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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일모아 게시판   [잡담]
장기기증이 또다른 상처로 돌아오는 경우도 있네요

도매니저 | 2020.11.04 11:36:08 | 본문 건너뛰기 | 댓글 건너뛰기 쓰기

저에겐 정말 소중한 직장 동료이자 친형같은 사람이 있습니다. 직장밖에서도 자주 가족끼리 만나고 여행도 자주다니며 인생의 많은 고민과 조언을 받을수 있는 소중한 사람이죠. 마흔을 바라보는 나이에 올해 결혼도 하고 7월에는 형을 똑닮은 딸도 갖게 되어 딸바보의 정의를 보여주던 그 형이 지난 주말에 사고로 이제 막 100일이 지난 딸을 하늘나라로 보내주었다고 듣게되었습니다. 형에게 소식을 들으며, 형도 울고 저도 울고. 정말 어떤말로도 위로를 할수없어 30분동안 아무말 없이 듣고 있을수 밖에 없었습니다.

 

형이 눈과 심장은 기증을 했다고, 자기 이쁜딸이 다른 사람 두명을 도와주고 갔다고 하더군요.

 

그리고 낮에 통화할때만 해도 오늘 장의사와 함께 수습하러 병원으로 간다고 차분해하던 사람이, 퇴근길에 전화가 와서 분이 가득한 목소리로 자기가 바보고 멍청이다 자책하며 소리를 지르는데 제가 생각해도 이건 좀 아닌거 같았어요.

 

시신은 오늘 수습이 가능하다고 해서 장의사와 함께 간건데, 수습이 불가능했고. 

형수는 아직 보지못해서 마지막이라도 한번만 아기모습 보고 싶다 장례식을 오픈뷰잉으로 하고 싶다고 울고불고 난리인데, 형은 그 작은 몸에 상처 가득한 모습을 본거같아요. 대부분 장기기증 이후에는 화장을 하는지도 몰랐고, 최소한 시신을 조금이라도 꼬메고 해줄줄 알았다고, 아무도 이런부분에 설명해준 사람이 없었다고.

병원에 시신을 좀 꼬메고 해달라 하니 병원에선 장의사가 할일이다 하고, 장의사는 돈이 많이 들어가는 일이니 돈을 요구한다고 하더라구요.

 

얘기를 들으면서 저도 울화통이 터졌네요, 자신이 설득하고 해서 결정한 장기기증에 후회하는 형의 모습을 보며, 이게 원래 당연한건지도 모르겠지만. 좋은일 하자고 했던게 형과 형수에겐 결국 또다른 상처로 돌아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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