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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일모아 게시판   [잡담]
세들어사는 서러움

거루나루 | 2019.12.03 23:35:02 | 본문 건너뛰기 | 댓글 건너뛰기 쓰기

마일모아 가입하고 두번째 쓰는 글이네요. 딜이나 카드 정보는 저보다 다른분들이 워낙 잘 알고계셔서 넙죽넙죽 받아먹고 있습니다. ㅎㅎ

AU카드 생각없이 만든뒤로 난 이제 체이스는 글렀어..라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최근에 검정별이 하나 떠서 만들고 싶던 United 카드를 드디어 만들었네요 ㅎㅎ

 

새로운 곳에 이사와서 시간이 훅훅 가더니 어느새 12월이네요. 오늘은 새로운 곳에서 겪은 인생 최대금액의 렌트비를 주고 받는 서러움을 좀 토로해볼까 합니다.

히든고수님께서 그렇게 맨하탄에 1배드룸 구해서 1년지내보라고 한걸 페이먼트도 안끝난 차때문에 어찌어찌 뉴저지로 거주지를 정해서 정착했습니다. (https://www.milemoa.com/bbs/board/5801925)

사실 맨하탄에서 잠시 지내면서 사이렌소리랑 소음이 너무 심했어서, 뉴저지 오면서는 조용하고 평화로운 모습에 선택하길 잘했다 싶었어요.

집주인도 젠틀하고 괜찮아보이고, 집가격에 비해서 넓고 깨끗하고 위치도 좋아서 여러모로 참 잘됐다 싶었습니다. 그러나..

 

문제는 입주하는 날부터 시작되었네요. 이삿짐이 들어오고 있어서 컨시어지에서 키를 받고 문을 열라는데, 문이 안열리는 겁니다. 아 이렇게 사기를 당하나..

어찌저찌 열려있는 창문(창문이 열려있어서 다행인건가 아닌건가;;;)으로 기어 들어가서 문을 열긴 했는데, 청소가 하나도 안되어있는 겁니다.

집주인에게 따졌더니 돌아오는 소리는 "나갈때 그상태로 하시고 나가면 되잖아요?" 랍니다. 그 상태는 무슨 상태인건가..

일단은 짐이 어마어마하게 들어오고 있어서 그냥 넘겼습니다. 뭐 사는데 지장있는건 아니니 그냥 내가 청소하고 말지라고 생각했네요. 그랬으면 안됐는데..

 

정신없이 짐을 치우고 살고 있던 와중 아내가 집에서 쥐를 본거 같답니다. 내가 쥐를 피해서 뉴욕을 안가고 뉴저지로 왔는데..리얼터가 분명히 뉴저지엔 쥐가 없다고 했는데..

그렇답니다..짐정리하느라 피곤해서 잘못본거겠지..라고 생각했지만 뭔가 몸이 근질근질한거 같습니다. 아이를 다른 방에서 재웠는데, 뭔가 찝찝해서 같이 자기 시작했습니다.

집주인에게 연락을 하니 많이 놀랐겠다며, 자기가 인스펙터를 보내겠답니다. 올 왠일이니.. 보낸다는 인스펙터는 2주가 지나도록 오지가 않습니다.

 

한동안 별 문제가 없어서 잘못본거겠거니, 커다란 귀뚜라미를 봤겠지라며 넘어가려는 차에, 약속이 있어서 집에서 급하게 나가면서 바닥에 야채를 좀 떨구고 나갔었습니다.

집에 들어와서 옷을 정리하고 있는데 아내가 기겁을 하면서 소리를 지릅니다. 예..그분들이 파티를 하고 가셨네요..

집주인에게 다시 연락을 해서 독촉합니다. 미국은 원래 시간이 많이 걸린답니다. 기다리랍니다. 동부는 원래 좀 느긋한가 보다 싶습니다. 성질은 나지만 별수없으니 참아봅니다. 착해빠져가지고 렌트비도 잘 냅니다.

시간이 지나니 또 연락이 옵니다. 디덕터블 100불이 있으니 그걸 내랍니다. 집 수리하는데 디덕터블이 있는건 또 뭐람;;; 그제서야 렌트 계약서를 찾아서 읽어봅니다. 영어인데 첨보는 단어들이 잔뜩있어서 대충읽고 지나갔더니 그게 문제였습니다. 지금까지 렌트를 하면서 큰 문제를 일으키지 않고, 문제가 별로 없어서 (왠만한건 그냥 알아서 해결하는 편이라) 별로 신경쓰지 않았는데, 이런 문제가 생길거라고는 생각지도 못했습니다.

이런저런 실랑이 끝에 결국 그냥 집주인이 다 내는걸로 넘어가는 것 같습니다. 바닥에 음식을 버려서 쥐가 나오는거니 집을 엉망으로 사용한(내가??) 너네가 책임이 있답니다. 시큐리티 디파짓 돌려받고 싶으면 깨끗하게 쓰랍니다. 서럽지만 시큐리티 디파짓이 많아서(렌트비에 1.5배) 참고 넘어갑니다. 착해빠져가지고

 

인스펙터가 방문해서 검사를 하는 도중에 부엌에서 죽은 쥐가 발견됐습니다. 여기저기 트랩이 많이 설치되어있었는데(본인들이 설치한거 아니랍니다.), 거기에 걸려서 죽어있었다네요. 부엌에서 이상한 퀴퀴한 냄새가 나서 음식 냄새인가 싶었는데, 쥐를 치우니 냄새가 사라졌습니다. 죽은 쥐의 향기를 맡으면서 한달넘게 살았었나 봅니다. 집주인에게 보고하니 자기는 집에 쥐가 나온다는 얘기 첨듣는답니다. 또 우리가 집을 더럽게 쓴답니다. 어디서 많이 들어본거 같지만 미래지향적인 저는 앞으로 안나오길 기도해봅니다.

 

그 뒤로 인스펙터가 왔는데 하는 짓이 영 어설퍼서 아마존에서 쥐퇴치 용품을 구입해서 부엌의 모든 구멍을 막아버렸습니다. 하루씩 날잡아서 방/거실/화장실의 모든 구멍을 찾아서 막았습니다. 이제는 쥐 드랍을 멀리서 보고 구분이 가능합니다. 냄새로 이것이 쥐 시체에서 나는 냄새인가 아니면 단순한 음식물 냄새인가도 구분이 가능해졌습니다. 왠만한 사람보다 제가 인스펙션을 더 잘하고 사후 조치도 잘하는거 같습니다. 이길로 나가볼까 잠깐 고민해봅니다..

 

시간이 지나서 이제 좀 안정되어갑니다. 하지만 내 맘속에 불안감은 그대로입니다. 그냥 몸이 적응했습니다. 군대 제대할때보다 이 집 나가는 날짜를 더 간절히 세고 있습니다. 

그러던 와중에 이번엔 세탁기가 고장났습니다. 10월에 고장났는데 아직도 안고치고 있습니다. 그냥 저희 돈 들여서 테크니션 불렀는데 세탁기가 제 첫차 2005년식 캠리보다 나이가 많답니다. 고치느니 그냥 교체하는게 더 경제적이랍니다. 또 집주인님께 보고를 드리니 한번도 이런게 고장난적이 없는데(어떻게??) 우리가 렌트한 뒤로 너무 많은게 고장이 난답니다. 그래서 제가 이게 첫번째로 요청하는건데? 라고 하니 별 말이 없습니다. 쥐 인스펙터 부른게 엄청 컸나 봅니다. 아무튼 그래서 우리 잘못으로 고장난게 아닌지 확인해야겠답니다. 뭘 어떻게 확인할진 모르겠지만, 그러라고 했습니다. 근데 아직도 인스펙터가 안옵니다. 렌트비를 안내볼까 했지만, 세탁기는 Inhabitable 문제가 될수도..안될수도 있답니다. 착해빠져가지고 렌트비는 꼬박꼬박 잘냅니다.

 

집 없이 세들어 사는 신세가 참 서럽네요. 안해주는 것도 아니지만 해주는 것도 아닌 그 애매한 선상에 걸쳐있는 것들이 많아서 더 짜증납니다. 난 너무 급한데 본인은 그와중에 내 기다리는 시간과 불편함은 생각안하고 최대한 돈을 아끼려고 하는 마음이  너무 보여서 제 마음도 같이 강팍해져 가는 것 같아서 좀 서글펐습니다. 그 많은 집들중에 왜 내집은 없나 모르겠습니다. 다른건 몰라도 다음에 들어갈집에 쥐가 있는지 없는지와 계약서는 정말 꼼꼼하게 잘 살펴볼 것 같습니다. 날씨가 추워지니 왠지 더 서러워지는 타향살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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