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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일모아 게시판   [잡담]
요즘 같은 시대에 투자를 하면서 (또는 인생 전반에 걸쳐), 염두에 두어야 할 것: "Hedonic Treadmil"

양돌이 | 2021.04.24 20:21:13 | 본문 건너뛰기 | 댓글 건너뛰기 쓰기

안녕하세요! 

 

요즘 뭐니뭐니해도 지난 1년간 팬데믹과 함께 사람들이 제일 관심에 두고 이야기한 주제는 "주식투자"일 것 같은데요. 

물론, 돈과 관련된 이야기니 항상 화두에 있는 주제였겠지만, 전반적으로 시장이 움직인 형태와 코인 등의 조미료로 인해 어느때보다 뜨거운 관심을 받은 건 사실일겁니다. 혹자는 한때 한국이나 미국이나 주식/코인 투자에 몰리는 돈을 보며 "광기"라고도 표현할 정도였는데요. 

약 30년은 더 투자를 해야하는 사람의 입장으로 멘탈을 어떻게 다잡을지 생각하다 알게된 개념이 있어서 소개하려고 합니다. 

깊은 내용은 wikipedia 링크로 갈음합니다. https://en.wikipedia.org/wiki/Hedonic_treadmill

 

"Hedonic Treadmil"을 이야기하기 전에, 바탕이 되는 "Hedonic Adaptation"에 대해 먼저 알아볼게요. 

HEDONIC-ADAPTATION.jpg

 

출처: https://www.njlifehacks.com/negative-visualization-antidote-to-hedonic-adaptation/

 

우리가 살면서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행복감의 부침을 느끼게 되는데 일정시간이 지나면 그 이벤트에서 오는 변동은 미미해지고

다시 평상시에 느끼는 happiness set point로 돌아오게 된다는 개념입니다. 

 

예를 들어, 얼마전 폭등한 도지코인에 올라타고 1주일만에 수익률 500%를 낸 사람이 있다고 칠게요. 또는, 복권에 당첨되어 밀리언을 손에 넣은 사람이거나요. 

이벤트의 종류에 따라서 지속기간의 차이는 있겠지만, 결국에 시간이 지나면 그 행복감은 베이스라인으로 회귀한다고 합니다. 

사실 맞는 것 같아요. 저같은 경우는, 얼마전 제 글을 읽으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미국와서 첫 잡오퍼를 받았었는데요. 

그 첫 오퍼 전화를 받을때 행복감은 정말 말도 못했죠. 지금 글 쓰고 있는 이 순간은요?

잡오퍼 받기전의 행복감과 별 차이가 없습니다. 그 잡오퍼는 더이상 new event가 아니고, 제 새로운 생활의 일부가 되었기 때문에 더이상 잡오퍼 받는 순간+이후 며칠간의 행복감을 replicate할 수가 없습니다. 

 

반대로 나쁜 경험도 마찬가지입니다. 전 팬데믹때문에 정말 중요한 시험이 작년에 캔슬되었었는데요. 1년에 한번밖에 못보는 시험이라 그냥 강제로 재수를 해야했습니다. 캔슬되었다는 공고를 보는 순간 정말 허탈했죠, 팬데믹 상황이 정말 너무 원망스러웠구요. 지금 글 쓰고 있는 이 순간은요?

작년 시험공부하고 있을때랑 별 차이가 없습니다. 캔슬된 상황이 제 새로운 생활의 일부가 되었기 때문에 똑같은 마음가짐으로 준비중이에요. 

 

자, 이게 "Hedonic Adaptation"입니다. 사실 제가 더 강조하고 싶은건 다음에 말씀드릴 "Hedonic Treadmil"입니다. 

 

THE-HEDONIC-ADAPTATION-TRAP.jpg

 

보시면, "Hedonic Adaptation"에 의해 다시 happiness set point로 회귀하기때문에 사람들은 전에 느꼈던 행복감보다 더 큰 행복감을 "pursue"하면서 마지 treadmil에서 뛰듯이 끊임없이 더 많은 것을 갈망하게 됩니다. 이게 "Hedonic Treadmil"입니다. 

 

그럼, 이게 투자를 하면서 어떻게 우리들에게 악영향을 끼칠수 있는지 생각해보겠습니다. 

 

만약, 저처럼 low cost index에 투자를 하면 asset allocation을 하고, 지속가능한 포트폴리오를 꾸리는 사람들에게는 근 1년사이의 시간이 테슬라를 위시하여 폭등한 성장주들이나, 도지코인/GME 사태를 옆에서 보고만 있기에 힘드셨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렇게 생각해볼수 있어요. 당신의 투자목표는 무엇인가요?

 

1년안에 10배 뛸 종목을 찾아서 하루아침에 많은 돈을 버는게 목표인가요?

만약 요 2-3년 사이에 어떤 성장주/코인에 몰빵해서 큰 돈을 번 사람이 있다면, 앞으로 그 행복감을 replicate하기 위해서 다시 next 테슬라를 찾아야할 것이고 찾는다 하더라도 그 행복감을 다시 느끼기는 힘들지도 모릅니다. 행복감을 느끼기 위해 투자하는 것은 아니지만, 사람이 투자하는 목표는 보다 여유롭고 풍족한 삶속에서 오는 행복감을 쫓는 것이잖아요?

 

따라서, 이렇게 한번 베팅에 성공한 투자자는 "Hedonic Treadmil"에 빠지게 될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합니다. 

계속 high risk-high return 전략을 쫓게되고, 안정적인 인덱스 투자따위는 도저히 성에 안차서 몸이 근질근질하게 될수도 있어요. 

투자할 세월이 많이 남았다면, 오히려 미래에 행복감보다는 스트레스/불행을 불러일으킬 가능성도 높다고 생각합니다. 

 

스포츠를 안 좋아하시는 분께는 죄송하지만, 비유를 하자면...

모두가 르브론이 될 순 없겠죠? 데뷔부터 20년간 최상위권 기량(수익률)을 유지하면서 롱런하는 그런 투자자는 드물겁니다. 

르브론보다는 블레이크 그리핀같이 엄청난 운동능력(수익률)으로 짧게 전성기를 가져가고 커리어를 짧게 마무리하는 그런 선수들이 훨씬 많을거예요. 

이런 유형의 선수랑 꾸준히 15득점-5리바-5어시 찍어주면서 부상없이 20년 롱런하는 선수(마치 인덱스펀드같은 선수ㅋㅋ) 중 어떤 걸 선호할지는 개인에 따라 달라지겠지만, 분명 후자가 더 성공적인 선수로 조명받을 이유는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Hedonic Treadmil"에 빠지지 않게 투자를 할 수 있을까요?

전 모든 사람이 제가 하는 방식처럼 low cost index fund를 주축으로 asset allocation 투자를 해야한다는 것이 아니구요,

사람마다 투자스타일이 각자 다르지만 그 스타일속에서 이 "Hedonic Treadmil"에 빠지지 않는 노력을 한다면 좀 더 행복하게 오래오래 투자할 수 있을거라 말씀드리는 거예요. 

 

요 2가지가 핵심일 것 같습니다. :

 

(1) 목표를 확실히 잡고, 그 목표를 계속 push하지 않는다. 

 

어느 투자가가 쓴 책에 나온 말인데, "Stop the goal post moving". 즉, 더 많은 행복감을 느끼기 위해서 목표를 계속 상향조정하지 말라는 겁니다. 

본인의 라이프스타일을 잘 아신다면, 은퇴뒤에 얼마정도의 돈이 모여야하는지 감이 좀 잡히시죠. 

거기에 맞춰 연복리수익률 목표를 잡으셨다면, 그걸 계속 이기기위해 너무 스트레스 받지 않는것이 좋은 것 같습니다. 

제 목표는 연복리수익률 10%이 목표인데, 작년에 가뿐히 이걸 이겼어요. 하지만 그렇다고 내년엔 20%해야지! 이런 마음을 가지지 않습니다. 

이러면 이제 흔히들 이야기하는 fear of missing out이 생기게되고, 주변에서 발생하는 noise들 (잡코인 급상승, 급등주) 이런거에 자꾸 눈길이 가게 될 수밖에 없습니다. 

 

(2) 목표를 정했으면, 그에 맞는 전략을 확립하고 기계적으로 움직인다.

 

Emotion을 배제하는 건 정말 어렵지만 노력하면 어느정도 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저같은 경우 모든 투자 결정을 감정이 아닌, 미리 정해놓은 기준에 따라 내릴수 있게끔 시스템화시켜놨습니다. 예를 들어, 암호화폐를 올해 1월부터 포트폴리오에 편입했는데요. 전체 포트폴리오 평가액의 4%를 allocation 상한선으로 정해두고, 매월말에 암호화폐 발란스가 4% 넘어가거나 밑으로 떨어지면 다시 4%로 맞춰줍니다. 이 모든 건 저도 제 자신을 믿지 못하기 때문이고, 분명 treadmil로 빠지게 될 걸 알기 때문입니다. 

 

요 2가지만 지켜도 투자하시면서 "Hedonic Treadmil"에 빠지는 걸 막으실 수 있을것 같습니다. 

 

마지막으로...

그리고 저는 인생전반에 걸쳐서도 이게 유용할 거라고 생각하는데요. 한가지 예를 들어보자면, 

 

저와 제 아내는 매일 우리가 평소에 당연하듯 누리고 있는 것들중에 감사히 여길만한 것들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예를 들어, 아이들이 건강한 것에 대해 매일 감사하다고 서로에게 상기시켜줍니다. 이게 어떤 느낌이냐면, 평소에 당연한 것이 정말 너무나 값진 선물처럼 느껴지면서... 그 날 하루의 스트레스는 온데간데 없이 사라지고, 자잘한 마이너 걱정거리들이 하찮게 느껴지게 됩니다. 아이들의 사소한 실수 같은 거에 대해 더 너그러워지고, 사랑표현도 더 적극적으로 하게 되구요. 

 

매일 이런 습관을 들이면, 저는 이게 happiness set point가 상승하게 되는 효과라고 보여집니다. 특별한 이벤트없이도 평소에 느끼는 행복감이 늘어난거죠. 

 

알게 모르게 저희는 투자를 하면서 (인생을 살면서), 이 "Hedonic Treadmil"에 빠지게 되는 것 같은데, 의식적으로 그 treadmil에서 내려와서 주변을 돌아보고 페이스를 조절해보면 인생이 좀 더 행복하고 감사해지지 않을까해서 마모분들이랑 나눠봅니다. 사실 듣고보면 당연한 이야기지만, 또 그렇기 때문에 우리가 살아가며 놓치고 있는 개념이라 의식적으로 상기시키는 노력을 하면, 투자를 하면서 (또는 인생을 살아가는 전반적인 태도에), 좋은 버팀목이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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