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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왔는데… 초딩 조카들 예의가 너무 없네요. 훈육 방식의 문제…

아프리카청춘이다 | 2023.09.29 20:59:50 | 본문 건너뛰기 | 댓글 건너뛰기 쓰기

코로나 이후 오랜만에 배우자와 함께 명절 지내러 한국에 왔습니다. 
 

이제 말 막 하기 시작하던 조카들이 못 본 사이 벌써 초등 3, 4학년이 되었는데 반가움도 잠시... 먼저 안녕~ 하는데도 보고도 멀뚱멀뚱... 어른들 보면 인사해야지~ 했더니 시큰둥하며 인사 하는둥 마는둥 하다가 바로 디즈니 영화켜서 보고... 영화 다 끝나니 이제 게임 켜고 한참 하고요.  말 걸어도 못들은 척 무시... 부모가 좋게좋게 한소리 하면 그 땐 말도 안되는 말꼬리 잡기 시작하고... 

 

뭐... 이때까지는 그냥 애들이 낯가리나보다 했는데, 기껏 밖에 데리고 나가서 노는데 뭐가 맘에 안들었는지 아파트가 떠나가라 고래고래 소리지르기 시작하는데 그걸 보고도 동생부부는 별 제재를 안하더라고요.  제가 결국 목소리 줄이라고 좀 엄하게 한마디 했더니 치던 배드민턴 라켓을 던지며 안논다고 깽판(?) 피우고, 엄마는 달래느라 "우리 ㅇㅇ가 이러이러해서 기분이 안좋았구나?" 이러면서 달래고 있네요?  

 

..... 아니 잘못된 행동을 할 때는 당연히 안된다고 단호하게 가르쳐야 하는 게 부모 아닌가요? 거기서 '엄마는 다 이해해 이래서 기분이 안좋았지?' 이건 뭔 훈육방식인가요? 

그래 조카들은 애들이니 그럴 수 있다고 쳐도, 어른들은 그러면 안되죠.  따끔하게 혼낼때는 혼낼 줄도 알아야 하는데, 둘다 물렁해서 초딩 둘이 아주 집안의 상전이에요.  제 조카들이지만 솔직히 정떨어지고, 오랜만에 조카들 본다고 신나하던 저만 바보가 된 기분이 들었습니다. 

 

게다가 우리 엄마... 몇년만에 한국 온 자식내외는 뒷전이고 손주들 입맛 맞추려고 애를 쓰시네요.  배달음식좀 시키는데 뭐는 매워서 애들 못먹는다 이건 애들이 안좋아한다 저건 애들이 먹을게 없다.... 아니 어머니.... 우리는요?  전복죽 먹고싶어서 전복좀 사왔더니 애들도 먹여야 하는데 왜 이것밖에 안사왔냐 등등.... 모~~~ 든 일이 애들 기준이라, 애들 가고 이것에 대해 좀 불만을 얘기했더니 저보고 요새 애들은 다 그렇다, 너넨 애가 없어서 이해를 못하는거다, 애들한테 '질투'하지 말아라 라네요......... 예????? 질투요?ㅋㅋㅋㅋㅋ 아 환장

 

미국에 20년 가까이 살면서 단 한번도 이런 어린이들은 본 적이 없는데, 티비에서나 보던 문제 어린이들이 제 조카였다니... ㅠㅠ 그런데 애들은 다 이렇다라니... 하... 이거 사실 아니죠? 
 

이게 일반적인 경우라면 대한민국의 미래는 어떻게 되는건지...   애들 엄마가 "프랑스식 아이키우기" 같은 책을 보며 열심히 키운다는데, 진짜 프랑스 애들은 저렇게 행동하면 길거리에서 엄마아빠한테 따귀 쎄게 얻어맞는다는 건 그 책에 안나왔나봐요. 

 

*추가: 여러분들께서 걱정하시는데 동생부부에게 뭐라고 할 생각 전혀 없습니다.  설령 뭐라고 해봤자 애도 없는 사람들 조언을 들을 리도 없고 감정만 상할 게 뻔한데요 :)  어머니한테만 이래저래 불평했는데 전혀 공감을 못하시고 오히려 저를 조카 예뻐할 줄도 모르는 속좁은 사람으로 결론지으시길래 인터넷에 하소연한건데, 많은 분들께서 공감해주시니 이제 속이 시원하네요!!  아!! 

 

*추가 2: 이 글을 쓸 때만 해도 이정도로 관심받을 줄은 몰랐는데, 지금 여행중이라 댓글에 다 답장 못하는 점 양해부탁드리고, 마모님들의 소중한 의견 하나하나 잘 읽어보았습니다. 

조카애들이 제가 좀 엄하게 말하면 또 말을 듣는 걸로 봐선 그렇게 막장은 아니라 왜 혼을 안낼까 싶었던건데, 명절에 큰소리 내기 싫어서였을수도 있고 남자애들 둘 키우느라 번아웃이 온 상태일 수도 있고... 내가 잘 모르는 나름의 이유가 있겠지 하고 다음에 볼 땐 달라졌기를 바래봅니다. 

그리고 아무리 생각해도 동생한테 제가 해 줄 수 있는건 돈밖에 없어서 '애키우느라 힘들지' 하며 줬는데 한번은 사양할 줄 알았는데 고맙다며 덥석 받더군요.  힘들었는데 스트레스가 한방에 날아간다며 ㅎㅎ 나이들면 입닫고 지갑 열어야 한다는 게 50-60대 이야기인줄 알았는데 그게 30후반일 줄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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