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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들에게 컴플레인 많이 받는 교수.

복숭아, 2023-04-18 21:3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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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모에 교수님들이 많으시니 더 많은 얘기를 해주시겠지요.

제 남편 얘기인데, 너무 속상해서요. 물론 제 남편이니 제가 객관화가 안되는거겠지만, 속이 너무 상합니다.

 

남편이 공대에서 adjunct lecturer로 인문학을 가르친지 1년 반이고, 이제 이사가니까 이게 마지막 학기죠.

(남편이 연구를 안좋아해서 교수가 되고싶어하진 않고 lecturer가 되고 싶어했습니다)

 

교수님들 아시다시피, 첫 강의 준비할때 정말 고생 많이 했습니다.

그때 아기가 태어나고, 이 학교에 붙어서 3 클래스 x  1주 2회씩 x 2시간씩의 강의를 준비하느라 

남편은 애도 보고 강의준비도 하면서 진짜 거의 매일, 주말도 밤새고도 새벽 5시에 일어나 준비하는 삶을 살았어요.

처음 가르치는 과목이 있어서 공부하면서 강의 준비를 했고, 제가 그냥 교과서에서 주는 슬라이드 써서 대충 가르치라고, 다음 학기에 더 잘하면 되지 않냐고 해도 자기가 맡은 일인데 열심히 가르치고 싶다며 슬라이드를 매번 공부하며 새로 만들었어요.

 

그렇게 열심히 했는데, 첫 학기부터 학생들의 컴플레인이 심했습니다.

공대 애들이니 인문학 전공이 없고, 클래스가 너무 어렵다는 얘기가 제일 많았어요.

남편 수업이 재밌진 않을거라고 인정해요. 근데 그렇다고 못하는건 아니라 생각합니다.

Discussion은 거의 없고 그냥 남편이 강의하는거고, 남편 생각은 "대학은 가르치기 위해 있는 곳이니 나는 최대한 많이 가르칠것이다" 예요.

근데 다른 교수들의 인문학 수업들은 이 정도로 lecture이랑 exam위주는 아니고 보통 project와 discussion위주인가봐요 (easy A class).

그래서 남편은 컴플레인도 심하고 ratemyprofessor에 평점도 낮게 받았어요.

한번은 dean에게 한 학생이 남편이 싫은 점 리스트를 만들어가서 쭉 읽으며 싫다고 했다네요.

그땐 그래도 dean이 잘 넘겼습니다. 

 

그렇게 지난 가을학기는 대충 잘 넘기고, 다시 봄학기가 되었고,

이번엔 TA도 못받아 채점지옥에 빠져서 겨우겨우 지내고 있었는데..

 

어제, dean이 남편에게 오더니 한 학생이 남편 클래스 때문에 scholarship을 못받게 생겼는데, "enforce는 안하겠지만 걔를 fail한다면 너의 career에도 좋지 않을테니(???????) 최대한 붙게 해줘라" 라고 했다고 합니다.

이게 무슨 협박이죠..?

그리고 방금, 한 학생이 남편이 싫은 점 리스트를 들고와 14명의 학생이 같이 compile한거라며 45분간 줄줄이 읽어줬대요.

남편은 그냥 들으며 "그건 그럴 수도 있겠다" "그건 아니다" 이런 대답을 했더니 "you're just dismissive" 라며 계속 모욕을 줬나봐요.

 

네 뭐 두 학기 연속 반복된거면 제 남편도 문제가 있겠죠.

저도 매번 남편에게 수업을 좀더 재밌게 유연하게 하는게 어떠냐고 얘기했었고, 그걸 안들은 남편도 잘못이죠.

근데 그래도 저렇게 열심히 일한 사람에게, 이렇게 모욕을 주고 협박(?)하는게 당연한건가요.

저 학생에게 그 리스트를 듣던 남편의 마음이 어땠을지,

너무 속상해요.

 

남편이 원래 teaching을 좋아했는데, 이 학교에서 일하고 부터는 도저히 못하겠다고 다른 일을 찾아보기로 한 상태입니다.

물론 그래도 할 줄 아는 건 teaching뿐이라 이사가는 데서도 새로운 학교로 가지만, 2년 계약직이라 거기서 일하며 다른 할일을 찾아보려 합니다.

 

제 남편이 모자란걸수도 있지만, 학생들이 왜 저렇게 못되진건지, dean은 또 왜 저런건지,

따지고보면 제가 남편을 이 학교에서 일하도록 이끈건데, 너무 속상하고 속상합니다.

남편도 다음 학교에서는 강의를 좀더 flexible하게 바꾸고, 다음 학교의 학생들은 좀더 나았으면 좋겠네요.

172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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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트닝

2023-04-18 21:39:07

학생들 약은 것은 20년 전에도 똑같았던 것 같습니다.

그런데 학생들 입장에서는 반드시 들어야 되는 과목이고 다른 교수를 선택할 수는 없는 상황인가요?
그것이 아니면 자신들이 선택했는데, 교수 길들이기 한다고 밖에 생각이 안되거든요.

한 학기에 3과목은 상당히 힘들 것 같습니다.

복숭아

2023-04-18 21:42:50

그러니까요. 필수 과목이 아닌거같은데 말이예요. 

특히 남편이 처음 가르친 과목은 상위레벨 클래스거든요.

전 사실 한학기에 3과목이 이렇게 힘든줄 몰랐어요... 휴.

라이트닝

2023-04-18 21:46:52

한국 대학에서는 좀 보이는 것 같은데, 미국 연구 중심 대학에서는 한학기에 한 과목, 많아야 2과목 정도로 보였어요.
그래야 연구할 시간이 있잖아요.

그리고, 강의 오래하신 교수님이야 자료가 많아서 상대적으로 수월하겠지만 처음 준비하려면 상당히 힘들 것 같습니다.

학생들 입장에서는 편안하게 성적 잘 받는 과목이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긴 하겠죠.

그래도 이 방법은 좀 아니네요.

복숭아

2023-04-18 21:50:40

아 연구자가 아니라 그런걸수도 있겠어요. 남편은 adjunct lecturer입니다.

본문에 추가할게요.

 

학생들 입장도 이해합니다. 저도 반대로 제 전공 아닌 수업 들을때 쉬운거만 들었으니까요.ㅎ

그치만 그럼 차라리 드랍하고 다른 수업을 듣지, 이렇게 컴플레인을 리스트로 써서 사람 면전에 욕하는건 정말.. 

너무 속상합니다.

JoshuaR

2023-04-19 03:40:07

저는 첫학기에 한과목 가르치는데도 힘들었어요.. 처음 가르치는 과목 두과목씩 가르치면 연구 어떻게 하나 싶을 정도로 시간을 많이 먹더라고요.. 한학기에 세과목이면 연구를 안하더라도 강의준비만 해도 진짜 잠도 못자고 하는게 맞을거에요..

복숭아

2023-04-19 04:52:37

심지어 두 과목은 가르쳐본건데도, 강의 준비 하는데 잠을 못자더라고요.. 진짜 남편 고생 많이 했습니다.ㅠㅠ

우리동네ml대장

2023-04-18 21:41:03

이렇게 생각 해보면 편합니다.

강의를 듣는 학생들은 소비자고, 강의를 제공하는 대학과 교수는 공급자죠.

소비자들이 원하는 방향으로 갈 수 밖에 없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소비자들이 easy A 만을 원한다고 저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그 비싼 학비 내고 앉아만 있다가 A 받아가면 과연 학생들이 좋아할까요)

학생들이 원하는건 어떻게든 지식을 떠먹여주는 교수인 것 같습니다. 티칭 위주의 대학에서는 말 할 것도 없고, 연구 중심 대학에서도 학부생 강의는 저는 이게 핵심이라고 생각합니다.

보통 평가가 좋은 강의들 들어가보면 제대로 강의만 들었을 뿐인데 뭔가 "알 것 같다?" 내지는 "이해 한 것 같다??" 라는 뿌듯함이 몰려옵니다.

과제도 너무 과하지도 않고 너무 쉽지도 않고 "내가 알고 있는 것 같던 것들 정말 알게 된것 같다???" 정도의 느낌입니다.

이건 뭐 거의 예술의 경지라고 생각합니다. 지식 전달이 된거죠.

예술의 경지에 도달한 밸런스가 중요합니다. 너무 어려워도 실패. 너무 쉬워도 실패죠. 중간 수준이 학생이 "뭔가 배워가는 것 같다" 는 느낌이 들 정도로 레벨 조절이 필요해 보입니다.

소비자들이 전달해준 비판을 겸허하게 받아들이고, 내가 지식을 떠먹여주는데 정성이 부족했구나 이렇게 생각할 수 밖에 없는 문제 아닌가 생각이 됩니다.

복숭아

2023-04-18 21:44:47

저도 우리동네ml대장님말씀에 동의합니다.

그 중간을 찾는게 사실 쉬운게 아니긴 하죠.ㅎㅎ

남편도 사실 오래 강의를 한 사람도 아니고 이제 박사 딴지 2년밖에 안됐으니 그정도로 밸런스를 잡기가 쉽진 않겠죠.

밸런스에 관해 얘기해줘야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비건e

2023-04-18 22:02:35

22222222

오늘하루

2023-04-19 01:34:36

제가 전형적으로 공부 잘 못 하는 학생이었는데, 우리동네ml대장님이 말씀하시는 학생들의 생각을 저도 했던 것 같습니다. (저 학교 다닐떄를 생각하면)간단하게 학생들은, 잘 가르치나 못 가르치나?  그리고 성적 받기 어려운가 쉬운가? 이 두 잣대로 교수님들을 평가했던 것 같습니다..  어렵지만, 잘 가르치는 교수님, 혹은 쉽지만 못가르치는(배우는 것 없는) 교수님...  뭐 이런 식으로..   이런 잦대에서 일반적으로 컴플레인을 가장 많이 받는 교수님들은, (학생들 생각에) 못 가르치면서, 어려운 교수님들이죠..    그리고 학생들이 느끼는 잘 가르치고 못 가르치고의 기준은 ml대장님 말씀처럼 밸런스를 잘 잡는 부분이 최소 70% 는 차지 한다고 생각 합니다.. 

 

그리고 학부생들의 눈높이와 공부에 대한 의욕(진지함)은,  학부떄도 공부 열심히 하고, 본인이 좋아 하는 공부를 위해서 대학원가서, 같은 부류의 대학원생들의 커뮤니티에서 4년이나 그 이상을 씨름하면서 박사 학위 받은 교수님들하고는 아무래도 다를 수 밖에 없죠..  교수 처음 되신 분들이 본인의 눈높이를 학부생들의 수준에 맟추는 것도 필요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래도 제 경험을 보면, 노력 하시는 교수님들은 밸런스를 잡는 부분이나, 학생과의 눈높이를 맞추는 부분이 시간이 지나면 많이 좋아지시는 것 같더라고요.. 대학교 처음에 수업들었던 (당시 제생각에 )너무 못 가르치던 교수님이 계셨는데, 제가 졸업할 시점에, 그 교수님의 강의를 다시 들었던 기억이 있습니다. 속으로 그 교수님 이름 보고, "망했구나.."하는 생각을 하면서도, 그 교수님 강의 밖에 없어서 울며 겨자 먹는 맘으로 강의를 들었는데, 예전의 그 교수님이 맞나? 하는 생각이 들을 정도로 수업 진행을 잘 하시더라고요..  ^^  복숭아님 남편 분도 열린 마음으로 본인의 부족한 점을 보충해가시면서, 학부생들과의 눈높이를 맞추시는 티칭 경험이 쌓이게 되면 좋아지시지 않을까 싶네요..

복숭아

2023-04-19 04:54:21

저도 공부를 잘 하진 않았고 솔직히 저도 "재미있는 분인가" "성적 받기가 괜찮은가" 이 정도로 좋은 교수님들을 평가했죠..ㅎㅎ 

그래서 남편에게 나도 그랬는데 좀더 재밌게 쉽게 가르쳐야하지 않겠니 라고 몇번이나 했었는데 말이죠... ㅎㅎ

 

처음 교수님이 되면 확실히 그럴수밖에 없나봐요.

그 긴시간 공부를 했으니 당연한거겠죠, ㅎㅎ

그리고 가르치는건 정말 밸런스의 영역 같습니다.

제 남편도 눈높이를 맞출수 있길..

HAM

2023-04-19 22:24:05

저도 2년차 끝나가는데,,,이글 보니 확 공감이 되긴 하네요. 학점에만 신경쓰는 학생도 있는반면,,, 학점에 상관없이 수업을 듣고 뭔가를 배웠다고 느끼는걸 중요시 하는 학생들이 많다는걸 학생들과 대화해보고 깨달았어요. 잘모르는 초등학생 가르치듯이 이해못하면 무한반복도 해주고,,,권위적인 느낌보단 대하기 편한 교수님 느낌으로 하니 강의평가가 갑자기 확 좋아지긴 하더라구요.

눈덮인이리마을

2023-04-18 21:43:09

교육 비지니스의 관점에서 보자면 학교의 고객은 학생이고 선생은 종업원입니다. 마음에 안들어도 학생들이 해 달라는 것에 맞추는 수 밖에 없습니다. 물론 모든 학생을 다 만족시킬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대다수와 좋게 좋게 넘어가는 방법은 아주 많습니다. 학교에서 교수평가가 좋은 교수들의 수업에 들어가서 참여도 하고 조언도 구하고 해 보세요. 5명만 참관해봐도 어떻게 하면 되는지 대충 답이 나옵니다. Dean의 방식이 마음에 안 들 수는 있지만 어찌하겠습니까? 내가 boss를 바꿀 수는 없고, 내가 boss에 입맛에 맞추거나 다른 학교를 가거나 해야죠.

복숭아

2023-04-18 21:46:12

그래서 사실 다른 학교를 가게 되니 뭐 dean의 협박이 무섭진 않은데, 그냥 참 웃기더라고요.. enforce는 안하지만 너의 career에 안좋을거라니.

 

다른 교수 수업 참관 좋네요, 이걸 미리 했더라면 좋았을거같아요.ㅠㅠ

다음 학교에선 남편에게 다른 교수들 수업도 참관해보고 조언도 구해보라 할게요. 감사합니다.

농부

2023-04-18 22:10:04

저도 이분이랑 동의요.

성적 나쁘게 줘서 장학금 잃으면 그 학생은 평생 그 교수를 기억합니다. 미래에 어떻게 될지 모르고 (나중에 같은 학교 교수가 될지 아무도 모르죠) 저 같으면 그냥 성적 줍니다. 

복숭아

2023-04-18 22:13:31

네 그 학생은 (어떻게할진 모르겠지만) 성적 줄거래요, 저도 그렇게 생각합니다.

장학금이 걸린건 어쩔수없죠.. 그래도 dean의 말하는 방식이 참 그러네요.

르브론재미없음

2023-04-18 22:12:04

2222. 어느 정도 타협점이 필요하지 않을까라고 생각해봅니다.

셀린

2023-04-18 21:46:03

인문대를 다녔고 인문학이 너무 좋아 그것까지 가르치게 되신 분이라면, 아마 내가 전하고 싶은 학문의 양과 질이 학생들이 받아들일 수 있는 그 한참 이상이라서 그럴 것 같아요. 인문학을 좋아하지만 어려워서 좋아하기 쉽지 않았던 학부생이었을 때 ("공대생"의 틀에는 맞지 않지만 뭐 대충 공대생이었다고 봐야겠죠... 인문학보다는 공학 이학이 더 쉬웠던) 전 이런 교수님들은 무조건 피했어요. 공대에서 인문학... 학생으로서 저는 교수님이 인문학을 한층 더 가까이 느낄 수 있게끔, 거리감을 조금이나마 덜 느낄 수 있게, 더 흥미롭게 느낄 수 있게끔 해주시는 교수님들 수업으로 들었던 기억이 나네요. 교수님이나 학생들 누구 하나의 문제라기 보다는, 결이 다른 게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가르치는 일 좋아하신다니 다른 일을 찾기 보단 좀 더 결이 잘 맞는 학교를 한번 찾아보라 권유해보심이 어떨까요? 좋은 교수님을 놓치게 될 학생들과 학교들이 있을 것 같아 제가 다 아쉽네요 :)

복숭아

2023-04-18 21:48:43

남편은 완전 인문대 출신이예요.ㅎㅎ 

저도 셀린님 말씀에 완전 동의합니다,

저희 이모도 삼촌도 한국에서 교수님들이신데 제가 지난 봄학기 얘기를 두분께 했을때 하신 말씀이 "신입 교수는 원래 잘 가르치고 싶어 100을 우겨넣는데, 그래봐야 학생들에게 남는건 얼마 없으니 차라리 1이나 2를 가르쳐도 학생들에게 영원히 남는걸 가르치는게 낫다" 라고 하셨고 그걸 전달했지만..ㅋㅋ

남편의 고집이 센것도 문제죠.

저도 인문학 전공인데, 마찬가지로 공대 수업을 들어야할땐 쉬운걸 더 들었던걸로 기억해요. ㅎㅎ

이제 새로 가는 학교는 liberal arts학교라 좀더 결이 맞길 기대하고 있어요. 

감사합니다 셀린님. :)

나도

2023-04-18 23:18:12

이거 완전 명답인데, 남편분이 안들으셨군요. 아무리 우겨넣으려해도 넣을(준비된) 공간이 없음, 어짜피 안 들어가고, 학생들 짜증만 만빵 나지요 ^_^ 학생들 머리에 살살 잘 밀어넣으시라고. 그래도 대학은 한 학기 망치면 또 다른 학기가 시작되니까, 더군다나 이젠 딴 학교로 가니까 새 마음으로 시작하시라고 잘 응원해 주세요. 학기초에 학생들 서베이해서 얼마나 기초를 알고 있는지 조사하는 것도 audience analysis 에 도움이 됩니다.   

복숭아

2023-04-19 00:29:14

그러니까요, 완전 명답인데 진짜 쓰다보니 남편이 잘못했네요.ㅋㅋㅋ 아이고.

오 학기 초 서베이 너무 좋은 아이디어인데요?! 정말 도움될거같아요.

감사합니다!!

소서노

2023-04-19 02:26:59

학기 중간에 한번 더 하는 것도 좋아요. 대충 애들이 진도를 얼마나 따라가고 있나, 불만은 없나, 있다면 건설적인 해결방안을 제시하라고 (불평을 위한 불평은 듣지 않겠다고) 했던 기억이 있네요. 도움 되어요. 제 경우엔 아예 매주 exit survey를 하고 (이번주 강의 중 이해가 안된게 있으면 쓰라고) in person의 경우엔 제출한 종이로 출석을 대신하고, online의 경우엔 제출시 무조건 5점씩 준 적도 있네요. 이것도 매주 수업 난이도 조정하는데 도움이 되었어요.

복숭아

2023-04-19 04:55:36

와 매주 exit survey도 하시고.. 정말 할 일이 많으셨겠어요.ㅠㅠ

저도 그전엔 몰랐고 교수님들이 방학 3개월 받고 좋은 직업이라 생각했는데, 진짜 뒤에서 할일이 너무너무 많더라고요..

이것도 남편에게 얘기할게요, 감사합니다!

케어

2023-04-18 21:52:20

학점 분포는 어떤 편이었나요?  그중에 잘 따라오는 학생들도 있고, 전부다 나쁜점수를 주지는 않았을것 같은데..

복숭아

2023-04-18 21:58:30

학점이 거의 시험 3개인가 4개로만 구성되서, 평균이 보통 60점대였던거 같아요.

물론 시험도 잘 보고, 좋은 평가 하는 학생도 없진 않았습니다. 한 4-5명 정도? 클래스는 50-100명씩이었던거 같아요.

남편은 분명 슬라이드에서만 시험 문제를 내는데도 애들이 왜 이렇게 못보는지 엄청 답답해 하더라고요..;;

JoshuaR

2023-04-18 22:00:01

남편은 분명 슬라이드에서만 시험 문제를 내는데도 애들이 왜이렇게 못보는지 엄청 답답해하더라고요

>> 학부생 과목은 원래 그렇습니다 ㅠㅠ 저도 모든 시험은 오픈북 오픈노트이고, 노트안에서 다 내는데도 잘 못보더라고요 ㅠㅠ

복숭아

2023-04-18 22:04:08

사실 오픈북이 더 어려운겁니다..! ㅋㅋㅋㅋㅋ

왜그럴까요 참 ㅠ.ㅠ 제 남편 시험은 multiple choice인데도 더 그래요...

셀린

2023-04-18 22:56:11

오픈북 시험이라하면 학생으로선 낫을 놓고도 기역이 뭔지 모르는 시험이 될 거라는 말입.........

복숭아

2023-04-18 23:14:14

ㅋㅋㅋㅋㅋㅋㅋ 진짜 공감합니닼ㅋㅋㅋㅋㅋㅋㅋㅋ

JoshuaR

2023-04-19 03:02:53

저는 심지어.. 요즘 학생들 대부분이 디지털 버전 책을 사용하다보니..

랩탑 컴퓨터 들고 들어와서 펴놓고 찾아가며 시험보라고 하고,

제가 올려준 PDF 버전의 강의노트는 이미 Find 기능으로 다 검색이 되거든요..

시험볼때 모르는거 빠르게 찾는 팁까지도 다 알려주고 시험 봤습니다..ㅎㅎㅎㅎ

 

그리고 지난학기에 기말은 시간에 쫒기지 말고 충분히 시간갖고 풀라고

Take Home Exam 으로 학기를 마무리했는데.. Dept Chair 한테 한소리 들었어요..

대학원과목은 모르겠지만 학부과목은 그러면 꼭 부정행위 나온다고 그러지 말라 하더라고요..

JoshuaR

2023-04-18 21:53:43

저도 가르치기 시작한지 얼마 안되어서 아직은 뭐라 말씀을 드릴만한 시점이 아닐 수 있지만요..

강의라는게 단순히 지식을 전달하고 설명하는 것만으로는 그 목적을 제대로 달성하기가 어려운 것 같습니다.

학생들이 잘 따라오는지, 받아들일만한걸 가르치는지, 이해도가 얼마나 되는지,

전반적인 지적 호기심의 텐션이 계속 유지되는지 계속 체크하고 그에 맞추어서 조절해가며 가르칠 필요가 있는 것 같네요.

 

공대 학생들이라면 수업이 100% 풀로 강의로만 이루어진 것에 굉장히 익숙할거에요..

group discussion 하는거 그들도 싫어합니다. 저도 그렇고요.. 공대과목들은 한학기 내내 필요한 만큼의 진도 빼기도 빠듯하니까요.

그런데도 강의에 대해 한두명도 아니고 집단적인 컴플레인이 있는거는,

제가 보기에는 강의의 효과를 한번 다시 들여다봐야 하지 않나 싶은 생각이 듭니다.

 

클래스가 너무 어렵다 라는 부분도 단적으로 예를 들면..

제 경우에는 학생들 분포가 양극단의 bimodal 형태라서 저도 많이 겪고있는 어려움입니다.

잘하는쪽 학생들에게 맞추면 강의실에 앉아있는 학생들의 70% 는 버리고 가야하는 상황이고

못하는쪽 학생들에게 맞추면 이게 대학강의인가 싶은 상황이기도 합니다. 물론 잘하는 30% 학생들에게 아무 도움도 안되고요.

그 둘 사이를 왔다갔다 하는게 사실 굉장히 힘들고 피곤한 일인데.. 그래도 할 필요가 있더라고요..

 

저는 그래서 매 topic 마다 아주 기초적인 부분에서 시작해서 심화된 내용까지가 한시간의 강의 안에 다 들어있도록 조절을 합니다.

그리고 다음 topic 으로 넘어가도 또 마찬가지로, 이미 알고와야 하는게 아닌가 싶은 수준부터 심화된 내용까지를 쭉 다루고요..

아직 풀타임으로 강의해본지 두학기밖에 안되어서 저도 시행착오 중인데요..

첫학기때 느꼈어요.. 학부 3학년 가르치는데, 학부 1학년때 배우는 calculus 부터 새로 가르쳐야 하는구나 하는거를..

그래서 첫학기때 학기 중간쯤부터..

진짜 내가 전공과목 가르치는건지 기초과목을 가르치는건지 헷갈릴 정도로 커리큘럼을 싹 다 조절을 해버렸어요..

 

그래도 학생들의 수준 안에서 받아들일 만한 정도를 조절하는게 확실히 효과적이라는 점을 저도 어느정도 배워가고 있습니다.

이게 이정도 레벨 클래스에선 최소한 내용은 알아야 한다는게 있더라도,

일단 앉아있는 학생들이 그걸 아무도 이해 못하면 가르쳐봤자 효과가 없는거라서요..

 

그리고 여담이지만.. 진짜 강의준비에 시간 많이 들어가네요..

세과목 가르치시는 거라면 진짜 존경스럽습니다.. 저는 지금은 제 포지션이 연구가 65% 이고 티칭이 25% 라서,

한학기에 1.5과목 (한과목은 제가 풀로 가르치고, 다른 한과목은 제가 절반, TA가 절반..) 가르치는데도

학기중에는 하루에 5시간도 못 자는 날도 많네요..

복숭아

2023-04-18 22:01:36

맞습니다, 강의라는게 그냥 일방적으로 지식을 퍼붓는게 아니죠. 

조절을 한다는게 남편에게 쉬운게 아닌거같아요. 많이 가르쳐야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어서일수도요..ㅎ

 

아 공대면 오히려 discussion을 싫어할수도 있겠군요... 흠

근데 쉬운 클래스를 좋아하니, project 베이스는 좋아하는거같더라고요. 

남편이 xx I 수업, 다른 교수님은 xx II 수업인데 그 교수님 수업은 project와 discussion베이스인데도 평점이 아주 좋대요.

물론 그 교수님은 경력이 아주 길지만요.ㅎㅎ

 

남편도 클래스 평균은 60점 정도, 그리고 잘 하는 학생도 없진 않다고 해요.

그 중간 밸런스를 찾는게 참 중요한거군요.

이것도 전달해서 다음 학교 강의는 좀더 조절을 해보라고 할게요.

가르친다는게 참 쉬운게 아니예요.

감사합니다.

아폴로

2023-04-18 22:53:58

마음이 힘드실 것 같아요. 학생들이 과목을 잘 소화하도록 밸런스를 맞추는게 쉽지 않죠. 그런데 평균 60점은 너무 낮지 않나 생각합니다. 보통 70점대나 80점대 사이가 되도록 수업과 시험의 난이도를 맞추면 큰 컴플레인 없이 학생들도 잘 배웠다 생각하는 것 같아요. Grading이 목표가 아니라 고객인 학생들이 잘 배워가는게 목표니까요. 고민하시는 교수님이시니 더 좋은 강의 만들어가실 것 같아요.

복숭아

2023-04-18 23:14:56

그렇군요, 저는 사실 60점도 나쁘지 않다 생각했는데 더 높아야하는거군요..

성적보다 배우는거에 더 초점을 두고, 수업을 마치는 성취감을 더 중요시하라고 얘기해줘야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남쪽

2023-04-19 01:25:54

이건 대충 가이드 라인이 있을꺼에요. 특히나 비전공자, 교양 수업이면, 주로 75에서 80가 평균이 되는게 일반적일 껍니다. 저도 대학 강의를 어쩌다 여러번 해 봤지만, 강의가 어려워도, 성적이 잘 나오면, 그래도 학생들이 버텨 줍니다. 근데, 애들이 듣기에 강의가 괜히 어렵고, 성적도 안 나오면, 걔네들은 환장 하죠. ㅋㅋㅋ 

복숭아

2023-04-19 04:56:39

남쪽님 강의도 해보셨군요 크으

평균 75-80이군요. 흠.

그렇죠 비전공자인데 성적이라도 잘나오면 버티는데 아니면 환장할만 하죠..ㅋㅋㅋ 

남편이 자기도 채점하는데 너무 힘들다고 다음엔 정말 클래스 쉽게 하겠다네요.ㅋㅋㅋ

헐퀴

2023-04-18 21:54:11

저도 가르치기 좋아하는 1인으로써 보자면, "대학은 가르치기 위해 있는 곳이니 나는 최대한 많이 가르칠것이다" --> 이 부분을 좀 바꾸셔야 하지 않나 싶습니다. 받는 입장에서 가장 효율적으로 많이 배울 수 있도록 고민하고 살살 잘 유도하는 것이 결과적으로 가장 아웃풋이 좋은 방법이지, 그냥 무조건 많이 쏟아붓고 늬들이 알아서 소화해라는 좀 아닌 것 같아요. 특히 자기 전공이 아니라면요.

 

제가 속단했다면 죄송합니다만 복숭아님 글로 봐서는 딱 그런 스타일의 교수님인 것 같아서 말씀드려 봤습니다.

복숭아

2023-04-18 22:03:05

아뇨 저도 헐퀴님 말씀이 맞다고 생각해요 ㅋㅋ

저도 남편에게 엄청 뭐라 했었어요. 

"나 대학다닐때도 난 재밌는 교수님 좋아했다, 너 대학 다닐때도 생각해봐라, 너같은 교수가 재밌고 좋았니?" 하면 "그래도 난 배움을 주는 교수가 좋았다" 라고 철벽방어를 하더군요.ㅋㅋㅋ 

남편이 고집이 좀 세긴 해요. ^^; 

많이 속상한거같지만 오늘일로 조금 고집이 누그러져서 다음 학교에선 좀 더 조절했음 좋겠습니다.ㅎㅎ

으리으리

2023-04-18 21:55:50

실망이 엄청 크시겠습니다... Dean의 요구는 부당하다고 생각하고요.

 

하지만, 어찌되었든 앞으로 똑같이 강의하시면 비슷한 문제가 또 발생할 수 있을텐데, 학생들의 피드백을 반영하는 수 밖에 없지 않을까요?

 

내가 할 수 있는 최대인 100을 가르쳤으나 학생들은 20을 받아들였다 vs. 나는 고작 50을 가르쳤는데 학생들이 40을 받아들였다.

 

이 두 선택지가 있다면 후자가 더 낫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다음 강의에서는 교수자가 최대한 많은 것을 쏟아내는 것 보다, 학생들이 많이 남겨갈 수 있도록 노력하시는 것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복숭아

2023-04-18 22:05:32

좀 놀랐어요.. "it will be bad for your career-wise"라고 했다네요..;;

 

네, 저도 동의합니다.

윗댓에도 썼듯, 100을 가르쳐 0이 남는거보다 1을 가르쳐 1이 남는게 낫죠.

남편 기분 좀 풀리면 얘기해야겠습니다. 

스시러버

2023-04-18 22:03:23

administrator 의 입장에서도 생각해 보셔야 할것 같아요... 여러 학생들이 계속 컴플레인한다면 수업을 준 학교 입장에서도 난감한 상황이거든요... 사실 학계가 좁아서 보통 dean 들은 거의 다 연결되어 있을 가능성이 상당히 높습니다..  dean의 처사는 상당히 부당하다라고 느껴집니다.. 이 정도면 harrasment 아닐까 싶은데요...

 

다른분들 말씀하신 것처럼 남편분도 teaching method에 대해서 한번 고민해 보셔야 할거 같아요... 

복숭아

2023-04-18 22:08:09

그래서 이번 학기에 떠나는걸 오히려 더 반길수도요..ㅋㅋ 에휴

원래는 썸머 티칭도 또 시키려고 하더라고요.

그런걸 보면 남편이 학교 측에서 미움받던건 전혀 아니었던거 같은데..

Dean이니까 뭐 뭐라 할수도 없지만, 좀 많이 놀랬어요. "it will be bad for your career-wise"...

 

넵, 남편 기분 풀리면 저도 잘 전달해보겠습니다.

tealatte

2023-04-18 22:07:45

복숭아 님 글 읽으면서 예전에 읽었던 NYT 기사가 생각났어요 ( https://www.nytimes.com/2022/10/03/us/nyu-organic-chemistry-petition.html?smid=nytcore-ios-share&referringSource=articleShare) 기사 제목은 "At NYU, students were failing organic chemistry?". 내용은 수십년간 Princeton 이랑 NYU에서 organic chemistry 를 가르쳐온 well-respected professor가 학생들 Petition으로 fired 되었다는 거예요

Pre-med 하는 학생들한테서 컴플레인을 주로 받은거고 (어려워서 네 수업땜에 의대 못가게 생겼다) 

내용에 

“The deans are obviously going for some bottom line, and they want happy students who are saying great things about the university so more people apply and the U.S. News rankings keep going higher,” said Paramjit Arora, a chemistry professor who has worked closely with Dr. Jones.

이런 이야기도 써있어요. 

복숭아님 남편분과는 조금 다르기는 하지만, 학생들 컴플레인이나 Dean의 pressure가 드문 일은 아니라는 말씀을 드리려고 예전에 읽은 기사를 다시 찾아봤어요

힘내시라는 말씀 드리고 가요

복숭아

2023-04-18 22:12:28

저도 이거 어디서 들었던거같아요, 아마 남편이 얘기해줬던거 같기도 해요.

비슷한 맥락으로 대학 평점들이 A 주는게 높아지고 F가 거의 없어졌다는 식의 기사도 봤던거같아요.

 

너무 슬픈거같아요.

대학 교수님들은 이렇게 고생하며 일하시는데, 대학은 가르침이 아니라 취업 입시 학원 처럼 되어가는건지,

그것만이 happy student들을 만드는건지요..

응원 감사합니다. ㅠㅠ

todayonly

2023-04-18 22:24:05

윗분들이 좋은 말씀 많이 해 주셨는데, 제 예전이 생각나서 몇마디 보탭니다. 저도 처음 박사 받고 수업할땐 이렇게 재밌는 것들을, 이렇게 중요한 것들을 최선을 다해 열심히, 많이 가르쳐야 겠단 생각으로 덤볐는데 비슷한 일들을 겪었네요,수십년 전 일입니다.

그동안 교육계 (교육산업)가 많이 변하기도 했고, 내 학문분야가 수업듣는 학생들에겐 나에게 만큼 흥미있지도 중요하지도 않다는 것도 깨달았네요. 

 

클라스 평균이 60점이라면 학생들은 절망적일 수 있어요. 그 절망이 불만으로 표출되기도 하구요. 

강의는 선물 같아서, 내가 가르치고 싶은 만큼보다, 학생들이 잘 받아 들이고, 흥미있어 하는 만큼이 더 중요해요, 물론 흥미 유도도 가르치는 사람 몫이구요. 딘 입장에서는 학생 하나하나를 도와주고 싶을 거예요, 별 불만이 밖으로 나가지 않도록. 너무 원론적으로만 접근하는 것 보다, 내 아이가 서로 핏이 안 맞는 선생하나 때문에 장학금을 놓치게 되면 어떨까 하고 생각해 보는 건 어떨까요.

엑스트라 웍을 좀 할 기회를 주고, 아이에게 한번 더 융통성 있게 기회를 준다던지요. 

(학생들이 한 'just dismissive' 는 모욕을 준다기 보다 아이들의 답답함의 표시로 보여요).

 

힘내세요.

복숭아

2023-04-18 22:52:44

저는 박사님들이 그게 너무 멋져요. "이렇게 재밌는것들을, 이렇게 중요한것들을 최선을 다해 열심히, 많이"

그렇게 재밌고 중요한 분야니 박사를 가신거겠지요. 전 박사는 도저히 못하겠더라고요.ㅎㅎ 그래서 박사님들 리스펙트합니다.

그렇지만 말씀하신대로 내 분야가 학생들에게 그만큼 재미있지도 중요하지도 않을수도 있죠.. 그러네요.

 

그 아이에게는 남편이 어떻게 할지는 모르지만 기회는 준다고 했습니다. 

그래서 그 아이는 통과할거같아요. 

남편이 강의를 좀더 유연하게 할수있게 되면 좋겠어요.

 

감사합니다. :)

정혜원

2023-04-18 22:27:53

제 동생이 한국에서 소위 명문대 교양과목 시간강사 인데 학생이 아무 연락없이 시험을 안보면 그 학생에게 연락해서 재시험을 보게 하고 정  안되면 레포트로 대체 해야지 f주면 난리나고 강사자리 짤린답니다

학장님께서 고객만족 학생만족을 강조하신답니다

복숭아

2023-04-18 22:53:12

ㅎㅎㅎ... 근데 그 학장님도 처음엔 그렇지 않으셨겠죠?

오히려 admin의 자리를 같이 하는게 교수님들껜 정말 힘든거같아요.

우미

2023-04-18 22:37:12

공대생으로서... 인문대 생에게 교양과목 TA를 하면서 느낀점은(과목명이 Invest for the futures라고 복리 이자 계산하는거, 론 받을때 이자 계산하는거 등등)

꼴랑 한학기 동안 수학공식 4개 가르쳐 줬고, 제가 보기에 이보다 쉬운 과목이 없을것 같았는데도 애들이 4개중 어떤 공식을 넣어야 하는지 버벅거리고 있는거 보면서 아... 인문대 교수들이 공대에서 인문학 가르칠때 나와 같은 느낌이었겠구나 싶었습니다. 

인문학/공학 둘 다 잘하는 인재는 극소수에요~ 그리고 그 많은 아이들은 이미 다른 교수들이 내준 수많은 과제속에서 죽어가고 있는데, 교양과목은 좀 적당한 수준으로 재미있게 듣고 싶을꺼 같아요. 

복숭아

2023-04-18 22:54:17

저도 동의합니다, 인문대생인 제가 이과 수업들을때 쉬운거만 골라 들었던거처럼요. ㅎㅎ

그리고 공대와 인문계는 정말 생각하는게 달라서, 저희쪽에선 "이 쉬운걸?" 공대 사람들은 정말 다르게 생각하더라고요.

마찬가지로 공대에선 "이 쉬운걸?" 인문계는 도저히 손도 못대죠.

남편이 좀 조절을 했어야하는게 맞다고 저도 생각하지만, 배우자라 그런가 속상은 하네요. ㅎㅎ

우미

2023-04-18 23:55:01

속상한건 어쩔 수 없다고 봅니다. 

사람인데 어찌 안 속상할수 있겠습니까? 

남편분도 잘 토닥토닥 해 주시시고, 복숭아님도 기운 내세요. 

복숭아

2023-04-19 00:29:48

감사합니다 우미님!! 너무 좋은 팁들과 응원 말씀 덕에 저는 기분이 많이 좋아졌습니다.ㅎㅎ 남편이 어서 풀리길 바라며..

동방

2023-04-18 22:38:07

소비자 한 두명이 컴플레인 한거라면 그럴 수 있지만 제법 많은 소비자가 하는 불평이라면 판매자가 받아들이는 게 맞습니다. Beautiful Mind에 나오는 내쉬 교수라면 모를까... "알아듣는 건 학생의 몫"이라는 럭셔리를 즐길 수 있는 교수는 많지 않죠. 암튼 다들 정도는 다를지 몰라도 경로는 비슷하게 밟지 않을까 싶습니다. 다른 분들이 좋은 말씀들 해 주셨지만 저의 10여년 티칭 스쿨 위주로 가르친 걸 바탕으로 말씀드리자면 (인문학쪽이 아니고 경상계열이라 좀 다를 수 있는데...)

1) 강의 수준은 본인이 생각하기에 아~ 이래도 되나 싶은 수준에서 다시 한번 내려논다 생각하면 얼추 맞다. (100에서 깍고 깍아서 60을 만들었다면 거기서 방망이 깍는 노인 심정으로 한번 더 다듬는다. 토픽의 갯수도 줄여야 할 수도 있지만 더 중요한 건 토픽의 depth을 조절하는 방식으로...) 

 

2) 한 학기 수업 토픽들을 종이 한장에 도식화해서 (깨알같은 요약이 아니라) 반복적으로 보여주고 지금 뭐하는지 학생들로 감을 잡게 한다. 빅픽쳐. 학기 끝나고 나서 어데 가든 이거 하나만큼은 기억나게... 

 

3) 핵심 주제는 수업시간, 팝업퀴즈, 숙제, 시험을 통해 반복해서 테스트하되 variation을 최소화해서 학생들이 "어~ 나 이게 보긴 봤는데..." 라는 느낌이 들게 한다. 틀려도 본인을 탓할 수 있게... 여기서 변주를 조금만 줘야 하는게  조금만 강하게 주면 학생들이 생전 처음 본 문제라고 컴플레인을 한다. 예를 들어 계산문제라면 문제는 같고 숫자만 다르게...

 

4) 가능하면 현재 이슈가 되는 사안들을 토픽과 연결시킬 수 있으면 좋다. 뉴스 아티클을 읽고 토론도 좋지만 요샌 ChatGPT가 있어서 아티클 넣고 객관식 문제 만들어 달래서 넣어 놓으면 얘들이 진지하게 읽음. 

 

분야마다 조금씩 차이가 있겠지만 사실 이런 팁들은 깨지면서 자연스레 알아가게 됩니다. 남편분이 열정이 강하니 피드팩들을 받으시면서 약간의 변화를 주면 매우 좋은 instructor가 되실 것 같습니다. 

 

복숭아

2023-04-18 22:55:23

이런 자세한 팁들이 너무 좋습니다 정말. ㅠㅠ

정말 가르치기가 쉽지 않네요, 

내가 아는걸 남에게 전달한다는게 참 복잡하고 어려운일이라는걸 이번에 또 깨달았어요.

꼭 전달하겠습니다,

이 팁들은 저도 회사에서 쓸수 있을거같아요.ㅎㅎ

감사합니다.

혈자

2023-04-18 23:24:38

베리에이션은 조금만 주어야 하는군요!!!! ㅎㅎㅎ

예제 다풀어줬는데 왜 유제를 못푸니?!! (ft. 수학의 정석) -> 생전 처음보는 문제니까요!!

복숭아

2023-04-18 23:28:26

혈자님도 수학의 정석 세대시면 저랑 비슷한 나이시군요?

 

전 사실 수학을 너무 싫어해서 정석책도 거의 안풀어봤습니다.ㅋㅋㅋㅋ

혈자

2023-04-18 23:45:51

수학은 해롭지 않아요!!! :)

복숭아

2023-04-19 00:30:10

으악 수학 제일 싫어요 진짜... 라면서 데이터를 다루게 된 아이러니함...

JoshuaR

2023-04-19 02:49:53

저는 학창시절 제 최애 과목이 순서대로 수학, 물리학, 국사 (외우는건 싫었지만 그냥 소설처럼 읽었...) 였어요.. 근데도..

정석책은 집합 까지 보고 덮어버렸습니다.. 그책 보고있으니 좋아하던 수학도 싫어지더라고요..

우미

2023-04-18 23:56:25

ㅋㅋㅋ 전에 어느 교수님께서 25%라고 가르친걸 쿼터라고 시험문제 냈더니 왜 안가르친거 냈냐고 했다고 저한테 투덜 거리시더군요. 

아..... 미치겠습니다. 

복숭아

2023-04-19 00:30:27

쿼터는 동전이죠 무슨 말씀이신지..앗차차.

에타

2023-04-18 22:47:27

참 답이 없는 문제같네요. 참고로 제 지도교수님 생각해보면 성질날때 소리지르고 결과 안나오면 짜른다고 협박하고 (실제로도 자르고) 암튼 저희 과에서 악마로 유명했던 교수님이었죠. 그런데 그런 교수님도 자기 수업듣는 학생들 앞에선 살살 기었습니다;;; 학생들이 말도 안되는 멍청한 질문을 해도 환하게 웃으면서 "아 그거 너무 좋은 질문이야" 하면서 답해주고, 랩 아워 철저하게 지키고, 시험보면 어려웠는지 쉬웠는지 수업듣는 학생들에게 계속 물어보고 또 엄청 챙겨주고.. 그래서 수업듣는 학생들은 엄청 좋아하고 실제로도 rating이 좋았어요 (수업에 낚여서 실제로 랩에 조인한 학생들은 뒤늦은 후회ㅋㅋ;;). 

저 악마같은 인간이 학생들 앞에서 순한 양이 되는 것을 보며 미국에선 정말 학생들이 갑이구나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런데 따져보면 그럴만도 한게 그 학생들 역시 비싼 등록금 내고 수업듣는 소비자이긴 하니까요-

복숭아

2023-04-18 22:57:20

헉 엄청난 지도교수님 밑에서 일하셨군요 에타님 ㅠㅠ

ㅋㅋㅋㅋ근뎈ㅋㅋ 그런분이 학생들에게 환하게 웃으며 대답해주는거 보면 참.. 

진짜 수업에 낚여서 랩 조인하면 멘붕오겠는데요 ㅋㅋㅋㅋㅋㅋㅋ 워후.

 

정말 그러네요, 학생들은 정말 큰 돈 내고 듣는 수입재원이죠.

Lecturer도 결국 학생을 위해 존재하는거죠.

남편이 상처는 받았지만 이번 기회에 유연해지면 좋겠어요.

shine

2023-04-18 22:51:19

(미국)대학전반에서 벌어지는 일들과 인문계과목에서 벌어지는 일들을 따로 봐야 할 것 같습니다.

 

1, 먼저 학점 인플레는 그냥 팩트입니다. 한국에서 어떤 성대생이 쓴 한국사회의 최대문제가 "평균올려치기 (즉 모두가 좋은 차, 좋은 집, 대기업/고연봉을 평균으로 삼는다)"라 하는데 대학에서 평균올려치기는 실제로 팩트입니다.  Duke 대학의 학점은 A-가 "평균"이라죠?

 

It’s worth looking at GPA rises at schools for which we have 50 years or more of data.  These schools’ data show the full extent of both the Vietnam era rise and the consumer era rise up until 2012-15 (the years of our most current data for schools).  The range in what these two periods of inflation combined have done to college grades is wide, but it is always significant.  At Texas State, a historically low inflator, the average graduate’s GPA has migrated from a C+ to a B.  At Duke, a high inflator, the average graduate’s GPA has migrated from a C+/B- to an A-. 

 

2. 따라서 교강사들은 이것을 new normal로 보고 각자 수업에 고려해야 할 필요가 있긴 합니다. 물론 학점을 주는건 교강사의 고유권한이니 누구도 뭐라할수는 없습니다. 그런데 보통 "짠학점"으로 알려지면 학생들은 단점을 찾을려고 할테고 가장 쉽게 나오는 불만이 "너무 어렵다"겠죠. 여기서 복숭아님 남편분은 "평균"보다도 훨씬 불리한 위치에 있는듯 합니다. 왜냐하면 공대에서 개설하는 인문학강좌는 대개 교양필수를 fulfill하기 위해 개설하는 것이므로 학생들의 commitment가 타수업보다 낮을수밖에 없습니다. 그렇다고 학점을 아무렇게나 주어서도 안될겁니다. 그 학교 학생의 상당수는 졸업후 굉장히 좋은 테크기업이나 의치대를 지망할테니 그들에게 학점은 그 어떤 그룹들보다 중요할거에요. 이 2가지가 맞물려 있고 학생들은 별로 흥미는 없지만 학점을 잘 받아야 하는 인문사회강좌에서 짠 학점을 주는 교원을 만나면 적응을 못할 겁니다. 

 

3. 여기에 한국적 팩터도 있는 것 같습니다. Rate my professor에 가봐서 흔히 있는 한국의 last name으로 검색을 해 보시면 수많은 한인교원들을 보실텐데 부정적 평가의 많은 부분이 (1) 수업이 어렵다/리딩이 너무많다. (2) 영어가 안된다 입니다. 그럼 왜 수업이 어렵나? 이게 문제죠. 제 개인적 추론은 대부분의 인문학박사들이 박사학위를 받는 곳은 소위 US news ranking 50위권안의 학교인데, 거기서 대학원수준에서 배우는 인문학외에는 사실 티칭이란걸 해본적이 없는 사람들이 많아요. 물론 TA를 해보기는 하지만 TA할때 만난 학생들은 소위 탑스쿨 학부생들이죠. 그런데 박사를 받고는 아주 다양한 학교로 흩어져서 강의를 하는데 미국은 학교의 성격, 규모, 위치에 따라 학생분포가 천지차이가 나죠. 제 아는 어떤 분은 나름 R1스쿨에서 미술사를 가르치다가 대형강의뒤에서 쳐자는 학생들을 다수 발견하고 일차 충격을 먹고, 에세이 시험에 거의 답을 못쓰는 학생들에게 2차충격을 먹고 결국 무려 미술사 대학 강의 시험을 사지선다형으로 바꾸는 고육지책을 발동했죠. 즉 인문학에 대해서 제대로 공부한게 미국 박사과정인데, (그리고 한국의 인문학 학/석사에서 나중에 내가 teacher가 되면 뭘할지에 대해서 거의 배우는건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연구중심기준으로 수업을 했다가는 바로 현타가 옵니다. 

 

4. 수업에 변별력을 두어서 열심히 하는 학생"만"이 A를 얻어가는 것이 반드시 좋은 수업만은 아닌것 같습니다. 이제그런 시대는 지나간것 같구요. 왜냐면 학생들은 복숭아님 남편 분 수업외에도 다른 수업에서 충분히 시달리기 때문에 모든 과목에 열심히 할 수가 없어요. 그렇다고 저는 강의수준을 너무낮추는 것도 별로 좋은 방법은 아니라고 봅니다. 그렇게 되면 복숭아님 남편이 대학자체에 대해 회의감을 가질수 밖에 없어요. "내가 이런수업할려고 그 오랜 시간 공부를 했나?"이런거요. 어느정도 수준을 유지하되, 그걸 학생들이 따라올 수 있게 강의시스템을 구축하고 잘 따라오는 학생들에게는 납득할 만한 보상을 주는 겁니다. 가령 한국계 인문사회교수들이 자주 욕먹은 것 중하나가 뭐 그리많은 읽을거리를 주냐는 거죠. 다른 수업 따라가기도 바쁜데. 그렇다고 교과서 한권으로 한학기 다할수는 없죠. 그럼 고등학교와 뭐가 달라집니까? 매주 일정분량의 리딩을 주고, 심지어 매주 퀴즈도 보는 대신 문제를 미리 알려줘 보세요. 그럼 학생들이 주어진 문제에 답을 하기 위해 최소한 리딩을 읽고 옵니다. 그렇게 하는게 50명 강의에서 30명이 반포기하고 잘 따라오는 열댓명한테 a를 주는것보다 훨씬 효율적이에요. 

 

 

5. 마지막으로 liberal arts로 가신다니 아주 다행이네요. LAC의가장 큰 장점은 학생들의 학습능력 정규분포의 차이가 그리 크지 않아서, 한두학기 강의해보면 어떤 수준으로 해야할지 소위 와꾸가 나오고 그거 유지하면 대개 강의수준때문에 불평이 나오지는 않습니다. 다만 class size가 작다보니 좀더 학생들에게 만족스러운 내용을 전달해야 하고, 렉쳐형식만 고집하다가는 또 그것때문에 interaction없는 교수라는 평이 나올수도 있어요.

복숭아

2023-04-18 23:00:19

4번이 완전 남편의 얘기예요.

"내가 그냥 점수 퍼줄려고 박사를 따고 이렇게 열심히 강의 만들고 수업을 해?" 라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사실 더이상 lecturer을 못하겠다는것도 있어요.

학생들하고 너무 안맞기도 하고, 본인이 이렇게 힘들게 준비하는데 (뭐 본인 수업 탓이라 쳐도) 보람이 전혀 없다고요.. 휴

 

수업을 밸런스 맞춰 구상하는게 정말 제일 중요한데, 그게 참 쉬운일이 아니군요..

shine님 자세한 댓글을 바탕으로 다음 학교에선 정말 괜찮은 lecturer이란 평판을 들음 좋겠네요.

남편 감정 좀 누그러들면 자세히 번역해서 설명해줘야겠어요.

길고 자세한 답변 정말 감사합니다.

Oneshot

2023-04-18 22:57:29

남편분이 외국인으로 알고있는데 한국교수의 마인드로 가르치시네요.. 교수의 역할이 가르치는것도 있지만, 학생들이 수업을 잘 따라와서 실패하지 않고 수업을 마칠수 있도록 도와주는 역할이라는 마인드도 필요합니다. 미국교수가 끓임없이 "Are you with me?" 라고 질문하는게 필요하고, 수업이 어렵다면 학생들 수준에 맞게 이끄는것도 중요합니다. Fail 한 학생은 졸업을 못해서 인생이 꼬일수도 있고, 학생은 내인생 망친사람이라고 생각할수도 있습니다. 남편분이 내가 아는것만 알려주면 된다는 마인드 보다는, 학생들과 함께해서 수업을 패스하도록 도와줬다는 성취감을 갖는것도 생각해 보셨으면 하네요.

그래도 학생들이 언어 엑센트가지고 뭐라고 트집잡지는 않잖아요.. 능력도 안되고 노력도 안하는 학생 간신히 도와서 패스시켜줬더니, 엑센트때문에 못알아 들어서 힘들었다는 애기하고 다니면 기분 매우 안좋아요..

복숭아

2023-04-18 23:02:21

악 저도 딱 그생각했어요.ㅋㅋ 이사람이 한국인인가 생각했었어요 ㅋㅋㅋㅋㅋ 

 

"학생들이 수업을 잘 따라와서 실패하지 않고 수업을 마칠수 있도록 도와주는 역할" 이거 중요하네요. 꼭 전달할게요.

어쩌면 남편도 너무 시험 점수만 수업의 성과로 생각해서 그럴수도 있을거같아요.

꼭 그렇게 얘기하겠습니다.

 

헐.. 진짜 기분 나쁘시겠어요. 에휴

정말 그런 부류 만나면 참 기운 쭉 빠지죠.ㅠㅠ

oneshot님도 여러 학생들을 구제하신 좋은 교수님이신거같습니다. :)

동방

2023-04-18 23:09:59

아 남편분이 외국인(영어 네이티브?)시군요. ㅎㅎ 

그러면 다른 분들 말씀대로 non-native가 의례 겪는 문제때문이라기 보다는 에고가 강하신 거 같아보이네요. 

리버럴아츠로 가신다고 하니 조금만 타협하면 큰 문제 없이 잘 적응하실 수 있을 거 같습니다. 

복숭아

2023-04-18 23:13:08

넵 여기 사람입니다.ㅎㅎ 

이거 너무 재밌는거같아요, 사실 우리가 외국인인데 (한국에서 왔으니) 여기 사는 우리는 (저도 포함해서) 여전히 미국인들을 외국인이라해요 ㅋㅋㅋ 생각해보니 웃기더라고요 ㅋㅋㅋ

전혀 보수적이지 않은데, 신기하게도 티칭에 있어서 상당히 보수적이예요.

댓글들을 잘 받아들여서 유연해져서 잘 적응하면 좋겠습니다. :)

Oneshot

2023-04-18 23:16:44

저는 기본적으로 학생이 하려고 노력하면 어떻게든 패스 시켜줘요.. 아무것도 안하면 어쩔수 없지만요.

누가 그러던데, 자기가 학교다니면서 배운 수학중 삶에 유용한건 피타고라스 정리밖에 없었데요. 잔디밭을 돌아가는것 보다 가로질러 가는게 더 빠르다는걸 알게해줬다고.. 남편분이 가르치는것도 대부분 학생들 삶에서 거의 사용되지 않을것이니, 학생들이 꼭 기억했으면 하는거 위주로 반복해서 가르치는걸 권합니다. 학생이 더 알고싶으면 대학원가서 열심히 하겠죠.. 

복숭아

2023-04-18 23:29:36

ㅋㅋㅋㅋㅋㅋ 배운 수학 중 삶에 유용한건 +-*/ 뿐.. 아차차.

저도 그렇게 생각해요, 특히 인문학이면 삶에 유용하고, 재미있고, 기억했으면 하는걸 가르쳐야지 그런걸 다 우겨넣어서 가르쳐봐야 애들 머리에 뭐가 남냐고..

남편이 충격요법으로 좀 생각이 바뀌었길 바랍니다.ㅎㅎ

비건e

2023-04-18 23:14:21

저희 p2도 몇년동안 티칭을 했는데 오피스아워 때 한말 또하고 또하고 열번도 더한다고 하더라고요. 그래도 학생들이 이해해서 가는게 좋다고 그래요. 티칭도 하다보면 늘지 않을까요? 화이팅이에요!

복숭아

2023-04-18 23:16:07

비건e님 말씀 들으니 갑자기 남편이 문제란게 느껴지네요(...)ㅋㅋㅋ

남편은 "내가 분명 가르친걸 왜 이해를 못하지?" 라는 생각을 먼저 하는거같아요.

P2님처럼 "학생들이 이해해서 가는게 좋다" 가 아니고요.

이것도 중요한 포인트 같아요, 잘 얘기해보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산쵸팍

2023-04-18 23:19:36

다른분들 께서 해주신 조언들 (현직교수지만 많은 참고가 되었습니다. 감사합니다) 외에 개인적인 팁은... 같은 과목 혹은 같은 레벨의 과목을 가르치는 강사/교수들에게 컨택 해서 실라버스 쉐어 해서 보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요즘은 강의 사이트 (Canvas, D2L, Blackboard (아직있나요? ㅋㅋ)) 잘 활용하는 편이니 강사/교수들 사이트에 접근 허가해 달라고 해서 어느 컨텐츠를 어느 수준으로 가르치는 지 평균을 가늠해 보는게 필요합니다. 거기서 좋은건 받아들이고 평균보다 쪼~오끔 더 낫게 개선해서 내 나름대로 강의하는 것으로 타협을 하면 어느 정도 마음의 안정이 찾아 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박사 시절 (비즈스쿨입니다) 인스터럭트로 가르치던거 그대로 지금 학교에서 하고 첫 시험을 내줬는데.. 평균 나온거 보고 그냥 객관식 시험 오픈북으로 바꿨습니다. 객관식 오픈북이라 다 100점 받을 거 같죠? 아닙니다 ㅋㅋ. 
학교 마다 분위기라 던가 학생 수준과 기대치가 달라 거기에 맞게 맞춰 가는게 필요한 요즘인 것 같습니다. 

복숭아

2023-04-18 23:30:56

참관과 비슷한거군요, 사실 이 다음 학교는 visiting으로 가는거라 그 전 교수가 가르치던걸 다 물려받을 수 있을거같아요.

남편이 가르치던걸로 해도 된댔지만, 거기서 좀 영감을 얻고 많이 바꿀수 있음 좋겠습니다.ㅎㅎ 

 

오픈북은 위에 셀린님도 쓰셨듯이.. 오픈북이 오픈북이 아닙니다.....ㅋㅋㅋㅋㅋ

근데 객관식 오픈북이면 정말 100점 받을거같은데 아니라니, 정말 학생마다 천차만별인데 너무 교수의 눈으로만 제 남편이 생각하나봐요.

냥창냥창

2023-04-19 01:45:10

객관식 오픈북 50문제 풀라고 70분 주는데 45명중에 백점 두명 나왔습니다 (...) 심지어 80점대도 몇명 나와서 멘붕했어요 ㅠㅠ 무슨일이니 얘야.... 

산쵸팍

2023-04-19 02:40:38

70점과 60점대도 나왔.... 

복숭아

2023-04-19 04:57:28

따흑... 오픈북은 정말 낫놓고 기역을 모르게 되는건가봅니다...

modernboy

2023-04-18 23:21:52

"학생은 고객이다"라는 생각에는 동의하지 않습니다만, 가르치고 평가하는 행위를 단순히 학생들 줄 세우고 수준 미달 학생들을 걸러네는 수단으로 여겨온 기존의 교육 방식에 대해서도 그간 교육 전문가들도 문제의식을 가지고서 많은 연구를 진행해 왔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연구의 양적 결과만으로 대학과 교원을 평가해온 기존 고등교육 시스템 내에서 괄목한 만한 변화가 더딘 것도 사실이고, 결국 그 부담을 전부 경험이 일천한 대학원생 및 교수 개개인이 떠맡고, 각자도생 식으로 알아서 배워서 가르쳐야 하는 것이 안타까운 현실입니다. 이미 학위도 받고 많이 배우고 익혀서 지금도 열심히 가르치시고 계시는데, 그 밖에도 pedagody에 대해 더 배워서 가르쳐야 한다는 것이 사실 속상한 일이기도 합니다.

 

전 아래 책 보고 도움 많이 받았습니다. 

 

Engaging Ideas: The Professor's Guide to Integrating Writing, Critical Thinking, and Active Learning in the Classroom

https://www.amazon.com/Engaging-Ideas-Professors-Integrating-Classroom/dp/1119705401

 

복숭아

2023-04-18 23:34:09

이건 약간 제가 생각하는 블라인드 채용과 비슷한 문제 같습니다. 

수준 미달을 걸러내는건 안좋은거지만서도, 그렇다면 열심히 공부해서 수준 올리는 학생들은 억울하지 않을까.. 

물론 제 단순하고 짧은 생각입니다.

학생이 고객은 아니지만 주 고객은 맞는거같습니다 따흑. ㅠ.ㅠ 어쩔수없는 자본주의 사회의 문제 아닐까요.. ㅠㅠ

 

사실 대학원생도 갓 된 교수도 정말 초보인데, 참 어렵습니다.ㅠㅠ

감사합니다, 저 책도 남편에게 전달하겠습니다!

조아마1

2023-04-18 23:22:59

이미 헐퀴님과 todayonly님께서도 말씀하셨지만 "나는 최대한 많이 가르칠것이다"라는 생각에서 미국 학생들과의 문화적 차이가 있지 않나 싶습니다. 대학의 모든 과목은 공부해야 할 양이 워낙 방대하고 이를 가르칠 수 있는 시간적 제약이 있을 수 밖에 없습니다. 심지어 준비한 자료나 교과서의 내용을 강의시간 내내 그냥 소리내어 읽기에도 시간이 부족할 정도입니다. 어차피 대학생들은 공부할 교과서나 자료만 가지고도 어느 정도 스스로 공부할 능력이 있습니다. 따라서 강의시간에 이 굳이 내용을 무리하게 다 가르치려고 할 필요 없이 단지 이 교과서와 자료를 어떤 범위를 어떻게 접근하고 어떻게 이해해야 좀 더 효과적으로 공부할수 있는지를 도와주는 것이 학생들에게 더 큰 도움이 될 수 있을 겁니다. 그리고 스스로 공부하기 힘든 부분이나 사람에 따라 다양하게 해석할 수 있는 부분은 project를 통해 다른 학생들과의 교류로 채워질 수 있구요. discussion은 학생들이 내용을 잘 이해하고 잘 따라오고 있는지를 확인할 수 있는 좋은 방법이기도 합니다.

복숭아

2023-04-18 23:35:18

"어차피 대학생들은 공부할 교과서나 자료만 가지고도 어느 정도 스스로 공부할 능력이 있습니다" 와 그러네요.

어떤 범위를 접근, 이해, 효과적으로. 이걸 남편에게 전달해보겠습니다.

저도 계속 남편에게 좀더 engaging한 클래스를 다음에 해봐라, 프로젝트나 디스커션, 퀴즈같은것도 넣고, 라고 얘기하고 있습니다.

반영해주면 좋겠네요.ㅎㅎ

조아마1

2023-04-18 23:36:51

네 그리고 학점 때문에 장학금을 못받게 되는 학생을 말씀하셨는데요. 제 생각이 dean이 그 학생의 점수를 그저 일방적으로 올려주라는 말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저도 미국에서 고등학교, 대학교를 다니는 아이들이 있지만 이렇게 치명적인 경우에는 아이들에게 추가 과제나 추가 시험의 기회를 줘서 그 아이들이 좀더 공부하고 학점을 높일 기회를 주는 경우가 많습니다. 물론 엄밀하게 말하자면 이조차 100% 형평성에 맞지는 않지만 어차피 사람사는데 완벽하게 공평할 수는 없잖아요. 물론 이렇게 특별한 기회를 줬음에도 효과가 전혀 없는 학생은 그대로 fail시키더라도 그 학생이나 dean은 할말이 없을 겁니다.

복숭아

2023-04-18 23:40:41

네 저도 동의합니다.

저도 제 딸이 이런 상황에 처한다면 (일단 딸 등짝 한번 때리고(..) 진작 드랍을 하지!!) 어떻게든 도와달라 하겠죠 교수님한테..

그렇지만 그 말 끝에 "너의 커리어에도 안좋을걸" 이라고 얘기한건 좀 많이 협박성인거같아요. 

어차피 떠나는 마당에 남편도 잘 해결해주려고 하고 있지만, 그냥 저 말을 들은 제가 더 기분이 안좋았습니다. ㅠㅠ

조아마1

2023-04-18 23:57:41

네 그런 협박을 하는 것은 당연히 옳지 않습니다. 그런데 제가 운이 많이 나빠서 그랬던것인지 모르겠지만 미국이라고 해서 교수 사회가 다 깨끗하고 고상하지만은 않더라구요. 제 경우 미국에서 갓 assitant professor로 온 분을 지도교수님으로 잡았었는데 그러한 학점 협박 뿐만 아니라 논문상납 협박, 논문평가 협박 등 더 큰 온갖 고충이 많더라구요. 심지어 온 연구실이 논문 리뷰하고 있는데 갑자기 dean이 찾아 와서 다른 학교에 있는 친구 교수의 논문을 통과시키지 않으면 오늘부터 너희는 나의 enemy가 될거라는 협박까지 하더라구요. 살짝 웃으면서도 노려보는 표정이 이게 농담인지 진담인지 소름이 돋았었습니다. 사실 그러한 불합리한 일들이 제가 학계대신 산업계로 가게된 계기가 되었지만요. 물론 저희 지도교수님은 그러한 고충을 이겨내고 지금은 그 dean이었던 교수와 맞짱을 뜰 정도로 크긴 했습니다. 아무쪼록 원글님 남편분께서도 지금과 같은 어려움을 다 이겨내시고 학계에서 좋은 결과를 맞이하시기를 바라겠습니다.

복숭아

2023-04-19 00:31:50

맞습니다, 저도 그런 얘기 많이 들었어요.. 논문 상납 협박이나 뭐 논문 뺏겠다는 협박 같은거요.

한국보단 전반적으로 덜한거같지만, 미국도 사람사는데니까요.. 

참 dean들이 무서운 분들이군요...;;;;

크 교수님 멋지시네요.

조아마1님도 산업계에서 더 행복하시길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남쪽

2023-04-19 01:31:39

학생이 고객은 아닌데, lecturer 면, 그 dean/department chair 가 고객입니다.

트시로

2023-04-18 23:46:34

제가 미국에서 석사과정 마지막 학기를 다니고 있는데요~

미국 네이티브 학생들 마인드가 다르더라구요.

요즘 세대라서 그런건지는 모르겠는데,

수업 내용이 어렵거나 못 따라가는 상황이 되면,

이걸 본인이 노력을 덜했다는 자기 객관화가 되는 게 아니고

교수의 능력이 부족해서 자기가 못 따라가게 만든다라는 자기 합리화를 하더라구요..

 

미국 학생들 마인드셋이 많이 다른 것 같습니다.

복숭아

2023-04-19 00:32:21

약간 그런거 있는거같아요... 정말 요즘 세대라 그런건지 모르겠지만요.

저 배울때만 해도 교수를 이렇게 미워하진 않았던거 같은데.. 참 그렇습니다.ㅠㅠ

Hellos

2023-04-18 23:54:24

이미 복숭아 님께서도 적어주셨지만, P2께서 좀 유연해지시는게 필요할 것 같네요.

쓰신 내용을 보면 학생들을 가르치는데 있어서 학생들의 눈높이에서 보는게 아니라, 열심히 공부해왔고 배우는걸 좋아했던 본인 기준으로 생각을 하시는 것 같습니다.

사자성어로는 역지사지, 영어로는 Put yourself into someone else's shoes 라고 하죠.

학생들 눈높이에서 수업을 해야 학생들이 만족하지 않을까요?

박사하신 분들, 교수로 계신 분들 대부분이 공부를 잘 해왔고 성적도 좋으셨을껍니다.

하지만 학부생들 중 막상 박사를 하고, 또 교수(혹은 강사)를 하는 사람들의 비중을 생각해보면 100명 수업에 5명도 안될껍니다.

그런 5%를 기준으로 잡고 수업을 하다보면 나머지 95% 학생들의 눈높이에는 안맞고, 그만큼 불만도 많아질 것 같네요. 

100명이 수업을 듣는다면 그 중 한 20-30%는 정말 수업에 관심이 있고 열심히 하고, 한 50-70%는 배움이나 좋은 성적에는 관심이 없고 졸업만 하는게 목표고, 나머지 한 10-20%는 수업도 안오고 배움에도 관심없다가 막상 F 받을 것 같으면 그 때서야 부랴부랴 교수님한테 연락하거나 아예 그냥 F 받아버리든가 그런 것 같습니다.

그렇게 다양한 학생들이 있다는걸 인지하고 수업을 구성해야 그나마 한 70-80% 학생들에게 불만없이 학기를 마무리할 수 있는 것 같네요. 

복숭아

2023-04-19 00:33:24

아 맞습니다.. 진짜 남편이 자기의 눈높이에서만 생각하는거 같아요.

하긴 매번 저한테 그랬었어요. 왜 가르쳐줘도 이해를 못하냐고.

그치만 모든 학생들이 그렇게 공부를 좋아하고 박사를 가는게 아니죠..

분포도도 맞는거 같습니다.

남편이 이걸 알아야할텐데.. 좀 깨닫는 계기가 되면 좋겠네요. 감사합니다.

샤오롱빠오

2023-04-19 01:32:59

남편분이 마음고생이 많으셨겠어요- 바쁜데도 열심히 준비한 수업 힘들다고 불평만 해대면 좀 그렇죠. 남편분은 티칭의 어떤 점이 좋으신건가요? 지식을 나누는거를 즐겨하시는걸까요?

 

저는 개인적으로 남 가르치는걸 정말 힘들어하고 싫어합니다ㅠ제가 역지사지가 잘 안되는지 나는 요만큼만 하면 알아들었는데 왜 모르지? 라는 생각으로 가득차고 도저히 극복할 방법이 없는 것 같아 제 자신에게 실망하고 가르치고 있는 타인에게도 실망하거든요. 왜 가르쳐준걸 까먹었는데 부끄러워하지않고 모르지? 모르면 왜 질문을 안하지?? 왜 노력을 안하지? 하구요.

 

그래서 잘 가르치시는 분들 보면 정말 존경하고 이게 쉬운일이 아니란걸 잘 알지요. 끝없는 인내심과 이해력이 있고 그 분야를 잘 알고 있어야만 좋은 선생님이 될수있는 것 같아요 남편분도 혹시 티칭잡을 계속하실거라면 첫술에 배안부르다고 이렇게 피드백을 잘 받으시면 더 잘하실꺼에요! 

 

복숭아

2023-04-19 04:58:59

그러게요, 남편은 티칭이 어디가 좋은걸까요..? ㅋㅋ 

박사도 사실 정말 힘겹게 끝냈어요. 본문에 썼듯이 연구를 싫어했거든요.

근데 티칭은 재밌다고, 좋아하더라고요.

 

저도 티칭을 못하는거같아요.. 제가 아는걸 남에게 전달하기가 너무 힘들어요.ㅋㅋ

이래서 나중에 아기한테 한글 어떻게 가르칠지..ㅋㅋㅋㅋ;;;

 

가르친다는게 사실 이렇게 어려운일인줄 몰랐는데, 오늘 마모 덕에 정말 많이 배웁니다.

인내심과 이해심이 그렇게 필요한건데 남편에겐 좀 모자란거같긴 해요^^;;;

남편도 잘 타협하고 배웠음 좋겠어요. 감사합니다!

일하다

2023-04-19 01:51:23

윗분들이 좋은 말씀 많이 해 주셨어요. 누구한테나 처음 1-2년 강의는 어려운것 같아요.

저같은 경우는 학교에 있는 티칭 컨설턴트들에서 도움을 많이 받았어요 (e.g., 컨설턴트들의 제 수업 참관 /학생 대상으로한 포커스그룹 등등). teaching eval 은 좀 걸러 들어야 할 것이 있지만 컨설턴트들은 제가 고쳐야 할 부분을 예리하게 지적을 해 주더라구요. 어느정도 규모가 있는 학교라면 티칭 센터에 이런 서비스가 있어요. 새로운 학교 가시면 꼭 시도해 보시는걸 추천합니다. 그리고 박사과정에서는 가르쳐 주지 않지만, 잘 가르치는 법도 트렌드에 맞게 배울 필요가 있는것 같아요. 우리가 학부생이었을때는 최소 10년전인데 지금 학부생/유행하는 학교 교수법은 우리가 학생이었을때랑 비교했을때 많이 달라요.

복숭아

2023-04-19 04:59:55

오 신기하네요, 학교에 티칭 컨설턴트가 있군요.

새 학교에 있나 꼭 알아보라 하겠습니다.

 

아 그것도 그러네요..

벌써 세대가 그렇게 차이가 나고, 그 사이에 티칭도 정말 많이 변하죠.

근데 그렇다면 더 경력 있으신 교수님들은 그 트렌드를 잘 따라가신다는것도 정말 대단하시네요.ㅎㅎㅎ

소서노

2023-04-19 02:40:24

저도 박사 중에 시간강사로 수업들 좀 가르쳐 봤는데, 그중 하나가 정말 한 학기 내내 고통스러웠던게 있었어요. 그게 아니더라도 티칭은 제 갈길이 아니다 생각해서 지금은 일반적인 교수직이 아닌 다른 직종으로 빠졌습니다. (여전히 대학에서 일하고 연구도 하지만 한학기 내내 가르치는 티칭은 안해요.) 그냥 제 적성이 아니었던 걸로... 제게 있어서 대학 티칭은 하면서 행복할 때보다 불행한 순간들이 더 많았어요. 지금은 스트레스도 훨씬 덜 받고 행복하게 삽니다. 복숭아님 남편분도 지금은 인생의 성장통이라 생각하시고 적성에 잘 맞는 직업 찾아가실 수 있길 빌게요.

복숭아

2023-04-19 05:00:54

그런 일이 있으셨군요 소서노님 ㅠㅠ

제 남편도 사실 댓글들 읽어보니 티칭이 안맞는 성격일거같은데..;; 

본인이 재밌어했으니 이 길로 갔지만, 요즘엔 정말 너무나 번아웃인거같아요.ㅠㅠ

2년간 더 해야하지만, 그 사이에 자기가 하고싶은걸 찾을수 있겠죠.. 

감사합니다!

지지복숭아

2023-04-19 03:14:05

전 항상 학생이었고 풀타임하면서도 학생으로 많이 수업을듣는데요, 회사 베네핏중에있어서..

 

가끔 교수님들 중에 학생 감자라는 걸 모르시는 분들이 많으시더라구요. 교수님입장에서야 슬라이드에서 다 시험에 나온다거나 열심히 준비 하시겠지만.. 감자인 학생들입장에선 너무 정보위주에, 학생들이 모르는 아주 기본적인(과격한 예를 들자면 책을 펴는법..ㅋㅋ수준)걸 뛰어넘고 진도를 훅훅나가다 이론만 깊게파니 미치겠는수업도많더라구요.

 

이에반해 만족도가 높은 교수님은 제 기준에서 1. 학생이 감자라는 사실을 안다. 2. 감자가 성장하기위해 기본기와 중간중간 질답을 많이한다. 특히 저처럼 질문이 많은 학생 입장에서 무조건 진도만 빼고 뒤에 다 하면 나온다 이런 식의 가르침은 정말 답답하더라고요  실제로 학생들끼리 이야기해 보면 질문을 먼저 함으로 인해 배우는 부분도 많고 그로 인해 궁금증이나 호기심이 해결되어 수준이 향상되는 경우도 있고요 3. 학생들 질문이나 감자 수준의 질문해도 짜증 내지 않고 천천히 인내심을 가지고 가르쳐 주시는 교수님들이 가장 좋았습니다  신기하게도 이런 교수님들 클래스는 처음에는 어렵더라도 나중에는 전반적으로 학생들이 수준이 높아 지고 까진 학생들도 자발적으로 교수님을 따르게되고요.

 

교수님이라는 직업이 결국은 감자 수준의 학생들을 키워내는건데, 제 질답을 잘해주시는 교수님들은 주로 할머니 할아버지 다큰 아이가있는 엄마 아빠들이많았습니다. 자체적으로 감자를 길러내본 경험이있는 분들이라는 공통점이있었죠 ㅎㅎ. 젊은 교수님들은 항상 중간에 짜증 내시거나 답답해하샤서 수업분위기가 학생들로하여금 '내돈 내고 배우는데 왜 질문도못하게해?!' 이런 분위기를 조장하여 애들끼리 단체로 컴플쓰고 이렇게되더라구요. 남편분이그렇다는건 아니지만, 개인적인 경험 공유드립니다.

Oneshot

2023-04-19 03:57:09

제가 바로 그사람입니다.. 감자가 먹는건가요? 학생이 왜 감자가 돼죠? 고구마는 아닌가요?

지지복숭아

2023-04-19 04:15:06

ㅋㅋ 감자는 야채 감자인데 감자 생긴게 사람머리같아서요. 가끔 교수님들이 저를 사람취급해주시는데 전 사람모양 감자에요. ㅋㅋ 교수님들 설명 넘 빨리하심 제가 귀달린 감자같더라구여. ㅜ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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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으로 가시고 오시는 분들 버진으로 예약 가능하네요

| 후기-발권-예약 2
10년계획 2024-05-23 5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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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소한 태블릿 꿀?딜... 갤럭시 탭 a9+ 5g

| 정보-기타 43
resoluteprodo 2024-05-03 4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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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mobile 휴대폰 업그레이드 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뭘까요?

| 질문-기타 1
빨간구름 2024-05-23 2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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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리 랜트카 회사

| 질문-기타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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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ellow 2024-05-22 7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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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ank of America Premium Elite 카드 질문 두가지 1) PP 카드 2) travel credit

| 질문-카드 4
샬롯가든 2024-05-23 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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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icoh Gr3 사진

| 잡담 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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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Y 2024-05-21 3791
new 114724

힐튼 아멕스 처음 여는데 어떤것을 먼저 열어야 할까요?

| 질문-카드 4
변덕쟁이 2024-05-23 5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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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퍼 다시 돌아옴, 05/23/24] 아멕스 메리엇 Bonvoy Business 5박 free nights, 스펜딩 6개월 8천불

| 정보-카드 6
Monica 2024-02-15 2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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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멕스 힐튼 아너 7만+숙박권 / 서패스 13만+숙박권 사인업 - 퍼블릭/레퍼럴 둘다 보이네요.

| 정보-카드 2
헬로구피 2024-05-23 4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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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수정이 이상하게 되어 다시 정리) 일본 거쳐 한국 갑니다. 카드 사용 관련 질문 좀 드립니다.

| 질문-기타 1
플라타너스 2024-05-23 2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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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라지에 있는 보일러에서 물이 떨어지네요. ㅠ

| 잡담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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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shback 2024-05-20 12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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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보자를 위한 코너: 아무거나 물어보세요 + 아무나 답변해 주세요

| 잡담 3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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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hilph 2020-09-02 761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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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4 시점에 AMEX platinum (아멕스 플래티넘 카드) 신청에 관해 여쭙습니다!

| 질문-카드 7
짱짱한짱구 2024-04-12 1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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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pital One 포인트를 항공 마일로 전환, United Airline 끊을려고 하는데 넌스탑이 안보입니다.

| 질문-항공 3
Luvddalki 2024-05-23 2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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깨알 그로서리 영수증 Fetch rewards 소개(ibotta와 더블딥핑)

| 정보-기타 3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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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eje 2018-12-11 114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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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가는 맛.

| 잡담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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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울타리 2024-05-23 18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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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멕스 힐튼 엉불 PP 카드가 왔는데, 올해 이 혜택 없어진 것 아니었나요?

| 질문-카드 6
자몽 2024-05-22 8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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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Y] LVP 설치 후기 Carpet and Dust Free Project!

| 정보-DIY 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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륌피니티 2024-05-03 274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