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유소에서 많이들 보셨겠지만, 우리가 차량에 사용하는 대부분의 휘발유는 10%의 에탄올을 섞은 것입니다.

에탄올은 일반 Gasoline보다 옥탄가는 높지만 열량이 낮아서, 옥탄가 87을 맞추기 위해서 84의 가솔린 90%와 113의 에탄올 10%를 섞어서 만드는 것이고,

그러다보니 기존의 옥탄가 87 가솔린보다는 열량이 낮아 연비도 약간 떨어진다고 합니다.

(어쩐지 PA 모처의 100% 가솔린 파는 곳을 지나가다가 기름을 넣었더니 연비가 기분탓이지만 좀 올라간다 했죠?)

 

제가 미국에 온지 얼마 안되어서 정유사와 곡물회사 사이의 알력을 잘 알지는 못하고.

하여간 알콜을 섞어도 차가 굴러간다 라는게 에탄올 혼합 연료의 의미 겠지요.

 

어느날 집 인근(이긴 한데 50마일정도 떨어진) 주유소 (sheetz)를 지나가다보니 unleaded88이라는 기름을 팔더라구요.

사진은 그냥 자료사진이고, 저희 동네 가까운 곳에서 UNL 88은 regular보다 갤런당 25c 정도 저렴합니다. (레귤러 $3.5, UNL88 $3.25)

 

일단 싼기름이니까 한번 넣어보자 하고 넣어봤는데 별 차이 없어 보여서 한 다섯 번 정도 empty to full 넣어서 타보고 그럭저럭 괜찮은듯 해서 계속 이용하고 있습니다.

(새차에는 혹시 어떤 effect가 있을지 몰라서 쓰지 않고, 2009년식 소나타에만..)

 

Unleaded88은 가솔린 85%에 에탄올 15%가 섞이기 때문에 84*0.85+113*0.15=88.35 라는 옥탄가가 나옵니다.

아무래도 에탄올이 들어갔으니 연비의 하락은 피할 수 없겠죠? 다만 눈에 티나게 떨어져 보이는건 없어서 그냥 out of pocket 머니가 작아지는 것을 생각해서 되도록 그 근처 지나갈 때는 한번씩 넣어주고 있습니다.

----------------

#3. UNL88은 차에 문제를 일으키는가?

UNL88 주유하는 곳에는 다음과 같은 경고문이 붙어있습니다.

 

-2001년식 또는 그 이후의 차량에만 주유할 것.

-passenger vehicle 외에 다른 가솔린엔진 (예를 들어 lawn mower)에 넣지 말것

 

그 이전 차량에는 Fuel pump나 흡기계통에 ethanol이 작용해서 corrosion을 발생시킬 수 있다고 하네요.

아하. 에탄올이 차에 위험하군요.

 

그런데 2001년식 이전 차량에도 10%의 ethanol이 들어간 E10을 regular gas 대용으로 사용하고 있잖아요?

흠...

10%는 괜찮고 15%는 안 괜찮은 것인가. 5% 차이는 얼마나 유의미하게 corrosion을 만들어내는가.

호기심이 작동합니다.

 

(여담1- 오래된 차량 보호를 위해서 흔하지 않은 에탄올 섞지 않은 regular 87을 찾아 주유하시는 분도 있고, 시중에 ethanol defender라는 첨가제를 팔기도 한다고 합니다..)

(여담2- 일반 차량을 flex fuel용으로 개조해주는 개조킷이 시판되고 있다고 합니다.(https://eflexfuel.com/media/catalog/product/cache/8a29077a82a748ac03f31b537b7cb735/e/f/eflexplus-kit-up.jpg)  그럼 이 개조킷을 달면 종전에 생기던 corrosion이 없어지는가? 아리송하죠..)

 

하여간 UNL88도 flex fuel의 일부이고, 위에서 잠깐 말했듯이 flex fuel에 대해서는 석유회사와 곡류회사의 알력이 있습니다.

그래서 구글을 검색해보시면 도움될만한 자료는 잘 없고, 거의 다 석유회사 쪽의 'e15가 나쁜 이유' 또는 UNL88 홍보회사의 'UNL88은 차에 문제를 일으키지 않고 오히려 일반 가솔린보다 더 깨끗한 배기가스를 방출하여 지구에 도움이된다.'는 글들 뿐이에요.

 

아 이렇게 도움이 되는 자료가 없나 생각을 하다가,

이전에 KBS 9시 뉴스에서 20년 전쯤에 봤던 '휘발유 대신 에탄올을 사용하는 브라질'에 대한 뉴스를 기억해냅니다.

연관검색어를 찾으니 흥미로운 언급이 몇가지 있더군요.

예를 들어..

 

If a common brand-named lawn mower and passenger vehicle of any year can safely use E27 in Brazil (and they can), then they sure-as-shooting can use E15 and higher in North America, regardless of what the EPA says.

(출처: https://www.theautochannel.com/news/2019/01/08/646962-explaining-unleaded-88-gasoline.html)

브라질은 E27 (에탄올 27%) 을 사용한다.. 심지어 common brand-named Lawn mower에도..?(여담이지만 제 lawn mower는 혼다 엔진..)

 

좀더 찾아보니 브라질의 관련 규정은 1993년에는 22%, 2003년에는 20-25%, 2011년에는 18-25%, 2015년에는 25-27%.

에탄올과 원유의 시장 수급 상황에 따라서 바꾸는 것으로 보이네요( 출처: 위키)

그럼 그때마다 출시된 차량들의 스펙도 바꿔줬을까요

그렇지는 않았을 것인데..

(파내면 파낼수록 흥미진진한 이야기)

 

좀더 알아보니 위키피디아에 관련한 자료가 몇가지 있네요.. 위키는 어디까지나 흥미로만..

구체적인 수치로 1978년 이후 브라질의 차량들은 15~27% 사이의 에탄올 혼합 연료를 사용했다고 합니다.

(출처: https://en.wikipedia.org/wiki/Common_ethanol_fuel_mixtures)

같은 글에 보면 에탄올 혼합연료를 의무화하고 있는 27개국(지금은 좀더 많은거 같아요)과 10개주에 대한 정보도 있고.

개중에는 E15 이상을 의무화하는 나라도 있군요.

차량이 domestic 운행만을 목적으로 한것이 아니기 때문에, 다양한 나라에서의 연료호환성을 감안하면 E10은 하드룰이 아니라고 볼 수 있지 않을까요.?

 

아래의 표(역시 위키의 같은 페이지에서 가져왔습니다만..)는 가솔린 엔진이 ethanol fuel을 가용하기 위해 필요한 adjustments에 관한 정보를 제공합니다. 

미국 EPA가 규정하고 있는 UNL88/E15 사용가능 차량이 2001년 이후이고, E15는 위의 도표상 연료계통/흡배기계통의 adjustment 여부를 충족하는 차량에 사용이 가능하네요.

 

전제1: E15 사용을 위해서는 위의 도표의 adjustments를 만족해야 한다.

전제2: 미국 EPA는 2001년 이후의 차량에 E15의 사용을 허락했다

추론1: 2001년 이후의 차량은 (아마도) 위의 도표의 E10 to E25의 adjustment requirement를 만족한다.

추론 1로부터의 질문: 그럼 2001년 이후의 차량에 E25도 괜찮을까요? ㅎㅎ

 

인터넷을 돌아다니다보니 일부 주에서는 E15와 E85(FluxFuel) 사이의 블렌드인 E30도 판매를 하나보네요(물론 Flex Fuel 차량용이긴 합니다.)

E15와 E30을 반반 섞으면 대략 E22.5 블렌드가 만들어지는데, 이걸 쓰면 차가 잘 받아줄까 하는 궁금증이 생깁니다.

(제가 한번 시도해보고 싶은데 주변에 E30 파는데가 없어요..)

---------------

기름값 생각하다 써본 잡설이 주저리주저리 길었는데..

(아마 이렇게 길게 써놓으면 관련 전문가분께서 등판해주시지 않을까 기대하면서...)

어쨌든 EPA의 공식적인 권장내용조차 반박하는 주장들(https://smarterfuelfuture.org/blog/details/could-your-next-fill-up-damage-your-engine/)이 상존하기 때문에,

진실이 무엇일지 궁금해집니다.

찾아보다보니 에탄올의 차량연료 사용이 전지구적 기아문제를 악화시킨다는 글들도 있고 그러네요.

그저 한 호기심 많은 소비자의 잡설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