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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일모아 게시판   [잡담]
이은미 가수 공연

오하이오 | 2019.10.08 19:28:43 | 본문 건너뛰기 | 댓글 건너뛰기 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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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년 대학로의 한 지하 극장,  제가 처음으로 갔던 유료, 그러니까 프로 가수의 공연장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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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곳을 열기로 가득 채운 분은 이은미 가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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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나는 노래로 이어가다 자리에 앉아선 이런 저런 이야기도 던지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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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로 앉아 혼신을 다한 노래를 뿜어 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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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래를 마치고 또 두런두런, 소극장 공연의 묘미였던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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웃옷과 바지를 벗어재끼로 다른 모습으로 변신을 하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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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노래의 깊이나 열정은 변함이 없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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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 앞에 따라 붙는 수식어 '맨발의 디바' 그대로 무대를 맨발로 누비던 가수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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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 이미 아줌마 아저씨였던 팬들이 십대 못지 않게 야광봉을 흔들어 호응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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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 어떤 노래를 불렀는지 기억은 나지 않지만 이 곡 하나는 기억이 납니다.

이렇게 앉은 자리에서 불렀던 것으로 기억하는, '찔레꽃'

열기를 순식간에 식혀 극장을 애절하게 만들었던 노래.

 

마침 지난해 70주면 4,3 희생자 추념식에서도 찔레꽃을 불렀더라고요.

 

엄마일 가는 길에 하얀 찔레

찔레꽃 하얀 잎은 맛도 좋지

배고픈 날 가만히 따먹었다오

엄마엄마 부르며 따먹었다오.

 

밤깊어 까만데 엄마 혼자서

하얀 발목 바쁘게 내려오시네

밤마다 꾸는 꿈은 하얀 엄마꿈

산등성이 너머로 흔들리는 꿈

 

15년 만에 들어 보는 그녀의 찔레꽃은 여전히 애절했고, 

노래에 숨은 애절함과도 맞아 떨어진다 생각했습니다.

 

찔레꽃은 '오빠 생각'으로 유명한 박태준님의 곡이고,

처음엔 윤복진이란 분이 '기러기'라는 노랫말을 붙였다고 합니다.

 

울 밑에 귀뚜라미 우는 달밤에  

길을 잃은 기러기 날아갑니다.

가도 가도 끝없는 넓은 하늘로

엄마 엄마 찾으며 흘러갑니다.

 

오동잎이 우수수 지는 달밤에

아들 찾는 기러기 울며갑니다.

엄마 엄마 울고 간 잠든 하늘로

기럭기럭 부르며 찾아갑니다. 

 

그런데 작사가가 월북하면서

이태선 이란 분이 붙인 '가을밤'이란 노래로 바뀌게 되네요.

가을밤 외로운 밤 벌레우는 밤

초가집 뒷산 길 어두워질 때

엄마 품이 그리워 눈물 나오면

마루 끝에 나와 앉아 별만 셉니다.

 

가을밤 고요한 밤 잠 안오는 밤

기러기 울음소리 높고 낮을 때

엄마 품이 그리워 눈물 나오면

마루 끝에 나와 앉아 별만 셉니다.

 

그런데 이 분도 월북을 하면서 

가수 이연실 님이 '찔레꽃'으로 개사하며

노래를 살려 온 셈이 된거라고 하네요.

 

요즘은 찔레꽃에 '기러기'와 '가을밤' 섞어서 부르네요.

 

이은미 가수도 마지막에 가을밤 가사를 섞어 넣었고요.

 

말이 길어졌습니다.

15년 전 공연을 보면서 극장 무대가 좁다 느꼈던 이은미 가수가

열린 무대로 나와 활동하는 모습을 보고 내 느낌이 옳았다는 흐믓함에 시작해서,

'찔레꽃'은 고스란히 격변의 우리 현대사 담았다는 말을 하려다 보니 이렇게 됐네요.

 

'기러기'와 '가을밤', '찔레꽃'이 시대를 달리하긴 했지만

녹아든 말은 다 같이 '엄마'와 '그리움'이네요.

잠자기 전 엄마에게 전화라도 해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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