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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일모아 게시판   [잡담]
미술감상(1/7), 책보다 작품

오하이오 | 2022.04.27 17:56:14 | 본문 건너뛰기 | 댓글 건너뛰기 쓰기

한비자에 이런 이야기가 있다고 합니다.

 

“정나라에 차치리라는 사람이 있었다. 자기의 발을 본뜨고 그것(度)을 그 자리에 두었다. 시장에 갈 때 탁(度)을 가지고 가는 것을 잊었다. (시장의 신발가게에 와서) 신발을 손에 들고는 탁을 가지고 오는 것을 깜박 잊었구나 하고, 탁을 가지러 (집으로) 돌아갔다. 그리하여 다시 시장에 왔을 때는 장은 이미 파하고 신발은 살 수 없었다. (그 사정을 듣고) 사람들이 말했다. ‘어째서 발로 신어보지 않았소?’ (차치리의 답변은) ‘탁은 믿을 수 있지만 내 발은 믿을 수 없지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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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한비자를 읽은 것은 아니고 `강의(신영복 저)` 가운데 `법가와 천하통일` 장에 소개된 걸 읽었습니디. 애초에는 제자백가의 공리공담(空理空談)을 풍자했던 것이라고 하네요. `탁과 발, 책과 현실`이라는 책 소제목을 보면 이 이야기의 교훈을 더 확실하게 알 수 있었습니다. 

 

이 이야기가 미술을 보고 즐기는 데도 교훈이 될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미술을 모른다. 미술책을 소개해달라."며 조언을 구하는 이웃에게 "먼저 가까운 미술관에 가보시는 게 어때요?"라고 말했기 때문입니다. 전시장을 찾아 직접 작품을 볼 수 있는데, 책이 없어 아는게 없어 작품을 감상할 수 없다는 것`탁`이 없어 신발을 살수 없다는 것과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물론 `탁`을 부정하는 건 아닙니다. '탁'도 필요합니다만 발보다 우선할 수는 없을 뿐입니다.

 

앞으로 제가 제 주변에 "미술을 이렇게 보시면 어떨까요"라며 드렸던(혹은 드리고 싶었던) 이야기를 생각나는대로 정리하려고 합니다. 미술을 즐기시고 싶었는데 주저하신 분들에게 자극이 되고, 이미 즐기시는 분들과는 서로의 '감상법`을 나눌 수 있으면 좋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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