를 봅니다.

저는 사실 대충 보고 먼저 BoA, Chase, M&T bank에 pre-qualification을 요청했어요.

Pre-approval말고 pre-qualification은 하드풀도 안당하고, 그냥 제 직업, 연봉, 이런 간단사항 보고 대략 대출이 얼마까지 가능할지 알려주는거예요.

Pre-approval 신청할때는 하드풀 당합니다.

아무튼 그렇게 제 대출금액이 얼마가 가능한지 미리 알고, 그 가격대에 맞는 집들을 찾아봤어요.

 

Real estate 웹사이트들 보면 monthly payment estimator들이 있는데, Property tax랑 school tax 넣고 계산하시는거 잊지 마시고요.

자기들딴에 tax information이라고 제공해주는데 틀린 정보일때가 더 많아서, 저는 그냥 카운티 tax website가서 아예 그 집 주소 넣어서 정확한 property tax랑 school tax내역을 보고 그걸 토대로 계산했습니다.

물론 그걸 토대로 다운페이먼트도 계산하고, closing cost도 생각하셔야되고요.

 

주 별로 first time home buyer들에겐 down payment assistance program도 있습니다.

저희도 있는데 저는 인컴 리밋에 걸려 (최저소득층도 아닌데 맨날 텅장) 못받았어요. ㅠㅠ

꽤 크게 지원해주던데 잘 사용하면 정말 좋을거같더라고요.

그게 아니면 FHA 론, FannieMae 론, 이런것들도 있으니 잘 알아보세요.

 

4. Realtor, inspector, 집 보기

 

무엇보다 중요한건 좋은 리얼터, 그리고 리얼터와 연계되지 않은 정직한 인스펙터를 만나셔야합니다.

 

제 남친 부모님이 처음에 당신들 리얼터랑 해보라셨는데 괜히 죄송해서 저혼자 진행했다가 큰일날뻔 했거든요.

첫 리얼터는 집 보는 방법도 모르고 그냥 대충 얼렁뚱땅 보여주고, 저도 뭘 잘 모르니 그냥 휩쓸려 오퍼까지 넣었는데.. 

멀쩡했던 지하실이, 조상님이 절 굽어살피셨는지 그때 마침 며칠간 비가 엄청 많이 와서 인스펙터랑 인스펙션 하러 갔더니 물바다가 되어있더라고요.

인스펙터는 리얼터가 "소개해줄까?" 했는데 온라인에서 제가 알아서 검색해서 평점 제일 좋은 분께 요청했는데, 잘한 선택이었어요.

 

인스펙터 말로는 이 집은 뜯어고쳐야할게 너무 많고, 아예 지하실이랑 foundation은 새로 뜯어고쳐야 할거라고 하더라고요.

리얼터는 그와중에 "그래도 가격이 싸니까 그 아낀 돈으로 이거 다 고쳐쓰면 되지않겠니, 인스펙터 말 듣지마" 이러고있고

인스펙터는 자기 직업상 recommendation해주면 안되는데 제가 너무 불쌍해보였는지;;; 리얼터랑 멀리 떨어져서 자기라면 이집 안살거라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오퍼 엎었고..... unexpected 고치는 비용이 당연히 $1,000이 넘어가서 자연스럽게 오퍼 순조롭게 캔슬됐습니다.

현재 그집은 제가 넣었던 오퍼보다도 $20,000이 더 떨어졌는데도 아직도 안팔렸습니다.ㅋㅋㅋㅋㅋㅋㅋㅋ

*생각나서 방금 다시 검색해봤는데, 집 가격이 반 넘게 떨어졌습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근데도 안팔려요..

거기다 저한테 팔때는 지하실 상태 이런거 전혀 disclose안했는데 이제는 "ready for full rehab"이라고 해놨네요.ㅋㅋㅋㅋㅋㅋㅋㅋㅋ

1452sqft가 8만불인데... 제가 고칠수만 있다면 고쳐서 팔면 진짜 좋겠네요 또륵..*

거기다 아마 제가 리얼터와 연계된 인스펙터를 데려갔으면 "그냥 고치면되지 걱정마" 라고 하고 어떻게든 제가 그 집을 사게 만들었을거같아요.

 

그렇게 당하고 결국 남친 부모님께 소개받은 리얼터는 천사였습니다.ㅋㅋㅋㅋ

집 보러 가는데 다른 방들 둘러보기전에 지하실부터 꼼꼼히 보고 정말 하나하나 꼼꼼히 다 저랑 보고, 저한테도 많은걸 알려줬고요.

연락도 바로바로, 약속도 잘 잡고요.

전혀 푸쉬도 안하고, 모든걸 저 하고싶은 대로 하고 압박도 하나도 안줘서 참 편하게 했어요.

 

그리고 절대 집 사진을 믿지마세요..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정말 사진의 힘이 위대하다는걸 집 보면서 느꼈습니다.

사진으로 보면 너무 깨끗하고 넓어보이는 집들이 실제로 가면 전혀 안그래요.

처음엔 사진들에 속아 그지같은 집들만 봤는데, 슬슬 보다보니 보는 눈이 생겨 갈수록 좋아지더라고요.

저는 총 한 15채? 본거같아요.

 

그러고 지금의 제 집이 나온날 바로 보러갔는데 인기가 정말 많은 집이었어요.

크기랑 위치가 정말 좋고, 정말 싸게 나왔거든요.

당장 광고 올라온 날인데도 저 말고도 세 팀이 더 와있었고, 셀러측 리얼터들은 온데간데 없고 오픈하우스가 아닌데 오픈하우스식으로 사람들 막 돌아다니고..ㅡㅡ; 그 전팀 리얼터가 저희한테 열쇠주고 갔어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80년 된 집 치고 다 좋은데, 집이 도로에서 좀 보통 집보다 가깝긴 해요. Dead-end street이라 교통량이 얼마 없긴 하지만요.

그래서 좀 안타까웠지만 이거빼고 너무 좋은 집이라 바로 오퍼를 다음날 $10,000 적게 넣었는데, 그다음날 연락와서 원가격에 사면 바로 제 오퍼를 받아들이겠대요.

그래서 결국 하나도 안깎고 바로 샀고 딱히 바로 고칠것도 없어 네고도 안하고, 전주인이 쓰던 큰 가전제품들 (냉장고, 전자렌지, 세탁기 등) 다 두고 가서 진짜 하나도 안고치고 안사고 들어와 살게 되었습니다.

 

인스펙션도 저번 인스펙터님과 했고, 이번엔 저번집과 비교도 안될정도로 좋은집이고 당장 고칠건 하나도 없지만 조만간 지붕 갈 준비는 해라 (이번달에 갈려고요), water heater이 17년 됐으니 갈 마음의 준비를 해라 (곧 갈아야죠) 해서 바로 계약 완료하고요.

전주인이 경찰이신데, 제가 오퍼 넣은날 3개인가 더 들어왔대요. 아마 그날 본 팀들 다 오퍼를 넣은듯해요.

그럼 경쟁시켜서 더 돈을 받을만도 한데 자긴 경찰이고, 원하는만큼의 돈만 받으면 된다며 제일 먼저 연락온 제껄 뽑은거라고...;;

정말 if it's meant to be, it will be입니다.

 

오퍼를 8월 초쯤 넣었던거 같고 클로징은 9월 중순, 그리고 이사날짜가 붕 떠서 입주는 9월말에 했습니다.

중간중간 이런저런 일들이 있었지만 나름 빨리빨리 잘 진행되었어요.

 

5. 모기지

 

모기지 쇼핑해보며 느낀건데 신기하게 동네 작은 은행이 이율이 제일 좋았어요.

Chase, BoA 이런데 다 이율이 너무 비쌌고요.

 

저는 제 리얼터가 리퍼해준 동네 작은 은행에서 10/1ARM, 10% down payment+closing cost, no PMI로 이율 3.75% 받아서 진행했습니다.

2.75%는 제 꿈이었던걸로

Conventioanl loan인데도 20% 다운 아닌데 PMI없는게 있으니, 잘 쇼핑해보셔요.

10/1ARM이니까 10년뒤에 바뀌는 변동이자인데, 10년 안에 다 갚아버리려고 생각중이고요. 근데 통장잔고는 0...

모기지 직원도 좋은 분 만나야하는건 기본입니다.

제 직원분은 일처리도 빠르시고 연락도 항상 잘되서 더더욱 빨리 모든게 진행됐던거같아요.

 

 

 

 

 

그렇게 집을 사고 나니, 정말 이 안정감이란 말로 표현 못해요.

물론 아직도 혼자 사는게 좀 무섭긴 해요;; 

도둑맞는건 집에 귀중품이 없으니 안무서운데, 혹여나 저나 제 반려동물들이 무슨 상해를 입을까봐 걱정되서 나름 알람시스템도 잘 해놨지만, 무서운건 여전하네요.

그래도 제 반려동물들이 미친듯이 뛰어다녀도 아무한테도 피해 안주고, (반려동물이 규정보다 많아서) 언제 쫓겨날지 모른다는 두려움도 없고, 저만의 공간에서 그 어느걸 해도 아무에게 아무소리도 안듣는다는건 정말 큰 안정감을 줍니다.

근데 곧 남친님과 같이 살게 되면 혼자만의 자유가 사라지겠죠 또륵

양가 허락 받은 동거입니다

 

물론, 지붕 가는데 지금 당장 $6,000이 들어가게 생겼고, water heater가는데도 또 한 $5,000 들거고 (maximum estimate), 뒷마당 울타리가 없어 그거 치는데도 돈이 좀 들거고, 확실히 렌트비 아낀 만큼 혹은 그보다 더 돈이 들어가게 생겼습니다.ㅋㅋㅋ

마모에 수많은 글이 올라오듯 저도 언제 어느 파이프가 터질지, 어떤게 크게 고장날지 몰라 약간 시한폭탄 같다는 느낌은 있지만..

그래도 equity가 생기고, 자산이 되고, 제 집을 고치고 만들어나간다는게 참 기분이 좋아요.

제 남친 부모님 말씀으론 "절대 남에게 돈 주지 말라"고 하셔서.. 잘 한 결정 같습니다.

 

저야뭐 시골에 작은 집을 적은 돈 주고 샀으니 좀 쉽게 보이지만, 정말 큰 돈으로 크고 비싸고 좋은 리모델링 다 된 집 사시는 분들은 제 글이 별 도움이 안되실거예요.

인테리어를 포기한것도, 보통의 한국분들은 인테리어 중요시 여기시니 그게 큰 요인이라면 요인으로 잡으셔도 돼요.

제 집은 체리목 대환장 파티..인데다가 리모델링 했다는 부엌 벽 색깔도 그지같......아요. 뭐 색을 저딴 민트색 가까운 연두색을 칠해놨는지..하...

근데 뭐 살다보니 체리목도 예뻐보이고 이 집의 character로 보이고 ㅋㅋ 남친 들어오면 같이 천천히 벽도 페인팅해나가고 그러려고요.

무엇보다 집이 80년된거 치고 너무 튼튼하고 잘 관리되었어요.

제가 만약 인테리어만 보고 이집을 포기했다면, 어쩌면 더 관리안된 집에 가서 다 고치며 오늘 마모에 신세한탄글을 올리고 있었을거예요.

 

어찌됐든 도움이 되었으면 합니다.

저는 무사히 동방항공을 타고 한국을 다녀와 후기를 남기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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