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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일모아 게시판   [잡담]
승진에 관한 조건? 단상?

anoldman | 2019.04.25 20:58:52 | 본문 건너뛰기 | 댓글 건너뛰기 쓰기

안녕하세요, 

 

마모에는 직장에 다니시는분들도 많고, 또 그 자리에서 직무를 훌륭히 소화하시는분들도 많은듯해서, 항상 여쭤보고 싶은게 있었습니다. 물론 개인사업을 하면서 고용자입장에서 보는 관점도 궁금하구요. 질문은 제목에 적은대로 승진에 대한 조건 혹은 단상입니다.

 

우선 제 소개를 잠시 하면 저는 흔하디 흔한 석박사 유학생으로 미국에 와서 이제 직장다닌지도 십년이 훌쩍 넘은 평범한 중년 아재입니다. 첫 직장에서 몇년 일하다가 과장급(?)으로 프로모션받아 이직하고는 한동안 행복하게 살았던적도 있죠. 그런데 그 뒤로는 승진의 기회가 전혀 보이질 않네요. 한가지 이유는 저희 조직이 50대가 많고 이동이 별로 없어요 . 그래서 포지션들이 굉장히 정체되어 있는데, 자리 자체가 잘 나지를 않으니까 지원 및 승진의 기회자체가 잘 없네요. 어쩌다 가뭄에 콩나듯 하나씩 나면, 그동안 눈에 띄게 성과를 내는 사람들이 올라가곤 하죠 (아무리 악조건이라도, 당연한거지만, 되는 사람은 되더라구요). 저같이 영어부족에 사회성결핍(한국에선 나름 한 사교성 했습니다만, 미국회사에서는 조용히 일만 하는 스타일이 되버리네요.)은 이제 승진과는 점점 거리가 멀어지고 있는데요. 여기 계신 마모님들은 승진에 조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물론 여기서 배워서 저 스스로를 업그레이드 시켜보고 싶은 마음도 있지만, 이 글을 올린 본 취지는, 승진에 대한 단상이나 주변에 승승장구 하는 사람들은 어떤 유형인지 그 사례가 궁금하다라고나 할까요? 똑똑하고, 일잘하고, 사교성 좋고, 리더쉽넘치는 사람은 당연히 승진을 하겠지만, 주위에 사실 그렇게 완벽한 사람이 많지는 않잖아요. 그래도 누군가는 승진을 하니까요.  

 

제가 이런저런 생각을 하게된 사례가 있는데요. 저희 조직에 어떤 간부는 그동안 승승장구를 했어요. 이제 곧 임원수준의 포지션에 올라갈거라고 공공연히 소문이 나있죠. 하지만 그 사람은 사실 아랫사람들한테 굉장히 미움받는 스타일 이에요. 예전에는 F 자만 안들어갔지 거의 욕수준의 언사도 자주 내밷고, 프로젝 마무리를 위해서라면 아랫사람 갈구는걸 전혀 개의치 않는 스타일입니다. 미국 직장에선 굉장히 보기 힘든 케이스인데요, 전 한국드라마 미생을 보면서 완전히는 아니지만 한국 스탈이 이렇네 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흔치 않은 미국사람이에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결과물이 좋아서 그런지 (그게 다 아랫사람 갈궈서 나온거지만), 위로는 죽죽 올라가네요. 개인적으로 자세히는 알진 못하지만 얘기를 해보면, 엄청나게 smart하지도 않고, 인성도 그닥 좋지 않아보여요. 두가지 확실히 뛰어난건, 외모가 훌륭하고, 말발이 좋아요. 물론 말발이 좋은것도 굉장한 talent라고 생각하기때문에 그 자리에 간것 자체를 질투하는 차원은 아니구요. 그냥 그 사람을 보면서 여러번 궁금해지더라구요. 왜 저사람이 자꾸 승진을 할까. 조금더 조용하고 말발은 안되지만, 묵묵히 자기할일 열심히 하고 더 smart한 직원도 많은데, 왜 저 사람일까. 위에서 보면 인성의 문제는 보이지 않는것인가? 아님 그런건 중요하지 않은것인가 등등의 생각이 들더라구요. 한때 그 사람때문에 동시에 10명 가까이 회사에서 퇴사를 해버린일은 두고두고 회자되는 유명한 일입니다. 전 사실 그때 그 사람이 잘릴줄 알았어요. 아니면 좌천 내지 이직을 할줄 알았지요. 그런데 그 앞뒤로도 자잘하게 많은 일화를 만드신 그분은 저의 예상과는 달리 승진을 두번 더 하더라구요. 

 

저도 리더쉽 관련 책은 몇십권을 읽었고, 많이는 아니지만 열명가까운 직원들을 매니지하면서 나름 배우고 깨달은 '좋은' 매니저로써의 (그냥 사람좋은 매니저가 아니라, 능력있고, 아래에서나 위에서다 다 좋아할만한) 소양이나 조건같은건 알고있다고 생각했는데요 (알고만 있지 실천은 못하는게 함정), 현실에서는 제 생각과는 맞지 않는 인사를 몇번보면서 (저 위에 예를 든사람이 좀 특이 케이스긴 하지만 저희조직의 다른 사례들중에 이해가 가지않는 인사가 가끔 있어서요), 최근에 그런 생각이 들더라구요. 아 결국 내 생각이 틀렸으니 난 승진이 안되고 저 사람들은 되는건가 하구요. 그래서 또 그런 생각이 들더라구요. 그럼 내가 지금 보지 못하고 있는건 뭔가.. 

 

개인적으로는 승진에 대한 열망이 있긴 있습니다만, 못하면 죽을거 같거나 그렇진 않구요. 그냥 소소한 삶도 나쁘진 않다고 생각합니다. 아무래도 올라가면 그 만큼 스트레스도 더 받고, 압박이 많은게 눈에 보이니까 그냥 지금처럼 만년과장으로 살다 은퇴해도 뭐 나쁘지 않다고도 생각합니다. 나름 팀원들과도 잘 지내고 프로젝 끝나고 나면 기분도 좋고. 정치적인 문제에 휩싸일일도 없고.. 승진만 포기하면 맘은 편한 그런 직종에 있어요.  

 

이런질문을 하는게 실례가 아니라면, 여러분들은 승진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가지고 계신지, 또 어떤 유형, 사례들이 승진을 이끄는지, 혹은 재밌는 사례등등, 승진을 주제로 가볍게 chat을 한번 하고싶은 마음에 글을 올려봅니다. 혹시 모르죠, 여기 올려주신 댓글들로 많은 마모회원들이 10년뒤에 각 회사에서 CEO가 되어 있을지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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