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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일모아 게시판   [잡담]
30대 중반 부부 역이민 고민 입니다ㅠㅠ (이민 10년차 향수병)

푸른바다하늘 | 2024.04.24 11:11:33 | 본문 건너뛰기 | 댓글 건너뛰기 쓰기

10년전에 미국와서 대학원 마치고 어쩌다보니 쭉 취직해서 미국에 살고 있는 30대 중반 여자입니다.

저와 P2 둘 다 하드웨어 엔지니어구요. 애기는 아직 없는 맞벌이 부부예요.

미국에서 둘 다 대기업 잘 다니고 있고 나름 경력 차근차근 잘 쌓고 있는데요

코로나 이후로 제가 향수병이 시간이 갈수록 깊어져서 요즘은 더 늦기전에 한국으로 취업을 알아봐야 하나 고민을 하고 있네요.

40이 넘으면 한국에서 다시 취직이 힘들어진다는 포스팅을 어디에선가 보고 갑자기 마음이 요즘 급해졌네요ㅠㅠ

이민 10년 차인데도 미국에는 마음 맞는 친구도 없고, 한국에서 공부만 하고 속 빈 어른이 되어서인지 노력해도 취미도 없고, 회사는 재미있게 잘 다니는데 그 외 일상생활은 텅 빈 기분입니다.

지금 일하고 있는 팀이 널널한 편이라 휴가를 써서 한국을 일년에 적어도 한두번은 다녀오는데요. 보통 여름에 2주랑 겨울에 3주 정도로요. 근데 막상 한국 다녀오면 외로움과 향수병이 더 넘치게 덮쳐서 미국 돌아와서 몇 주는 마음이 더 힘드네요ㅠㅠ

이제 곧 아이도 갖고 싶은데 미국보다는 친정 가족이 있는 한국이 더 낫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면서 요즘 향수병이 심해진 것 같은데요. 한국이 육아휴직도 길고, 제가 사는 동네는 데이케어 비용이 넘 비싼데 한국은 데이케어 거의 무료에 가족들 도움이 있으니까요.

그런데 또 한편으로는 복직해서 워킹맘으로 사는건 미국이 워라벨이 아직 더 낫지 않나 싶기도 하네요. 

사실 P2가 한국말을 전혀 못하는 미국인이라 한국에서 취업이 힘들 것 같아서 요즘 문득 영영 한국에 못 돌아가는건 아닐까 라는 생각도 들게 되서 마음이 넘 힘들고 어찌해야하지 모르겠네요.

P2가 그 동안 한국어 수업도 듣고 혼자 공부도 하고 있긴 한데, 아무래도 미국에 살다보니 한국어가 늘지가 않네요. 이런 상황에서 아이를 미국에서 가지게 된다면, 아이도 한국말 못하고 한국 문화나 제 정서를 공감하며 나누지 못할까봐 걱정이 되구요. 전 한국말도 못하고 한국 문화 모르는 아이로 키우고 싶지 않아서 더 한국으로 돌아가서 빨리 자리잡고 애기를 가져야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들구요. 

P2는 예전에 한국 몇 년 살았던 경험도 있고, 한국어는 못하지만 한국 문화를 좋아하고 한국 역이민 하는 것도 제가 원한다면 괜찮다네요. 다만 한국 가서도 P2가 엔지니어로 커리어를 이어나갈 수 있을지가 가장 걱정되는 부분이구요.

한국 대기업이랑 외국계 위주로 알아보고 있는데 한국말 못하는 P2가 취직이 가능할지 모르겠네요ㅠㅠ 그리고 제 직장도 한국으로 가게되면 아무래도 워라벨과 연봉 둘 다 내려가지 않을까 싶기도 하구요. 그래도 한국으로 가게되면 외로움과 향수병은 사라질테니 괜찮지 않나 싶기도 하구요.

머리로는 미국에 살아야하는 걸 아는데, 뭐 엄청난 커리어라고 인생이 텅 빈 느낌으로 이렇게 고립되고 외롭게 살아야하나 생각이 들면 한도 끝도 없이 마음이 내려앉는 요즘입니다ㅠㅠ 이런건 답이 없는 걸까요..

용기내서 마모님들께 조언 부탁드리고자 글 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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