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의
새해 벽두부터 누군가에게는 재수 없는 이야기일 수도 있겠다 싶었습니다.
정보는 없고 순전히 개인 생각과 각오가 적혀 있습니다.
묘지나 죽음 이야기를 꺼내는 게 불편하신 분께선 읽지 마시고, 뒤로 돌려주시길 바랍니다.
미국에선 흔한 마을 안 공동묘지.
처음엔 산 사람 집 끼고 있는 게 어찌나 낯설던지...
심지어 그 사람들은 거리끼지 않는다는 것
묘지를 산책하고,
누구는 사색의 장소로 찾곤 한다니.
내게도 그 낯선 것도 한 때
어느덧 내 마음에 자리 잡은 편안한 쉼터
사람이었을 비석 하나하나
툭 떨어져 파묻힌 비석엔 외로움도 느끼고
눈에 갇히긴 했어도 가족이었을, 나란한 두 비석엔 흐뭇함도
죽어 모두 흩어질 것 같은데 누군 여전히 함께 살고
누군 쓸쓸하게 홀로 서 있는 듯한.
죽은 사람이 산 사람을 가르치는 곳.
탐욕도, 다툼도 줄여 삶을 더 충실하게 만들라는.
삶, '그 또한 지나가는 것'이려니.
좌절하지도 말고 자만하지도 말고, 새해에도 '카르페 디엠'
여기엔 19세기와 20세기를 넘나들던 많은 분이 계십니다.
이분들께 삶과 죽음, 그리고 세월을 배웁니다.
여기서 2차 대전은 먼 이야기가 아닌 듯해집니다.
여기서 얻은 교훈 때문인지 교훈을 지키지 못하고 살아선지
내 카카오스토리의 머리말, '메멘토모리'는 10 여년째 그대롭니다.
혼자 좋아하고 말 수 없어, 내 소망을 담아
제 갈 곳 말할 수 없는 아이들과도 자주 다녔습니다.
참, 이곳엔 라이트 형제도 있습니다. 처음엔 실제 위인을 만나듯 아주 반가웠습니다.
다음에 아이들과 가면 아이들은 묘지에서 또 비석을 보며 어떤 생각을 했는지 묻고 싶네요.
헉;;;; 라이트 형제 정도면 으리으리(?)한 비석이 있을줄 알았는데, 완전 동네 무덤이군요 ㄷㄷㄷㄷ
그렇더라고요. 가족 무덤에 묻힌거 같아요.
그래도 다른 묘와 차별해서 국기며 주기를 달아 기리고는 있더라고요.
오 라이트 형제. 재미있는게 한국 사람들 치고 라이트 형제 모르는 사람이 또 있을까 싶어요. 거기 묻혔군요.
흑백 사진속 눈은 꼭 설탕 같네요. 갑자기 베이킹이 하고 싶네요. ㅎㅎ
그쵸....미국에 널린게 땅인데 집 바로 옆에 무덤이 있는게 참 신기하기도 하죠. 무덤 옆이 조용하다고 선호하는 미국사람들이 있다고 들었는데 그건 무덤 옆에 사는 사람들이 지어낸 말일까요? ㅎ
얼마전 외할머니께서 100세로 돌아가셨는데 그 묘지를 가보니까 여러분들이 부부묘석을 하나로 썼는데 한분은 예전에 돌아가시고 아직 한분은 안돌아가셨으니 아직은 아무것도 안써진 돌 묘석 자리가 좀 슬프다고 해야하나 이상한 느낌이였어요.
주변 볼 것 없는 작은 동네인데 라이트형제 고향이다 보니 관련 유적(?)이 제법 많습니다.
눈은 보면 포근한 솜 같다는 생각을 가끔 합니다. 막상 누우면 많이 차갑지요. ㅎㅎ.
보시면서 외할머리를 떠 올리셨군요.
전에 외할머니 부고를 알리실 때도 그런걸 느꼈지만 정이 깊으셨던 것 같아요.
할머니께서도 그런 손녀때문에 많이 행복하셨을 것 같아요.
살면서 잊는 죽음을 기억하며...
그런 뜻이였군요 - 모멘토모리 ...
아직 묘지에 가는건 낯선 이방인인데 -
아마도 - 어릴떄 한국서 봐왔던 공동묘지이미지 때문이겠지요
언젠가 묘지를 산책할 수 있게 되면 좀더 단단해져있을까요?
글 사진 - 감사합니다
라틴어 '메멘토 모리(Memento mori)' 그대로의 뜻은 '너의 죽음을 기억하라(remember that you must die)'라고 합니다. 그걸 제가 조금 바꾸긴 했는데 받으들이기는 다를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이미 말씀드렸 듯이 저도 묘지가 참 낯설더니 요즘은 여느 공원 가듯이, 때로는 더 즐거이 가게 되었습니다. 그게 흔한 변화는 아니겠지만 저는 일단 참 좋은 변화였다고 생각하는데, 묘지라는 데 선듯 권하기는 쉽지 않네요. 혹시라도 묘지를 산책하는 때가 온다면 귀뜸해주세요^^
라이트 형제의 묘가 저렇게 동네 묘지에 소박(?)하게 있다니 신기하네요. 시애틀에는 브루스/브랜던 리의 무덤이 함께 있는데 워낙 관광객이 많이 찾아서 항상 꽃이 줄지를 않더라고요.
눈 덮인 묘 사진은 작품 사진이네요. 이미 흙에 덮여 잠든 묘 위에 눈이 그 위를 또 덮여 비석의 끄트머리만 빼꼼 나와 있는 모습이 뭔가 인상적입니다.
시애틀에 이소룡 부자의 묘가 시애틀에 있군요. 관광객이 끊이지 않는 건 도시가 크고 여행지로 꼽히는 이유도 있겠지요? 거기에 비하면 정말 라이트 형제는 좀 억울할 수도 있을 것 같아요.
사진은 필름을 이용해서 찍었는데 혼통 하예서 노출 맞추기가 쉽지는 않더라고요. 현상에서 보정한다고 했지만 썩 마음에 들진 안았는데, 스캐닝해서 포토샵에서 보정을 한 덕에 그나마 조금이나마 마음 먹은대로 맞출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좀 지을 빼선가 막상 말씀 하신 그런 모습을 찍을 때 만큼 사진을 보면서는 느끼지 못했네요.
눈쌓인 비석 흑백사진이 아주 그럴싸합니다
덕분에 라이트 형제 묘지도 잘봤습니다~~
감사합니다. 눈이 덮은 풍경은 대개 그렇듯이 그럴듯 한거 같아요.
평소 궁금하던것이 있었는데, 위 사진에 보면 안장된지 100년 이상 된 무덤도 있는데 미국 묘지 시스템은 어떻게 운영되나요? 한국의 공원묘지처럼 가족이 매년 mainternance fee를 지불하는한 영구히 가는건가요? 미국은 워낙 넓어서 20~30십년 지나면 직계가족들도 다 흩어지고 한번 찾아와 볼것 같지도 않은데요.
그리고 화장비율이 높기때문에 매장하는 사람이 적다해도 인구수가 많으니까 매장도 꽤 될것같은데 생각보다는 묘지가 그렇게 많아보이지두 않구요. 물론 동네마다 또 동네 주변에 꽤 보이지만 많게는 100년전 죽은사람 무덤까지 같이 있다고 했을때 그리 많지 않은것 같아서요.
글쎄요, 제가 묘지를 산책 삼아 자주 가는 편이라곤 해도 묘지 시스템이나 운영 방침은 모르겠습니다. 일단은 저리 오래된 묘비도 있는 것 보면 한국과 달리 터를 임대가 아니라 소유 개념으로, 또 공동묘지의 매매나 개발은 엄격히 제한한다고 짐작할 수있을 것 같습니다. 참고로 이 공동 묘지에는 납골당도 있어서 선호하는 장례절차에 따라 이곳을 이용(혹은 매입)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묘지 근처는 집값이 좀 애매하지 않나요?
집 알아보다가 묘지 근처는 집 가격대가 낮은 것 같더라고요.
그래도 묘지들 사진으로 보니 멋지네요. 잘 봤습니다. 감사합니다.
인사 말씀 감사합니다. 집 값은 모르겠습니다. 묘지가 한국 처럼 혐오시설로 여겨지진 않더라도 집값 상승 요인이 될 것 같진 않습니다.
"죽은 사람이 산 사람을 가르치는 곳" - 아 너무 좋은 말씀이세요.
조금 일찍 작고하신 장인어른 묘지가 집에서 30분 거리에 있습니다. 찾아뵙기가 쉬워서 좋은것 같아요. 어렸을때 무슨 날이면 선산의 묘지에 이고 지고 산탔던거 생각하면 이렇게 미국처럼 가까이 모시는게 더 합리적인것 같아요.
(물론 저는 나중에 꼭 화장해 달라고 아이들에게 일러두었습니다.)
적고 보니 괜한 웅변같아 좀 창피해지기도 했는데 좋은 말이라고 해주시니 감사할 따름입니다.
장인어른께서 지척에 계시군요. 다행스럽네요. 비록 돌아가셨을 때 많이 슬프셨겠지만 무엇보다 부인께 적으나마 위안이 됐을 것 같네요. 저도 매장은 물론 납골당도 남겨두지 말라고 할 것 같아요. 죽어선 제 이름이 아이들 마음 속에만 남겨 딱 그 아이들이 기억하는 동안만 살려두고 싶네요.
한편의 수필을 사진과 함께 잘 감상했습니다.
오래전 성당에서 한 신부님이 강론 중 하셨던 말씀이 기억나네요. 먼저 돌아가신 선배 신부님 묘소에 찾아갔는데 그 비석에 이렇게 쓰여 있었다고 "다음은 너 차례다" 정신 차리고 잘살아라는 말로 이해 하셨다고.....
감사합니다. 신부님 비유가 이 글과 맥락이 닿아 있는 것 같네요. 정말 죽음을 생각한다면, 자칫 죽을 건데 하면서 '막' 살 것 같기도 하지만 대개는 '정신 차리고 잘 살'려고 노력하는 것 같아요.
그쵸... 미국이랑 한국의 차이점 중에 하나가 바로 묘지 문화인것 같습니다. 메멘토 모리... 참 좋은 말이네요... 눈 덮인 비석 사진들이 정말 우리에게 무언가를 가르치고 있는것 같네요... 올 한해 좌절하지도 말고 자만하지도 말고!!
정말 묘지 문화는 큰 차이가 있습니다. 한국은 심지어 장애 학교도 혐오시설로 동네에 들이지 못하게 하는데 공동 묘지는 어립도 없죠. 그렇다고 마을 안 이런 묘지가 최근에 들어선 건 없는 것 같긴 합니다만 여전히 자리 잡고 유지하는 것 만으로도 큰 차이가 있는 건 분명해 보입니다.
올 한해 좌절도 자만도 않고 무탈하고 행복하게 잘 보내시길 더불어 기원합니다!
마음이 숙연해지면서, 다시 또 한템포 쉬어가게하는 글이네요...
아울러 그 유명한 라이트형제의 무덤이 그곳에 있었다니 마냥 신기하기도합니다.....,올려주신글 잘보고갑니다 .
잠시라도 쉬어가는 글이 되었다니 제게도 큰 기쁨입니다. 감사합니다.
라이트형제의 고향이고 삶을 대부분 이곳에서 보냈는데 정작 첫 비행에 성공한 곳은 노스캐롤라이나 인데, 그런 좀 아쉽더라고요.
이글은 작품입니다. 사진도, 그리고 맨트들도. 여행을 자주가면 저도 이렇게 쓸수 있을까요? 요즘 느끼는 거지만, 타고나는게 큰영항이 있는것 같아요. . 혹시 선대에 시인, 사진작가... "천재는 1퍼센트의 영감과 99퍼센트의 노력으로 만들어진다" 이거 거짓말이죠!
감사합니다. 올리고나선 괜한 힘을 준 것 같아서 창피하기도 했던터라, 남다르게 봐주시고 좋게 평가해주시니 쑥스럽기도 하네요. 제 인생에 여행이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사는데 도움이 되었다는 데는 말씀 드릴 수 있다는 건 말씀 드릴 수 있는데, 혹시 말씀하시는게 제가 가진 어떤 재주에 대해서라면 거기에도 영향을 미쳤는지는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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