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정리를 하다가 국민학교 중학교 고등학교때 공책에다 썼던 일기장이 나왔는데요.
저의 역사가 담긴 소중한 "문헌"이라 생각되어 당연히 미국까지 다 가져와서 그간 잘 보존해왔었던것 같습니다.
문득 에이 그냥 다 버리자는 생각이 들었네요.
내가 이순신 장군이라도 되어서 난중일기 쓴 것도 아니고 내 유년시절 청소년시절이 뭐 그리 가치가 있고 뭐 그리 의미있냐는 자괴감이 생겼습니다.
조선왕조실록에 온갖 일들이 자세히 적혀있어 후세에 큰 의미가 있다고 하는데 개인의 역사야 세세하게 적어 남길 이유가 전혀 없지 않나 싶네요.
누가 본다고.
당시 썼던 일기 내용 보니까 대충 저는 이런 사람이 되고 싶은데 능력은 거기에 미치지 못해서 괴로워하는 내용이 주였습니다.
즐겁고 재밌는 일이 없지 않았을텐데 전반적으로 우울하더군요.
추억이 담겨서 보관하고 있던것들 이번에 다 버릴까 생각중입니다.
다만 졸업앨범 같은건 신원확인 차원에서 끝까지 보관하고 있어야 할것 같고요.
버리지 마세요 ㅠㅠ
버리실려거든 사진을 찍거나 스캔이라도 해두세요.
추억은 담는 것이지 폐기하는게 아니라죠. 잘 보관해 두세요.
흑역사도 함깨 보관하세요. 큭큭큭
버리지 마세요. 그냥 안보이는 곳에 멀치감치 감춰 놓으시고 잊고 지내세요........그래도 좋아보이던 아쉬워 보이던..알로에님 지나온 흔적입니다
저도 못버리는 성격이여서 각종 앨범, 공책, 서류 다 들구 있었는데, 어느순간 이게 너무 짐이 되는거 같아 스캐너로 디지탈 화 한 뒤 많이 버렸습니다.
방 한면 책장에 가득하던 것들이 이제 메모리스틱 몇개에 대부분 다 들어가있는데, 물리적인걸 일단 버리고 눈에 덜 보이다 보니, 옛 기록에 대한 애착(?) 내지는 집착도 점점 희미해 져 가는거 같네요.
혹시 비슷한 집착같은게 있으시다면, 한번 디지털화 하는 옵션도 생각 해 보세요. :)
성능좋은 200-300불 대 스캐너 하나 장만 하시면 공책 한 권 정도는 금세 합니다.
여기에 한 페이지씩 시리즈로 올리시는것도...
좋네요. 마일모아 위인으로 모시는걸로...
부피때문에 부담스러우셔서 그러시면 ...스캔하셔서 보관하셔도 좋을거 같아요. 전 예전에 아무생각없이 다 버리자 해서 오랬동안 써온 일기장 버린게 너무 후회 되더라구요. 이불킥이든 뭐든 그게 다 추억인데.... 기억과 대비했을때 일기장 기록들이 굉장히 상세하고 정확해서 놀란적도 있었구요.
저도 이번에 한국 본가가서 초등학교때부터 대학때까지 쓴 일기장, 교환일기, 여행기, 다이어리 싹다 태우고 왔어요. 저의 역사 같아서 계속 보관하고 있었는데 제대로 펼쳐 읽어 본 적도 없고 부모님은 미국에 가지고 가라고 하시는데 그러기에는 너무 많고 미국에 가지고 온들 또 창고에 쳐박혀 있을 것 같아서요. 태우기 전에 한번 들춰봤는데 그냥 뭔가 더 우울해지는 것 같아서 미련없이 태웠습니다.
저도 미국이민오기전에 다 태우고 왔었는데..시간이 지날수록 좀 후회가 되더라구요..ㅜㅜ
20살이 넘어가는 딸에게 보여주고 싶기도 하지만..이젠 그냥 아쉬울뿐~
저는 2년전 한국방문때 작정하고 3일동안 밥때 밥먹고나면 앉아서 스캔하고 다 버리고 정리하고 왔습니다.
스캔해서 파일로 보관하니 속이 다 시원하더라구요. 추천드립니다.
(왜냐면 나중에 혹시 열어보고 싶을 수도 있으니까요. 어렸을때가 더 총명했던것도 확인했구요. ㅎㅎ)
일기는 강제로 시켜서 쓴거 빼고 쓴적도 없는 사람은 없나요? ㅎㄷㄷㄷ 나만 이상한건가 ㅋㅋ
저도요 ㅎㅎ 진짜 진심에서 우러나와 일기를 써본 적이 단 한 번도 없어요. 그래서인지 그 일기장들 어디에 뒀는지 기억도 안나네요
저는 제 일기장이 수백년 후에 훌륭한 1차 사료가 되어서 연구자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으로 보관하고 있습니다. 애들이 더 커서 한글 읽을 나이가 되면 애들이랑 같이 읽어보고 싶기도 하구요.
일기장이 남아있는게 부럽네요. 아들이 크는걸 보면 제가 저 나이때는 무슨 생각을 했었는지가 궁금해서 일기장이 보고싶어졌어요.
내가 죽으면 일기장 절대 열지말고 다 불태워버리라는 유언장을 남기시고 일기장도 킵하십쇼 ㅎㅎㅎ
저도 국민학교 6학년때인가 1년동안 써놓았던 일기장이 묶음으로 있는데, 가끔 심심할때 꺼내 읽습니다. 이게 아마 숙제 였던거 같은데, 한장 채우려고, 말도 안되는 시를 써놓은것도 있고, 선생님이 검사하는 거라서, 약간 잘 보이려고 쓴 글도 있는것 같더라구요. 그리고, 중간 중간, 빨간 글씨로 일기에 대한 평(?)을 써놓으신 선생님 글도 읽으면서, 무슨 어린 학생에게 이런 심한 말을 썼나 생각도 하곤 하네요. ㅎㅎ...그때는 반 강제로 쓴 글이지만, 그래도 재미난 추억으로 간직하고 있습니다.
버리지 마세요, 그러지 마세요, 버리지 마세요 !!!
저 너무 후회하고 있어요.
저는 국민학교 1학년 말부터 일기를 쓰기 시작했어요.
문과이신 아버지께서 억지로 시작하게 해서 쓴 거지만 대학 초년생까지 썼는데
결혼하고 미국 오면서 중학교 이후때 일기는 다 불태워 버렸어요.
근데 두고 두고 일생에 후회하는 일 중 하나예요.
지금 보관하고 있는 그 전 일기들은 제 보물 1호, 그안에 어릴적 가족들과의 추억, 어린 날 역사가 고스란히 있어요.
맨처음 일기장들은 종이가 삭아서 바스라지는 지경이지만 ...
제가 죽으면 없애달라고 할려구요.
저는 버린다는 소수의견에 손을 듭니다.
정 후회하실듯 하면 사진하는걸 추천드려요.
버리지 마세요.
일기장을 버린다고 과거가 지워질까요. 기억하기 싫은 과거마저 시간이 지나면 아련한 추억으로 남는것이 인생일텐데요.. 세월이 흘러 사람은 변하지만 일기장은 여전히 그 시간에 머무를테고, 그곳으로 되돌아 갈수 없어 더 간절해 질수도 있을텐데 어쩌면 스스로 과거로 돌아가는 입구를 막아버리는 것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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