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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일모아 게시판   [여행기]
10일간의 한국여행

찐돌 | 2019.04.07 18:34:29 | 본문 건너뛰기 | 댓글 건너뛰기 쓰기

이번에 아이들을 데리고 8년만에 한국에 가족 여행을 갔습니다. 저는 한국으로 자주 출장을 가긴 했는데, 출장의 목적상 딱 일정에 맞게 할일만 하고 돌아오고, 또 출장지가 서울이 아니다보니, 서울의 변화상을 거의 잘 알지 못했습니다. 인천 공항 도착해서 택시 타고 출장지로 향한 다음, 일정에 맞춰서 일 끝내고, 다시 택시 타고 돌아오다보니, 한국에 가되 한국이 아니었던 거죠. 중간 중간 밤에 나가서, 편의점 정도 왔다갔다 하거나, 밤에 맥주 마시러 나간 정도 밖에 없었네요.

 

8년에 보는 한국은 꽤 많이 바뀐것 같습니다. 마지막이 2012년 겨울쯤, 그땐 서울에 대부분의 쇼핑지가 바글 바글 했던것 같습니다. 이번에 동대문에 옷을 보러 갔는데, 두타 꼭대기층의 식당중, 두군데 빼고는 다 문을 닫고 있더군요. 사람이 전체적으로 없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호객 행위는 여전하고, 호객에 응하지 않으면 욕하는건 여전하구요. 제 가족중에 저만 한국어를 하니까, 항상 영어를 쓰고 다니기에 못 알아 먹는다고 욕을 하는것 같은데, 참 느낌이 그렇습니다. 언어는 달라도 욕하는건 대부분 알아 듣지 않나요?

 

쇼핑지 뿐만 아니라, 지하철에서도 상당히 많은 경우 앉아서 갈수 있었습니다. 1호선, 2호선 가릴것 없이요. 물론 낮에는 거의 30~40%의 승객들이 60대 이상의 노인들이더군요. 덕분에 앉아 있어도 맘은 안 편했습니다. 앞에 와서 고함이라도 지를까봐 말입니다. 실제론 초등학생 아이를 보고서 자리를 비껴주는 승객도 있었으니까 나쁘진 않았습니다. 무척 고맙더군요.

 

하지만 마지막날 퇴근 시간, 2호선에서 정말 무지막지한 인파를 만나서, 막내가 깔려 죽는줄 알았습니다. 그 애는 평생 처음 경험한 일이어서, 다시는 지하철 안 탈것 같아요. 키가 작아서 보이질 않으니, 사람들이 그냥 밀어 붙이더군요. 여전히 2호선은 명불허전이었습니다.

 

예전보다 교통 체증이 줄긴 했어도 여전히 최상의 옵션은 지하철인것 같습니다. 지하철로 10분 거리가 택시로 20~30분 거리가 되는경우 많더군요.

 

명동 인사동은 거의 외국인들만 방문하는 곳이 된것 같구요. 한국인 관광객들은 별로 없었습니다. 전체적으로 경기가 죽어있다랄까요. 맛집이라도 줄을 서야 되는 경우는 거의 없었습니다. 금요일 저녁에 하남피그라는 고기집에서 10분 기다린게 다네요.

 

명동, 동대문등 몇군데에서 잔돈으로 장난치는 경우를 몇번 겪다보니, 항상 잔돈을 확인하거나, 딱 돈 맞춰서 주는 습관이 생겼습니다. 장사하시는 분들이 돈 틀리는 경우가 거의 없을텐데, 만원 짜리로 돈을 줘서 제대로 잔돈을 받은 경우가 거의 없습니다. 외국인 티가 나서 그런지, 바로 어디서 왔냐고 묻던데, 잘 해 줄려고 한건 아닌것 같아요. 속여 먹으려고 한게 아닌가 의심합니다. 처음 몇번은 실수였다고 넘겨도 그런 경우가 너무 많아요.

 

가전 제품 가격들은 억 소리 나오게 비싸더군요. 양문형 냉장고가 400만원이라고 이마트에 붙어 있는거 보니, 무척 비싸다 싶었습니다. 75인치 LG OLED TV는 $7000쯤 하던데, 요즘 TV가격이 많이 저렴하지 않았나요?

 

음식점 가격들도, 맛집들만 찾아다녀서 그런지 비쌌습니다. 물론 세금에 팁까지 내야하는 미국보다 비싸진 않았는데, 조만간 추월하지 않을까 합니다. 제가 듣기로 한국의 실질 임금은 그리 오르지 않았다는데, 음식점 가격들은 많이 오른것 같았습니다. 아이랑 4명이서, 하남 돼지집에서 적당히 기분좋게 먹고 나니, $80정도 줘야 했는데, 가든 그로브의 모란각에서 그 정도 돈이면 소고기로 배부르게 먹었을것 같습니다.

 

한국에서 확실히 살만한건 화장품 같은것이랄까요. 아내가 가장 시간을 많이 보낸곳이 화장품점이었고, Costco에서도 화장품 코너가 정말 크더군요. 한국서도 Costco는 명불허전, 확실히 가격이 저렴하고 좋은 물건이 많았습니다. 첨부터 거기서 쇼핑을 했어야 할까 약간 후회할뻔 했습니다. 다만 즉석 식품 코너가 이마트나 홈플러스에 비해서 초라하더군요.

 

아이들에겐 확실히 긍정적인 영향을 준것 같습니다. 한국에 대해 긍정적인 영향을 많이 받았다랄까요. 한번은 닭갈비 집에 가서 고기를 구워먹고, 밥을 볶아 먹는데, 서버의 현란한 손놀림을 보더니, 한국 사람 치고 손기술이 나쁜 사람들이 없다. 자기 친구들도 다 손기술이 좋다 뭐 그런 이야기를 합니다. 저는 딱히 한국인들이 손기술이 좋다라고 말한 적이 없어서, 저에게 영향을 받은것 같지는 않은데 말입니다. 자기는 한국서 사는게 좋아 보이기도 하다라는 말을 합니다.

 

다만, 지하철에서 우연히 만난 분도 그렇고, 여러분들이 미세 먼지 이야기를 꺼냅니다. 미국은 미세 먼지가 없어서 좋겠다고. 50대 넘으신 선배님은, 지금 미세 먼지가 사실은 80년대보다 더 좋아진 것이고 요즘 미세 먼지 이야기는 좀 엄살이다라는 이야기를 하시는데, 제가 있던 기간이 좋았던 것인지, 제가 느끼기에도 한국 공기가 예전보다 좋아진 것 같았습니다. 적어도 코안이 검어지는 경험을 하진 않았습니다.

 

한강변에 날씨가 풀려서 인지 많은 사람들이 가족들과 나와 있었고, 한강변도 잘 단장되어 있어서 한강만 다녀도 서울 관광은 참 좋겠다라고 느꼈습니다.

 

이제는 미국서 사는게 너무 편해서 한국으로 귀국하긴 어려울것 같지만, 오랫만에 아이들과 시간을 보내니 참 좋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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