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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일모아 게시판   [잡담]
전쟁은 계속되네요...

참울타리 | 2020.04.09 13:07:00 | 본문 건너뛰기 | 댓글 건너뛰기 쓰기

 오늘 같은 그룹에서 일하는 동료 의사가 확진 받았습니다. 오랜만에 오프 받은 사람들이 친구 대신 일하게 되었습니다. 저도 그 백업 스케쥴에 이름이 올라가 있고요. 예상했던 일이지만 기분이 묘합니다. 그 와중에 매니지먼트는 그가 집에서 걸렸을 거라고 확신하는 문자를 보내네요. 그 친구 집에 확진자가 있다고... 사실 커뮤니티에 이렇게 퍼진 이상 크게 상관 없지만 적절한 역학 조사 하나 없이 병원 감염이 아닌 커뮤니티 감염일 것이라고 안심(?)시키려는 매니지먼트도 이해는 됩니다만 얄밉습니다.

 

 이 전쟁은 끝이 없는 것 같습니다. 한국마냥 접촉자들을 모두 검사하고 containment하는 방식이 아니라서 이 느낌은 마치 두더지 게임에서 그 때 그 때 튀어나오는 두더지를 열심히 잡는 느낌입니다. 지금 단계에서 전체 검사가 가능하지도 않지만... 왠지 그 게임에서 두더지는 무한한 거 같고 게임을 하는 우리는 점점 지쳐가는 거 같네요. 어떤 의미에서는 탄약이 모자라는 전쟁에서 부상자가 속출하는데 계속 전쟁은 해야 하는 느낌... 뭐라 설명하기 힘들만큼 복합적인 감정입니다.

 

 만약 그 친구가 계속 가족 중에 확진자와 같은 공간에서 생활하는 상황이났다면 그 밀접접촉일부터 14일 정도는 일하러 오지 말고 자가격리 하라는 지침이 내려졌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한 명이 아쉬운 상황에 의료진은 자가격리 그런 거 없어 그냥 증상 나올 때까지 계속 일합니다. 요즘은 다 마스크를 씌운다지만 그 친구가 무증상이었던 시기에 같이 일했던 스탭들/환자들의 감염 우려도 커져 갑니다. 오랜만에 쉬는 날인데 그 이야기 듣고 맘이 싱숭생숭하네요. 그 친구가 젊긴 하지만 또 걱정도 됩니다.

 

 여행 계획하시는 분들. 심사숙고 끝에 결정하시기 바랍니다. 정점을 곧 찍을 것이다 어쩔 것이다 이야기가 많이 나오는데. 제일 가능성 높은 것은 북반구는 여름 정도에 사회적 거리 두기로 좀 좋아졌다가 가을에 남반구에서 다시 돌아오거나 아니면 적은 숫자로 유지되던 환자가 다시 막 늘어날 확률이 높아보입니다. 이 전쟁의 끝은 집단면역이 가능할만큼의 인구가 감염되거나 효과적인 백신/치료제가 나오는 것인데 이번 겨울까지 임상시험이 다 완료되는 백신/치료제가 나오기는 현실적으로 어렵습니다. 어디든 지금 단계에서는 커뮤니티에 만연하게 퍼져서 본인이 조심한다고 하더라도 여행 중에 감염을 완벽하게 막을 순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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