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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일모아 게시판   [잡담]
그 어느 때보다 내가 틀리기를 바래봅니다.

참울타리 | 2021.02.05 18:25:44 | 본문 건너뛰기 | 댓글 건너뛰기 쓰기

 48세 지병 없는 젊은 남자분이셨습니다. 제가 이 분 입원할 때부터 봤던 케이스라서 특히나 더 마음 쓰이는, 항바이러스제 플라즈마 항생제 등등의 집중치료로도 좋아지지 않아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었습니다.

 

환자 : "저 기관삽관 치료 안 받을래요."

 

 저랑 같이 환자보는 레지던트가 그 분이 기관삽관을 거부하신다고 해서 다시 찾아뵙고 말씀드립니다.

 

나 : "기관 삽관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제가 여쭤봐도 될까요?"

환자 : "티비에 나오는데 그거 받으면 거의 죽는데요. 저는 죽고 싶지 않아요."

나 : "많은 수의 중증 코비드 환자가 기관삽관을 필요로 하고 사망하는 경우도 많은 것은 사실입니다. 하지만 제가 환자분 나이나 지병 등의 이력으로 보았을 때 기관삽관의 경우에도 충분히 회복하실 수 있는 가능성이 있습니다. 저는 환자분의 경우에는 제 개인적으로 기관삽관을 비롯한 aggressive 한 치료를 권유합니다."

환자 : "예... 알겠습니다. 기관삽관 치료도 괜찮을 거 같아요."

 

 계속 환자분 안 좋아져서 결국 5일 전 icu로 이송했고 3일 전에 기관삽관 받고 호흡기계로 호흡하시다 결국 오늘 사망하셨습니다. 그 이야기를 오늘 아침 전해 듣고 마음이 안 좋습니다. 48세 참 젊은 나이에 더 살고 싶어했던 아이 아빠였는데... 구하지 못했다는 생각을 마음에 묻어봅니다.

 

 58세 지능 발달 장애 간질 등으로 24시간 케어가 필요한 환자분이 코비드로 입원했습니다. 환자 누나는 현실적입니다. 상당한 양의 산소 치료가 필요한 상황이라 일이주 정도에 개선 정도가 보이지 않으면 호스피스를 고려하기로 합니다.

 

나 : "일주일 간 크게 차도가 없고 아직도 많은 양의 산소를 필요로 합니다. 연하 장애 때문에 아직도 혈관 주사로 영양을 공급 받는 중입니다."

보호자 : "내일 어머니랑 오빠랑 가서 withdrawal of care를 해도될까요? 아버지도 현재 코비드로 호스피스 중이세요."

 

 완화 의료팀과 이야기 해서 withdrawal of care까지 셋업하고 쉬프트를 마칩니다. 오늘 다시 휴가에서 돌아와 챠트를 보니 그 몇 일 사이에 갑자기 좋아져서 집으로 퇴원할 정도가 됩니다. 중환자실 의사와 케이스에 대해 이야기 합니다. 자기도 이렇게 차도가 있을 줄은 몰랐다고 의견을 나눕니다. 우리의 판단의 거의 대부분은 맞지만 가끔 이런 경우도 생깁니다. 제가 틀려서 기분 좋은 경우가 별로 없었는데... 말 그대로. I'm glad that I'm wrong. 입니다.

 

 48세 젊은 환자를 사이토카인 폭풍으로 잃고 나서 특히나 백신에 대해 마모 가족분들에게 다시 권유 드려야겠다고 생각합니다.

 

동료 의사가 오늘 이야기 중에, 백신에 대해 아주 공감되는 말을 해서 마지막 말로 대신해 봅니다.

 

I cannot guarantee that you are not going to get covid 19 even though you are vaccinated but I can guarantee that you are not going to die due to covid 19 in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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