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제가 한국 갔다온 걸 아시고 가끔 제게 질문 주시는 분들이 계셔서 적어봅니다. 사실 의사도 코비드에 면역이 되어 있지 않은 한 무적이 아닙니다. 한국 가다가/ 또 가서 충분히 감염될 수 있습니다. 저보다도 더 철저한 분도 계실 줄 압니다. 저는 제가 지키는 방역 수칙 정도를 나열해 보겠습니다.
제일 좋은 것은 여행을 가지 않는 것이지요... 어떤 방역 방법을 동원하더라도 리스크는 존재합니다. 그래도 가야 할 사정이 있으면 가야지요.
1. 공항
공항에서의 제 마스크 선택지는 KF94나 KN95입니다.
제가 한국으로 출국한 4월 말에는 공항이 아주 한가했습니다. (아틀란타 하츠필드 기준) 현재도 그렇고 다른 공항도 사정이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가족이 공항까지 라이드 해주는 옵션이 가장 좋은 것 같습니다. 요즘 우버나 리프트 드라이버의 마스크 착용이 의무인지는 모르겠지만 만약 우버나 리프트를 이용해야 한다면 저 같으면 드라이버에게 줄 덴탈마스크 정도 준비할 거 같습니다. (마스크 착용을 거부하면 저 같음 안 타겠습니다.) 가장 효과적인 것은 감염자의 비말을 막는 것이기 때문에... 우버나 리프트 기사가 무증상 감염자라도 덴탈마스크로 효과적으로 비말이 차단되면 위험이 많이 줄어듭니다. 그리고 가는 동안 뒷쪽 창문을 적당히 열어서 환기가 가능하도록 합니다. 공항에서는 사람들과 최대한 떨어져 있습니다. 탑승도 어차피 자리 정해져 있으니 가장 먼저 타든지... 나중에 타든지 할 거 같습니다.
개인적인 선호지만 저 같으면 국적기를 타겠습니다. 국적기는 어차피 마스크 착용이 의무지만, 한국 사람들은 마스크를 쓰는데 크게 거부감이 없어서 마스크를 잘 쓰는 편입니다. 마스크가 의무라도 제대로 안 쓰는 사람들이 많으면 소용 없습니다.
2. 비행기
사실 이건 케바케입니다. 아무리 대부분의 시간 동안 사람들이 마스크를 잘 쓰더라도 식사 시간 동안은 벗고 있을 수 밖에 없고 그 시간 동안은 감염에 취약해집니다. 대부분의 시간에 마스크를 아무리 잘 쓰고 있더라도 감염자가 자신과 근거리에서 밥 먹을 때 우연히 바이러스가 묻은 비말이 자신의 점막이나 호흡기에 들어가면 감염되는 것이죠. 사람 많은 비지니스석이 사람이 적은 이코노미석보다 위험할 수 있죠. 비행 중 감염 사례는 그리 많이 나오는 편은 아닌 듯 합니다. 만약 비행기 내 감염률이 높다면 개인 보호장구를 다 착용했더라도 승무원들이 자가격리 없이 출입국을 할 순 없을 거 같습니다.
하지만 이건 진리의 케바케이니... 저 같으면 가족들과 타인 사이에 최대한 거리를 두고 앉는 것을 택하겠습니다. 비지니스석 기준으로 앞 좌석 옆 좌석 정도 비우고 창가 좌석을 선호할 거 같습니다. 에어콘도 직접 오는 바람을 최대한 막는 쪽으로 선택할 거 같습니다.
화장실 이용은... 저는 별로 걱정 안 합니다. 앞 사람이 이용하고 나서 한 이분 정도 있다가 이용할 수 있으면 이용할 거 같습니다. 비행기 내 에어커튼으로 이분 정도마다 공기가 순환되고 비말이 일반적으로 가라앉는 시간을 생각하면 그 정도면 충분할 것 같습니다.감염은 비말을 통한 감염이고. 에어로졸을 통한 감염은 정말 예외적인 경우들입니다. 화장실 물 내리면서 솟구쳐 오른 바이러스 에어로졸로 인한 감염은. 비행기에서는 대소변을 석션해서 모아두는 형태이니 그닥... 다만 감염자가 화장실 내에서 기침을 심하게 했다던가 문고리에 자신도 모르게 비말을 묻혔을 수 있기 때문에 이용 전후로 손을 깨끗이 씻거나 알코올 소독제를 열심히 쓰겠습니다.
3. 격리
이건 선택지가 없습니다. 99퍼센트의 사람에게서 증상이 나올 수 있는 시기가 14일이라 정해놓은 기간이기 때문에... 한국 가서도 가족들 못 보고 격리해야죠. 개인적으로 이 파트가 가장 힘들었습니다.
4. 한국 생활
이건 너무나 케바케입니다. 한국의 경우 소독제가 어디나 비치되어 있어 사용하기 용이했습니다. 어느 정도까지의 '거리두기'가 옳은 것이냐는 개인의 comfort level이 다르기 때문이지요. 제 의대 동기들은 저보다 더 심하게 거리두기 하는 사람도 많더라구요. (근데 그 친구들이 코비드 치료와 거리가 먼 안과/외과 전문의들인 건 왜일까요... ㅋㅋㅋ) 사실 대학병원급에서 스탭들에게 요구하는 거리두기의 정도는 일반 사람들보다는 훨씬 큰 거 같습니다. (A병원 교수 친구와 밥 먹기로 했다가 친구 병원에서 식당 가서 너 걸려오기만 해라 식의 문자를 보고 친구가 식당에서 밥 못 먹겠다고 야외에서 치맥시켜 먹은 일도 있어요.)
오랜만에 보는 친구들이라 코비드에도 불구하고 다 만나주더라구요. 다만 한강/올림픽 공원에서 자전거 타기 등 같은 야외 활동이 예전보다는 훨씬 많았습니다. 지금은 미국 돌아와서 음식은 다 투고해서 먹지만 한국은 음식점도 몇 번 갔어요. 음식점에선 솔직히 한국의 낮은 유병률/K-방역을 믿을 수 밖에 없어요. 밀폐된 공간에서 마스크를 벗고 밥을 먹는다는 것이 지금 상황에선 근처에 앉은 타인들에 대한 신뢰감(?) 없이는 할 수 없는... 위험한 행동이 되어버린 것도 사실이구요. 한국은 항체 검사해서 0.1 퍼센트 나왔다고 하더라구요. 제가 한국에서 1,000명 정도 보면 한 명 정도는 확진자일 가능성이 있는 겁니다. 지금 미국 상황보다 훨씬 낫지요.
저 같은 경우는 가족들과 밖에서 식사하는 경우에는 평일에 가장 사람이 붐비지 않은 시간을 택해서. 다른 사람들과 분리되어 먹을 수 있는 방이 있으면 그런 곳에서 먹는 것을 선택했어요. 한국은 음식점 종업원분들 같은 경우 마스크를 거의 대부분 착용하고 계시기 때문에 동석한 가족들이나 친구들을 절대적으로 신뢰(?)할 수 있다면 방에서 먹는게 가장 안전하지요. 또 음식점에 가서 밥을 먹더라도 문 쪽에 환기가 가장 잘 되고 다른 사람과 떨어져 앉을 수 있을만한 테이블을 골라서 앉았습니다.
한국 생활에서의 방역은... 사실 왕도가 없습니다. 자신의 comfort level에 맞는 방역 수칙을 지키고 사는 수 밖에 없지요. 미국이나 마찬가지예요. 집 이외의 밖에서의 활동은 위험성을 동반합니다. 하지만 한국은 코비드가 미국보다는 훨씬 통제가 잘 되고 있는 사회기 때문에, At your own risk로 음식점에서 밥도 먹고 가족도 보고 친구도 만나는 것이지요. 저 같은 경우 미국에서 확진자를 매일 보는 위치에 있기 때문에 오히려 한국에 있는 친구들보다 다소(?) 느슨한 방역 기준을 가지고 사람들을 만났던 거 같습니다. 제 친구 아들내미는 친구한테 외식한지가 언제냐고 타박한다고 하더라구요...
참고로 제가 쓰는 용품들 몇 가지 추천 드립니다.
저는 여기다 마스크 살균하곤 합니다. 마스크 냄새가 없어져서 좋더라구요. 이거 말고 다른 UV 기계들 쓰셔도 됩니다.
현관 앞에다 두는 마스크 걸이대입니다. 원래 보석 걸어두는 건데 제가 쓰기엔 이게 사이즈가 괜찮은 듯 싶어요. UV 쬐고 여기에 걸어두고 자연 건조 시킵니다.
3. https://www.amazon.com/gp/product/B01N0KKG62/ref=ppx_yo_dt_b_search_asin_title?ie=UTF8&psc=1
마스크 넣고 들고 다니는 백입니다. cotton으로 되어 있고 중요한 것은 백 자체가 breathable 해야 해요. 안 그러면 건조가 잘 되지 않아요. 여기다가 실리카겔 방습제 두 개 정도 넣고 들고 다니면 어느 정도 보송보송해 집니다.
한국여행뿐만 아니고, 어딘가를 갈때라면 '모두가' 지켜줘야할 최소한의 수칙인듯 합니다.. 좋은 글 감사합니다
도움이 되었음 좋겠습니다.
좋은정보 감사합니다. KF94나 KN95는 어디서 구하시나요? 급하게 몇 개 사야하는데 아마존을 찾아봤더니 터무니없이 비싸고 많은 갯수만 파네요 ㅜ
저는 EY님이 보내주신 KF94, 가족들이 보내준 KF94 아니면 BBS님이 주신 KN95를 사용합니다. 다른 사이트 광고가 될까 모르겠지만 요즘 키위디스크에서 KF94를 공구하던데 많이 사면 장당 2불 초반 정도 가격에 구할 수 있더라고요. 한국 공적마스크 KF94가 1500원인 것을 고려하고 쉬핑비까지 생각하면 나쁘지 않은 가격입니다.
H mart (비록 한시간 거리지만) 에서 중국산 KN95를 2장에 5.99에 판다고 하는데 중국산을 사도 괜찮은건지 모르겠네요. 키위디스크도 찾아봐야겠어요 감사합니다!
정보 감사합니다. 마스크 살균박스 하나 장만하긴 해야겠네요. 보통 마스크 한번쓰면 몇회정도 쓰시나요
어느 정도 쓰느냐에 따라 다르긴 한데 충분히 건조해서 쓰고 마스크 콧대 부근이 망가지거나 마스크 자체가 오염되지 않으면 일주일까지도 쓰는 거 같습니다. 한국에서 마스크를 오래 쓰고 생활하는 분들 같은 경우는 하루에 한 개 사용한다고 하더라구요. (저는 코비드 초반 마스크 대란으로 마스크 아끼기가 생활화 된 터라) 사실 더 오래 쓸 수도 있을 것 같은데. 시간이 지날 수록 마스크 자체의 정전기 집진효과가 많이 떨어지기 때문에 너무 오래 사용하는 것도 그닥 바람직하진 않을 듯싶습니다.
좋은 정보 감사합니다!!!
저도 머지않아 비행기 탈 예정이라 좀 신경이 많이 쓰이네요.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한국가는 날이 점점 다가오면서 진짜 가도 괜찮을까 갈팡질팡 하고 있던 차에 정말 반갑고 필요한 정보 고맙습니다.
아래 뉴스 보고 마스크만 쓰고 있으면 역학 조사도 피해간다는 걸 알게되었는데요. 참울타리님 말씀대로 식당에서 가장 조심해야 겠어요.
https://youtu.be/kyA7e-EnnIU
저희도 몇개월 후에 한국으로 돌아갈 예정인데, 좋은 말씀 감사드립니다.
현재 덴탈 마스크만 있어서 한국들어갈떄 좀 걱정입니다. 비행기도 비지니스석을 타는게 나을까 아니면 이코노미석을 타는게 나을까 한참 생각중입니다.
글을 정독하며 잘 읽었어요. 감사합니다!
상세한 글 감사합니다. 결국 각자의 상황에 맞게 결정을 내려야겠지요. 그래도 현재 가족 모두 그럭저럭 건강하면 올해가 아니라 다음에 갈 수 있는 선택이라도 할 수 있지만, 미국에서 지인들 중 부모님이 위급하신데도 하필이면 부모님이 뉴욕/플로리다 등 고위험 지역에 계셔서 가질 못하는 경우를 종종 보는데 참 안타깝습니다. 반대로 생각하면 건강하실 때 가는 것도 선택이 되겠지요.
글 주제와는 무관합니다만 가장 짧은 분량인 격리 부분에서 당시 힘들었던 부분이 느껴지네요.
저도 정독해서 잘 읽었습니다. 고맙습니다. 마지막 링크 세개중 두번째 링크 열고 '오잉, 얼마전에 내가 산거랑 똑같네~' 했어요 ㅋㅋㅋㅋ 햇볕 잘드는 창가에 쪼르르 널어놓고 말리다 아무래도 걸어 말리는게 나을것 같아 하나 장만해서 잘 쓰고 있죠. 오전내내 햇볕이 쨍쨍하게 잘 들어서 자외선 소독은 그걸로 대체하고 있는데, 효과가 제대로 있는지는 모르겠어요.
그게 자외선 보다 더 좋죠
댓글 [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