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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일모아 게시판   [잡담]
대안 의료(?)라는 것들의 불신?

rlambs26 | 2022.08.10 13:12:51 | 본문 건너뛰기 | 댓글 건너뛰기 쓰기

한의학을 이 부류에 넣기에 조금 조심스러운 부분은 있습니다.

하지만, 제가 어릴 때 경험했던 부분 때문에 일단은 좀 같은 부류로 넣게 되는 것이 제 솔직한 심정입니다.

 

제 외할머니께서 뇌졸증으로 두 번을 쓰러지셨고, 그 때부터는 언어 및 운동 능력이 매우 제한되셨습니다.

손자, 손녀를 보셔도 눈만 꿈뻑 거리실 뿐, 아무런 반응을 하지 못하셨었죠.

 

당연히 제 외갓집 식구들은 무슨 방법이든 찾고 싶어했습니다.

그러다가 어떤 한방 전문 병원을 만났습니다. 지금은 이름도 기억나지 않는 병원이지만, 그래도 4~5층쯤 하는 건물 하나가 통째로 한방 병원이라고 불리고 있었던 것으로 기억해요. 외삼촌이 "그래도 여기서 벌떡 걸어나간 분들이 꽤 많데"라고 하시던 말씀이 기억납니다.

 

치료는 당연히 침과 뜸 등의 방식이었구요.

 

결과는 몇 달 뒤 세번째 뇌졸증(또는 뇌경색인지 등등, 제가 정확한 병명은 모르겠습니다.)으로 쓰러지시고 돌아가시게 되었습니다.

 

물론, 양방 의료에서도 노환에 이미 뇌에 데미지를 입은 환자를 다시 멀쩡하게 치료해 낼 방법은 많이 없을 것이라고 생각은 합니다.

하지만, 그들의 이야기에 희망을 가지고, 꽤 큰 돈을 병원에 쏟아 부었던 저희 외삼촌을 생각하면 이 병원이 주었던 헛된 희망은 일종의 사기에 가깝다는 느낌이 들 수 밖에 없었어요.

 

사실 어릴 때의 기억이라, 제가 오해하는 부분이 있을 가능성도 있습니다.

그리고 그 이후로 뭐 이런 저런 이유로 한약도 먹었고. 또 종종 통증 완화를 위해 침을 맞는 등의 치료를 받은 적은 있지만 그럼에도 한의학이 실제로 어떤 병을 "치료"하는 의술이라는 쪽에는 그리 큰 믿음을 가지게는 안되더라구요. 

 

혹시 이곳에 한의사 분들이 계실까 조심스럽기는 하지만, 이건 철저히 제 개인적인 경험에 의한 판단이니 너무 노여워하지는 않으셨으면 합니다. 아무리 믿음을 가지고 몸을 맡기려고 해도 어린 날의 기억들에 "뭐 그냥 좀 기분 좋으라고 하는거지" 수준 이상의 신뢰가 안가는 것을 바꾸기는 어렵더라구요.

 

그렇다 보니, 양방이라고 불리는 일반 의사들이 인정하지 않는 부분에 대하여는 저도 기본적인 불신을 갖는 것이 일종의 습관(?)이 되어버렸습니다.

예전에도 제가 등 통증이 심하다고 했는데, 그럼에도 좀 처럼 카이로 프랙틱에 찾아가는 것이 꺼려지는 이유도 아마 비슷한 이유일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미국에서 교통사고로 찾아갔던 카이로 프랙틱하는 분들은... (물론, 변호사를 끼고 애초에 이런 장사만을 목적으로 하는 분 같기는 했는데요) 정말 사기꾼 같은 사람들이었어요.

 

만나자 마자 제게 보험료로 받은 보상금은 세금을 안 내도 된다는 소리나 하고. 제 면전에서 일하는 히스패닉 분에게 "너 때문에 지금 돈 잃는거 알지?" 막 이러면서 화내고. 등에 핫팩을 대준다고 대줬는데, 하나도 안 따듯하고. 뭐 사고가 어떻게 냈는지 물어보더니, 어떤 차를 잘 노리면 보험금 많이 받을 수 있겠다는 이야기를 하고...

 

너무 불쾌해서 변호사에게 다른 곳을 소개해달라고 했는데, 그곳은 그래도 좀 정상적(?)으로 마사지를 해주기는 했습니다...하지만, 정말 이런 경험을 하고나니, 신뢰를 다시 회복하기란 점점 어려워졌습니다.

 

이번에 한 지인이 암으로 사망하게 되었어요.

난소암으로 어린 나이에 세상을 떠난거죠.

당시에는 몰랐는데 최근 그 분의 남편을 통해 깜짝 놀랄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처음에 난소에 종양이 발견되어서 바로 시술로 제거하자고 의사가 이야기를 했고, 시술 날짜까지 잡았었답니다. 물론 조직검사 등을 통해 더 알아봐야했겠지만, 일단은 발견된 쪽의 난소를 제거하면서 치료를 시작해야 한다고 했다고 해요. 

 

그런데 그 때 한 지인이 무슨 뭐 이상한 치료를 이야기 해줬다고 해요. 들어보니 이것도 무슨 카이로프랙틱 비슷했어요. 관절을 꺾고 뭐 어쩌고...

물론 일반적이고 정상적인 그런 사람은 아니었던 것 같아요. 단순히 뼈를 맞춰 통증을 완화할 수 있다 이런게 아니라, 이렇게 마사지를 해서 암도 고쳤다고 본인이 그렇게 이야기를 했다고 하는걸 보면요. 

 

소개해준 지인도 두통이 너무 심했는데, 여기서 치료를 받고 나았고, 뭐 어머니도 어디가 아팠는데 여기서 치료를 받고 나았다고. 그러면서 이 사람에게 소개를 해준거에요. 이 철없던 사람들은 "오, 수술안하고도 방법이 있네?"하면서 8개월 정도를 그렇게 치료를 받으러 다녔습니다. 하지만, 복수가 차면서 배가 불러오고, 결국 기침이 너무 심해져서 보니 폐에 물까지 차있는 상황이 되었어요.

 

암이 폐로 전이가 되었던 것이었죠.

결국 부랴부랴 수술을 했고, 키모 떼라피를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몸이 원체 좀 약한 체질이라 키모 떼라피 하다가 쇼크가 와서 기절하기를 여러번.

약 4년여의 투병 끝에 얼마전 세상을 떠났어요.

 

물론 결국 수술을 피하고 그 진료를 믿어 보기로 한 것은 자신들이지만, 남편은 애초에 그 치료를 소개해준 지인을 너무 원망하고 있더군요. 그때 바로 시술하고 치료했으면, 이렇게 죽지는 않았을텐데.

 

뭐, 사람 일 어떻게 되었을까 싶지만, 저도 이 이야기를 들어보니, 그 대안치료라는 것이 결국 이 병을 키운 것은 여러가지로 명확해 보이더군요. 어쩌면 제가 처음부터 가지고 있는 그 의심들이 결합되어 더 확고한 선입견으로 만들어진 것일 수도 있지만요.

 

몸의 컨디션을 회복하는 차원에서 이런저런 여러가지 방법들이 동원 될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이런 위험한 병들. 또 시간을 다투어야 하는 원인이 명확한 병들이 있을 경우는정말 이런 대안치료를 선택하는 것이 저로서는 정말 도시락 싸들고 말리고 싶은 일이 되었습니다. 이 상황을 당시에 제가 알아서 이야기 할 만큼 가까웠으면 정말 기겁을 하고말렸을 것 같기도 하구요. 

 

정말 좋은 마음으로 그리고, 또 실제로 좋은 효과를 가지고 치료하시고, 또 그런 치료를 받는 분들도 계실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제게는 너무 어렵고 힘든 기억들만 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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