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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일모아 게시판   [잡담]
내가 만난 미국판 생활의 달인 Dave Page

잭울보스키 | 2022.07.10 23:42:52 | 본문 건너뛰기 | 댓글 건너뛰기 쓰기

 

안녕하십니까

 

어쩌다 자연인 잭 울보스키 입니다.

 

 

 

오늘 시간이 있어 글을 올리게 되는군요.

 

 

 

여러분은 살면서 생활의 달인을 만나신적이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역시 그럴 기회는 없었다가 얼마전 달인을 한분 만났습니다. 달인, 명인, 장인의 차이를 정확히는 모르지만 장인이라고 하는 편이 맞을 싶습니다. 

 

 

 

Dave Page라는 cobbler 입니다. Cobbler 라는 단어가 조금 생소하게 들릴 수도 있지만 쉽게 말해 Shoe repair   구두수선공입니다.  이분의 이력이 특이한게 30 초반에 나가던 University of Washington 역사학 교수를 그만두고 구두(주로 등산화) 수리하는 cobbler 1969년에 시작하여50년이 넘게 일을 하고 계십니다.

 

전직을 하게 계기가 30 무렵 알프스를 등반하기 위한 돈을 모으기 위해 오스트리아에서 여름방학기간중 잠시 구두수선하는 일을 했었는데 그일에 무한한 매력을 느껴 길로 들어섰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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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 이분이십니다. 젊으셨을때 사진인데 뭔가 지적이면서 왠지 장인의 포스가 느껴지지요 이분 스스로도 히말라야의 고봉들을 정복한 탁월한 등반가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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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년을 넘게 한결같이 일을 해오시면서  세계적으로 명성이 높아져 미국은 물론 전세계에서도 등산화를 수리하러 이분에게 보냅니다유럽에서 미국으로 등반오는 사람들은 자기들의 낡은 등산화를 가져와서 수리를 다음 귀국길에 가져가기도 합니다.

 

 

 

등산화가 망가지면 버리고 새로 사면 되지 수리까지 해가면서 사용하는지 이해가 안간다고 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만 저나 아내와 같이 매주 산을 오르는 사람들에게 발에 맞는 편안한 등산화는 무엇보다도 소중합니다. 눈이나 빗속에 산행을 하거나 앝은 도랑을 건널 방수가 잘된 등산화가 주는 뽀송뽀송하고 안온한 느낌, 뾰족뾰족한 돌들이 많은  트레일을 걸을 발바닥을 보호해주는 든든함은 겪어본 사람들만 있습니다.

 

 

 

300불이 넘는 등산화가 제법 고가이기 합니다만 돈보다도 오랫동안 길들여 발에 맞으면 등산화를 사서 발에 맞지 않아 고생하지 않을까 하는 두려움에 수리를 해서 수명을 연장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등산화는 패션보다도 기능과 안전성이 최고이니까요.

 

 

 

저와 아내가 주로 신는 등산화는 이탈리아 제품 Asolo TPS 520 라는 가죽 재질의 고어텍스 제품입니다. 워낙 편안하고 유명해서 많은 등산가들이 사용합니다만 유난히 밑창이 떨어져 나가는 Delamination (Sole separation) 현상이 자주 발생하여 산행중 이런일을 당해 고생을 했다는 컴플레인이 있곤합니다

 

 

 

이런 현상은 등산화 뿐만 아니라 일반 운동화에서도 장기보관할 경우 종종 발생하기도 하는데 원인은 발의 충격을 줄이기위해 밑창과 갑피 사이에 중창으로 폴리우레탄을 집어넣습니다. 폴리우레탄은 습기와 열에 약해 가수분해가 일어나 부스러지며 결국 밑창이 떨어져나가는 일이 생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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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fore 사진이 없어 위의 사진들은 저희 등산화가 아니지만 이런식으로 밑창이 벌어지기 시작합니다. 

 

저와 아내의 등산화도 5-6년간 매주 신다보니 (여러 켤레를 두고 번갈아 신습니다만) 관리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밑창이 벌어지기 시작하는게 보였습니다. 산행중 낭패를 보면 안되겠기에Mr. Page 에게 부탁하여 밑창만 갈기로 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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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이프와  등산화들을 백팩에 넣은 다음 다운타운 시애틀에서 버스를 갈아타고 가게가 위치한 Fremont 도착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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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었을 때의 사진만 보다 80세가 넘으신 모습을 보니 세월의 흔적이 느껴졌지만 여전히 장인의 포스가 느껴집니다가게안에서는 명의 apprentice 들이 조용히 일들을 하고 있었습니다.

 

 

 

장인답게 대화에는 군더더기가 없습니다.

 

Mr. Page : 어떻게 왔는가 ?

 

 

 

: 등산화 밑창을 갈러 왔는데 한번 봐주시겠습니까 ? (하며 백팩에서 아내와 저의 등산화를 꺼내 보였습니다.

 

 

 

Mr. Page: ( 등산화를 보며) 등산화에 이리 발랐나 ?

 

 

 

: 방수용 밍크오일인데요..

 

 

 

Mr. Page : 너무 많이 발라서 접착제가 붙을 수가 없으니 자네건 밑창 교체가 불가하고 와이프건 갈아줄 있네한켤레당 100불에 수리끝나고 집에서 받고 싶으면 배송비 15 내면 된다네.

 

 

 

(직접 들고 오기를 했다는 생각을 하며 아내의 등산화를 맡겨놓고 다시 버스를 타고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그리고 일주일후  밑창으로 교체한 아내의 등산화가 도착했습니다

 

수리가   등산화를 살펴보니 오리지널 보다 훨씬 튼튼합니다.  역시 세계적으로 명성이 자자한 이유가 있다 싶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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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다보면 유난히 애착이 가는 물건들이 있습니다. 저의 경우에는 저를 보호해주고 함께하는 이런 장비들이 소중하기 때문에 문자 그대로 헌신짝 처럼 버릴수는 없나봅니다. 혹시 아끼시는 등산화나 구두를  수리하시고 싶으시면 이분을 찾아가시면 도움이 될까하여 글을 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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