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가 다르게 봄이 깊어지는 것을 느낀다. 역북 시베리아라 불리는 우리 동네에서는 아직 벚꽃을 보기 어렵지만, 남쪽에서는 벌써 벚꽃이 시들었다는 이야기까지 들리고. 지난주 다녀온 양평 두물머리 이야기 시작해본다.
'두물머리'는 본래 ‘두 갈래 이상의 물줄기가 한데 모이는 지점’을 뜻하는 단어인데, 양평 두물머리는 금강산에서 흘러내린 북한강과 강원도 금대봉 기슭 검룡소에서 발원한 남한강의 두 물이 합쳐지는 곳이다.
▼ 양평 두물머리 근교에 양평시장이 있고, 근처에 맛집이 많다고 해서 기대했는데 월요일이라 쉬는 곳이 많았다. 평일에만 나들이를 하다 보니 종종 이런 일이 있는데, 맛집 탐방을 온 것도 아니고 해서 쿨하게 시장 입구에 영업 중인 자그마한 식당에 들린다. 청국장과 연잎 만둣국을 주문했는데, 청국장은 그럭저럭 먹을만했지만 만둣국은 간을 못 맞춘 듯싶다. 음식 타령을 별로 하지 않는 P2가 인상을 찡그릴 정도니. 주인장이 깜빡 잊고 소금을 빼먹은 듯 ^^
▼ 방문객이 많은지 근처에 주차장이 많다. 조금 떨어진 무료주차장에 주차를 하고 두물머리로 향한다. 산책길에 '무슨 무슨길'이라 이름 붙인 곳이 많은데, 이곳은 '물래길'인 모양.
▼ 시작은 여늬 평범한 강가 산책길처럼 보이는데.
▼ 봄을 맞아 꽃망울 터뜨릴 준비를 하는 벚꽃, 이미 만개한 개나리, 진달래가 보인다. 오늘쯤이면 벚꽃이 만개했겠다.
▼ 오전에는 제법 쌀쌀한 날씨였는데 점심식사를 하고나니 땀이 날 정도로 더워진다. 재킷을 벗어 들고 계속 산책.
▼ 강건너 세미원으로 통하는 다리는 비가 많이 오지 않았는데도 물에 잠겨있다. 세미원으로 가려면 상당히 돌아가야 할 듯.
▼ 들려보진 않았지만 제법 큰 식물원이 보인다.
▼ 두물머리에 연꽃이 유명하다더니 연꽃습지가 보인다. 여름이나 되어야 연꽃이 피어날 듯.
▼ 밍숭맹숭한 길에 야트막한 담장이 나타난다. 슬슬 두물머리의 아름다움이 느껴지는 것 같다.
▼ 벚꽃과 매화가 비슷해 보여 자주 착각하는데, 이것은 매화가 맞는 것 같다. 한 가지에 많이 열리지 않고 드문드문 고고하게(건방지게) 꽃잎이 보이는 것이 매화. 그런데 매화가 벚꽃보다 일찍 개화하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이 곳의 매화는 아직도 봄을 기다리고 있는가.
▼ 강에는 오리 한쌍이 천천히 봄볕을 즐기고 있고.
▼ 드디어 두물머리 도착.
▼ 두물머리로 향하는 길에는 나무가 많이 보이지 않았는데, 이곳에는 키가 큰 나무가 많이 보인다. 녹음이 우거지는 계절이면 강물과 어우러져 장관일 듯.
▼ 저 멀리 매여있는 황포돛배를 타고 봄맞이 물놀이를 나가면 얼마나 재미있을까.
▼ 두물머리 끝머리에 위치한 '소원을 이루어 주는 나무', 역시나 사람들이 제일 많이 몰려있는 곳이다.
▼ 예전에는 뚝섬과 마포나루를 이어주는 물류의 중심지였지만, 1973년 팔당댐이 완공되고 일대가 그린벨트로 지정되면서 현재 나루터는 운행하지 않고 있다.
▼ 두물머리에서 제일 유명한 먹거리, '연핫도그'. 3500원인데 크기가 엄청 크고 맛도 좋다. 부실한 점심식사를 충분히 보충하고도 남겠다.
▼ 만개한 벚꽃을 찾기 어려워 조금 섭섭했는데, 두물머리 끝자락에 이르니 벚꽃이 제법 보인다.
▼ 두물머리 구경을 마치고 돌아가는 길, 다육이를 파는 매장을 만났다. 다육이 종류가 이렇게 많은 줄 몰랐는데, 정성을 기울여 재배한 느낌.
▼ 더워지는 햇볕을 피해 근처 카페에 들린다. 손님이 없어 카페를 독차지 ^^
▼ 결국 다육이 3개 세트를 구입했다. 집에 고히 모시고 보니 참 좋네. 잘 자라길.
좋은 글 사진 감사합니다. 한국에 이렇게 좋은 곳들이 많은지 몰랐습니다.
두물머리는 저도 처음 방문하는 곳이었는데, 소문처럼 경치가 좋더라구요. 한국이 스케일이 작아서 그렇지 소소하게 다닐 곳이 많은 것 같습니다.
머리 식힐때 종종 가던 곳이였는데... 많이 정리되고 여러가지 생긴듯 하지만 여전한 두물머리 바이브 남아있네요. 가고프다.ㅠㅠ
저는 처음 방문이었는데 참 좋더라구요. 집에서 좀 멀어서 자주 다니기는 그렇지만, 연꽃 필 때 한번 더 다녀오고 싶네요.
저 어릴때는 양수리라 했어요.
북한강과 남한강이 만나는...
외할머니 고향이였죠...
요즘 파칭코 보니까 더 외할머니 생각이 마니 나네요.
일제 시대에 어린 시절을 보내셔서 일본어도 하시고,
매우 담담하게 제국주의자 하급관이의 저지래를 말씀하시곤 하는..
'일본어는 참 쉬어. 금방 배우는 말이야...'
네? 할머니?!
저도 따라서 차분히 여행한 느낌이 들어요~ 감사합니다~
봄이 되니 이곳저곳 갈 곳이 많네요. 코로나만 아니라면 더 열심히(?) 다닐텐데요 ^^
4월을 넘었는데도 생각보다 꽃이 적네요. 몇해전 가봤는데, (찾아보니 벌써 4년 전이네요) 그때는 너무 더워서 쪄 죽는 줄 알았습니다. 그 무더위에 사람은 또 얼마나 많은지 걷는 것도 참 힘들었는데, 사진 속 풍경은 한적해서 좋아보이네요. 대신 식당 닫은 곳이 많다는 건 많이 제가 다 아쉽네요. 근처 동치미국수집이 정말 괜찮았던 기억이 있는데요. 줄서서 먹는 집이긴 했는데도 코로나 사태를 거치면서도 여전한지는 모르겠어요. 그래도 핫도그 보니까 기본은 드셨나 보다 싶기도 하고요. 무더위에 먹을 맛이 나지 않았는데도 저와 둘째는 아주 맛있게 먹었습니다.
두분 카페 다니시는게 모여 보이니까 여행 만큼 즐거운 재밋거리 찾으셨구나 싶어 흐뭇합니다. 나중에 주욱 모아서 보여주시면 저 같이 카페 문외한에겐 꽤 괜찮은 여행 길잡이가 될 것도 같아요. 다육이도 잘 크길 바랍니다. 잘 봤습니다.
지난주여서 아직 꽃이 덜 핀 것 같습니다. 핫도그는 크기도 하고 맛도 괜찮더라구요.
핫도그 드셨나 보러 들어왔는데, 역시나 드셨군요! svbuddy님 요즘 한국 곳곳 여행 다니시는 것 같은데, 어제 다녀온 화담숲 추천합니다. 어제는 벚꽃은 없었는데 이번 주말이나 다음주에 가면 만개했을 것 같아요.
양수리 두물머리. 참 그리운 곳이네요. 6번 국도 나와서 있는 기와집 순두부, 카페 고당 그리고 찐빵 가게는 아직도 있겠지요. 두물머리의 상징인 저 느티나무는 지금은 울타리가 쳐져서 보호수로 관리를 하고 있지만 예전에는 사람들이 나무에 올라가기도 했었습니다.
이장호 감독의 "바람불어 좋은 날 (1980)" 에서 주인공 덕배 (안성기) 를 명희 (유지인) 가 데려가 밀회를 즐겼던 곳도 바로 여기 느티나무 아래였죠.
좋은 사진과 풍경 항상 감사합니다.
역시 핫도그 드셨네용! ㅎㅎ 전 한여름에 갔다가 더위먹고 기절할 뻔 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ㅎㅎㅎ 그래도 연꽃은 참 아름다웠어요.
양평에 다우리 라는 간장게장 집이 있는데.. 인생 게장맛집이에요. 넘 먹고싶네여..
제가 딱 원하는 삶을 살고 계시네요!! 앞으로 15년 안에 은퇴해서 미련없이 돌아가려고 열심히 준비 중입니다. 누구처럼 밀리언씩 모아서 가진 못하겠지만 가서 아껴쓰면서 아내하고 둘이 재미나게 살고 싶습니다. 한번 큰병으로 죽다 살아나보니 인생에 중요한게 뭔지 알겠더라구요. 멋진 사진 후기 감사드립니다!!
날씨도 좋고 사진이 너무 아름답네요. 공유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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