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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의 생일 아침 눈뜨자마자 지난해 선생님이 주셨던 종이를 들고 시위하듯 선 3호.
월초 이미 생일 축하 겸 여행을 가서 생일 선물도 이미 챙겼던 2호
11월 하순에 몰린 1, 3호의 생일을 기념해 추수감사절 때마다 다녔던 여행을 올해는 출장 가는 처 때문에 월초에 갔던,
1호마저 난생 처음 혼자 집에 남겠다고 해서 예전과 달리 낯설게 네 식구가 떠난 생일 여행
선물 받은 스쿠터를 타고 싶다면서 헬멧이 없어 망설이다가 호텔 주위만 몇 바퀴 도는 2호
여기저기 인상적이고 호감 가는 호텔 디자인이지만 장애인 주차 안내판 보고는 생각이 복잡해지는.
오후엔 2, 3호를 데리고 호텔 근처 '이케아(Ikea) '로
대뜸 컴퓨터 앞에 앉더니 이리저리 집을 만드는 3호
괴팍한 실내를 디자인해대면서 신이 난 2, 3호
마디가 구부려지는 손을 가지고 한참을 놀더니
관절이 구부러지는 인체 모형을 보고는 사고 싶다는 3호
2호는 요즘 유행이라는 상어 인형을 사고
이렇게 이미 생일 선물에 '즉석 구매 선물'까지 챙겨 든 3호였지만,
생일 당일 또 축하를 압박하는 3호에게 미역국와 함께 좋아하는 베이컨으로 아침을 먹이고
또 여행 가자는 3호 바람에 동네 호텔에 가서 하루 자고 오기로 했지만, 이번에도 집에 남겠다는 1호
호텔에 들어서 투숙 절차를 밟고 돌아보니 로비에 앉아 게임을 하는 2, 3호
방에 들어서자 나란히 앉아 착착 컴퓨터 꺼내 들고 한참을 놀다 보니
깜깜해진 시내를 훤히 밝힌 야구장 조명이며 호텔 등불에도 불구하고 썰렁한 거리
집에 있던 1호에게 물어보니 저녁은 같이 먹겠다고 해서 근처 식당에서 다시 모인 1, 2, 3호
생일자 3호가 고른 저녁 메뉴 피자를 먹고
식사를 마치고 다시 집으로 가겠다는 1호를 붙잡아 셋이 함께 한번 더 찍고
3호가 바란 딸기가 있는 케이크를 살 수 없어 딸기를 따로 사서 얹은 케이크로 축하하고
미국 와서 죽 이곳에 살면서도 처음 보는 시내 야경
생일을 보내 다음 날 아침, 이 시간 뉴욕에서는 추수감사절 행진을 막 시작하고
호텔을 나서면서도 다시 게임을 하는 2, 3호
차 타고 지나며 한번은 내려 둘러보고 싶었던 시내 거리 벽화를 보고
'작은' 영화를 주로 보여주는 시내 극장 앞에도 멈췄다 걸으며 시내 구경하고
동네 역사 공원으로 옮겨 동네 최고 크리스마스 전등불을 둘러보고
텅 빈 공원을 산책하고, 문 연 가게 없는 '땡스기빙 데이'에 점심 먹자며 집으로
집에는 뿌듯한 표정의 1호, 연휴 때 읽으려고 빌려 온 책 11권을 자기도 모르게 이틀 만에 다 읽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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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 댓글
맥주는블루문
2023-11-26 11:29:37
Ikea에서도 저렇게 재미있게 놀 수 있겠군요. ㅎㅎ 모델링 해 볼 수 있는것도 처음알았네요. 1,3호의 생일을 축하드리고 언제나 우애좋은 모습의 1,2,3호 참 좋아 보여요. :)
오하이오
2023-11-27 07:05:56
축하해주시고 좋게 봐주셔서 고맙습니다. 전화기가 이곳 이케아를 5년만에 방문했다고 알려주더라고요. 이전에는 저도 제품을 검색하는 용도의 컴퓨터만 본 것 같은데 이번에 보니 모델링도 해 볼 수있는 컴퓨터도 있더라고요. 용도가 뭔지 알아도 다루지 못하는 컴퓨터라 손대기가 꺼려지는데 아이들은 처음 보면서도 척척 만들어 내더라고요.
복숭아
2023-11-26 11:45:50
이제 1호는 정말 다 컸나봐요 혼자만의 시간을 요구하기 시작하는군요.. ㅋㅋㅋㅋ
오하이오
2023-11-27 07:08:49
하하 그렇군요. 우린 22일, 28일입니다. 둘 중 하나는 늘 추수감사절 연휴가 끼여 있어서 친구도 없이 자칫 소외감을 느낄까 싶어 아예 여행을 다니기로 했는데 올해 처음으로 큰 애가 빠지고 처가 출장을 가면서 짧은 우리집 전통(?)이 바뀌게 되었네요. 생일 축하 감사드리고요. 저도 따님의 두번째 생일을 축하합니다!
DorkusR
2023-11-26 12:23:35
두 아드님 생일 축하드려요. 아드님들이 너무 귀여워요( 특히 1호님 제 타입) 저희도 어제 저희 남편 생일 파티를 며칠 당겨 했네요. 저희 남편은 생일 파티 넘 싫어해서 형님이랑 제가 더 즐긴것 같아요. 더욱 따뜻한 겨울 되세요.
오하이오
2023-11-27 07:13:00
하하, 생일 파티 싫어하는 남편 심정이 이해가 많이 됩니다. 저도 제 생일 챙기는게 싫긴 했는데 다른분, 생일 파티에 가서는 잘 즐겼던 것 떠올리면, 싫어함은 익숙치 않고 쑥스러워서였던 것 같아요. 아마도 남편께서도 그렇지 않을까 짐작해봅니다. 생일 축하해주시고 인사 주셔서 감사합니다. 저도 DorkusR님과 가족 모두 건강하게 겨울 나시길 바랍니다.
솔담
2023-11-26 12:32:04
결국 시작된 1호의 나만의 시간을 존중해주시는 오하이오 아버님의 마음을 헤아립니다. 그러고보면 여행갈때 군말없이 따라와주는것도 한때네요.이 순간을 즐겨야겠지요? 아이들의 생일 축하 합니다.챙기시느라 고생하셨습니다
오하이오
2023-11-27 07:18:37
그러게요. 혼자 있겠다 할 시기가 올 걸 짐작도 했고, 지금까지인 것도 오래 간 거다 싶긴한데 정작 그런때가 오니까 마음 한구석은 섭섭하더라고요. 그래선지 존중하는데는 시간이 좀 걸렸습니다. 앞으로 다섯 식구 함께 갈 날이 2년도 안남았다고 하면서 출발 당일까지 설득하고 생일 선물은 안주겠다고 협박(?)도 했거든요. 이 순간이 자식이기는 부모 없다는 걸 느끼게 되었어요. ㅎㅎ. 생일 축하해주시고 격려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쏘왓
2023-11-26 13:03:37
아드님 생일 축하드려요! 이틀 안에 채 11권이라니..! 전 꽁돈 떨어진다고 해도 못 읽을 양입니다. 예전엔 책 좀 읽었다고 생각했는데 요즘은 엉덩이 붙이고 있기가 왜 그리 힘들까요 집중력 부족인 것 같기도 하구요ㅎㅎ 1호가 슬슬 여행에서 빠지는 걸 보니 나중엔 사진 찍히는 것 마저 피하기 시작할까봐 조바심이 납니다. 오하이오님 글에서 오래오래 자주 보고 싶은데요 :)
오하이오
2023-11-27 07:24:36
축하 감사합니다! 연휴동안 읽겠다고 잔뜩 빌려온 모양인데, 자기도 모르게 이틀만에 다 읽었다고 하더라고요. 큰 아이가 글은 정착 동급생보다 늦게 1학년이 끝날때 쯤 깨우쳤는데 그러고 나서부터는 책을 많이 읽더라고요. 그러면서 책 읽는 속도도 비교적 빨라진 것 같더라고요. 여행에 빠지고 염려하신대로 사진 찍는 것도 슬슬 피하는 기미가 보이기도 하더라고요. 스냅사진을 찍자고 멀리서 카메라를 대면 슬슬 앵글에서 빠져나가더라고요. 그나마 사진찍겠다고 자세를 잡으라면 웃어주긴 하는 것만으로도 다행이다 싶긴하네요.
blu
2023-11-26 19:30:53
이제 1호는 슬 가족들의 모임에서떨어져 자신만의 시간을 보내는 시기가 되었네요. 엄마 없이도 아이들과 땡스기빙 시간을 즐겁게 보내셨네요~
그나저나 (저만 못 알아 채는건가 싶기도 한데) 장애인 표지판을 보고 왜 복잡한 심경이 드셨나요?
오하이오
2023-11-27 07:34:05
예, 그런 시기가 왔습니다. 큰 애가 최근 두번의 여행(외박)에서 빠졌네요. 생각보다 낯선(?) 이유였는데 집 밖에서 샤워하는게 싫다고 합니다. 사춘기를 맞으면서 새로운 샤워 관념(?)이 생겼는데 체육관에서 운동하고 나서도 굳이 집에 와서 샤워하더니 호텔에서 샤워를 못하겠다고하네요. ㅎㅎ
호텔 장애인 표시를 보면서 마음과 머리가 충돌하는 경험을 해서 그랬는데요 . 호텔 전반적으로 디자인에 신경 쓴게 누넹 들어왔는데 그 중 예쁘고 새로운 장애인 표시도 인상적이고 마음에 들었는데, 다시 생각하니 '사인(Sign)'은 글을 대신해서 쓰이는 기능성을 우선해야 하는데 표시만 보고 바로 알 수 있긴 힘들겠다 싶었거든요. 싫든 좋든 장애인 표시는 늘 보던 그 그림을 쓰거나 기존 형태를 보존하는 선에서 새롭게 해야 하지 않았나 싶었어요.
제 생각을 다시 그려보면, 대충 이 정도 선이면 적절하지 않았을까 했어요.
blu
2023-11-27 20:36:32
아항. 자세히 설명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뚝딱하니 멋진 싸인까지 만드셨네요. 제가 그동네 살았으면 밤에 몰래 가서 오하이오님 디자인으로 바꿔버리고 올텐데 아쉽네요;;;
당근있어요
2023-11-27 07:46:15
(저도 못 알아채서 여쭤보려고 했는데 먼저 물어봐주셔서 감사합니다. )
당근있어요
2023-11-27 07:48:23
믿고보는 오하이오님 글이 또 올라와서 반갑네요.
떙스기빙 전통이 올해를 기점으로 바뀐것 같아 저까지 아쉽지만 그런 때가 되었구나하는 생각이 드네요.
1호를 집에 두고 가셨다고 해서 오하이오님 정말 쿨하시다했는데 실상은 귀여운 협박도 좀 해보셨다니 인간미가 느껴집니다. 저도 쉽사리 허락하지 못할것 같거든요. :)
오하이오
2023-11-27 19:13:36
믿음에 부응하고 있을지 염려스럽고 걱정스럽습니다만 반갑게 봐주서 고맙습니다.
정말 올 11월 개인적으로는 큰 변화를 겪은 한달이었습니다. 호텔방에서 늘 하던 보드게임도 없었고요. ㅎㅎ 그런데 아이들이야 그 변화를 실감하지는 못하는 것 같고, 처도 너무나 당연하게 받아들여서 괜히 제가 민감했나 싶기도 하고요. 처음엔 쿨하게 가지는 못했는데, 두번째는 조금은 쿨해지더라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