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일어나서 내다 본 창문 밖
집 지키던 어미 홍관조가 한 마리가
떠난 지 일주일여 지났건만 달래지지 않는 허전함
한달 전 쯤 어미새 한마리 거실 창 문 밖을 들락거리며 지어 놓은 둥지.
낮은 곳 사람 코 앞에 지은 집이라 의아 하다가 처마 밑에도 둥지 트니 하며 마냥 반길 때
얽힌 둥지 사이로 보이는 하얀 색
혹시나 올라 내려다 보니 알 2개를 낳고 품은 어미새
비 오는 날이 무더위에 반갑기 보다 걱정이 앞서기도 하고
지켜 보면서 응원을 보내기도 했던
아기새가 나오면 저마다 이것 저것 잡아 먹여줄 궁리도 하며.
부화된다는 2주가 지나도 아기새는 보이지 않고 3주가 지나자 어미새도 보이지 않던 둥지.
있던 알 하나는 사라지고 하나도 상 한 듯. 그 알을 2주를 넘겨 한주를 더 품었던 어미새.
마침 몇년 만에 새 싹이 돋은 화분을 보며
태어날 아기 새와 맞물려 더 기뻤던 기억이 희미해지기도
감정이 조금 어수선해 겹치는 그때 정원 일
마늘 캐 먹는 대신 줄기와 이파리만 뜯어 먹기로 하고
마당에 자리 깔고 앉아 이파리 다듬고 골라내던 마늘 줄기
드문 드문 새 싹을 틔우려 갈라져 나온 이파리가 신기한 구경거리였을 뿐
그 싹은 잘라 버리고 그 글 줄기가 마치 양파처럼 겹쳐 말린 모양을 뚫어지고 보다
줄기 그대로 걲어 맛을 보기도 하며 마냥 즐기던 반 나절
길 가던 동네 수녀님, 걸리는 잡초 하나 바로 세워주고 살아 보라는 마음까지 정원 풀들이 기대했던 것은 아니겠지만
마늘 비운 자리를 매운 깻잎 풀은 그 자리의 지난 깻 잎이 죽고 난 경이를 보여도 무심했던
빈 둥지에 유난한 안타까움. 그건 그게 나고 사라짐에 따라 내가 보기를 달리 했던 내 마음 때문, 머리가 아니라.
제목 보고 혹시 4호? 했다가 숙연해져서 돌아갑니다.
그래도 활기찬 주말 보내세요.
새 생명 소식은 이제 집 주변에서만 찾게 된지가 한참이라 아기 울음 소리 마저 이제 가물가물해지네요. 인사 말씀 감사합니다. 저도 맛있는 요리와 즐거움이 함께 하는 주말 보내시길 바래요.
저희 집도 뒷마당쪽이 거의 숲이라 새들이 엄청 많아요. 새집도 집주변에 자주 목격하곤 하는데 아직 성공적으로 부화한건 보진 못했습니다. 얼마전엔 주방 창문 바로 앞에 있는 장미나무 안에 조그만 새가 열심히 집을 지었는데 어느날 보니 밤새 공격을 당했던지 새집이 떨어져 있더라구요. ㅜㅜ 그래도 이렇게 새들이 많은걸 보면 우리가 안보이는 곳에서은 많은 좋은 소식들이 있나 봅니다.
부화하는게 그리 쉽지만은 않은 건가보군요. 저는 이 알들이 깨고 나올 것을 의심해보질 못했어요. 어릴적 처마 제비 생각하면서 아이들과 꽤 즐거운 꿈을 많이 꾸웠는데 허망해졌네요. 말씀대로 새 많이 날고 또 세상도 굴러가는 데는 달라진게 없어 보이니 제가 가진 안타까움도 고스란히 저 혼자만의 몫인가 싶니다.
빈 둥지는 이제 장작으로 사용해서 고기 구워먹어야줘...ㅋㅋㅋ
지금쯤 오하이호님 부부는 아이들이랑 한국이나 중국에서 아이들 아이스바 하나씩 물려주고 여기저기 다 돌아다니면서 지내실건데 요놈 코로나 때문에 이번 여름엔 다 집꼭이죠? ㅠㅠ 몇년전에 저도 새끼새가 바람 많은날 둥지 밑으로 떨어졌길래 정성스럽게 다시 둥지에 올려다 준적이 있는데 왜 왜 금 씨앗을 안가져다 주는지 괘씸하네요.
마늘쫑 무침 너무 좋아하는데...마늘쫑 간장에 절인거랑 무우말랭이랑 콩잎파리는 아마도 제가 가장 좋아하는 반찬들이지 싶어요. 아마도 어릴때 많이 먹어서?
아쉬움이 커선가 미처 둥지를 태워 먹을 생각은 못했네요^^ 먼저 부화하지 못한 알부터 고민하고 있습니다. 그냥 두나 아니면 묻어 주나...
작년 같으면 이미 중국을 거쳐 서울을 들어왔거나, 올해는 꼭 오라하셨던 부산의 한 원장 수녀님의 뵙고 얼치기 '피정'을 하고 있었을 지도 모르겠어요. 갈 식당 목록도 빼곡히 적어뒀는데... 못 가는 여행이라 그런지 갔어도 반은 못했을 계획 하나하나가 다 아쉬워지네요.
마늘 이파리는 중국음식에서 꽤 많이 쓰이던데, 특히 볶음에 쓰이면 파보다는 맵고 씹히는 맛이 있어 어울리더라고요. 저는 라면 넣을 때 파대신 넣기도 했고요.마늘쫑은 바삭바삭, 하나 둘 고추장 찍어 먹어버렸습니다.
항상 풍성한 글 잘 보고 있었는데.. 마늘 쫑 보며. 전 마늘 쫑 볶아 먹는 것 너무 좋아 하는데 . 한국 가면 엄마가 소금에 절여서 싸주시는데.. 올해 방문은 캔슬이라 여하튼 달라스나 가야 살 수 있고 동네 한국 마켓은 없네요.. 봄되면 마늘 양파. 파는 올라 오긴 하는데 더워지면서 다 말라죽고 없네요... 깻잎 씨도 나눔 받아 뿌렸는데 몇 개 올라오더니 말라 죽는 것 같아서 한그루 살아남은 것 화분으로 옮겼더니 지금은 좀 풍성(?)해졌는데. 겨우 6장 따서 남편이랑 사이좋게 나눠 먹었네요..지금도 108도인데, 밖에 야채들이 불쌍해 보일정도로 더워요..
인사 말씀 주셔서 고맙습니다. 아마도 코로나 사태로 한국 방문을 못하신 것 같네요. 그런 처지라면 저희랑 같은데요. 소금에 절인 마늘 쫑 처럼 젖은(?) 음식은 반입이 안될 것 같아서 매번 멸치와 김만을 잔뜩 사오곤 했는데요. 다음엔 범위를 좀 늘려봐야겠습니다.
기후 차이가 있어서 제 경험이 꼭 적용되는 건 아니겠지만, 저희도 처음엔 깻잎 씨를 뿌려서 키워보려고 했는데 잘 되지 않더라고요. 이웃께서 사정을 듣고 모종을 좀 가져가 심으면 잘 된다고 해서 몇 포기 얻어 심은게 두해만에 여름엔 깻잎 밭이 될 정도가 되었습니다. 저흰 여름엔 깻잎은 아낌 없이 먹고 있습니다. 뜯어서 라면에 넣기도 하고, 심지어 아이들 마카로니 치즈 할때도 썰어 넣어줍니다. 혹시 주변에 깻잎 키우시는 분이 있으면 몇포기 얻어 심어 보시면 어떨까 싶네요.
우리는 너무 완벽한 세상만을 봐 온 것 같네요. 그 어미새도 내년에는 더 나은 곳에 둥지를 틀지 않을까 생각되네요.
마늘쫑이 마늘의 줄기 인걸 오늘 알았습니다. 살살 기름에 볶아 먹으면 너무 고소한데. 즐거운 식사하던 되세요.
정말 그랬나 봅니다. 그들도 그들의 삶의 굴곡이 있을 텐데, 나고 자라는 일은 너무 당연하게 생각했던 모양입니다.
상큼하고 바삭해서 마늘쫑 씹어 먹길 좋아하는 터라 그대로 고추장 찍어 먹었습니다. 요즘 같으면 시원하게 냉장고에 넣어둔 소주 한잔 반주로 곁들었어도 좋을 것 같네요. 인사 말씀 고맙습니다. 저도 즐거운 저녁, 주말 보내시길 바랍니다.
예전같음, 아~~ 그런가보다 했을텐데, 오늘은 왠지 마음이 좀 쓸쓸하네요...생각지 않게 돌아오면 기쁨이 두배가되지 않을까 싶구요, 꼭 돌아와주길 기대해봅니다.
애초 '탄생'을 기대하며 찍었던 사진들이어서 그런지, 주변 분위기에 맞물려 그런지 저도 허전함에 쓸쓸함도 더해지는 것 같네요. 혹시라도 다음에 이 집을 찾아 다시 시작해 줄런지. 그럼 정말 기쁠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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