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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7월 20일은 아폴로 (Apollo) 11호 달착륙 50주년!

awkmaster | 2019.07.18 14:29:45 | 본문 건너뛰기 | 댓글 건너뛰기 쓰기

Apollo50.jpg

 

 

지금으로부터 50년전, 1969년 7월20일 국제표준시로 정확히 20시 17분 40초에 사람을 태운 우주선인 아폴로 11호가 달에 착륙하는데 성공합니다. 그리고 약 6시간 후인 7월21일 02시 56분 15초에 미국의 우주비행사 닐 암스트롱(Neil Armstrong)이 인류 최초로 달의 표면에 발을 내딛습니다. 이 순간 암스트롱은 전세계로 중계되는 NASA 휴스턴과의 교신에서 이렇게 말합니다:  "That’s one small step for a man, one giant leap for mankind." 이 짧은 한 문장이 전 인류에게 남긴 의미는 실로 위대하다고 생각합니다.
 

미국은 1963년부터 1972년까지 지속된 아폴로 프로그램을 통해 6번(Apollo 11, 12, 14, 15, 16, 17)이나 인간을 성공적으로 달에 착륙시켰습니다만, 애초에 미국이 왜 인간을 달로 보낼 생각을 했을까요? 이에 대한 답은 "Space Race"라는 표현에 함축적으로 담겨있습니다. Space Race는 20세기 중반 냉전의 주체국들인 미국과 소련이 우주선 개발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해 벌인 치열한 경쟁을 의미합니다. 1955년 7월 29일 미국은 전세계에 인공위성 개발 계획을 공표합니다. 나흘 후인 8월 2일 소련은 이에 대응하여 자신들도 빠른 시일내에 인공위성을 발사하겠다고 천명합니다. 이로써 두 나라 간의 Space Race가 시작됩니다. 
 

경쟁에서 먼저 앞으로 치고 나간 건 소련입니다. 소련은 1957년 10월 4일 인류가 만든 최초의 인공위성 스푸트니크 1 (Sputnik 1)을 성공적으로 발사한 후 약 2개월의 기간동안 지구를 중심으로 정확히 1440번의 궤도를 돌게 합니다. 이 사건은 미국에서 Sputnik Shock 이라고 불릴만큼 엄청난 충격으로 다가왔습니다. 한편으로는 당시 최강대국이라 자부하던 미국에게 큰 좌절감을 안겨 줬기 때문이고 다른 한편으로는 소련의 핵공격에 대한 실질적인 두려움 때문이었습니다. 인공위성을 쏘아올리는 미사일 기술과 대륙간 탄도 미사일 기술이 대동소이하다는 건 (재작년까지만 해도) 우리에게는 어느정도 익숙한 이야기라고 할 수 있죠. Sputnik Shock은 미국의 교육시스템을 바꾸는 기폭제가 됩니다. 미국 내에서 수학/과학교육을 근본적으로 뜯어 고쳐야 한다는 여론이 높아졌고 급기야 대학 교육을 장려하기 위해 학비지원 내용을 골자로 하는 National Defense Education Act (NDEA)라는 정책을 수립하는데 직접적인 영향을 줍니다. 당시 미국의 교육시스템을 비판하는 "What Ivan knows that Johnny doesn’t" 이라는 책이 선풍적인 인기를 끈 것을 보면 어느정도 분위기를 엿볼 수 있습니다. 
 

1961년 4월 12일, 아직 Sputnik Shock의 충격이 채 가시기도 전 소련은 인류 최초의 우주비행사인 유리 가가린 (Yuri Gargarin)을 배출합니다. 가가린은 보스톡 1 (Vostok 1)을 타고 1시간 48분간 우주비행을 하는데 성공하고 무사히 지상으로 돌아옵니다. 미국에서도 같은해 5월 5일 (오늘은 어린이날~ 우리들 세~에상) 앨랜 셰퍼드(Alan Shepard)가 우주를 비행하는데 성공하지만, 이놈의 더러운 세상이 2등을 기억해 줄리는 없었겠죠? 사실 셰퍼드의 우주 비행계획은 당초 가가린의 비행 1년 전인 1960년 4월에 잡혀 있었다고 합니다만, 안전점검 등 여러가지 이유로 계속 연기되었다고 하니 얼마나 아쉬웠겠습니까? 오죽하면 가가린이 최초로 우주비행에 성공했다는 뉴스를 접한 순간 셰퍼드는 책상을 주먹으로 세게 내리쳤지만 책상이 부서지지는 않았다고 (분노조절잘해?) 당시 NASA 직원들이 전합니다. 이로써 Space Race에서 미국은 소련에게 원투펀치를 맞고 눈탱이가 밤탱이가 되었습니다. 이렇게 말하니 갑자기 이반 드라고 (돌프 룬드그렌)와 소련에서 열심히 싸운 로키 (실베스타 스탈론)가 생각이 나네요. 로키도 눈탱이가 밤탱이 됐지만 어땠습니까? 스포일러: 그렇죠… 결국 다시 일어나 이반을 쓰러뜨리고 KO로 이기죠.
 

잔뜩 자존심을 구긴 미국은 이 상황을 역전시키는 방법을 찾습니다. 그러다가 1961년 5월 25일 John F. Kennedy 대통령은 1970년 이전에 사람을 달에 보내고 무사히 귀환시키겠다는 엄청난 발표를 합니다. 사실 JFK의 이 발표는 뭐 과학적으로 의학적으로 경제적으로 이거저거 다 따져보고 한 게 아니라, 그저 달에 사람을 보내는게 '가능'은 하냐 라는 질문을 당시 NASA의 수장인 James Webb에게 했고 돌아온 답은 '가능'은 합니다…였다고 하네요. JFK의 발표는 미국민들에게 1등국가(어디서 많이 들어본 듯한?)의 희망을 다시 안겨줬고 1962년 9월 12일 NASA Command Center가 있는 휴스턴의 Rice University에서 그 유명한 연설을 합니다:


"We choose to go to the moon. We choose to go to the moon in this decade and do the other things, not because they are easy, but because they are hard, because that goal will serve to organize and measure the best of our energies and skills, because that challenge is one that we are willing to accept, one we are unwilling to postpone, and one which we intend to win, and the others, too."

 

윗사람이 이렇게 멋진 연설을 하면 아랫사람들은 어떻게 되는지 다들 아시죠? 뭐 죽어나는 거죠… 1969년 7월 20일 3명을 달에 보내기 위해 40만명의 과학자, 공학자, 기술자들이 동원되었고, 1972년 아폴로 프로그램이 막을 내릴때까지 약 $25.4 billion (지금 기준으로 환산하면 약 $153 billion) 의 비용이 들었다고 합니다. 미정부의 1년 예산이 약 $4 trillion 되나요? 뭐 그거에 비하면 얼마 안되긴 하네요. 그리하야 Space Race의 최종 승자는 미국이 된 것입니다.
 

여기서 궁금한 점은 Apollo 11이 최초의 달착륙을 했다는데 그럼 Apollo 1~10은 어찌 된거냐 하는 겁니다. 이에 대해서는 First Man 이라는 영화(강추합니다! Ryan Gosling의 표정연기… 와~)에도 어느정도 나오는데요, 달에 사람을 보내는게 워낙 힘든 일이라 시험 비행 등 여러 단계로 나누다 보니 Apollo 11이 실제로 달에는 처음 간 우주선이 되었습니다. 그 중 첫번째인 Apollo 1의 경우 불행하게도 지상시험 중에 불이 나는 바람에 안에 타고 있던 3명이 한꺼번에 죽기도 했습니다. 또 "Apollo 13"이라는 영화에서 보셨다시피 이 달착륙선은 달궤도까지 갔지만 기계이상으로 달에는 착륙해 보지도 못하고 돌아왔습니다 (그래도 생명을 건졌으니 정말 다행이죠). 저 위에 인류 최초의 우주비행사가 될 뻔(!) 했던 앨런 셰퍼드는 Apollo 14호 미션을 성공적으로 수행했습니다. 다시 기회를 주긴 했지만, 이번에도 1등은 못되고 3등! (Apollo 11, 12, 그리고 14).
 

마지막으로 혹시나 궁금하신 분들이 있을까봐 달착륙 가짜설(음모론?)에 대해 짧게 한마디 하겠습니다. 인터넷 여기저기에 이런 음모론들에 대한 반박을 찾으실 수 있겠지만 대표적인 링크 한 개만 꼽자면 요겁니다: https://www.history.com/news/moon-landing-fake-conspiracy-theories

사실 음모론에서 주장하는 내용들은 과학적인 상식/지식이 조금만 있어도 말이 안된다는 걸 알 수 있지만, 이런 음모론이 널리 퍼지고 사람들이 믿기 시작하는 이유 중 하나에 대해 저는 이렇게 생각합니다. 어떤 과학적인 현상(팩트?)을 보고 자신이 가진 지식으로 설명이 안되면 사람들은 그 현상을 이해하려 여러가지 방법을 동원합니다. 주변에 묻기도 하고, 책을 찾아보기도 하고, 요즘이야 뭐 구글검색 하나면 다 해결되기도 하고요. 그런데 이렇게 궁금증을 해소하는 과정에서 추가적인 지식을 습득하지 않고도 본인이 가진 지식’만’으로도 설명되는 뭔가를 찾아냅니다. 내가 알고있는 한도 내에서 설명이 되니 이해도 잘 가고.. 그 뭔가에 끌리기 시작합니다. 그러다가 어느순간 이 현상을 이제는 이해하고 있다는 착각을 하게 됩니다. 해당 분야의 전문가에게 자신의 생각을 이야기해보면 그 전문가는 잘못 이해하고 있다고 하면서 열심히 설명하지만, 설명하면 할수록 모르는 이야기만 늘어날 뿐 귀에 들어오지도 않습니다. 이런 일련의 과정이 여러사람에게 나타나면 음모론이라는 이론 아닌 이론으로 자리를 잡게 되고, 달착륙 음모론같이 많은 사람들이 믿어버리게 된다고 생각합니다. 달착륙 같은 경우 그 뭔가를 제공해 준 건 Bill Kaysing이라는 사람이었는데, 이 분은 과학자도 아니었고 자기 입으로 로켓에 관해 아는게 없다고 여러번 말했는데도 불구하고 사람들은 어느새 그 사람을 전문가로 추켜세우세 된거죠. 위에서 말씀드린 음모론 생성과정은 비단 우주/천문학 쪽에서만 그런게 아니고 과학 전반에 걸쳐 일어나는 현상 같습니다. 그래서 과학의 대중화라는 것이 중요한 것이겠죠.

 

이상으로 아폴로 11호의 달착륙 50주년 기념 글을 써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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