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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24] 발느린 여행기 - 워싱턴 주 독일마을 Leavenworth

shilph | 2024.03.04 12:34:17 | 본문 건너뛰기 | 댓글 건너뛰기 쓰기

장모님께서 한국으로 돌아가시기 전 마지막 여행으로 시애틀보다 동쪽에 있는 독일마을 (Leavenworth) 를 다녀왔습니다. 서북부에 거주하시는 분들은 잘 아시는 작은 마을로, 미국의 다른 유럽마을과 비슷한 느낌의 독일마을 입니다. 시애틀에서는 차로 2시간 정도 걸리며, 포틀랜드에서는 5시간 정도 걸립니다.
이번에 간 이유는 크리스마스 라이트 때문인데, 서북부에서 크리스마스 라이트가 가장 예쁜 곳 중 하나 입니다. 11월 부터 2월까지 불을 켜놓으며, 산속에 있어서 춥고 눈이 많이 오는 지역이라서, 더욱 아름다운 곳이기도 합니다. 동시에 눈이 많이 올 때는 접근하기 아주 어려운 곳이기 때문에 주의하셔야 하는 곳이고요.
비행기로 갈 수 있는 곳이 아니라서, 이번에는 차로 다녀왔습니다. 

 

 

[여정]

저희 집에서는 5시간이 좀 넘게 걸리는 거리로, 가는 방법은 기본적으로 3가지가 있지만, 저희는 포틀랜드 기준으로 동쪽으로 간 뒤에, 북쪽으로 계속 올라가는 노선을 선택했습니다. 포틀랜드에서 가시는 분은 이 노선이 괜찮은게, 가는 동안 강과 폭포를 보고, 워싱턴으로 넘어가는 길도 어렵지 않고, 산으로 들어가면 예쁜 산길을 즐길 수 있기 때문입니다. I-5 로 워싱턴 주로 올라가신 뒤에 동쪽으로 가는 노선의 경우 산길이 예쁘지만, 눈 오는 시기에는 위험할 수 있습니다.
저희가 간 토요일은 눈이 오지 않은 쾌청한 날씨였는데, 목요일에 이미 눈이 한차례 온 뒤 이기는 했습니다. 가기 전에 도로 상황을 카메라로 확인했고, 길이 깨끗한 것을 확인하고 올라갔습니다. 물론 체인은 챙겨갔지만요. 
가는 길은 이전에 온 눈 때문에 너무 예쁜 눈길을 달릴 수 있었습니다. 강으로 달려가면서 멀리 보이는 언덕은 눈이 곳곳에 예쁘게 뿌려 있었지만, 길은 눈 하나 없어 운전하기 좋았습니다. 산속으로 들어가니 나무에 소복소복 눈이 올라앉아있었고, 길에도 포슬포슬해보이는 눈으로 덮여있더라고요. 겨울 왕국으로 가는 입구처럼 예쁜 눈과 차가운 시원한 바람이 있는 예쁜 드라이브 였습니다. 개인적으로 지난 2년 내에 달린 가장 멋진 드라이브 중 하나가 아니였을까 싶을 정도로요.

아쉽게도 가는 여정을 찍은 사진이 몇 개 없네요. 예쁜 길 구간은 제가 운전에 집중하느라 못 찍었네요. 안전제일

 


[호텔]

레븐워스 에서 포인트 숙박이 가능한 곳은 사실상 힐튼 계열인 Hampton Inn 이 유일한 옵션입니다. 2박으로 방을 두 개 잡았고, 차감은 6만 5천 + 5만으로 해서 방당 11만 5천, 총 23만 포인트를 소진했습니다. 대통령의 날 연휴에 간 것이라서 레비뉴도 싸지는 않았던 것으로 기억하네요.
일단 전체적으로 매우 실망을 한 곳 입니다. 크게 기대를 하고 가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전체적으로 엉망이랄까요?
우선 체크인 부터 친절과는 거리가 좀 있었습니다. 연휴라서 방이 없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방에 대한 이야기를 하니 귀찮은티가 팍팍... 흐음... 참고로 Hampton Inn 은 골드 등급 이상이라도 다른 음식 크레딧은 없지만, 감자칩과 음료수 하나를 주기는 합니다. 체크인 데스크 앞에 투명한 박스 안에 음료/과자가 있고 고르라고 하는데, 따로 이에 대해 공지를 하지는 않았습니다.
방도 오래된 티가 팍팍 나더라고요. 곳곳에 세월의 흔적이 잔뜩... 리노베이션이 크게 필요할 정도로 문/벽에 흠집이 심하더라고요. 하지만 그런 반면에 나름 깨끗하게 잘 관리가 된 편이기는 합니다... 만, 가구가 너무 낡았어요. 철제 프레임도 아닌데 침대가 삐걱거리더군요. 자세만 바꿔도 삐걱삐걱... 신혼부부는 주의하세요. 아랫방 분들, 오해 금물 입니다???

킹베드+소파베드. 근데 왜 이리 삐걱거립.. ㅠㅠ

대충 알만한 느낌의 화장실 + 샤워실

창밖 주차장 뷰. 그래도 다른 방의 주차장+마트 뷰 보다는 나았지만요.


조식도 기대하지 않으시는게 좋을듯 합니다. 제가 조식에 대해 크게 불만이 있는 편도 아닌데, 일단 여러모로 부실했달까요? 기본적으로 빵, 베이컨 혹은 소세지, 와플, 치즈 오믈렛, 과일, 시리얼, 오트밀로 공짜 조식을 주는 다른 곳과 비슷함에도 불구하고, 전체적으로 실망입니다. 뭐 그래도 공짜니까 불만없이 얌냠...

 

이런 단점에도 불구하고 위치는 너무 좋습니다. 레븐워스 내에 있는 것은 아니고 살짝 옆인데 걸어서 15분 정도면 갈 수 있고, 한시간마다 있는 도시에서 제공하는 공짜 셔틀버스가 있어서 그걸 타고 편하게 갈 수도 있습니다. 오히려 레븐워스 내는 주차가 힘들고 + 가격도 비싸기 때문에, 호텔에 무료 주차를 하고 걸어서 오가는 것도 나쁘지 않을듯 합니다.
또한 호텔 바로 옆에 Safeway 마트가 있어서 술이나 안주 같은 필요한게 있으면, 그냥 걸어가서 사오시면 됩니다. 일찍 열고 늦게 닫기 때문에, 편하고 안전하게 가실 수 있을 듯 합니다.

일단 다음에 또 가게 된다면 여기에서 머물 가능성이 매우 높은데, 호텔 숙박에 돈 내면 진 느낌이라서 그런거 같아요. 포인트로 갈 수 있는 가장 가까운 호텔이고, 위치라는 장점 때문에 있는게 고마운 호텔이라는 느낌이라서 그런거죠. 물론 다른 호텔 브랜드가 들어오면 거기로 갈 것 같습니다.

 

참고로 여기 말고 Wenatchee 라는 마을이 있는데, 거기에는 포인트 가능한 호텔이 많습니다. 하지만 레븐워스에서 30분 정도 거리라서 눈 오는 기간에는 피하시는게 좋을듯 합니다.

 


[레븐워스]

레븐워스는 아주 작고 예쁜 마을 입니다. 근데 작다보니 가게도 별로 많지 않다는게 단점. 가게 하나하나 다 들어가도 반나절이면 다 보고 남을겁니다. 다만 저희는 거기까지 간 시간이 아까워서 2박을 했지만, 시애틀 지역이라면 당일치기도 가능할 듯 합니다. 포틀랜드 지역에서 가시는 분들도 여기서 2박을 하는 것보다, 아침 일찍 출발하시고 다음날 점심 먹고 떠나시면 충분할 것 같습니다.

이른 아침의 한산한 거리

점심 시간 쯤 되니 바글바글

구름이 살짝 걸친 뒷 배경이 예뻐서 찰칵

저희가 좋아하는 크리스마스 가게. 이런걸 놓을 수 있는 큰 집을 갖고 싶어요, 산타 할아버지

제가 좋아하는 피너츠의 스누피도 찰칵 러브라이브 버젼도 만들어주세요


일단 위에 적은 것처럼 크리스마스 라이트를 보기 위해 간 것인데, 밤이 되면 꽤 예쁩니다. 사진 찍는 사람도 많고, 길에서 파이프 (관악기) 를 부는 분도 계시더라고요. 노래 부르는 분도 계시고요. 아마도 도시에서 고용한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아쉽게도 길거리에 눈이 많지는 않아서 조금 아쉬웠지만, 그래도 어차피 밤이 되면 눈은 못 보니 뭐... 하지만 도시 주변 산에는 눈이 그득히 있어서, 낮에는 눈호강을 좀 했네요. 위에 올린 것처럼 어딜 찍어도 예쁜 사진이 나옵니다.

 

식당은 두 곳을 갔는데, 사실 레븐워스는 슈바인학센을 먹기 위해 가는 것과 같아서 Ludwig's 로 갔습니다. 구글 평점이 좀 낮은 편인데, 저희는 일단 여기 갈 때 마다 가는 곳이라서요 ㅎㅎㅎ 슈바인학센 + 맥주는 최고의 조합이지요. 다들 이거 먹기 위해서 하룻밤 자는거잖아요?ㅇㅅㅇ??? 근데 서빙이 너무 느리더라고요. 물도 잘 안채워주고요.

패밀리 세트. 소화 잘 되는 고기

슈바인학센. 일명 독일족발. 아무튼 고기님


다른 곳은 Blewett 맥주집. 예쁜 배경을 보기 위해서 야외 테이블에 앉아서 맥주+피자를 먹었는데 맥주도 피자도 괜찮았습니다. 다만 여기도 서빙이 좀 느리고 음식도 좀 늦게 나오더라고요. 그래도 맥주가 정말 괜찮았어요.

낮술은 진리. 피맥은 못참치


다른 가게 중에서 추천하는 곳은 Schcolat. 일반 가게가 3/4 + 초콜렛집은 안쪽에 1/4 이렇게 되어 있는데, 여기서 파는 코코아 더스트 아몬드 + Bittersweet 쪼꼬 소스가 정말 추천하는 조합입니다. 쪼꼬 소스는 빵에 발라서 드셔도 되고, 과자에 찍어 드셔도 되는데, 이 아몬드랑 찍어먹으면 정말 맛나요. 쪼꼬 소스는 선물로도 괜찮을겁니다. 샘플 있으니 드셔 보시고 결정하세요.

 


[마무리]

마무리를 뭐로 지어야 하나... 싶을 정도로 짧은 여행기(?) 입니다. 일단 여기를 "일부러" 비행기를 타고 오실 필요는 없지만, 서북부에 사신다면 한 번 정도 들러볼만한 곳입니다. 특히 맥주 좋아하시는 분들은 맥주+학센의 매력에 빠지시면 좋을듯 합니다. 

포틀랜드 기반이라면 거리가 멀기 때문에 어린 아이가 있는 집은 비추이고, 최소 초등학생 정도는 되야 올만할겁니다. 시애틀은 애들이 좀 어려도 갈만하고요. 오신다면 적어도 1박은 하시면서 밤의 모습을 즐기셔도 좋을듯 합니다. 마침 호텔이 별로여도 포인트로 되는 방이 있으니까요.

저희는 일단 올해 오래간만에 갔으니, 앞으로 몇년은 안가도 될듯 합니다. 그때도 여기는 별 차이 없을듯 싶기도 하고요. 옥토버페스트 때.. 라면 가보고 싶은데, 허가가 과연 날련지 ... ㅎㅎㅎ

 

만약 시애틀에 친구/가족/친척이 있어서 장기간 놀러 가실 분이 계시면 한 번 들러보셔도 좋을겁니다. 예쁜 산과 예쁜 가게, 맛있는 맥주와 안주가 있는 곳에서 또다른 추억을 쌓으실 수 있을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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