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문글

MileMoa

검색
×

마일모아 게시판   [잡담]
마스크 이야기 - 코로나를 이깁시다 3

papagoose | 2020.04.06 06:15:33 | 본문 건너뛰기 | 댓글 건너뛰기 쓰기

게시판에 마스크 이야기가 계속 올라오길래.. 사실 이 이야기를 쓸까 말까 지난 달부터 몇번을 망설이다가 써보기로 했습니다. N95/KF94/KN95 등 종류도 많고 천마스크라도 쓰라는 둥, 필터만 갈아끼우는 마스크를 DIY 하는 이야기 등 많은 글들이 있는데요, 아무리 봐도 모두 다 이해할 만큼 쉬운 이야기는 없는 듯 하더라구요.

 

일단 뭐 저도 자신있게 이거는 되고 이거는 안됩니다 라고 말씀드릴 수는 없어요. 왜냐하면, 저는 의료 관련 전문가도 아니고, 병원균의 실체도 아직 다 규명되지 않는 상황에서 뭐가 정확하겠어요. 하지만 제가 알고 있는 마스크의 제조와 재료에 관해서는 그래도 객관적인 정확한 정보를 드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좀 멋쩍기는 해도 제가 30년 이상을 관련 재료를 연구개발하는데 관련이 있어왔던 사람이며, 어디가면 전문가 소리를 들으면서 자문도 하고 평가도 하는 입장에 있는 사람이기 때문에 이런 어려운 시국에 마일모아분들에게는 좀 더 객관적인 내용을 알려드리고 싶을 따름입니다. 그리고 가장 최근에는 한국에서 KF94 인증평가를 하는 기관과 밀접한 관계를 가지고 장비나 재료에 관련된 일을 하고 있어서 나름 최근의 마스크에 대해서 자세히 아는 편입니다.

 

그리고 다시 한번 말씀드리지만 저는 의료 전문가가 아니라서 마스크를 사용해야 코로나를 막느냐 못막느냐를 말하자는 것이 아닙니다. 현재 사용중인 마스크라는 것이 이런 것이다라는 것을 정확히 알고, 구입도 하시고, DIY도 하시고, 재사용도 하시고 그러라는 거죠! 또한 제가 모든 것을 다 아는 사람도 아니니, 틀린 것은 언제든지 댓글로 올려주셔서 정확한 내용을 서로 공유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아래에 쓰는 내용은 가능한 한 '문과생'들의 관점에서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수준으로, 수치나 복잡한 이야기는 빼고 쓰겠다는 것을 먼저 적어 둡니다.

 

1. 최근에 사용되는 마스크가 무엇인가?

이게 참 말이 많은데요, 코로나 발생 이전의 마스크에 대한 기사를 읽는 것이 오히려 더 객관적입니다. 코로나 이전 1년전의 자료를 보면 좀 더 객관적으로 마스크를 설명해 주고 있어요. 왜냐하면 이때는 공급과잉 시장이라서 마스크를 1회용으로 쓰고 버리자는 주장이 많구요, 지금은 수요과잉 시장이라서 어떻게든 아껴쓰자는 것을 옹호하는 기사가 많아졌기 때문입니다. 또 언급을 하겠지만 양쪽의 논리를 읽어보고 판단하는 수밖에 없어요.

 

제가 그 동안 본 내용 중에는 아래 두가지 정도 기사가 일반인들이 그나마 쉽게 이해 가능하면서도 정확한 사실을 기술하고 있습니다.

https://www.hankookilbo.com/News/Read/201804211082787781

 

https://samsunggreencity.com/1474

 

2. 마스크의 구조 

뭐 마스크는 별거 아닙니다. 필터(촘촘히 짜여진 섬유 덩어리죠)가 얼마나 촘촘한 가 하는 것이 나누는 기준이 되는 겁니다. 

- 천 마스크: 천으로 만들어진 겁니다. 이 천이라는 것이 매우 엉성하다는 것이 다른 점이죠! 대강 아래 사진처럼 생긴 겁니다. 저런 실과 실 사이의 틈을 통해 이물질을 거르게 됩니다. 오른쪽 위는 한 올의 섬유의 굵기를 나타냅니다. 간단히 말해서 보온용이라고 밖에 말할 수 없을 것 같습니다.

MjY2NDU2MA.jpeg 

 

- 수술용 마스크 (Surgical Mask)나 치과용 마스크 (Dental Mask)라고 부르는 것들을 말합니다. 이런 종류는 단순히 좀 더 촘촘한 부직포 필터입니다. 섬유사이의 간격이 좀 더 촘촘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위의 천 마스크와 유사한 굵기의 섬유로 만듭니다. 사진에 보시는 것처럼 섬유 사이의 조직이 좀더 불규칙합니다만, 당연히 미세먼지 같은 것은 못 거릅니다. 효율 20% 수준 이하인거죠.

SEM-images-of-spunbond.png    646e6afcb373196c375f51e0ad72a20e.jpg

 

 

- N95나 KF94 마스크는 다를까요?

표현이 다를 뿐 좀 더 미세한 부직포로 되어 있습니다. 아래 사진에 사람의 머리카락과 마스크에 사용하는 섬유의 굵기를 비교해 놓은 사진이 있습니다. 보통 천마스크는 머리카락 수준의 폴리에스터나 나일론 같은 섬유로 만듭니다. Surgical Mask는 중간에 있는 Spunbond라는 섬유로 만들고 재료는 PP(Polypropylene)입니다. 그 다음에 있는 MB(Meltblown)이 있는데... 이게 논란의 중심에 있는 재료입니다. 이 MB는 보통 PP로 만들어져 있고 섬유 굵기가 매우 작고 조직이 촘촘해서 필터의 틈새가 매우 작습니다. 미세먼지가 통과하기 쉽지 않습니다. 당연히 우리가 요즘 말하는 코로나를 함유한 비말도 통과하기 어렵겠죠?! 그림에 보시면 아시겠지만 천 마스크는 미세먼지나 비말을 막는데 아무 도움이 못됩니다.(일단 이렇게 알고 넘어가자구요) 적어도 Spunbond 정도는 되야 뭔가 일을 할 수가 있습니다.

 20200227080301_65728.jpg

 

그런데 이 MB 필터는 그리 강하지가 않아서 단독으로 쓰기는 조금 약합니다. 그래서 앞뒤로 다른 부직포를 겹쳐서 마스크를 아래 그림처럼 만들게 됩니다. 아래 그림은 4겹짜리 마스크를 나타낸 것입니다만, 3겹도 있고 5겹도 있고 그럽니다. 장수는 의미 없습니다. 외피와 내피는 그냥 필터 보호층이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위의 Surgical Mask와 동일한 재질입니다.) 그리고 1차 필터는 먼저 대부분의 큰 덩어리를 걸러주게 되고, 정전필터라고 되어 있는 MB 필터가 진짜 작은 미세먼지나 미세 비말을 막아주게 됩니다.

마스크구조.jpg

 

3. 미세 입자를 막으려면 

이 그림을 보면 좀 더 잘 이해 가능합니다. MB 층의 역할이 분명합니다. 그림의 MB 층의 사진을 보세요. 얼마나 작은 것인지 잘 보입니다. 그 옆의 Spunbond보다도 훨씬 작고, 일반 섬유나 머리카락과는 비교도 되지 않습니다. 문제는 이런 MB 필터를 사용해도 미세입자를 막기에는 부족하다는 겁니다. 왜냐하면, MB 필터의 구멍을 무한히 작게 만들 수가 없습니다. 너무 작게 만들거나, MB를 여러 겹 겹치게 되면 공기의 통과가 어려워져서 숨을 쉬기 어려워집니다. 숨 못쉬면 마스크가 무슨 소용인가요??

 

20200227080021_72726.jpg

 

그래서 생각해 낸 것이 정전필터입니다. 섬유에 정전기를 잔존시켜서 미세입자를 정전기로 흡착시키는 거죠! 공기청정기에 이런 이야기 써 있는 것을 보신 분들도 있을 겁니다. 그러면 공기는 잘 통하고 미세입자는 막고 그러는 거죠! 이 필터의 효율에 따라 KF94니 KF80이니 하는 이야기나 나오는 겁니다.Static.png

 

그리고 몇몇 게시글에서 물이 통과하지 않으면 진짜다 하는 것과 촛불끄기 실험에서 촛불이 꺼지지 않으면 진짜다 하는 것은 큰 의미가 없습니다. 좀 잘 만들어진 Surgical mask도 물은 잘 통과하지 못합니다.(아래 보시면 아시겠지만 원래 PP spunbond가 그런 특성이 있는 재료입니다. 심하게 말하면 물은 통과 못하고 공기는 통하는 비닐 정도라고 생각해 두세요. 그리고 입김으로 촛불이 꺼진다면 그건 천마스크 수준 밖에는 안되는 구멍이 숭숭 뚫린 겁니다. 

 

또한 중국산 제품이 신뢰도가 떨어지는 것이 사실인데, 많은 재료가 중국산 필터를 사용하기 때문에 중국산 제품이 나쁜 것이 아니라 어떤 것인지를 모른다는 것이 문제입니다. 더군다나 이 PP spunbond나 MB 필터는 육안으로는 [전문가들이 아닌 이상] 보기에 똑같은 흰색 부직포입니다. 뭐로 만들어도 실제 성능을 평가해서 인증을 받기 전에는 구별하기 어렵다는 것이 문제입니다. 제 생각에 현 시점에서 N95/KF94 등을 구하시려면 미국제품이나 한국제품을 고르지 않는 이상 믿을 수 없습니다. [뭐, 심지어는 한국에서도 비인증 제품을 팔던 사람들이 있었지만요... 이런 가능성은 지금은 없다고 보자구요!]

 

fabric-SMS.png

 

4. 어떤 마스크가 안전한가? 

말씀드렸다시피 이걸 누가 알겠습니까? 구할 수만 있다면 제일 좋은 것으로 쓰는 것이 좋겠죠? 사람 마음이 또 그렇구요... 1년 전으로 돌아가서 한국의 미세먼지 상황이 나빴을때, 누가 KF94가 아닌 Surgical mask를 쓰겠습니까? 당연히 KF94를 쓰겠지요!

 

이건 지금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합니다. KF94/N95가 제일 좋습니다. 구하기가 어려울 뿐이죠!

 

그럼 나머지 마스크들은 나쁘냐? 그렇지 않다는 겁니다. 안하는 것보다야 좋다는 것이 당연한 이야기 아닌가요?

  

 

5. 미세 입자나 비말을 막으려면!! 

이제까지 말했지만, 촘촘한 필터를 쓰면 됩니다. 그런데 이런 경우 숨쉬기가 어려워 진다고 했잖아요? 이래서 아무리 잘 만들어도 N95 마스크 등은 계속 쓰고 있으면 숨쉬기 힘들어 집니다. 계속 가쁘게 숨을 쉬면 어떻게 될까요? 결국 마스크 필터가 아닌 옆쪽으로 [얼굴과 밀착이 안된 부분으로] 공기가 들어오게 됩니다. 이게 누설 테스트인데요... 마스크의 모양이 중요해 지는 이유입니다.  Surgical mask는 그냥 열려 있는 겁니다...

 

옆으로 유입되는 공기가 많아지면 N95 할아버지라도 별 수 없습니다. 오히려 장시간 쓰는 경우에는 Surgical mask가 나을지도 모른다는 이야기가 나올 수도 있거든요. 왜냐하면 우리가 막고 싶은 것이 미세먼지가 아니고 비말을 포함한 코로나균이거든요! 직접적인 큰 비말의 유입은 정면으로 들어오기 마련이라서요. 작은 것은 어쩔 수 없다 하더라도 대부분의 근거리 접촉에서 발생하는 비말은 충분히 막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인거죠!

 

그런데 천 마스크로 바꾸면, [이건 제 생각입니다.] 의미가 없을 것 같습니다. 너무 구멍이 커요.... 가운데 필터층을 만들어 주지 않는한요..  

 

즉, 우리가 막으려는 것이 미세먼지같은 입자의 경우에는 KF94/N95 같은 마스크가 아니면 소용이 없습니다.

하지만 코로나 비말의 경우는 Surgical mask도 도움이 된다 라고 보입니다. 물론 더 좋은 것이 구해지면 당연히 그걸 쓰셔야 합니다.

 

6. 재활용이나 세탁, 살균하는 경우

이거는 문제가 많습니다. 저는 반대하는 입장입니다. 1년 전의 공급과잉 시장 상황에서 제조업체와는 아무런 이해관계가 없는 저였지만 세탁은 반대했습니다.

 

사용한 후의 마스크는 외피쪽은 미세입자가 가득 붙어 있는 상태입니다. 청소기에 붙은 먼지 생각해 보세요. 보이지 않을 뿐입니다. 현미경으로 보면 정말 다시 보고 싶지 않아집니다. 내피인 입쪽에는 입에서 나온 수분 등과 각종 균들이 번식하기 마련입니다. 필터 안쪽에는 잘 제거되지 않는 미세입자가 끼어 있는 상황이구요.

 

- 세탁: 물로 세탁을 하면 이 미세입자가 다 떨어질까요? 안 떨어집니다. 게다가 세제내의 여러 무기물 입자까지 잔류하게 됩니다. 코로나 비말이 있다면, 일부가 남아 있을 가능성이 아주 크다고 보는 것이 합리적인 생각입니다. 그리고 이런 미세 필터는 조직이 매우 연약합니다. 세탁시에 조직의 변형으로 어느 부분이 취약해 질지 장담할 수 없습니다. 그리고 정전필터라는 것이 정전기를 잔존시켜야 자기 기능을 발휘하는데, 물에 푹 담그면 아시다시피 정전기는 모두 사라집니다.... 반대하는 이유입니다. 

 

- 자외선 살균: 미세먼지가 아닌, 세균을 죽이는 데는 탁월합니다. 좋은 생각인 것으로 판단됩니다. 자외선으로 오래 살균하면 마스크의 PP가 분해된다고 하는 글들을 가끔 보는데... 궁하다고 해서 마스크를 그렇게 여러번 재사용하면 안됩니다. 그냥 3~4일 쓰는 와중에 살균한다고 생각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물론 PP는 자외선에 약합니다만, 3~4시간, 3~4일 정도 자외선 살균한다고 분해되지는 않습니다. (PP/PE 비닐 포장류를 자외선 살균기 속에 3~4 계속 둬도 금방 구멍이 나거나 하지는 않습니다.) 

 

- 햇볕 살균: 세균을 죽이는데는 나쁜지 않습니다. 자외선 살균기 없으시면 마스크 2~3개를 돌아가면 말려 쓰시면 좋습니다.

 

- 알코올 살균: 미세먼지가 아닌, 역시 세균을 죽이는 데는 탁월합니다. 알코올에 살균해도 좋겠습니다만, 여러번은 역시 곤란할 것 같습니다.

 

- 가열 살균: 전자렌지나 열탕으로 살균한다는 것은 아주 나쁜 선택입니다. 마스크에 들어 있는 조그만 알루미늄 금속 조각이 전자렌지에서 문제를 일으키기도 하구요. 또 하나는 PP 재료가 열에 매우 약합니다. 30~40C 정도가 되면 이미 변형이 가능하고요, 끓는 물인 100C가 되면 확실하게 변형됩니다. 필터가 제 기능을 잃기 십상입니다.

 

7. DIY로 천마스크 만들고 교환필터를 쓰는 경우

한가지는, 이 경우는 크게 나쁠 것 같지는 않은데... 가운데 필터 층이 있으면, 결국에 공기는 유입되기 쉬운 쪽인 필터가 없는 옆으로 돌아 들어오게 마련입니다. 모양 생각하지 마시고 가능한 필터층을 넓게 만들어 쓰시기 바랍니다.

또 하나는, 필터만 교환하는 경우, 천에 붙어 있는 미세입자나 비말을 조심하셔야 합니다. 비말의 경우에는 필터보다도 외피에 훨씬 많은 양이 붙어 있기 때문이죠! 그러니 필터 버리시고, 천 마스크를 꼭 깨끗히 세탁해서 사용하셔야 합니다. 

 

8. 이과생을 위한 보너스 사진

아래 그림 한번 보세요.  (g)에 보시면 평균 섬유직경은 2um 정도입니다. 이때 (h)의 평균 pore size는 15um, Porosity는 90% 정도 입니다. N95를 만드는 MB 필터의 평균 기공과 공기투과율을 잘 나타내는 그림입니다. 단순히 pore의 크기만으로는 아무리 좋은 마스크도 0.1um(100nm) 수준의 코로나 바이러스를 막을 수는 없습니다. 이 바이러스가 단독으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1um~100um 수준의 침 비말에 섞여 있기 때문에 비말을 막으면 바이러스도 같이 막는다는 개념인거죠. 바이러스 비말이 흡착된 마스크가 건조하게 되면 수분은 날라가고 매우 작은 바이러스는 그대로 마스크에 붙어 있게 됩니다... 재사용을 아주 조심해야 하는 이유입니다.

 

Morphology-and-pore-structure-of-PP-melt-blown-nonwovens-SEM-images-of-PP-melt-blown.png

 

 

길게 썼습니다만, 여러가지 선택에 있어서 도움이 되셨기를 바랍니다. 저도 미국에 있는 아이들이 걱정되어 마스크를 사서 부치기는 했는데... 안타까운 마음이 가시지를 않습니다. 모두들 건강하시고, 서로 도와주며 삽시다.

첨부 [9]

댓글 [48]

목록 스크랩

마일모아 게시판 [114,403] 분류

쓰기
1 / 5721
마일모아 사이트 맞춤 구글 검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