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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일모아 게시판   [잡담]
도심 한복판 고층의 바x벌레

셀린 | 2020.07.28 13:35:27 | 본문 건너뛰기 | 댓글 건너뛰기 쓰기

 

이름만으로도 인상이 써지는 바퀴벌레 이야기입니다. 이런 잡담글 써서 죄송하지만 너무나 궁금해서 적어봅니다.

과연 도심 한복판 고층 아파트에서 바퀴벌레가, 그것도 이만한 사이즈의 바퀴벌레가 살 확률은, 또는 나타날 확률은 얼마나 있을지...

혹시 아나요 마모에 바퀴 전문가님도 계실지;;

식사 중이시거나 비위가 약하신 분은 읽지 말아주세요 ㅠㅠ

 

 

 

이 이야기는 그저께로 거슬러갑니다.

저는 벌써 이 빌딩에 4년을 살았는데요, 살면서 파리, 날파리, 가끔 창문 열어놓으면 들어온 모기는 봤어도 바퀴벌레는 한번도 보지 못했습니다.

아마 지은지는 20년 혹은 그 조금 안 되는 빌딩으로 알고 있어요.

전혀 노후하지 않았고, tmi 하자면 얼마 전에는 건물 통쨰로 레노베이션 해서 불편해 죽는줄...=-=

암튼. 그저께부터 친구 하나가 우리집 거실 소파에서 밤에 잠을 잡니다.  

그날따라 일이 많다고 밤새 랩탑 앞에 앉아있더니 오밤중에 갑자기 욕을 하면서 뛰어다녀서 제 잠을 깨웠는데

자꾸만 엄청 큰 바퀴벌레를 봤다고 해서 아우 난 방문 닫고 잘테니 알아서 죽이라고 꼭 죽이라고 말하고 마저 잠에 들었습니다.

사실 믿지도 않았거든요.

자기가 죽이겠다고 해서 다시 잠자리에 들었는데, 또 한번 소리 지르고 난리가 났었어요 바퀴가 방금 날았다고... (facepalm)

 

그리고 어제 밤, 화장실에서 씻고 나왔는데 그 바퀴를 제가 보고 말았습니다.

너무 커서... 진짜 과장 아니고 너무 놀라서 핸드폰도 떨어뜨리고 말도 안 나오더라고요.

제 손가락 세개 붙여놓은 사이즈였어요. (검지 중지 약지) 게다가 진짜 엄!청! 빨라서 눈을 뗼 수도 없더라고요.

정신없이 친구한테 전화해서 당장 오라고 와서 이거 잡으라고 빨리

정말 옆집에서 왜 911 안 불렀지 싶을 만큼 이 바퀴가 움직일 때마다 비명을 지르면서 기다렸어요...ㅠㅠ

 

벌레를 본지는 오래되었지만 제가 벌레 잡는 걸 소스라치게 싫어하는 관계로

1) 보통 테잎으로 벽이나 땅에 붙여서 사지를 결박한 후 그걸 떼어 버리거나;;

2) 종이컵 안에 가두고 종이를 바닥에 밀어넣은 후 컵을 흔들어서 기절 시킨 다음에 화장실 물에 내려버리는데

이건 커도 너무 커서... 신발로 때려죽이는 거 말고는 못하겠더라고요. <- 친구가 원한 방법

 

근데 엄청나게 큰 안테나 2갠지 3갠지 계속 움직이면서 우리의 움직임을 sensing 하는지 

한발자국 가면 얘는 무슨 우리 열발자국 간 것만큼 움직여서 근처도 못 가고 있다가

다이슨 청소기 suction level을 max로 해서 빨아버리자! 라는 아이디어를 냈는데

청소기 갖다대기도 전에 이게 미친듯이 날아서 움직이기 시작합니다.................... 

여기선 제 친구도... 6 feet?에 gym에 가는 거 진짜 좋아해서 근육은 잔뜩 달고 저랑 같이 비명지르면서 도망다니기 바빴어요...

이게 뭔가요??? 이런 게 바퀴벌렌가요???????????????????????????

 

멀리감찌서 찍은 사진이랑 비디오가 있는데 진짜 정신건강에 좋지 않을 것 같아서 올리지 않습니다.ㅠㅠ

암튼 새벽 두시까지 이러고 뛰어다니다가ㅜㅜ (새벽만 아니었음 빌딩 maintenance 불렀을 거예요... 이건 정말...)

예전에 사놓고 처박아둔 sweeper가 생각나서 이걸로 결국 죽이기는 죽였어요.

그것도 분명히 얘가 몸 반절 냈다고 이제 죽었다고 페이퍼타월 가지러 간 사이에 

(you sure? you sure? 몇번 물어봤는데 하도 자신만만하게 죽었다고 키친 가길래 방심하고 있다가 진짜 심장마비 걸리는줄)

바퀴가 움직여서 armoire 밑으로 들어가더라고요............ 2차전은 그 armoire 흔들고 밀고 아무튼...ㅠㅠ 

나중엔 제 친구도 열받아서 그 스위퍼 막대기가 휘어질 때까지 그 바퀴를 smash 했어요. 아.. 

 

이 바퀴가 여잔지 남잔지, 알을 깠는지 안 깠는지가 밤새도록 걱정거리였습니다.

요즘 미국을 뜨느냐 마느냐로 매일 걱정하는데 얘 덕분에 어젯밤에는 까맣게 잊었네요...

도대체 이런 바퀴가 이런 고층에 어떻게 올라왔을까요...........??????

그리고 웬 바퀴가 새처럼 날아다니나요....???????????????????????????

친구가 동물에 대해서 좀 빠삭한 앤데-.,-; 안타깝게도 바퀴에 대해선 잘 몰라요.

얘가 어제 (제가 바퀴를 실제로 보기 전) 이건 마치 exotic 종 같다고 말했는데.. 당연히 9라거나 과장이라고 생각했건만 아니더라고요.

어제 잡으면서 보더니 "exotic은 아니고 그냥 엄청 큰 토종 미국 벌레" 라고..

중부랑 남부에서 자란 앤데 자기 이렇게 큰 건 살면서 처음 본다고..ㅠㅠ 아 왜 제게 이런 일이 생긴 걸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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