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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일모아 게시판   [후기]
28년 중고차 후기(20) 首尾雙關: 시작과 끝은 같게. (또는 새로운 시작)

음악축제 | 2022.12.12 16:00:18 | 본문 건너뛰기 | 댓글 건너뛰기 쓰기

오늘은 별로 영양가 있는 내용은 없고 그냥 주저리입니다.

tercelfi.jpg

 

팔면서는 엄청 아쉬웠는데...

막상 또 떠나보내고 나니, 그냥 뭐 그런적이 있었나보다 하고 빠른 속도로 기억에서 잊혀가네요.

어제 동네 크리스마스 퍼레이드를 갔는데, 별의 별 클래식 카들이 다 돌아다니더군요.

한 20년 더 들고 있었으면 그분들이 저를 끼워주셨을지도 모르는데.

그래도, 일단은 지금은 인연이 아닌 것으로 생각하고 훨훨 떠나보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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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 1년 반 째, 어쩌다보니 rural life를 하고 있습니다.

작년 8월에 이 차를 산 이유도, 시골 라이프를 위한 세컨차 확보였지요. 한명이 차 몰고 나가면 다른 한명이 못움직이는 사태를 막기 위해서.

 

그때는 처음에 Nissan Leaf 리스 딜($119/m)을 보다가 딜이 맘에 안들어서 어어어 하다가 27년된 오래된 차를 업어온 그런 경우였지요.

nissan.png

주변 딜러샵에 전화 돌려보니, 해당 상품인 깡통 (Leaf S)은 하나도 없고, S Plus(배터리 큰) 모델 $169에 해주겠다는 집만 두어 군데 있었어요.

(요즘 전기차 인기와 올라간 가격을 보면 그때 그걸 무조건 탔어야 한다는 아쉬움이 지금에서야 드네요. 그렇지만 그랬으면 차 정비에 대해서 이렇게 배울 일도 없었겠죠... ㅎㅎ)

 

하여튼, 1년 반정도 그 차와 함께 해보니, 돈을 좀더 쓰더라도 시골 라이프를 위해서는 트럭을 샀어야 하는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어차피 전기로 굴러가는 해치백 따위 제 필요를 채울 수 없었읍니다 읍읍)

 

시골에서는 크고 작은 짐 나를 때도 필요하고, 큰 쓰레기 버릴때도 필요하고, 낙엽 치우고, 나무 가지치고 그런다음에 갖다 버릴때 트럭이 수월하고 그래서요.

제가 사는 동네는 쓰레기 수거업체도 1주일에 한번밖에 안오는데 비싸게 불러서 신청 안하고 그냥 제가 근처 재활용센터 가서 버리거든요(킁...)

 

하여간, 와이프에게 허락을 얻기를 'Tercel을 팔고, 거기에 한 1-2천불만 보태서 굴러만 가는 트럭 사볼게.' 하고 이제 작업을 시작했지요.

Screenshot 2022-12-05 at 5.18.48 PM.png

지난 후기 보신 분은 아시겠습니다만, 제 차는 잘 굴러가고 잘 서지만, 히터가 되지 않는 핸디캡이 있어 크게 기대하진 않았습니다. (좀 따뜻할때 팔았으면 나았을지도요..^^)

그동안 부어넣은 수리비는 차량정비 공부하는데 썼다 생각하고, 1년동안 탄 감가상각 20% 반영해서 1,200에 업로드.

 

그리고.. FB에서 물건 팔아보신 분들은 다 경험하셨을 일이지만....

어마어마한 수의 메시지를 받게 됩니다. "Is it available?"

포스팅하고 하루 동안 한 3-40개 받았는데.. 거기서 뭔가 진이 빠져서 끈이 딱 끊어진것 같아요...

"아 그냥 대충 팔고 시마이하자."

처음에는 빼줄만큼 빼줬다 생각해서, 저 돈 들고 오는 사람만 받아줄 생각이었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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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두절미하고... 두어분이 실제로 구매의사를 밝히셨는데.

첫번째 분은 재미있게 타시다가 "이거 왜 차가 춥냐" 해서 "히터 안되는데요" 했더니 "뭐라뭐라." 그래서 "오시기전에 description 글 읽고 오시라 하지 않았냐" 했더니 그냥 가십니다. 그래서 '안녕히 가세요' 하고...

 

두번째 분은 자기 트럭이랑 교환하자고.. 그래서 당신 트럭 사진좀 보내봐라 했드니.

한국같으면 바로 폐차장 보낼 상태의 차를...(아 그래도 이건 좀...)

 

세번째 분은 남미계열 이민자 출신의 자칭 'mechanic'이 오셨습니다. 이런저런 말이 많으셨지만 2시간 거리를 걸려서 오신걸 보니 진짜 사려고 오신거 같기도 하고..

트집 엄청 잡더니 (네 뭐 이제 이런 레파토리 익숙합니다.. 나까마가 왔구나)

200불 빼줘라 하는걸 한시간 실갱이 하다가 150불 빼주기로 하고 옆에 있던 P2 차에 타이틀 가지러 갔는데, 와이프님 말씀.

 

"그냥 50불 더 빼줘라 사가는 사람 기분좋게 천불 해줘."

(그리고 P2는 곧 그 발언을 후회를 하게 됩니다.)

구매자에게 "You'd be thankful for my wife's generosity" 했드니 차를 보면서 굽신굽신.. 그렇게 50불 더 깎아주고 그 차는 새 주인에게 가고.

저는 P2가 몰고 온 차를 타고 돌아왔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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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단하게 들어간 총 소유비용(기름값은 제외)을 계산해봤습니다.

구입비: $1,450

타이틀&등록비: $100

자가수리비(오일+부품+장비): 대충 $1,000

판매금액: $1,000

누적수지: -$1,550

 

남은 것: 수리경험치, 각종 기본 수리장비(그래도 이게 한 3-400불어치는 됩니다).

월 소유비: 약 $120

..

뭐 저렴한 차 리스해도 월 200불 이상은 쓰니까요..

고칠거 대충 다 고쳤던 거긴한데.. 더 갖고 있었으면 돈이 덜 들었을까요?

어쨌든 이제 저를 떠나 다른 주인에게 갔으니, 과거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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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정신못차리고 트럭을 알아볼 요량으로 다시 FB marketplace를 기웃기웃합니다.

약속한 예산이 있으니까 싼거로... (중간중간 있는 큰 밴들은 정신 못차리고 캠핑카 만들까 해서 기웃기웃..)

trucks.jpg

대충 3천불 이내, 200마일 radius 이내에서 한 4-50대 스크랩 해놓고..

그 빠듯한 버젯에 문제없는 트럭을 찾기는 힘드니, 뭐라도 가능할까 하고 기웃기웃 며칠을 보냅니다.

 

원래 와이프 눈치밥 먹어가면서 취미생활할 물건 구경하는게 제일 재미있죠 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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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안타깝게도,

트럭을 향한 제 꿈은 이루어지지 않았습니다.

이유는 좀 엉뚱한 것인데.

VA 특유의 차량 재산세가 제 소유의 차량 3대에 대해 부과되어 총 금액이 딱 970불이었거든요. 이사온 첫해에는 파악을 못했는지 부과되지 않았고 이번 겨울에 처음..

9월쯤 받고 12월초가 due여서 까먹고 있었는데.. 딱 3일인가 남았던거죠.

 

원래는 카드 열어서 스펜딩 채우기에 쓸 예정이었으나, 이래저래 바쁜일이 많아 잊고 있었는데,

어느덧 due date가 다가와서 들고 있던 현금(=차량 판매대금) 들고가서 내고 30불 남기고, 그 30불로 기름 넣고 나니, seed money는 공중에 날아가버렸지요..^^

broke.jpg

그러고 나니, 마음이 싹 가시더군요..

당분간은 쿨타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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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기는 이릅니다.

(포기하지 않는 강인한 마음!)

원래 트럭을 사려던 필요가 여전하기 때문에 뭐라도 alternative가 필요한 상황입니다.

그래서 트럭을 사는 대신, 세컨카에 프로젝트를 하나 진행하기로 했습니다.

 

여러분들 생각하시는 그게 맞습니다.

receiver.jpg

 

리시버도 달고, 4핀 잭도 달고, 자전거 캐리어도 사고, hitch receiver에 바로 붙이는 접이식 카고 캐리어도 하나 사고, 큰 물건 운반할 유틸리티 트레일러도 하나 사고, Teardrop camper도 하나 사고...

(물론 유틸리티 트레일러랑 캠퍼는 희망사항입니다.)

 

28년 화석차 프로젝트는 끝났지만,

이제 잠시 파킹해놨던 시리즈, 25만마일 똥차 프로젝트로 날이 따뜻해지면 찾아뵙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뱀발: 제목에 수미쌍관 운운한건, 시작은 중고차 알아보기, 끝도 중고차 알아보기...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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